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춘추전국시대다. 수많은 아웃도어 업체에서 생전 처음 듣는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이 수없이 쏟아져 나온다. 용도에 따라 중등산화·경등산화·리지화 등으로 정확하게 구분되던 시절은 지나갔다. 1990년대 시작된 등산붐과 몇 년 전 시작된 걷기붐을 타고 아웃도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등산화도 급격히 변했다.
중장거리용 신발을 짧은 당일산행에 신어도 불편함이 없게 되었고, 경등산화를 리지등반할 때 신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접지력이 좋아졌다. 등산화를 도시에서 신어도 편하고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이 좋아졌다. 등산화와 캐주얼화의 경계가 모호해진 영역 파괴의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등산화마다 활용도가 넓어지긴 했지만 최적화된 고유영역을 가지고 있다. 등산화 모양에 따라, 소재에 따라 활용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1980~1990년대에는 등산 마니아라 해도 중등산화, 경등산화, 암벽화, 빙벽화 정도로 한 명이 4종류의 등산용 신발을 보유할 수 있었다.
▲ 등산화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은 리지화와 초경량 신발들. / 사진 허재성 기자
지금은 4종류 신발 외에 리지화, 트레일러닝화, 아쿠아슈즈, 산행용 샌들, 접지력 좋은 밑창을 쓴 경등산화, 산악마라톤화, 일상생활과 가벼운 산행을 겸해서 신는 신발 등 각각 다른 용도의 등산용 신발만 대략 10켤레를 보유할 수 있을 정도로 세분화되었다. 결국 자신의 산행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좋은 등산화를 선택하는 비결이다. 또 등산화 영역 파괴의 시대라지만 모든 지형과 산행 스타일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다용도 신발은 없다.
등산화 모양으로 용도를 구분한다
모양에 따른 등산화 구분은 가장 일반적인 등산화 분류법이다. 과거에는 생김새만 봐도 어떤 산행에 적합한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갑피가 발목 위까지 감싸는 등산화다. 이런 형태의 등산화는 보통 딱딱한 밑창을 많이 쓰고 내구성 좋은 외피를 사용한다. 발목을 감싸는 긴 갑피는 발목 관절을 보호하고 피로를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
딱딱한 바닥창 역시 발바닥의 피로를 막아주고 거친 너덜지대에서도 안정적인 보행이 가능하다. 장거리산행에 최적화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 등산화 목의 길이가 길수록 발의 피로는 줄어든다. 반면 목이 길면 발목의 움직임이 제한되므로 다이나믹한 자세를 요하는 암릉산행에는 취약하다.
보통 경등산화라 불리는 신발은 목의 길이가 중간 정도다. 중장거리용처럼 높지 않지만 운동화처럼 낮지도 않다. 결국 적당히 발의 피로도 줄여주고 일반적인 암릉산행에서도 중등산화만큼 불편하지는 않다.
경등산화는 밑창에 따라서 기능에 차이가 있다. 가령 경등산화 모양새를 하고 있어도 접지력 좋은 밑창을 사용했다면 창이 부드럽고 마찰력은 좋은 대신 발의 피로도는 높은 편이다. 반면 딱딱한 창을 썼다면 발의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적고 대신 암릉에서 접지력은 떨어진다.
▲ 1.중등산화 목이 높아 발목 부상을 예방하고 바닥창이 딱딱해 발의 피로를 줄여주는 전형적인 중등산화 스타일이다. 2.경등산화 로우컷으로 얼핏보면 운동화 같지만 등산화의 기능성을 갖춘 새로운 영역의 경등산화. 신발 겉모습으로 경등산화를 구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 3.경등산화 적당히 발목을 잡아주는 미드컷 형태의 경등산화. 4.리지화 부틸계열 창을 사용해 접지력은 뛰어나지만 잘 닳는다. 5.초경량 등산화 최근 아웃도어 등산화 업계의 화두인 초경량화. 가볍고 튼튼한 신발을 만드는 경쟁 시대다.
최근에는 목이 낮은 아웃도어용 신발이 많이 나온다. 얼핏 보면 운동화인지 리지화인지 등산화인지 러닝화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기능에 따라 최적화된 영역도 다양해서 접지력, 워킹, 러닝, 수중활동 등 천차만별이다. 리지화, 트레일러닝화, 산악마라톤화, 경등산화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중에서도 최근 트레일러닝화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디다스 테렉스 패스트 시리즈다. 초경량의 통기성 좋은 합성소재를 사용해 산악마라톤처럼 거친 환경을 빠르게 달려야 하는, 이전에는 없던 등산의 분야에 적합한 새로운 등산신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신발들은 대체로 아웃도어 활동과 도시의 일상생활에서 모두 신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목이 낮은 로우컷 등산화일수록 기능이 전문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어떤 밑창을 썼고 어떤 기능이 있는지 알고 사야 한다. 자칫하면 리지등반에도 못 신고, 워킹 산행에서도 못 신고, 일상에서도 못 신는 어중간한 신발로 전락할 수 있다.
등산화 소재에 따라 다른 성능 발휘해
등산화의 소재에 따라 용도나 특성이 달라진다. 고전적인 등산화의 대표 소재는 가죽이다. 오랜 세월 동안 등산화는 두꺼운 가죽을 꿰매서 만들었다. 그러다 비용을 줄이고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새로운 소재의 등산화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가죽은 짐승의 피부이기에 원시적인 소재지만 가장 자연에 부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방수와 보온 기능이 있으며, 거친 자연환경에서도 견고하며, 내구성이 탁월해 관리만 잘하면 10년 이상 신을 수 있다.
신발 제작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죽과 합성섬유를 혼용한 등산화가 대세가 되고 있다. 통가죽을 쓴 것보다 더 가볍고 발이 편하고, 빨리 신을 수 있다. 젖었을 때 빨리 마르며 가격이 저렴하다. 반면 통가죽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며 방수성이 약하고 가벼워서 잘 휜다.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소재를 써 방수투습 기능이 있지만, 고어텍스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땀과 먼지로 성능이 약해지기 쉽고 가격이 비싸며 비가 많이 오고 땀이 많이 나는 한여름엔 더 불편하다.
밑창은 비브람이 유명하다. 1935년 이탈리아의 유명 클라이머인 주스토 제르바수티의 요청으로 비토리오 비브람이 만들었으며 그의 회사 이름을 따 상품명을 그대로 쓰게 되었다. 쇠징을 박은 가죽창을 대신하는 혁명적인 고무밑창 소재였다.
