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교환, 불공정 아닌 경쟁 촉진”

[55기 정유정]

News & View / 배합사료업계, 과연 담합 했나<1>

김영란기자2015.05.08 09:40:11

배합사료업체들의 사료가격 담합은 과연 있었던 것일까. 오는 27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를 앞두고 배합사료업체들의 대응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공정위에서는 배합사료 업체 임직원들의 친목모임에서 담합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불공정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연 공정위에서 지적한 대로 담합을 통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영업이익을 본 것인가. 과연 담합이라는 불공정으로 이 기간 동안 영업이익률의 상승이 있었을까. 또 배합사료산업의 특수성이 혹시 담합이라는 불공정으로 비춰지진 않았을 지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2회에 걸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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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에서는 배합사료 업체들 간의 친목모임에서 국제 곡물가격 변동과 관련, 정보 교환이 있었던 것은 사실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료가격의 유사한 원가구조, 농협사료의 절대적 영향력, 수요자 우위의 시장구조, 사료업체간 치열한 경쟁상황 등을 감안할 때 교환된 정보는 경쟁을 제한하기 보다는 오히려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 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정보 교환만 했을 뿐 시장에 적용하지 않아
배합사료 업체 임직원들 간 일상적인 친목모임에서 곡물가격 변동에 따른 시장가격의 정보 교환 자체는 사실이다.
사료협회 및 세미나 등의 비정기적인 모임에서 배합사료 업계 현황에 대한 일상적인 대화 중 배합사료 가격 정보 교환은 있었던 것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임은 60여개의 업체 중 6∼9개 업체의 직원들만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비정기적인 모임에 불과한데다 교환된 정보의 성격도 가격을 담합하기 보다는 오히려 오버슈팅을 통한 경쟁사 정보 탐색 목적이 강한데다 실제로 교환된 가격정보를 시장에 적용하지도 않았다는 것.
더욱이 모임에서 교환된 정보 수준은 국제곡물가격 변동에 따른 축종별 개략적인 가이드라인 정도였을 뿐 이미 거래 수요자들을 통해서 공개된 정보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교환은 경쟁업체에 대한 단순한 정보파악에 불과, 오히려 업체 간 무한경쟁 시장체제를 형성케 함으로써 경쟁업체보다 더 낮게, 더 늦게 가격을 인상하도록 하는 경쟁 촉진적 효과도 발생했다는 것.

◆영업이익 상승·하락 반복
수요처 확보를 위해 약 60여개 업체들이 ‘과당경쟁’하는 시장으로 거래처 유치·침탈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평균 50∼80% 상당 거래처가 이탈 또는 재 거래를 반복하는 걸 보아도 담합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정보 교환을 통해 담합이 이뤄졌다면 영업이익은 일정하거나 지속적으로 상승해야 하지만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배합사료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3%대로 일반제조업체 6.9%보다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에 따른 배합사료 업체들의 사업포기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11년 사이 매각한 업체는 서울사료, 대상팜스코, 선진, 대원사료, CJ원주사료, 하이피드, 한길사료, 도드람B&F, 신촌사료, 삼양사, 탐라사료 등이다.
이처럼 포기 사례를 보더라도 가격 담합이라는 불공정은 없었다는 게 사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측도 없지 않다. 인상시기 및 인상폭 등이 거의 비슷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상위 업체들이 인상하면 그 뒤를 이어 줄줄이 인상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같은 현상을 놓고 공정위의 전원회의 결과에 업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