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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와도 같은 도시락 반찬계의 트렌드 변천사를 읽고 계신다.
양은 도시락이 플라스틱 도시락에게 권좌를 내주던 시점은, 비밀스럽게 도시락 바닥에 깔린 계란후라이가 소시지, 그니까 도시락 반찬 섹션을 노골적으로 꿰찬 그 소시지한테 밀려 버린 시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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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소시지 싸올 때 달걀프라이를 겨우 싸가고, 남들 스모크햄으로 넘어 갈 때서야 소시지를 싸들고 댕겼던 본 기자로서는 너무나도 허벌나게 가심 아프고 가혹한 젊음의 노트 한 페이지에 적힌 추억이 아닐 수가 없는 바이다.
자, 눈물을 훔치며 시작하는 금번 주인공들은, 줄줄이 비엔나가 단장(斷腸)의 포크날에 비명횡사하고, 배 갈라진 프랑크 소시지가 파슬리 숲 속에서 캐첩범벅이 된 채 전사하는 전쟁터의 두 지휘관 '백설햄'과 '롯데살로우만' 되시것다.
개 관
소시지와 햄류를 업자 용어로 육가공품이라 한다. 대한민국에 육가공품이 선을 보인 때는 식민지 시대였던 1915년. 일본인 소유의 '조선축산'과 '봉천햄'이 설립되면서 부터인데, 판매 대상은 한반도 거주 일본인들이었다고 한다.
이윽고 맞이한 해방 뒤,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반도 이남 지역 점령군인 미군의 위용도 경험했지만, 부수적으로 그들의 전투배급식, 씨-래션(C-ration) 속에 들어있는 각종 캔제품들도 목도했음이다. 미군 더플백이나 피엑스에서 흘러나오는 깡통제품들 중에는 그 유명한 런천미트, 스팸도 있었다.
미군 피엑스는 앞서가는 트렌드를 싸랑하는 대한민국 상류층들에게 있어 현대문물의 저장고라고나 할까나 머 그마마한 위상을 가졌던 거 같다. 미제 코크나 환타를 들고 감격하던 것처럼, 스팸 역시 그들에게는 선진국 미국의 고매한 정신문명을 상징하는 것이었던 것이다. 본국에서는 종종 C급 이하로 폄하당하는 미군 장병들의 문화와 일용품들을, 아무런 편견없이 추앙해 주셨던 당시의 이 나라 상류층들은 참으로 깨는 아니 깨인 양반들임에 틀림엄쓸 거시다, 거참.
어쨌거나, 60년대 이르러 국내 육가공품 제조업계에는 대륙축산, 동양식품, 서울축산 등 1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생겨나는데, 시중 판매도 있긴 했으나, 군납과 수출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일반 유통이 시작된 것은, 1963년 진주햄(전신-평화상사, 69년 상호변경)이 설립되면서 부터다. 당시 업계 최초로 최신식 설비를 갖추고 대량생산 시스템을 운영하며 업계를 선도했다는 주식회사 진주햄. 85년에 당 업체를 인수한 조양상선이 근래 파산하고 이와 더불어, 식품·유통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재벌 계열사 두 업체에 밀려서 예전의 명성은 그저 간식용 소시지 '천하장사'가 이어가고 있음을 기억하시는 독자들께서는 다음의 광고를 열람하시라~
보통, 특정 제품이 각광 받고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그 제품을 수용할 수 있는 소비자의 문화적 배경과 함께 금전적 여력이 필요할 것이다. 서구 태생의 오리지날 육가공 식품들은 아시다시피 고기가 주재료 아니겠는가. 해방 이후 60년대에도 여전히 보릿고개가 있을 정도로 식량난이 있는 판에, 본래 의미의 정통 소시지나 햄은 '미군부대 씨-래션'의 높은 품격을 믿어 의심치않는 상류층들 말고는 사주는 사람이 몇 없다는 유추가 후딱 가능하다.