비브람은 지금까지 등산화 밑창의 대명사처럼 불린다. 탁월한 내구성과 튼튼한 강도 등 밑창이 지니는 기능에서 대부분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화강암이 많은 한국 지형에서 접지력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특성을 살려 중장거리 종주와 동계산행용 등산화에 비브람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다만 최근에는 비브람사에서도 접지력을 높인 부드러운 창 종류를 내므로 과거처럼 비브람창이라고 해서 다 딱딱한 형태의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비브람창이 나온 이후 1960년대에 프랑스 클라이머이자 장비 개발자였던 피에르 알랭이 바위에 닿는 면적을 넓히고 부틸고무 밑창을 사용해 마찰력을 극대화한 암벽화가 출현했다. 이후 두 밑창은 등산화를 워킹용과 암벽화 스타일로 나누는 양대산맥의 역할을 했다.
접지력 좋은 고무 밑창으로 스텔스창이 있다. 한때 접지력에 있어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으며 암벽등반의 전체적인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이런 고유 브랜드 창에도 세부 종류가 있어 스텔스도 어떤 스텔스창을 쓰냐에 따라 접지력과 닳는 정도가 차이 난다. 스텔스가 물에 젖은 바위에서도 마찰력을 보이는 등 접지력에선 강자지만 잘 닳고 물러 발의 피로도가 높은 단점이 있다. 접지력이 좋은 부틸계열 밑창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브람류 창에 비하면 대체로 잘 닳고 부드러워 지면을 디딜 때의 충격이 그대로 전해져 피로도는 높다. 또 눈길에서 접지력이 약하며 마사토류의 지형에서도 비브람창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 스카르파 비브람창 그립의 무늬별 기능.
국산 부틸고무창으로 리지에지창이 있다. 국산 브랜드인 캠프라인에서 개발한 것으로 미끄러짐 각도를 최대 67도까지 끌어올렸으며 마모 강도를 114도로 높였다. 등산인들 사이에 ‘한국형 화강암에 잘 붙고 저렴하다’는 인식이 유행처럼 번졌을 정도로 인기였다.
▲ 국산 등산화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캠프라인의 리지엣지창 로고.
처음 등산에 입문할 때는 경등산화로 시작하고, 다음은 접지력 좋은 리지화 스타일의 신발을 구매하고, 그 다음은 장거리 종주와 동계 산행을 위해 중등산화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등산용 신발이 늘어날수록 산행지에 따라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 아무리 바위산이라 해도 눈이 쌓였을 때는 부틸 계열창보다 비브람창을 쓴 중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밑창의 무늬도 브랜드별로 고유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림1은 스카르파 비브람R 밑창이며 의미 없는 문양 없이 각각의 역할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접지력이 등산화의 매출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내구성의 경우 신발 제조기술의 발달로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그러나 미끄러짐은 산행에서 금방 표시가 나는 부분이라 언제부턴가 접지력이 등산화 구매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산에 화강암이 많은 것도 한몫한다.
초경량 전쟁의 시작
등산화도 시대별로 흐름이 있다. 밑창 접지력이 중요하던 때가 있었고, 고어텍스 같은 소재의 방수투습성이 중요하던 때가 있었다. 2012년 현재의 화두는 무게다. 등산화 시장은 무게 경쟁시대다. 다만 중장거리 산행용 등산화의 경우 무게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고, 너무 무게를 줄여선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열외라고 볼 수 있다.
▲ 리지화에 사용되는 접지력 좋은 밑창들.
무게 경쟁은 아웃도어 추세가 순수 등산을 넘어 걷기나 러닝으로 확산되면서 신발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산악인만의 아웃도어가 아닌 대중을 위한 아웃도어인 것이다. 이 브랜드들의 초경량화를 보면 신발 제작의 첨단 기술이 모두 투입된 등산화 기술력의 성과물들이다.
노스페이스의 초경량화는 밑창의 무거운 부분을 제거하고 창을 이중으로 분리해 390g으로 만들었다. 밑창은 부드럽고 탄력적인 파일론 소재의 중창으로 바꿔 무게를 줄이면서도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다.
테크니카는 295g의 초경량화에 성공했다. 신기술을 적용해 완충력은 향상시키고 무게는 더 가볍게 했다. 소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물 구조의 매시 소재를 쓴다. 밑창에 필수적인 고무 소재는 다소 무게가 나가기 때문에 최소한만 사용했다.
무엇보다 등산화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은 디자인 덕분이다. 가벼운 신발일수록 봉제선이 보이지 않는다. 경량화의 대다수는 무봉제 공법을 통해 갑피와 설포(신발끈 밑에 있는 발등을 받치는 부분)를 제외하고 바느질한 표시가 나지 않는다. 양말 같은 신발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게는 가벼워도 가격은 평균 10만 원대 중후반 선이다.
▲ 아디다스 테렉스 패스트의 경우 산악마라톤처럼 과거에는 없던 등산의 새로운 형태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 사진 염동우 기자
무게를 줄이는 것 외에 발을 쾌적하게 하는 기술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머렐 등산화를 보면 방수투습 기능의 고어텍스 같은 소재는 기본이며, 악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파괴하고 방어막을 형성하는 에이지스 기술, 신발 속 냄새를 효과적으로 방출시키고 환경친화적인 항균 물질 함유로 냄새를 유발하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오솔라이트 안창을 깔았다. 단순히 땀을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섬세한 기술력을 동원해 발이 좀 더 쾌적하도록 하는 것이 요즘 등산화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등산화의 기본은 거친 자연환경에서 발을 보호하고 능률적으로 걸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기준이 있으면 좋겠지만 접지력이나 내구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함께 산행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거나 직접 체험해 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등산화 기술이 발달해도 제일 중요한 건 신는 사람이다. 30년을 신을 수 있는 가죽등산화도 관리를 못 하고 걸음이 바르지 않으면 1년 만에 망가진다. 11자로 딛고 발바닥 전체를 이용해 구르듯이 걷고, 산행 후에는 먼지와 흙을 털고 신문지를 넣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등 장비에 대한 애착이 있어야 등산화도 몸값을 제대로 한다.
[특집 등산화 | 컨슈머리포트 ]등산화 품질 검사 “등산의 전문성 감안하지 않은 비전문가적 비교”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1호로 등산화 품질 비교 결과를 발표했다. K2·코오롱·노스페이스·블랙야크·트렉스타, 모두 5개 브랜드의 품질 비교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소비자단체 ‘소비자연맹(컨슈머 유니언)’이 발행하는 월간지다. 광고나 기업 협찬 없이 제품을 직접 구매해서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다. 소비자에게는 현명한 소비를 위한 객관적인 나침반이나 마찬가지다.
