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를 갈 때마다 새로운 이력을 한 줄 씩 써내려가는 기분이다. 이제 까지 답사 다녀온 모든 것이 나에게는 중요한 역사였다. 이번 답사도 큰 발자국을 남겼다.
가평 운악산을 선택한데에는 춘천갈 때마다 이정표에 쓰여있는 연인산, 명지산, 운악산 등을 보며 산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나고 한토에서 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던 차에 다시 산대장의 기회가 생겨 가평에서도 ‘악’자가 들어간 운악산을 주관하기로 했다. 일단 ‘악’자가 들어갔으니 개인적으로 가기보다는 함께 가면 좋을 듯하여..
그런데 답사를 가려고 생각해보니 주객이 바뀐 것을 미쳐 고려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대전에서는 좀처럼 접근하기 어려운 가평의 운악산을 한토에서 가는 건 환영이지만, 내가 주관산대장으로 답사를 홀로 책임져야함을 알았을때는 머리가 살짝 어지러웠다.
운전미숙으로 인해 자차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늘 함께 답사를 가주겠다는 백수 언니는 여행중이고, 만만한 여동생과 함께 하기로 했다. 아직도 늦둥이 고3학생을 모시고 있는 중이지만 흔쾌히 함께 하겠노라고 하여 현충일, 서울역에서 8시에 만나기로했다. 공휴일에 가족들을 남기고 워킹우먼이 혼자만의 시간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아는 터라 참 고마웠다.
차를 타자마자 우리는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등산도 여차하면 패스할 위력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길을 잃어 가평근처 골프장안에도 들어가보고 아름다운 커피숍에 가서는 차 한잔 하는 여유를 만끽하느라 11시를 넘겨 느긋하게 산행을 시작했다. ‘악’자가 들어간 산이라 바짝 긴장한 나와는 다르게 모처럼 소풍나온 기분으로 한껏 부풀어있는 동생덕에 긴장했던 내마음도 조금씩 풀렸다.
답사란 늘 편치만은 않다. 깐깐한 숙제를 하는 기분이다. 열심히 주변을 살펴야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주변 환경을 찍어야하고 .. 그렇게 하고도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런 덕에 주관하고나면 뿌듯함은 두 배가 된다.
여동생은 세 번째 답사 동행자로 이제는 적당히 기다려주기도하고 가끔은 거들기도한다. 진지한 나와는 다르게 재잘재잘되며 경치에 반하고 바람골에 환호하고 그러다 묵묵히 쫓아오는 동생에게서 어릴 적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11개월차이로 많은 것을 공유했던 동생이지만 결혼과 동시에 각자의 터전에서 살다보니 근 30여년만에 단 둘이 시간을 갖게 되었음을 산행하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산대장이 아니었다면 공휴일에 이 먼 곳에 단 둘이서 산을 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잠시나마 우리는 내가 산대장이 된 것에 감사해했다. 지난 번 두 번의 북한산 비봉(당시는 세 자매가 함께 함)이 참 좋았단다. 영맨님과의 만남도 새로웠다하고.
하산 중 여동생이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잠시 산행을 중단해야했다. 다리를 뻣고 있는 자세만으로도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완제로, 동전파스로 그리고 맛사지로 너나할 것 없이 보시를 하고 미련없이 내려갔다.
동생왈 “사람들이 왜 이렇게 친절한 거야?” 계획했던 백호능선은 포기하고 B코스로 안산했다.
'내가 산대장'이어서 이루어 낸 쾌거!
이번 산대장도 이만하면 남는 장사다.
낲작 엎드려서 최선을 다해 마무리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댓글 고생 많으셨어요
산행대장의 답사는 늘 부담이죠
덕분에 저는 편안하게 즐기지만
언제나 고마운 마음 입니다
예쁜 동생이네요
언니의 숙제도 함께 해주는~
웃는 모습도 똑 닮은 자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아름답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벌써 기상청예보 알아보셨군요. 비가 안온다니 다행이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ㅎㅎ 조만간 또 산에서 봬요~~
수석산행대장님 열쩡에 존경과 박수를~~!!!
항상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ㅎㅎ 열쩡으로 이쁘게 포장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또 행복한 산행을 하겠네요.
많은 산대장님들의 수고덕에 오늘도 잘 놀다갑니다~~
수고했습니다.
컨디션은 회복하셨나요? 조만간 산에서 또 봬요~~
부담스런 답사가 동생분과의 우애를 나누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참 수고 많으셨어요.
그러게요..소중한 추억 남기고왔습니다~~
나두 대장때
가평 '화악산' 두번 답사했는데
한번은 언니랑, 또 한번은 동료랑
같은산을 두번 답사해도
대장때가 제일 뿌듯했던 기억이...
산대장여서 자매님들의 오븟한
산행 시간도 갖고 좋은시간 보냈군요..
덕분에 행복산행 합니다~
항상 감사^^
한군데를 두번 답사하셨다니 대단하셨네요~~
그리하여
그럼으로
그렇기에
한토의 수석 산행 대장
응원 감사해요..기운받아 18기 산대장들과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산악회의 꽃~ 산대장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예요^^*~
경치에 반하고 바람골에 환호하고 기다려 주는 동생~~ 멋집니다
힘든 숙제가 동생과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운악산도 기대됩니다~~
운악산에서 좋은 기운 얻어가시길 바래요~~
이렇게 멋지게 산대장역할하는 블랙로즈님은
자기삶의 주인공!!!ㅎㅎ
항상 응원하며 산행길 만끽하겠습니다^^
ㅎㅎ 산대장 해보셔서 잘 아시죠? 주~욱 함께해요~~
수고스런 사역이 돈독한 자매애로 이어지기도 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