여기서 잠깐 육가공품 분류를 아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햄 말이다. 원래는 돼지고기의 넓적다리를 햄이라고 한댄다. 몇 해 전에 빅리거 박찬호가 햄스트링이 나갔다고 해서 전국민이 걱정을 했었는데 그 부위가 바로 오금에서 허벅지 뒤쪽에 걸친 근육이었지 아마. 어쨌거나, 이제 햄은 보다 큰 의미로 돈육의 넓적다리나 어깨부위, 등심 등 돈육 자체를 가공한 식품을 이르는데, 뼈가 있으면 본인햄(bone-in), 없으면 본리스햄(boneless) 머 이렇게도 부르더라. 뿐만 아니라 삶았다거나(boiled ham), 훈연했다거나(smoke ham), 꾹꾹 눌러 성형(press ham)했다거나 하는 제조 과정상의 차이에 따라 이름이 붙기도 하고 아무튼지 드럽게도 종류가 많음이다. 혹시, 어째서 햄버거에는 햄이 읍냐구 궁금해 하실 독자들을 위해 팁을 하나 드린다믄, 햄버거는 독일 함부르크(Hamburg) 지역의 다진고기 요리를 독일 이민자들이 미국 가서 해 먹자, 미국인들이 그 맛에 깜딱 놀라 무쟈게 기뻐하며 빵에도 끼워먹구 머 이러다가 붙어 버린 미국식 변형어라구 해용~ 야그가 삼천포로 빠질 뻔 했다. 자, 이제는 소시지 차례다. 고기를 으깨서 케이싱(casing), 즉, 별도의 재료에 담아서 가공한 것이 소시지다. 소시지 하면 독일 부근이 유명한데,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비엔나 소시지는 비엔나식이고, 프랑크 소시지는 프랑크프루트식이다. 이 말고도 남부 유럽 지역에서 생산되는 살라미나 페퍼로니 등 시방 소시지분덜도 장난 아니게 복잡시럽더다. 이 밖에도 베이컨류나, 캔에 담긴 멸균제품들도 육가공식품 중에 하나 되겠다. 앞서 말한 '스팸'류나 장조림햄 등 양념첨가된 레또르뜨류가 이에 해당된다. 거따가, 냉동육 등도 이 바운더리 안에 위치하는 제품군이다. 원래 육가공품은 식품을 저장한다는 의미도 있으나, 지구가 지금보다 가난했을 때, 보다 효율적으로 고기를 섭취하기 위해서 생겨난 지혜 식품 아니겠는가. 하여, 소시지로 말하자면 햄보다 가격도 싸고, 또 그만큼 잘 안먹는 여러 부위들을 갈아 넣구, 양 불릴라구 야채 등도 넣고 머 이래서 만든 식품 되겠다. 허나... 암만 서민의 음식이라 해도 넘의 나라 음식이니, 국내에서 생산판매하는데 그 단가가 어마어마한 거 아니겠나? 그래서 생겨난 것이 한국식 소시지 되겠다. 지금도 밥집 가면, 밑반찬으로 가끔 달걀옷 입은 소시지 부침이 나오지 않남? 그 꽃분홍색의 소시지는 사실 돼지고기보다는 어육이나 닭고기를 주재료로 하고 밀가루까정 팍팍 넣어서 만든 제품 되겠다. 그야 말로, 한국인의 입맛에도 맞고, 주머니 사정에도 맞는 그런 후울륭한 소시지 되겠다. |
진주햄은 원래 어묵부터 만든 회사였다. 그 때 축적된 기술과 함께, 혼합어육의 한국식 소시지를 개발해설라문에, 여전히 단백질 섭취율이 떨어지던 수많은 가정의 상차림을 빛내주곤 했다.
당 업체는 '요리땡'과 '참맛', '줄줄이'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서, 1978년에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햄·롯데우유(이하 롯데햄)가, 1980년 삼성그룹 계열사 제일제당이 당해 바닥에 출사표를 던지기 전까지 국내의 메이저 육가공업체였었었다.
롯데 살로우만, 빠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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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우만이란다, 살로우만. "우리 쏘세지는 살코기로만 만들어여" 라는, 해당 업체의 강력한 의지 뿐 아니라, 마치 슈만이나 호프만, 아이히만 등과 같이 독일식 이름이 연상됨에 따라, 오호~ 독일 본고장 맛의 소시지인갑다 하는 중의성을 내포한 멋진 작명내공이 느껴지지 않는가 말이다. 아님 말고오오오.