컨슈머리포트 위력은 독립성과 전문성에서 나온다. 민간단체가 운영하므로 정부 간섭에서 자유롭다. 재원은 잡지 구독료와 소액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정부나 기업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고도의 전문성도 확보했다. 뉴욕주 융커스 본사에 50여 개 실험실과 코네티컷주에 자동차 실험센터를 갖추고 있다. 전문가를 포함한 600여 명의 직원이 제품을 실험하고 분석한다. 소비자 신뢰가 높을 수밖에 없다.
▲ 등산인들이 등산화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접지력이다. 철판에서 접지력을 테스트해 그 결과로 등산화를 추천하는 건 납득이 어렵다.
하지만 한국판 컨슈머리포트는 첫 시작부터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조사 대상을 지나치게 한정했다는 비판이 아웃도어 업계에서 나왔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5개 등산화 브랜드만 품질을 비교했다. 일반 등산용과 둘레길용 각각 5개 제품씩 총 10개를 시험했다. 비교 대상을 5개 업체로 한정한 것이다. 소비자원은 선정 기준으로 ‘청계산·북한산·수락산·관악산 등산객 924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착용한 상위 브랜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924명에 대한 조사란 직접 한 것이 아니라 2011년 5월 20일자 한 경제지가 ‘폭발하는 아웃도어 시장’이라는 기사에 낸 것 그대로였다. 기자 12명이 산 입구에서 3시간 동안 등산객이 신은 등산화 브랜드를 조사한 것이다. 이번 비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1~3위는 이견이 없는데 4위부터는 업체마다 다르게 본다. 그만큼 매출액 차이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아웃도어 업계에서 1년이면 빅3를 제외한 나머지는 순위가 충분히 뒤바뀔 만한 시간”이라며 브랜드 선정방식에 불만을 나타냈다.
‘철판 위에서 접지력 검사’는 넌센스
조사 대상에 선정된 브랜드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반 등산화에서 상대적으로 무거운 중등산화와 경등산화를 같은 ‘일반 등산화’로 놓고 비교한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무게가 무겁다는 이유로 점수가 깎인 업체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다. 마치 오프로드용 지프차를 고속도로에 놓고 세단과 속도 경쟁을 시킨 후 세단이 더 성능이 좋다고 결론짓는 셈이라는 것이다. 한국 컨슈머리포트가 내 놓은 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담고 있다.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등산화에 대한 품질 시험 결과, 치수가 제각각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수는 동일부위 최대 10.5mm나 차이가 나, 등산화를 선택할 때는 다양한 제품을 직접 신어보고 구입하도록 한다. 이번 시험 결과 일반용 등산화 제품 가운데 기능성과 내구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운 제품을 추천상품으로 선정했다. 반면 둘레길용 제품 중에는 추천상품이 없었다.’
결과를 보면 무게가 결정적인 추천 요인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장거리 산행 시는 외려 신발에 좀 무게가 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산악인 일반의 경험이고 보면 이러한 기준에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또한 가벼운 것은 그만큼 얇다는 뜻이기도 해, 보온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소비자원은 등산화 조사를 위해 외부 전문가는 교수를 비롯해 소비자단체 인사 등 5명에게 의뢰했는데, 등산과 관련 있는 사람은 없었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 한은주 차장은 “산악인의 경우 특정 브랜드에 치우칠 수 있어 배제했다”며, 등산화를 테스트하는 데 등산 전문가들의 얘기를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계용 중등산화와 경등산화를 같은 선상에 놓고 검사한 것에 대해 소비자원 한은주 차장은 “해당 업체들에게 ‘품질 테스트를 할 테니 초보자에게 권할 만한 당일 산행용 등산화를 선정해 달라’, 그리고 ‘둘레길 걷기에 용이한 신발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취지를 충분히 설명했고 해당 업체에서 추천해 준 제품을 백화점에 가서 구입했고 영수증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등산화는 좀 무거운 것이 좋은데…
품질 테스트는 한국신발피혁연구소를 통해 이뤄졌다. 여러 항목을 놓고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미끄럼 저항은 건조한 철판과 습기가 있는 철판에서 미끄럼 정도를 평가했다. 이렇듯 바위나 흙을 밟고 다니는 등산화를 철판에 놓고 평가했다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는 점이다. 바위에서 접지력이 좋은 신발도 흙에서 미끄러지고, 반대로 흙에서 접지력 좋은 신발이 바위에서는 잘 미끄러지기도 한다. 바닥에 요철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이와 같이 달라진다. 이러한 특성이 있는 등산화를 철판에 놓고 검사했다는 것은 검사자들이 등산을 모르는 비전문가들임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결론을 내는 데만 급급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한국신발피혁연구소의 KSKISO 기준에 의해 측정했다”고 말했다.
내마모성은 ‘바닥창이 쉽게 닳지 않는지 여부를 평가한다’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인지 밝히지 않았다. 내굴곡성 항목은 ‘착용 중 반복적으로 접히고 펴지는 부위의 손상을 확인하는 평가’이며 끈고리 부착강도와 접착 박리강도, 내수성 항목을 평가했다. 평가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품질 판정이 달라질 텐데 구체적인 검사방법은 밝히지 않아 성적이 저조한 업체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둘레길용 등산화의 경우 추천 제품이 없다고 밝혔는데 내용을 보면 K2 로타르의 경우 ‘무게가 가장 무거워 추천에서 제외, 품질은 전체적으로 우수, 내수성 갖춤’이라 평했다. 역시 무게가 품질을 판정하는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는 신발연구소 기준이지, 등산객의 기준은 아니다.
둘레길이라 해도 도시보다 거친 자연환경임은 분명하다. 흙도 있고 바위도 있다. 제주올레의 경우 일반 산의 너덜지대보다 더 큼직한 바위를 지나는 해변길도 많다. 밑창이 얇거나 소재가 부드러워 무게가 가벼운 신발은 당장은 가벼워도 2시간 이상 보행 시 발의 피로도가 높다. 오히려 제대로 된 밑창과 중창을 갖춘 약간 무게 있는 신발이 디딜 때의 충격을 최소화시켜 피로도가 덜하다. 이런 점들은 산행을 여러 번 해본 경험이 있지 않고선 알기 어렵다.
이번 등산화 품질 평가가 한국 컨슈머리포트의 첫 번째 결과물임을 감안하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다만 야외활동 형태나 등산화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져 단순한 몇 가지 기준으로 제품을 비교하면 자칫 잘못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돕기 위해 기업들의 제품을 놓고 비교한 건 국내 언론도 쉽게 할 수 없는 용감한 시도임은 분명하다. 검사 결과 그동안 소비자들이 간과했던 부분을 잘 짚어낸 부분도 있었다. 등산화 치수를 조사한 결과 같은 사이즈라고 해도 발 길이, 발 넓이, 둘레에서 동일 부위 최대 10.5mm까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이를 통해 발이 넓은 사람에게 좋은 등산화와 좁은 사람에게 좋은 등산화로 구분해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게 했다.
