2005년 2월 8일.
구정 설을 맞아 고향집에 ~ 몸은 편히 누웠으나
내일의 월남 출국을 앞두고 잠이 오지않았다.
전전 반측 ~ 불현듯 이형기의 詩 한소절이 떠오른다.
"한겨울
심야의 라디오 일기 예보는
듣기전에 이미 마음 설렌다.
바람은 북동풍 초속 이십오 미터
심술로 퉁퉁 부은
천이십 밀리바의 저기압을 등에 업고
오호츠크 해로 지금 눈보라를 몰고 간다"
눈 보라와 폭풍 경보에 오히려 가슴 설레고 전율을 느낀 시인의 감상이 지금에 내 마음일까 ?
1965년 10월 2일.
월남 출병 신고를 마치고 ~
지상 최대의 편한 자세를 허락 받은 청룡 1진의 밤도
끝내 잠못 이루시는 ~ 밤이었다 ~ 고 하신다.
"그것은 명왕성 저쪽으로 부터
세기말의 감수성 한테 보내는
은밀한 스탠바이 신호
지구 폭파의
디데이 통보처럼 전율적이다
거덜나리니 ~ ~ ~ ~
내 기꺼이 거덜나리니 ~ ~ ~ ~
바람아 광풍아 석달 열흘만 불어라"
극단의 불안과 자괴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어찌 보면
적극적 허무주의가 ~ 고된 적응 훈련을 마친 청룡 1진의 마지막 선택 아니였을까 ?
2005년 2월 9일 오후 7시 30분.
인천 공항을 이륙한 제트 여객기가 ~ 팔미도 등대불을 휘 ~ 이 돌더니
서해안 고속도로를 밑으로 깔고 잘도 날아간다.
제주도를 지나 남중국해로 접어 들쯤에
참으로 이쁜 아가씨들이 ~ 저녁 밥에 커피까지 공짜로 준다 ~
무사히 다녀 오시라는 듯이 ~ 방긋 방긋 ~ 나만 보면 웃는다.
문득 ---
월남전 무용담으로 밤 새는 줄 모르시던 ~
76년도 백령도의 박춘병 선임하시님이 생각나서 빙그레 같이 웃어준다.
"수송선을 타는 부산항에
여학생들이 나와서 꽃다발을 걸어주며
배가 멀어질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잘 죽어다오 ~ 잘 죽어다오 ~
계속 손을 흔든는거야"
성격이 꽤나 걸걸하시던 선임하사님은 잘 살고 계시는지 ---
"나는 운명처럼 내게 주어진 중대 전술 책임 지역에서 열심히 싸웠다
나는 그 안에서 싸우는 방식을 결정하고 명령을 받고 ~ 따랐다
그러나 ~ 그 너머의 세계 ---
베트남의 역사와 현실은 내가 선택하고 판단할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 고 ~ 하시던
고향 선배이신 ~ 어느 지휘관의 독백을 되새김질 하다보니
섭씨 23도의 호치민 탄손누트 공항이다.
후끈한 사이공을 가로 질러 숙소에서 발을 씻으니
한국시간으로 이미 밤 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새벽 4시 ~ !!
기상을 알리는 가이드의 외침이 있기전에
後 靑龍은 이미 깨어있었다.
아니다 ~ 그들은 아예 잠을 자지 않았다 ~ !!
잠들은 호치민을 벗어나 2시간 이상을 달리고 나서야
월남이 보였다.
동트는 베트남의 아침이 보였다.
미해군에서 위탁을 받아 ~ 한국과 월남을 오 가던
수송선 가이가 호 ~ 선내 방송으로 ~ 상륙 명령이 떨어지면
동바틴 해변으로 이어지는 캄란만 해협은 ~
수중 폭파의 거대한 물기둥이 수없이 솟아올랐다고 ~ 기억하고 계신다.
행여 ---
적의 잠수 요원들이 기뢰를 매설했을까봐 ~
파란 바다에 불특정 목표물을 향해 ~ 방어형 공격을 해 두는 것이었다.
그 수송선은 참으로 컷다고 한다 ~ 거대했다고 ~ 기억 하신다.
"노 젓는 가장 작은 배가 5톤, 10톤,
동력선 고깃배가 10톤, 20톤,
참치 잡이 나가는 원양 어선이 200-300톤,
북태평양으로 명태잡이 나가는 트롤 선이 4-500 톤,
그리고 상륙작전 훈련 때 타 본 LST 가 700 톤인데,
월남 수송선이 자그마치 2만 5천 톤 ~ 어마어마하게 큰 배였습니다.
눈썰미 없는 나는 배 안에서
어디가 어딘지를 몰라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식당 찾는데도 헤매고 했습니다"
여기가 월남이구나 ~ !!
판랑이 가까워 지면서 바다가를 끼고 달리는데
쟝글도 없고 상흔도 없다.
동지나해 ~ 파랗다 못해 ~ 파아란 바다와
파도와 백사장 그리고 뜨거운 태양만이 보였다 ~ 아직 까지는 ---
미군 군수 기지가 있던 관계로
전쟁중에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캄란 시가지에 들어서서야
차츰 ~ 전쟁의 잔상을 찾으러 왔다는 생각에
왠지모를 긴장에 휩쌓이게 된다.
장장 10키로 ~ 지상 최대의 군수기지가 있던 캄란만은
염전으로 변해 그날의 영화는 오간데 없다.
"엿새 만인 10월 9일 아침 ~ 드디어 수송선이
월남 중부의 주월 미군 군수기지 사령부가 있는 캄란 만 앞에 멈추었습니다.