80년대 과체중인들에게 동명의 별명이 붙음으로써, 본의 아니게 이들을 심적으로 괴롭힌 롯데햄의 브랜드 '살로우만' 광고 하나를 감상하시자. 어데, 알프스 산맥 자락의 소박한 독일 마을이 좀 연상되시능가?
동그란 혼합육 소시지를 평정하고 있던 진주햄의 참맛 소시지에 맞서, 자르기 편하고 김밥에 넣어 모양낼 때도 수월한 네모난 소시지를 출시한 롯데햄은 전술한 것처럼 1978년에 축산·유제품 및 육가공품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설립됐다.
재료 공급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단일 업체 안에서 이루어지고, 여기에다 롯데쇼핑 등 계열사의 유통력을 이용한 후방지원 체제까지 갖춘 롯데햄은, 그 내막을 알 수 엄써서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세계로 웅비할 요량이었음에 틀림없는 상품을 출시하니, 바로 '로스팜'이 그것이다.
외제햄 '스팸(SPAM)'보다 한 음절 더 많게 붙여진 로스팜이라... 어쨌거나 이제 미군 피엑스 뒷문에서 나온 스팸을 눈치보며 부러워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런천미트를 즐길 수 있게 되었음이다.
롯데햄은 이밖에도, 굳이 분류하자면 프레스햄이라 할 로스구이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캔터키프랑크' 소시지 등도 구비하게 된다. 여기서 익숙한 씨엠의 광고를 한편 더 즐겨보지 않을 수 엄씀이다.
켄터키프랑크 소시지가 더욱 멋졌던 것은, 주황색 포장 안에 그려진 역마차와 함께 뽀대나는 보안관 뺏지때문이었다...면 너무 유치한 건감?
신선하고 부드러운 백설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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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은 제일제당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제일제당은 합성조미료의 강자 '미원'에 '미풍'이라는 제품으로 도전했다가 실패한 아픈 기억--물론 다시다로 지금은 웃고 있으나--을 애써 잊으며, 식용유나 밀가루·설탕 등 각종 소재식품들의 통합 브랜드로 진출하여 시장에 안정적인 나와바리를 넓혀 나간 바 있다.
1980년. 비록 자유를 향한 대한민국의 의지는 군홧발에 산산히 부서져 나갔지만, 5·60년대에 비해 엄청나게 높아진 소득수준으로 인해서 적어도 소비의 자유는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열려있던 시기라 볼 수 있겠다.
때를 놓치지 않은 당 업체, 백설표를 가지구서 육가공품에 도전하니 "신선하고 부드러운 백.설.햄~"이라는 씨엠의 역사도 유구하도다.
당 광고에서 보여지는 바대로, 백설햄은 기존 혼합어육 소시지보다 고급인 비엔나소시지를 대중화시키며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롯데햄의 로스팜에 대항하여 '백설햄 런천미트'라는 캔제품도 출시했다가 후에 스팸 국내 라이센시도 된다.
그러나, 본 기자는 뭐니뭐니해도 백설햄의 치즈 소시지를 잊지 몬하겠다. 82년 무렵에 출시된 것으로 알려진 치즈 소시지라. 사실, 소시지도 결코 싸지 않은 반찬이었는데, 그 안에 평소 거의 먹을 기회 엄떤 치즈가 박혀있다니. 감상 함 해보실라우?
으아~ 저 현란한 3차원 그래픽을 보시라! 기억에 본인 모친은 당 제품을 별루 안좋아하셨더랬다. 후라이팬에 구우면 치즈가 녹아서 팬이 지저분해 진 까닭이다.
롯데살로우만 vs 백설햄
육가공식품계의 실질적인 라이벌이라 할 양 업체들은 그런데 제품들 자체를 가지고 치열한 경쟁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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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내에서야 새 제품이 출시되는 것이지, 유구한 서양 육가공 역사를 돌이켜보건데, 이 바닥에서 신제품 개발이란 것은 어불성설인 것이다. 이 땅에서 햄이며 소시지가 첨 만들어지던 식민지시대에도 이미 고급 수제햄과 소시지가 그 상품군이었다.