신발에 사용된 섬유가 화학검사를 통해 피부에 무해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조사를 위해 투입된 인원은 외부 전문위원 5명을 포함해 10명이 전부였다. 예산은 4,000만 원이 쓰였다.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 내마모성과 미끄럼 저항, 내수성 등을 비교한 시도는 의미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의 합리적인 소비를 돕기 위해 조사하는 것이라면 국민이 더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했다. 등산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넘긴 지 수년이 흐른, 나름 등산 전문가들이 주변에 널린 상황에서 등산 관련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등산화를 평가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수치로만 등산화를 모두 평가할 순 없다. 등산화는 오래고 다양한 사용 경험자의 체험에 바탕을 두어 평가해야 한다. 향후 아웃도어 제품 조사 시 등산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일반인들이 좀 더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특집 등산화 | 화보] 당신의 발을 사로잡을 ALL BRAND KILL SHOES
기능성에만 치우친 등산화는 가라. 기능성 없이 겉만 화려한 등산화도 가라. 이제는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를 잡는 완벽주의 아웃도어 슈즈가 대세다. 2012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별 BEST 등산화를 한자리에 모았다. 등산복을 입어도 아우라가 남다른 멋쟁이 산악인들이여! 내 스타일에 맞는 등산화를 콕 찍어 골라보자!
중장거리용 Tough Outdoor Shoes 거친 자연환경에서 안정된 기능으로 최강의 실력을 발휘하는 등산화들. 발목 부위가 높은 하이컷·미드컷 제품이 주를 이뤄 사계절 중장거리 산행에서 부상을 방지하며 피로도를 최소화한다. 스타일리시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베테랑 산악인의 포스를 완성하는 필수 아이템.
1 스카르파 크리스탈로 GTX 험한 산악지형에서 발을 편안하게 감싸 안정감을 주는 등산화. 스피드 레이스 시스템은 끈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조일 수 있다. 갑피는 나일론과 천연가죽으로 제작되었으며 넓은 고무 랜드를 측면과 하단 부분에 부착해 내구성을 보강했다. 무게 720g. 36만6,000원
2 노스페이스 DYM 100 험한 산악지형에서 중장거리 산행 시 쾌적함을 주는 등산화. 인체 공학적 디자인으로 걸을 때 움직임이 자유롭고 안정성을 갖췄다. 탄력이 좋은 파일론 중창이 발 전체의 충격을 흡수해 피로감과 하중을 줄여준다. 바닥 밀착감과 마찰력을 높여 접지력이 우수하다. 24만 원.
3 블랙야크 데몬 일반 등산화 솔에 암벽화용 아웃솔을 사용한 등산화. 독자 개발한 솔을 적용해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부분 메시 사용으로 통기성을 높였다. 발가락 위부터 발목을 감싸는 레이스 시스템 접목으로 한국인의 발 체형에 맞는 착화감을 실현했다. 무게 430g. 17만9,000원.
4 K2 포즈 당일산행과 걷기 등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여성전용 사계절 등산화. 메시의 비율을 높여 가볍고 통기성이 우수해 발을 쾌적하게 한다. 파일론 미드솔과 접지력, 내구성이 뛰어난 X그립창을 사용하여 더욱 안정적인 산행이 가능하다. 무게 420g. 23만9,000원.
5 로바 트리올렛 안정성과 착용감이 뛰어난 어프로치화. 1.6㎜의 스웨이드 가죽, 코듀라 원단, 마이크로 파이버로 단단한 외피를 구성했으며 고어텍스로 안감 처리했다. 비브람창을 썼으며 3㎜ 중창이 유연하게 균형을 잡아주고 비틀림을 방지한다. 무게 1,000g. 42만 원.
6 투스카로라 스콜피온 남자용 당일 산행과 중장거리 산행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용도 등산화. 투스카로라에서 독자개발한 스토맥스 프로 원단 사용으로 방수투습기능이 탁월하고, 천연 누벅을 사용했다. 아웃라스트 인솔과 접지력 좋은 아웃솔을 사용했다. 무게 545g. 17만8,000원.
7 캠프라인 엘곤 도심근교 산행부터 중거리 산행까지 가능한 등산화. 강화된 리지에지 신형창을 사용해 접지력을 향상시켰으며, 암박감을 줄이는 직조신끈 체결방식과 측면 반사시트의 부착으로 시인성이 우수하다. 고어텍스를 적용, 방수투습 기능이 우수하다. 무게 497g. 22만 원.
8 하그로프스 록레전드 미드 GT 밀착감이 우수한 미드컷 어프로치용 슈즈. 발목 지지력이 우수하며 편안한 착화감과 뛰어난 접지력으로 여러 가지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다. 최상의 핏을 제공하기 위해 비대칭으로 끈을 묶음으로써 디자인적인 요소도 고려했다. 무게 550g. 34만 원.
경등산화 Trekking + Walking 당일 산행에서 걷기까지 모두 소화 가능해 활용도가 높은 것이 경등산화다. 최근에는 무게는 가볍고 색상은 화려하며 발은 쾌적하게 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테크니컬한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활용도 높은 경등산화도 이제 세련된 라인을 강조한 디자인 시대다.
1 네파 타이탄 당일 산행부터 걷기, 여행까지 활용 가능한 멀티 경등산화. X-VENT가 적용되어 뛰어난 투습력과 방수력을 발휘한다. N.E.R 고무밑창을 적용해 우수한 접지력과 운동성을 제공한다. 케블라가 적용되어, 외부환경에 대한 보호력이 높다. 무게 470g. 21만9,000원.
2 코오롱 자락 당일 산행부터 걷기까지 활용 가능한 멀티 아웃도어 워킹화. 접지력과 내구성을 겸비한 뮤플러스 블루 아웃솔을 적용했다. 불규칙적인 자연 그대로의 길에 적합한 바닥구조이며 메시소재의 갑피로 통기성을 극대화했다. 무게 360g. 15만 원.
3 아디다스 테렉스 패스트 x 가볍고 전문성을 갖춘 하이킹화. 세계 최대의 아웃도어 전시회인 독일 프리드리히 샤펜 아웃도어쇼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빠른 움직임을 요하는 산행이나 러닝에서도 탁월한 접지력을 보장하는 트렉션 아웃솔과 지면 적응력이 뛰어난 포모션 쿠셔닝이 발의 피로도를 최소로 줄여준다. 내마모력이 우수한 메시 갑피가 적용되어 거친 자연환경에서도 최대의 기능을 발휘한다. 16만 원.