바다의 배 위에서 바라보는 월남 해안의 전경은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한 편 형언할 수 없는 상념을 불러 일으킵니다"
청룡 1진 ~ 이장원 선배님의 ~ 상념이 ~ 그렇게 와 닿았읍니다.
본국에서 온 수송선에서 군수 창고로
군수품을 싫어 나르던 철길만이 ~ 시절의 표상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
부교 설치 장비가 쌓여있는 군수 창고 정문 안으로
베트남 해군 기지가 자그마하게 자리잡고 있다.
(캄란만 동바틴 해변에 첫 상륙한 청룡 지휘부)
"이국, 남국, 전쟁, 용병, 생사.
전쟁을 한다는 것은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일까?
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과연 살아서 돌아가는가"? ~ 선배님의 상념은 끝없는 파도 같이 밀려 왔읍니다.
(캄란만 동바틴 해변에 세워진 ~ 대한 해병 상륙 기념비)
"죽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과연 살아서 돌아가는가"?
여기 ~ 여기가 월남이다 ~ !!
이미 ~ 월남에 와 있다 ~ !!
필씅 ~ !!
몇년전에 ~ 성화에 못이겨 콰이강의 다리를 다녀온 적이있읍니다.
윌리암 홀덴의 마지막 절규에 아직도 목메이는 콰이 다리를 지나
비얀마로 넘어가는 ~ 죽음에 철도를 타보며는
중국의 만리장성과 ~ 캄보디아의 앙코르사원의 감탄을 넘어
인간이 ~ 인간의 능력이 어디까지인가
정녕 ~ 감탄하게 됩니다.
천길 벼랑끝을 거침없이 달리는 ~ 그 죽음의 철도 기차안에서
내가 ~ 천자의 봉이나 되는 내가 --
전쟁과 인간의 욕망에 관하여 일장 설파를 하니
구라가 좀 심한 어느 일행이
-- 섹스피어를 러시아와 안 바꾼다고 했거늘 ~ 태국 전체와 천자봉을 못바꾼다 -- 고 하여
어깨가 으쓱했던 기억이 삼삼합니다.
그 죽음의 철도 관광을 마치고 ~ 콰이강의 다리 기념관에 들어서면
다음과 같은 한줄의 영어가 ~ 나를 다시한번 사무치게 합니다.
"Forgive, But Not Forget"
캄란을 지나 나짱 ~ 투이호아로 가는 so 9 지역에 한국군 2세가 아들딸 낳고 살고 있읍니다.
미장원을하는 2세는 소문이나서
한국인이 들리면 뛰어나와 인사를 반갑게 하고는
잘 코팅을 해 모셔둔 ~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보여 줍니다.
내가 ~ 쓸데없는 질문을 했읍니다.
--- 아버지를 원망하느냐 --- ???
그는 한국말이 능숙하지만 ~ 대답을 하지 않았읍니다.
건강하라고 ~ 행복하라고 ~ 등을 두드리고 투이호아로 떠나면서
콰이강의 다리 기념관에 ~ 영문 한귀절을 떠올립니다.
같이했던 일행이 ~ 무슨 뜻이냐고 물었읍니다.
내가 ~ 허공을 바라보며 ~ 그 뜻을 알려 주었읍니다.
"Forgive, But Not Forget" -- "용서하라,그러나 잊지는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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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 콰이여 ~ ~ ~ 아 ~ 베트남이여 ~ ~ ~ ~ !!
"Forgive, But Not Forget" ~ !!
베리아 선배님 ~ 제가 글 솜씨가 쫌 늘은것 같읍니다 ~ 그렇죠 ~ 아하 또 그 귀절이 떠오르네 ~ 용서하라 ~ 그러나 잊지는 마라 ~ !! 앙코르와트 ~ 그 세게 7대 불가사의 ~ 그리로 직행한다고 ~ 아시아나 이쁜이가 연락이 왔는데 ~ 선배님 겸사 겸사 한번 가셔야 될것 같읍니다 .
이제서야 4부를 올리셨군요 수고가 많습니다. 용서하라 ~ 그러나 잊지는 마라 ~ !! 천자봉님 글솜씨가 늘은것이 아니고 기본이 아닌지...다음 5부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베리아님.. 저만 사진이 다 안보이는거 맞나요? 아무도 안 보인다는 분이 안 계시니 저의 컴터만 사진을 못 불러오는가보네요? .. 지도위에 노란색으루 지명써 넣은 사진 두장하구.. (캄란만 동바틴 해변에 첫 상륙한 청룡 지휘부)<<-- 요렇게 3장만 보이네요.
선배님의 글을 대하니 저두 같이 갔다 왔다구 구라칠수 있을것 갔습니다 선배님 요즘 체육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언제 언져 주세요 술님 눈에 허리는 괜찮어 지셨는지요 언제 양미리 번개가 오나 술님
술님 사진이 정말 안보입니까 ? 잘 보이는데 -- 선배님 보이십니까 ?
카메라님 4월 18일 전국 대회인데 참석하시면 ~ 양기덕 수병도 있고 ~ 김종훈 회장님,우태성 선배님 다 계십니다 ~ 연락 주세요.
전 여기만 들어오면 컴이 번개를 쳐 싸대니 원...눈알이 아파요 ㅠ.ㅠ
넵 근데 가고 싶지만 실력이 아직 모자라서요 선배님 오늘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천자봉 후배님 왜? 인터넷 전우회홈엔 아직 올리지않했는고 ?? 암튼 여기에라두 올렸으니 난 구경잘했소이다 박영규 필 ~~승 !!
악 ~ 불도져 선배님 필씅 !! ~ 몰라 뵈서 죄송합니다 ~ 잘 모시겠읍니다 ~ 필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