또한 진주햄이나 한국냉장 등 6,70년대에 시작한 업체들 역시 각종 고급햄과 소시지를 모두 구비해 제과점이나 고급요식업체, 부유한 소비자들에게 공급해 왔고, 이는 롯데햄이나 제일제당에도 동일하게 적용됨이다.
관건은 일반소비자들의 수요를 넓히는 것이었는데, 입맛처럼 보수적인 게 없다. 암만 봐도 양넘들 음식인데 이걸 어떻게 요리해 먹어야 할지 소비자들은 막막하기만 한 거시어따 그 말이다. 해서 해당업체들은 자신들의 상품을 어떻게 요리하고 언제 활용해 먹어야 할 지 열쉬미 홍보하기에 이른다. 간단히 말해, 시도 때도 엄씨 해먹으면 참 좋다 뭐 이렇게... (동영상 클릭)
애덜 간식이나 아빠 술안주에도 저렇게 참 좋으며, (동영상 클릭)
김밥에 넣어 먹으면 쫀쫀해서 아주 좋단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롯데햄, '쫀쫀함'의 강박이 상당히 크단 걸 알 수 있다.
아마도 이 '쫀쫀하다'는 주장은, 사회적으루다가 당 표현에 부정적인 의미가 부여될 때까지 계속된 듯 싶다. 이렇게...
아무튼지 햄과 소시지는 등산 가서도 딱이고(동영상 클릭), 바닷가가 빠지면 그 또한 섭하리라. (동영상 클릭)그런가 하면, 남성들의 가사노동을 격려하는 광고도 있고(동영상 클릭)
그런데 가끔 맛보는 별미로나 공부하는 학생들 간식거리만으로는 그 판매량이 기대에 못미칠 것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요것들이 밥반찬으로도 올려져야 시장이 커지고 그래서 파이도 커지고 머 일케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국내 도시락반찬 계보와 푸드 코디네이션에 있어 일대 광풍이 휘몰아친다.
도시락 반찬을 이쁘게 코디할 수 있는 어머니들의 능력이 균일한 것은 아니었다. 저 당시 우리 반 부반장은 얼굴도 이뻤지만, 하얀 플라스틱 도시락에 알록달록 반찬 코디가 이루어진 이뿐 도시락을 싸들고 댕겼더랬다. 얄미운 지지배..
당시에 전국을 강타한 화제의 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의 스피드퀴즈를 차용한 도시락 반찬 광고도 눈에 띤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지대 라이벌을 찾아서
확실히, 업체들의 "햄·소시지를 밥반찬으로 만들기" 프로젝트는 성공한 거 같다. 80년대의 도시락 싸들고 댕기던 세대들이 장성한 지금, 햄·소시지가 훌륭한 밥반찬이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지 않능가 말이다.
본인 개인적으루다가 어찌나 광고들에 세뇌를 당했는지, 되려 소시지는 반찬으로 먹어줘야지 간식으로 먹을 수는 엄씀이라고 믿곤 했더랬다. 그래서 1986년, 진주햄이 '천하장사'를 출시했을 때, 본 인 절때루 사먹지 못했음이다.
몇몇 자료에 따르면, 80년대 후반에 이르러 시장은 제일제당과 롯데햄이 양분하고 있었다. 두 업체의 마켓쉐어를 합하면 70% 가까이 됐는데, 나머지를 기타 군소업체들이 나눠가질 것을 감안할 때, 진주햄이 이전의 명성을 되찾기에는 늦은 감이 다분했음이다.
그래도 이 난맥상을 타개하고자 진주햄은 간식전용 소시지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당 업체의 '줄줄이' 시리즈 중 하나인 줄줄이 바나나 소시지에서 개념을 좀더 발전시켜 런칭한 '천하장사'. 당시 학교 앞 '불량식품'계를 주름잡던 한국식 핫도그--이중 튀김옷을 입혀 두 번 튀긴 그 한국식--에 들어간, 새끼 손가락만한 싸구려 쏘세지에 질려있던 전국의 초등학생들에게서 당 제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까 육가공품에는 별다른 신제품이 있기가 힘들다는 말을 내밷은 본 기자, 그 말 주워 담는다. 이 얼마나 재기 넘치는 틈새시장 공략이란 말인가! 그런데, 시장의 거물들이 된 롯데햄과 제일제당이 요 쬐그마한 틈새시장에마저 진출하다니..