4 K2 엑셀 러닝과 걷기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트레일러닝화. 다이얼 방식의 와이어 끈을 돌려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다. 방수투습이 뛰어난 고어텍스와 통풍이 우수한 메시 원단을 적용해 쾌적하다. 탁월한 접지력을 자랑하는 FX그립 밑창을 썼다. 무게 370g. 23만9,000원.
5 투스카로라 스콜피온 여자용 당일 산행과 중장거리 산행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용도 등산화. 투스카로라에서 독자개발한 스토맥스 프로 원단 사용으로 방수투습기능이 탁월하고, 천연 누벅을 사용했다. 아웃라스트 인솔과 접지력 좋은 아웃솔을 사용했다. 무게 545g. 17만8,000원.
6 웨스트우드 W20BE02 여성을 위한 당일 산행용 경등산화. 로우컷 스타일로 부틸 밑창을 사용하여 접지력이 우수하며 충격흡수로 발의 피로를 줄여준다. 오솔라이트(Ortholiet) 소재를 사용해 신발 내부에 공기 순환이 잘되고 땀 흡수 및 항균 방취 효과가 뛰어나다. 9만8,000원
7 더도어 펀칭 디테일 세미미드컷 당일 산행과 여행, 일상생활에서도 패션 등산화. 스플릿 레더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도시에서도 착용감이 편안하고 스타일리시하다. 내구성과 내마모성이 뛰어난 아웃솔을 적용해 접지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16만9,000원
8 블랙야크 아라칸 당일 산행부터 중장거리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고어텍스 미드컷 등산화. 와이드형으로 발 볼이 넓은 사람도 편안하게 신을 수 있으며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은입자가 포함돼 항균, 흡한속건, 체온조절 기능이 우수하다. 무게 570g. 26만 원.
초경량화 running + Walking 몇 년 전부터 몰아친 걷기 붐이 아웃도어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걷기와 가벼운 러닝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초경량 아웃도어 슈즈의 등장이다. 더 가볍고 더 쾌적하게, 동시에 디자인은 세련됨을 잃지 않는 도시감각의 초경량 슈즈가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1 살레와 주니어 파이어테일 초경량 어린이용 등산화. 가족이 함께 하는 근교산행이나 걷기, 여행, 오토캠핑 등 모든 아웃도어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멀티 슈즈다. 통기성이 탁월하며, 어프로치 솔을 사용해 접지력이 우수하다. 무게 210g. 10만3,000원.
2 테크니카 인페르노 엑스라이트 맨 & 워먼 러닝과 걷기에 적합한 초경량 트레일 러닝화. 295g이며 TRS 공법으로 발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며 운동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제품이다. 통기성이 우수하여 쾌적하고 편안한 착용감이 특징이다. 남성용은 블랙, 그레이, 레드 3가지 컬러로 출시되었으며, 여성용은 그린, 블루, 블랙 컬러 출시. 18만 원.
3 노스페이스 다이나믹 하이킹 당일 산행과 걷기에 적합한 초경량 등산화. 세미 미드컷 제품으로 발등 부위의 패턴을 절개해 걸을 때 움직임이 부드럽고 착용감이 탁월하다. 고어텍스와 내구성과 통기성이 좋은 합성 소재를 사용해 쾌적한 산행이 가능하다. 가격은 20만 원.
4 머렐 에이비안 라이트 스포츠 고어텍스 산행과 걷기에 적합한 여성 전용 초경량 아웃도어 신발이다. 무게가 300g이 채 되지 않는다. 방수투습 기능의 고어텍스, 악취 유발 세균을 파괴하고 방어막을 형성하는 에이지스 기술과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오솔라이트 인솔을 사용했다. 16만9,000원.
5 코오롱 안드로메다 R 가벼운 산행부터 걷기, 여행까지 활용 가능한 고어텍스 아웃도어 워킹화. 접지력과 내구성을 겸비한 뮤플러스 블루 아웃솔을 적용했다. 산학협동으로 개발된 안드로메다 솔로 피로도를 줄여준다. 커팅 고주파 기법으로 다이내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무게 410g. 22만 원.
6 컬럼비아 라브너스 라이트 걷기와 러닝에 유용한 초경량 트레일 러닝화. 그물 구조의 메시 소재로 통기성을 높여 쾌적함을 강조하고 기분 좋은 착화감을 위해 중창을 낮게 디자인했다. 발에 꼭 맞는 핏과 컬럼비아만의 접지 기술인 옴니 그립 기능으로 안정적인 러닝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무게 192g. 11만8,000원
7 테크니카 인페르노 엑스라이트 맨 & 워먼 왼쪽 페이지 2번과 동일.
리지 슈즈 Outdoor + ridge 리지 등반은 물론 가벼운 당일 산행과 걷기, 백패킹 같은 아웃도어 활동에 빼어난 기능성을 발휘하는 신발들이다. 기능성과 패션, 아웃도어와 시티에서 모두 활용 가능한 컬러풀 아웃도어 슈즈를 소개한다.
1 파타고니아 크랙마스터 볼더링과 중간급 클라이밍용 리지화. 누벅 방수 가죽과 갑피, 통기성 있는 메시 안감을 사용해 착용감이 편안하다. 발가락과 뒤꿈치 부분에 고무를 덧대어 내구성을 강화했다. 비브람 IdroGrip을 사용해 접지력이 우수하며 창갈이가 가능하다. 무게 399g. 18만 원
2 마무트 MTR 리무트 맨 복숭아뼈 부위에 메모폼을 넣은 경량 리지화. 마찰력을 극대화해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발바닥의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특허 기술을 도입하였다. 발목이 틀어지는 현상을 방지하며 신발 안에서 발을 단단히 고정해 착용감이 우수하다. 32만 원.
3 네파 베가 네파의 대표적인 리지화. X-PIDER 아웃솔이 적용되어 접지력이 우수하다. N.E.R 고무밑창을 사용해 향상된 마모도와 우수한 운동성을 제공한다. 14만9,000원.
4·6 밀레 크로노서 맨 & 우먼 당일 산행부터 여행과 걷기에 적합한 멀티 슈즈다. 벨로시랩터의 새로운 버전으로 공룡의 가죽을 형상화한 신소재가 특징이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6각 구조 메시 원단을 사용해 땀 배출 기능이 뛰어나다. 바닥창과 중창에는 사람의 척추를 형상화한 충격 흡수 시스템을 적용해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분산시키도록 했다. 15만 원.
