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은 대기실에서 조용히 다음 대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고, 문 앞에는 현장 스태프와 자신의 대결에 있었던 두 명의 모델이 있었다. 지현이 머리를 해준 모델은 예쁜 스타일을 해줘서 고맙다고 했고, 준미가 머리를 한 모델은 다음 번에는 자신도 부탁하겠다며 연락처 교환을 요청했다. 지현은 명함이 없었기에 그냥 번호만 알려주었고, 모델들은 자신의 명함을 내밀었다. 모델들은 다른 일정이 있어서 대회장을 떠나야 했기 때문에 지현은 공손하게 작별인사를 했고, 지현은 이들을 떠나보낸 뒤 명함을 확인해 보았다. 확인결과 이들은 패션계의 거물들로, 지현이 담당한 모델은 유명 패션 기업 사장이었고, 준미가 담당한 모델은 베테랑 패션모델이었다. 그 둘은 평소 친한 친구 사이였고, 이번 대회에 모델로 들어오고 싶어서 3년 동안 활동을 중단하고 머리를 무작정 길러왔던 것이었다. 지현은 그 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으며 대결에 앞서 편안한 마음을 갖기 위해 계속 심호흡을 했다.
이윽고 32강이 끝났으니 중앙 스테이지로 올라오라는 방송이 나왔고 지현은 현장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스테이지에 올라갔다. 스테이지 위에는 지현과 다른 15명의 도전자들이 있었으며, 이들은 박수를 받으며 다음 대결을 진행하게 되었다. 지현의 16강 상대는 업스타일의 장인으로 널리 알려진 손이경 미용사로,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미용사였다. 둘이 담당하게 된 모델은 모두 둥근 얼굴을 가지고 있었으며, 수능을 마치고 올해 대학에 들어간다고 했다.
대결 주제는 이들의 머리를 대학에 어울리는 스타일로 만드는 것이었고, 대결이 시작되기가 무섭게 두 미용사는 붙임머리를 요청했다. 이경은 중단발 정도의 길이를 가진 모델의 머리에 붙임머리를 붙였고, 가르마를 5:5로 만들었다. 이경의 모델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고, 이경은 모델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며 스타일을 마무리했다. 반면 지현은 중단발 길이의 머리를 가진 모델의 머리에 붙임머리를 붙인 뒤, 숱가위로 숱을 치며 층을 만들었고, 펌으로 굵은 웨이브를 줘서 마무리했다.
이윽고 제한 시간이 끝났고, 심사가 시작되었다. 심사는 지현의 승리로 끝났다.
예은이 말했다.
"우선 손이경 미용사가 만든 스타일은 둥근 얼굴이 너무 부각되어 보입니다."
은수도 말했다.
"5:5 가르마도 그래요."
유리도 거들었다.
"그리고 머리가 너무 착 달라붙는 달까요, 너무 볼륨이 없어보여요."
그러자 이경이 말했다.
"아니, 대학생이 단정하게 하고 다녀야지, 꾸며서 뭘해요?"
그러자 예은이 말했다.
"이번 대결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한지현 미용사, 8강 진출 축하드립니다!"
대결이 끝난 뒤 이경은 의자에 앉혀졌고, 목에는 커트보가 둘러졌다. 예은은 이경의 머리카락을 고정하던 집게핀을 빼냈고, 집게핀을 풀자 부스스하고 꼬줄꼬불한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이경의 머리에는 젤이 잔뜩 발려져 있었고, 예은은 그런 이경의 머리 위로 바리캉을 들이밀며 차분하게 말했다.
"아니, 그렇게만 따지면 지금 손이경 미용사의 머리가 제일 불량해요. 본인 머리부터 신경쓰세요."
그 말을 끝으로 예은은 바리캉으로 이경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경의 머리카락이 엉키기 시작했고, 예은은 가위로 이경의 머리를 바짝 잘라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머리가 뭉텅뭉텅 잘려나가는 동안 이경은 계속 눈물을 흘렸고, 이윽고 바리캉이 머리 위로 오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윽고 이경은 눈썹까지 밀린 흉한 모습으로 쓸쓸히 대회장을 나섰고, 지현은 이번에도 고객분석과 연습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며 다음 대결을 준비했다.
한편, 망쳐진 모델의 머리는 이번에도 예은이 수습했다. 예은은 붙임머리를 모두 떼낸 뒤 모델의 머리를 턱선 정도의 레이어드 단발로 잘라냈다. 그리고 약간의 펌을 줘서 스타일을 마무리했다. 관객석에서는 이번에도 환호가 쏟아졌고, 이윽고 16강이 끝났다는 방송이 나오며 다음 대결이 시작되었다.
첫댓글 언제 한지현 이라는 미용사가 면도삭발을 할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