어따가 적어 두시라. '우주시대'의 영양간식은 롯데햄의 '원더키디' 되겠고, 백설햄의 '달려라 하니'를 사시면 '재미있는 비행접시'를 얻으실 수 있겠다.
시장 견제 차원에서 진출한 제품들이겠지마는, 사실 이런 부문은 시장을 지배하는 대그룹 계열사들이 걍 나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혹시 안드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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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지 진주햄의 천하장사는 2004년 현재도 같은 상품명을 유지하며 전국의 수퍼 및 대형마트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햄과 제일제당은 그때 그때 한시적인 상품들을 내놓다가 요즘에는 각각 '키스틱'과 '맥스봉'이라는 제품을 런칭했는데, 간식용 소시지에 있어서는 진주햄이 6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이들 간식용 소시지는, 어린 시절 군것질거리로 이용하던 초딩들이 성장한 지금에 훌륭한 맥주안주로도 사랑받고 있음이다.
현재 육가공식품업계는 이들 업체들 말고도 동원산업, 대상(전신-미원), 목우촌 등이 진출해 있다. 특히 목우촌은 후발업체들 중에서도 발군의 성장으로 10% 안팍의 마켓쉐어를 유지하고 있게 되겠다.
90년대 후반 이후, 육가공 업체들은 프리미엄급 브랜드 런칭 등 고급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고, 추억의 혼합어육 소시지는 생선값이 고깃값보다 더 비싸진 시대상을 반영해 예전보다 돼지고기 함량이 높아지고 있단다.
어쩌면, 진정한 라이벌은 '저가 혼합육 소시지' 대 '고급육가공품 전체'가 아닐까 하는 소회가 퍼뜩 드는 바이다.
본인에겐 소세지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는데, 어릴 때 우연찮게 읽은 <대도둑 호첸플로츠>라는 독일계 동화가 그것이다.
어느 마을에 악명 높은 대도둑 호첸플로츠가 출몰했는데, 이 악당, 글쎄 주인공 어린이의 할머님이 애지중지하시는 커피 가는 기계를 훔쳐간 거다. 할머니는 상심하셔서, 수요일인가 목요일마다 주인공 어린이에게 해주시던 삶은 소시지 간식을 중단해 버리시구... 참다 못한 주인공 어린이는 친구 어린이와 함께 대도둑 호첸플로츠를 추적하는 모험을 떠나서 마침내 악당을 잡고, 커피 가는 기계도 되찾아와 할머니의 맛있는 삶은 소시지를 먹는다는 내용이었다.
동화 속에 묘사된 그 소시지는 본 기자에게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반드시 그 소시지를 사다가 삶아 먹고야 말겠다는 충동, 그것은 동경이었을 테지. 그러나 늘 한박자 늦어지는 모친의 트렌드 감각과 주머니 사정에, 그같은 소시지 타령은 참으로 소원한 이야기였을 뿐. 그때 본기자를 위로해 준 것이 삶아 먹기엔 꺼림직한 혼합육 소시지였다. 이런~
무엇인가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씹어 삼키는 행동 중에는, 고픈 배 뿐 아니라 고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일 때가 종종 있다. 이유 모를 허기가 문득 느껴지는 날에는, 근사한 하우스 맥주집의 화려한 수제소시지를 마다하고서, 수퍼에서 젤루 길고 굵은 '쏘세지'를 사다가 공장에서 출고된 맥주랑 날로도 먹어보고, 달걀옷 입혀 구워서 잡숴도 보시라. 혹시 아는가? 고픈 맘이 불러질 지...
첫댓글 냉장고에 스팸하나 있는데 먹어야지....ㅋㅋ
줄줄이 비엔나^^ 먹고싶어용
ㅋㅋ 저두 비엔나 먹구 싶어요^^ 사다가 먹어야 겠어욧
천하장사 저것도 맛있던데요. 쏘시지를 즐겨 사먹질 않긴 하지만 얻어 먹어서 더 그런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