5 머렐 워터프로 마이포 여름 백패킹용 신발. 물속에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아웃솔에 레이저 커팅되어 있으며, 신발과 발 사이의 마찰을 최소화하도록 Etc 기술을 적용했다. 독자 개발한 에어쿠션은 보행 시 발생하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11만9,000원.
7 살레와 파이어테일 고어텍스 살레와의 기술력과 디자인 예술성이 하모니를 이룬 초경량 등산화. 비브람 아이드로그립 창을 사용해 접지력이 탁월하고. 그러데이션과 독특한 컬러콤비네이션으로 멋스러움을 살렸다. 무게 410g. 20만9,000원.
8 로바 벤츄라 여행과 걷기, 일상생활 등에 모두 활용 가능한 멀티 캐주얼화. 클라이밍 슈즈의 날렵한 디자인을 가미해 아웃도어와 도시에서 모두 조화를 이룬다. 고품질 누벅 외피 가죽과 착용감이 뛰어난 최고급 안감 가죽을 사용해 착용감이 편안하다. 무게 700g. 31만 원
[등산학교 명강사의 족집게 강좌 - 박준규] 등산화와 배낭
처음 산에 갈 때 가장 필요한 장비는 등산화다. 등산은 걷는 것이고 걷는 데 신발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초보자는 어떤 등산화를 사야 잘 샀다는 소릴 들을까? 등산화라 하면 으레 발목까지 목이 올라온 모양의 중등산화를 떠올리지만, 초보자는 이런 등산화를 살 필요가 없다. 처음 사는 등산화라면 리지화를 선택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산은 화강암이 많아 육산이라 해도 바위를 디딜 때 등산화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지화는 암벽에서 최적의 마찰력으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도와주므로 안정감을 준다. 목이 올라오는 일반 중등산화의 경우 10km 이상 길게 걸을 때 유용한데 초보자가 처음부터 그런 긴 산행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5시간 이하의 당일 산행에서 가장 안정감을 주는 등산화가 필요하다면 리지화를 사는 게 현명하다. 리지화 중에서도 경등산화급의 리지화가 추천할 만하다.
많은 초보자가 “리지는 안 할 거야”하는 생각에 목이 올라온 일반 등산화를 사지만 산행 도중 바위에서 몇 번 미끄러지는 경험을 하고, 리지화 신은 일행이 편안하게 산행하는 걸 보면 리지화를 다시 사게 된다. 이런 불필요한 재구매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첫 등산화는 리지화를 사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리지화란 개념이 없었고 등산화와 밑창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긴 새로운 흐름이다.
이후 ‘리지화는 리지화고 워킹화는 워킹화다’라는 개념이 생겼지만 요즘은 그런 개념이 모호해졌다. 리지화 밑창을 쓴 중등산화 모양의 제품들이 나오면서 그런 개념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적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기 위해선, 기존 장비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나의 산행 스타일은 어떤 것이고 여기에 맞는 최신장비는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 산행 겸용으로 쓰이는 리지화 제품들.
리지화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러나 리지를 할 때는 이런 퓨전 리지화가 아닌 목이 짧은 정통 리지화를 신어야 한다. 그래야 발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밑창도 바위에서의 마찰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다.
리지화와 일반 등산화의 가장 큰 차이는 밑창이다. 리지화는 스텔스, 트랙스, 트랑고T5 같은 마찰력이 좋은 창을 쓴다. 이런 밑창의 단점은 잘 닳는다는 것인데 주관적인 생각을 얘기하자면 스텔스창이 마찰력은 가장 좋지만 잘 닳고, 트랙스창은 가장 안 닳지만 마찰력은 스텔스보다 약간 떨어지고, T5는 트랙스와 스텔스의 중간 정도다.
5시간 이상 혹은 몇 박 며칠의 중장거리 산행을 한다면 중장거리용 등산화가 필요하다. 중장거리용 등산화도 살펴보면 다양한데 보통 두껍고 무거운 동계용과 사계절용 등산화가 있다. 산행 거리가 길어질수록 중장거리용 등산화를 신어야 하는 건 발의 피로를 줄여주고 한겨울에는 눈과 동상의 위험으로부터 발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리지화는 신발을 잡고 힘을 주면 밑창이 휘지만 중장거리용 등산화는 창이 딱딱해서 힘을 줘도 잘 휘어지지 않는다. 등산화는 바닥이 딱딱할수록 오래 걸었을 때 발의 피로도가 적다. 그러므로 초보 딱지를 떼고 5시간 이상의 중장거리 산행을 하고자 한다면 등산화도 목이 길고 바닥이 딱딱한 등산화로 바꿔야 발이 편하다.
등산화를 신고 평지에서 발을 디딜 땐 뒤꿈치부터 구르듯이 디뎌야 한다. 걸음이 바른 사람은 밑창 전체가 닳고 속보로 걷는 사람은 뒤축이 많이 닳고 팔자걸음은 바깥쪽이 많이 닳는다.
▲ 왼쪽부터 T5창, 스텔스창, 트랙스창.
산행 후 무릎관절이 아픈 건 등산화 바닥이 딱딱해서가 아니라 걸을 때 발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흔히들 바닥에 쿠션이 많이 들어가면 관절이 아프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오해다. 불규칙적인 지형에서 걸을 때 발이 틀어져서 관절에 무리가 가는 것이므로 밑창을 더 깔 것이 아니라 걷는 자세를 바르게 교정해야 한다.
등산화 밑창의 대표적인 것이 ‘비브람’인데 이는 이탈리아 브랜드로 밑창의 특수한 고무재질이다. 이 재질이 일반 밑창과 달리 딱딱하기 때문에 불규칙적인 산의 지형에서 강하게 지지할 수가 있다. 밑창은 여러 가지 무늬가 있는데 브랜드별로 자사만의 특허 모양이 있기 때문에 밑창의 모양은 브랜드마다 다르다.
▲ 무겁고 목이 긴 중장거리용 등산화들.
등산화의 소재로 흔히 고어텍스가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 등산객들은 고어텍스류의 기능성 소재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꼭 고어텍스 소재의 등산화를 사야 하는 건 아니다. 특히 한여름에 고어텍스는 별 역할을 못한다. 수분은 배출하고 공기는 통한다는 건데 한여름 발에서 나는 땀을 다 배출하는 건 사실 힘들다.
비로 인해 등산화가 완전히 젖은 경우엔 고어텍스가 일반 소재보다 물이 더 안 빠진다.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소재는 땀 정도만 살짝 빼주는 수준이지, 물을 배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고어텍스가 필요한 건 한겨울이다. 추운 겨울엔 땀을 빨리 빼야 발의 체온을 지킬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동계용은 고어텍스나 이벤트 같은 소재를 사용한 등산화를 권하고, 나머지 삼계절은 비고어텍스 제품을 권한다. 투습력은 고어텍스보다 비고어텍스 등산화가 더 높게 나온다.
최근에는 등산양말이 급속한 발전을 이뤄 흡습속건에 중점을 둔 최신 기능성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이런 양말은 등산화의 투습방수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등산학교 명강사의 족집게 강좌 - 박준규] 등산화와 배낭
▲ 긴 산행에 적합한 비브람(왼쪽)창과 당일 암릉산행에 적합한 스텔스창.
ⓐ 기능성 양말 + 고어텍스 등산화
흡습속건 기능을 갖춘 양말과 투습방수 기능을 갖춘 등산화의 만남은 좋은 착용법이지만, 더운 여름 산행에는 발열이 높아 무리다. 그러나 고어텍스XCR이 나오면서 한층 기능이 개선되었다. 동절기와 일반적 산행에 많이 쓰이는 착용법이다.
ⓑ 기능성 양말 + 비고어텍스 등산화
비 오는 날에 방수문제가 발생되지만 한여름 맑은 날에는 가장 적합한 착용법이다.
ⓒ 일반 양말 + 고어텍스 등산화
좋지 않은 착용법이다. 일반 양말의 흡수성이 등산화의 투습성보다 크므로 양말에 수분이 남게 된다.
등산화는 반드시 매장에서 신어 보고 사야 한다. 등산화는 등산용 양말과 일반양말을 겹쳐 신었을 때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면 된다. 등산화가 발에 너무 꽉 끼면 혈액순환을 방해해 추울 때 동상에 걸릴 위험이 있다. 반면 너무 크면 발이 등산화 안에서 쓸려 까질 우려가 있다. 발은 대개 저녁에 부풀어 오르므로 등산화는 저녁에 신어 보고 사는 게 좋다.
▲ 등산화 끈 묶는 법. 마지막 고리에서 끈을 위에서 아래로 꺾어야 고정의 강도가 세진다.
등산화 끈은 아래에서부터 지그재그로 연결해 조여 주면 된다. 묶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마지막 고리에서 줄을 꺾을 때 위에서 아래로 줄을 내려 꺾어야 더 견고하다. 그 다음 X 모양으로 교차시켜 이중으로 묶어주면 끈이 풀리지 않는다.
등산화를 오랫동안 신고자 한다면 산행 후 관리가 중요하다. 산행 후엔 먼저 솔로 먼지와 흙을 털어내고 헝겊에 물을 묻혀 진흙 등을 닦아내고 보관한다. 등산화에서 악취가 난다면 깔창을 꺼낸 후 미지근한 물로 신발 안을 솔질한다. 다음 맑은 물로 헹궈준다. 이때 안감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젖은 등산화를 말릴 때는 서늘한 그늘에서 자연건조시켜야 한다.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면 가죽에 손상을 입는다. 습한 환경에서 등산화를 보관해야 한다면 마른 신문지를 구겨 넣어 내부의 습기를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 등산화에서 악취가 나는 건 양말 부스러기가 땀과 습기를 흡착해 곰팡이가 되기 때문이다.
▲ 당일 산행은 물론 다른 산행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40리터 배낭. 사이드 포켓 그물이 없는 배낭이 처음엔 불편해도 더 권장할 만하다.
새 등산화 적응 요령
▶발바닥 볼이 낀다고 느껴질 때는 발등 부분의 끈 조임을 느슨하게 하면 통증이 줄어든다. 보통 끈을 크로스로 묶지만 통증 부위는 일자로 약간 느슨하게 묶으면 한결 편하다.
▶아킬레스건 부위가 끼어 불편할 때는 발뒤꿈치 깔창 밑에 두께 3mm 정도의 패드를 붙여 깔창을 높이면 더 편하다.
▲ 바른 배낭 착용 모습. 등에 밀착되게 메는 것이 좋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야 한다.
▶새 등산화를 신어 발목이 아플 때는 발등 부위만 단단히 묶고 위쪽은 첫째 훅까지만 묶어 산행을 하다 익숙해지면 다음 산행 때 두 번째 훅까지 묶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적응하는 게 좋다.
▶복사뼈가 아플 땐 직경 4cm 정도 되는 얇은 패드를 뼈가 닿는 신발 안쪽 부위에 도넛 모양으로 오려 붙이면 된다.
▶새 등산화로 인해 발뒤꿈치나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지 않으려면 속 양말과 겉 양말 두 개를 신는 게 좋다. 이때 겉양말은 쿠션이 좋은 모 양말을 신어야 한다.
▲ 잘못된 배낭 착용 모습. 벨트와 멜빵을 느슨하게 해 무게중심이 뒤로 가 있어 보행이 불편하고 어깨에 하중이 집중된다. 스틱의 촉이 위로 향해 사람이 운집한 곳에서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자기 몸에 맞는 배낭을 장만하라
초보자들이 배낭을 살 때 범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너무 작은 배낭을 산다는 것이다. 산행을 몰라서 그런 것이지만 20~25리터 배낭은 당일 산행용이라 해도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산에 몇 번 다니다 보면 배낭이 어림없이 작다는 걸 깨닫고 다시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작은 배낭도 작은 대로 용도가 있지만 애초에 30~40리터 배낭을 샀다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처음에는 물과 도시락만 넣고 다니지만 사계절 산에 다니다 보면 배낭에 넣을 장비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특히 겨울에는 짐이 더 늘어난다. 그래서 애초에 30~40리터 정도는 돼야 당일 산행에 지장이 없다. 베테랑 산꾼의 동계 야영산행을 위한 배낭은 75리터 이상은 돼야 짐을 꾸리기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지리산 종주의 경우 요즘은 산장에 시설이 잘돼 있어 45리터만으로도 충분하다.
배낭을 살 땐 등산화보다 실수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같은 배낭이라도 체형과 개인적인 산행 스타일에 따라 편의성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 배낭의 경우 M사이즈라 해도 한국사람 표준체형에 비해 큰 경우가 다반사다. 여성용 S사이즈가 표준체형의 남자에게 맞는 경우도 많으므로 배낭은 반드시 짐을 넣어 메어 보고 사야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장비점에서 짐을 넣고 배낭을 멜 수 없으므로 산행 중 동료 선후배의 배낭을 메어 보고 가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의 말만 믿고 인터넷으로 샀다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엄밀히 따지면 배낭은 자신의 키에 맞추지 말고 상체 등 길이에 맞춰야 한다. 어깨와 목이 만나는 부위에서 골반까지 거리(토르소)를 재면 정확하다. 목은 고개를 앞으로 숙였을 때 톡 튀어나온 뼈이고, 골반은 허리춤에 손을 얹어 등을 만졌을 때 골반과 척추가 교차하는 지점이며 이 사이의 거리를 잰다. 길이 39cm 이하는 XS, 40~44cm S, 45~49cm M, 50cm L 사이즈다.
배낭은 복잡한 형태의 것보다 단순한 디자인의 배낭이 더 좋다. 처음에는 사이드포켓 그물이 있는 게 편리하지만 오래 쓰다 보면 너덜너덜 지저분해지고 바위구간을 지나거나 할 때 수통 같은 짐을 떨어뜨려 뒷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어차피 쉬면서 물을 마신다면 손이 더 가더라도 배낭 안에서 꺼내는 게 낫다.
배낭에 지저분하게 컵이나 옷 등을 걸고 가지 말고 모든 짐은 배낭 안에 집어넣는 것이 좋다. 그래야 걸을 때 균형을 잡기도 수월하고 산행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
▲ 배낭을 쌀 때는 가벼운 것부터 아래에서 차곡차곡 넣어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산행 중 바로 꺼내야 하는 장비는 배낭 헤드처럼 꺼내기 편한 곳에 넣어야 한다.
최근에는 등판 프레임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온다. 프레임이 휘어 통풍이 잘되는 배낭이 최근 유행인데 한여름 산행 시에는 좋지만 짐이 적게 들어간다. 배낭을 꾸릴 때는 조임 끈을 다 푼 상태에서 가벼운 것을 아래에, 무거운 짐을 위에 넣어야 한다. 무거운 짐은 위쪽에서도 가급적 등판에 붙여 넣어야 배낭의 무게중심이 몸 중심으로 온다. 배낭 안에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차곡차곡 쌓아 무게가 대칭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옷은 옷대로 식량은 식량대로 잡주머니나 비닐을 써서 분리해서 넣어야 보관이 용이하고 편하다. 우중산행을 할 예정이라면 김장비닐 같은 큰 통비닐을 배낭 안에 넣어 방수포장하는 것도 짐을 보관하는 한 방법이다. 손쉽게 꺼내기 쉬운 배낭 헤드나 전면주머니에는 지도, 나침반, 헤드랜턴, 휴대폰, 바람막이재킷, 카메라 등 운행 중 활용빈도가 높은 짐을 넣어야 한다. 배낭을 단정하게 싸는 건 좋지만 자기과시를 위해 100리터 배낭에 매트리스를 둘러 일명 ‘뽕배낭’을 만들 필요는 없다. 산에 갈 때는 가급적 짐의 부피를 줄이고 무게를 줄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매트리스도 여유가 된다면 에어매트리스를 사용해 짐의 부피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아낀 공간에 식량을 더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고 쾌적한 산행을 가능하게 한다.
배낭을 멘 뒤에는 먼저 허리벨트를 채운 후 조인다. 허리벨트는 골반보다 약간 높게 위치하여 당겨줌으로써 배낭 무게가 어깨에 집중되지 않도록 골반으로 분산시켜 준다. 다음 어깨 멜빵을 당겨 조이고, 배낭 윗부분에 있는 무게중심 조절끈을 당겨 배낭을 등에 밀착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가슴벨트를 채우는 데 가슴벨트는 꽉 조이면 호흡이 불편하므로 적당히 채워야 한다. 배낭 메기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게가 어깨나 허리 등 한 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 배낭을 멜 때는 먼저 허리벨트를 조이고, 멜빵을 당기고, 상단의 무게중심 조절끈을 당겨 등에 배낭을 밀착시킨다. 마지막으로 가슴벨트를 연결한다.
▲ 스틱은 뾰족한 촉이 아래로 가도록 해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 시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족집게 강사 서울등산학교 박준규 강사] 산이 좋은 천생 등산학교 강사
서울등산학교 박준규(42ㆍ시에라아웃도어클럽) 강사는 등반장비에 있어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장비점과 실내빙벽장, 호상사 등을 거치며 많은 장비를 판매ㆍ손질하고 AS 해 왔기 때문이다. 주로 암빙벽등반장비와 버너, 램프, 스틱을 다뤄왔다.
그는 아차산이 기른 산꾼이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이 고향이며 어릴 적부터 뒷산인 아차산을 놀이터 삼아 들락거렸다. 그는 “공부에 취미가 없었고 중학교 때부터 했던 야영이 너무 즐거웠다”고 한다. 그렇게 줄기차게 산으로 다니다 리지에 재미가 붙어 소위 북한산 다람쥐족마냥 확보장비 없이 온 바위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바위에서 2~3m를 추락, “산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97년 코오롱등산학교를 시작으로 한국등산학교와 정승권등산학교까지 수료했다.
모든 관심은 산에 있었고 코오롱등산학교를 수료하고 나서부터는 아예 일도 등산관련 일로 바꾸었다. 원래 삼성전자 매장에서 5년간 근무했던 그는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을 아예 그만두고 코오롱등산학교에 입교했다. 그러니 교육에 임하는 태도가 여느 학생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에겐 열정이 있었다. 이를 알아본 김형주(지난해 눈사태로 설악산에서 사망) 강사가 실내암장 관리를 알선해 주었다. 이후 등산관련 업계에서 일을 해왔으며 현재 호상사에 근무하며 등산학교 강사를 맡고 있다.
“우리 학교는 실전 암벽등반을 전문으로 가르칩니다. 제가 가르칠 때 중점을 두는 건 자기확보와 안전, 등반윤리입니다. 등반을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전하고 즐겁게 등반을 즐길 수 있도록 가르치고 남을 배려하는 등반을 하도록 강조합니다.”
한편으로는 남을 가르친다는 게 조심스럽다. 그래서 “산에서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며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자기에게 맞는 장비로, 몸에 맞는 산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165cm의 작은 키이지만 고등학교 때 권투를 했을 정도로 운동신경이 좋고 근육질이다. 바위에서도 이런 능력을 발휘해 05년에는 간현암 신토불이(5.13a)를 완등했으며, 설악산 적벽 인공등반 대회에서 우승, 네파컵 서울 익스트림대회를 2연패(08~09)했다. 그에겐 산이 곧 삶이다.
“항상 힘들 때 산에 가면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래서 늘 산이 좋았습니다. 특히 오뉴월 신록이 올라올 때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경이로워요. 산행도 좋고 등반도 좋고 산에 있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