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교회 70주년 기념 회고와 전망
9._고신교회 70년과 국내외 교회(단체) 교류에 대해
※ 지난번에 말씀드렸듯이 ‘10. 총회산하 기관들의 역할과 상호관계에 대해’는 없애고 진행하면 되겠습니다.
고신교회 70년과 국내외 교회(단체) 교류에 대해
고신교회는 출발부터 하나의 거룩한 공교회를 고백하며 사도적 진리를 파수하는 국내외에 흩어진 교회, 단체와 교제하며 연합하는 것을 소홀히 여기지 않았다. 지난 70년 동안 고신교회는 국내외 교회, 단체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류를 해왔을까?
1. 총회 부서의 변천
총회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국내외 교회(단체) 교류를 담당한 부서는 ‘섭외부’였다. 제14회 총회(1964년)는 이 부서를 설치하고 제15회 총회(1965년)에서 섭외부가 요청한 화란개혁교회(해방)와의 친선 체결과 세계개혁주의에큐메니컬대회(RES) 가입 보류를 결정한다. 그런데 섭외부가 맡은 국내외 교회(단체) 교류 업무는 제16회 총회(1966년)에서 ‘사무부’로 10년 동안 이관된다. 사무부는 총회 상비부 중 한 부서로 총회장, 서기(회계), 각 부장, 각 노회장이 부원이었다. 제22회 총회(1972년)는 총회 규칙을 개정하여 사무부의 직무를 국내외 교회(단체) 교류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정부와의 교섭 관계, 보수진영교회와의 협동 관계, 총회 파회 후 긴급 사건 처리 등도 다루었다. 그러다가 제26회 총회(1976년)는 교단발전연구위원회가 제안한 총회기구개편으로 다시 섭외위원회를 설치하고 국내외 교회(단체) 교류를 맡겼다. 현재 제72회 총회(2022년)에서도 행정법규부에 소속한 섭외위원회가 이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국내외 자매 교회 및 우호관계 교단과 관계를 연구 증진하고 국내에 파송된 외국 선교사와의 협력에 관한 일을 담당한다”).
2. 국외 교회(단체) 교류 역사
고신교회는 1952년 독노회를 조직할 때까지 한국에 정착한 세계교회협의회(WCC) 회원 교회인 기존 네 외국 교회 선교부(미국북장로교, 남장로교, 호주장로교, 캐나다연합교회)와 관계를 맺지 않고 고려신학교를 도운 선교사들과 관계를 맺었다. 미국 정통장로교회의 한부선(B.F. Hunt), 성경장로교회의 마두원(C. Malsbary), 최의손(C.H. Chisholm), 함일톤(F. Hamilton) 등이다.
고신교회가 외국 교회들과 공식적인 자매 관계를 맺은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첫 번째로 자매 관계를 맺은 교회는 화란개혁교회(해방)이다. 이 교회는 1944년 이미 신학과 교리적인 면에서 탈선한 총회에서 분열된 신생 교회로서 외국교회와의 관계는 고신교회가 처음이었다. 제15회 총회(1965년)는 이 교회와 우호친선 관계를 맺을 것을 결의하고 제16회 총회(1967년) 총회 시에 이를 재확인했다. 화란개혁교회 총회 역시 1967년 11월 고신교회와 자매결연을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이후 우호 관계를 맺은 교회는 캐나다개혁교회(20회, 1970년), 남아프리카개혁교회(27회, 1977년), 미국장로교회(28회, 1978년), 일본개혁교회(31회, 1981년), 남아프리카자유개혁교회(32회, 1982년), 스페인개혁장로교회(36회, 1986년), 미국정통장로교회(43회, 1993년), 황상호 선교사가 설립한 러시아복음주의연맹회(53회, 2003년) 등이며, 자매 관계를 맺은 교회는 호주자유개혁파교회(26회, 1976년), 네덜란드기독개혁교회(50회, 2000년), 대만개혁종장로회(63회, 2013년) 등이다. 특히 대만개혁종장로회는 고신교회가 총회를 조직하자마자 파송한 첫 선교사 김영진 선교사가 1957년에 파송되어 개척하여 시작한 교회로, 김영진 선교사가 대만에서 12개 교회를 개척하고 미국정통장로교 선교부와 ‘개혁종 신학교’를 설립해서 많은 사역자를 배출하였으며 대만개혁종장로회 조직에 기여했다.
그런데 고신교회는 국내외 교회(단체)와 교류하는 일에 매우 신중했다. 제16회 총회(1966년)는 외국 선교국, 선교사와 맺는 관계 절차 건은 정치 제107조(외국 선교사)와 제15회 총회(1965년 9월)에서 결의한 결정대로 반드시 헌법대로 시행할 것을 결정했으며, 제21회 총회(1971년)는 강단교류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칼빈주의 보수 교단으로 본 교단 정신(신앙, 신학, 생활)에 맞지 않는 교단은 거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제20회 총회(1970년)는 본 교단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ICCC(국제교회협의회)와 관계를 단절하고 본 교단이 가입한 세계개혁주의에큐메니컬대회에서 탈퇴하는 것이 정당함을 확인했다.
ICCC는 미국의 페이스신학교와 성경장로교회를 중심으로 칼 매킨타이어 박사가 주도하는 국제적인 단체로서 이들의 신학성향은 근본주의에 가까웠다. 또 제33회 총회(1983년)는 화란개혁교회(해방)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개혁) 총회와 우호 관계를 체결하는 것에 관해 본 총회의 의견을 요청한 일이 있을 때(1983년 4월 30일 발신) 신중을 기하기 위해 우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개혁총회에 대하여 교리표준과 관리표준과 기타 사정을 더 알아본 다음에 답변하도록 해달라는 섭외위원회의 보고를 받기도 했다. 또 제68회 총회(2018년)는 자매 교회인 화란개혁교회 총회가 2017년 4월에 여성 임직을 결의한 것과 관련하여 고려신학대학원교수회가 제출한 ‘화란개혁교회와 고신총회의 관계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채택했다. “첫째, 화란개혁교회에 대해 2017년의 여성 직분 결정을 재고하도록 권면한다. 둘째, 국제개혁교회협의회(ICRC)의 결정에 따라 차기 ICRC회의(2021년) 때까지 예의주시하면서 기다린다. 셋째, 해외 자매 교단들과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논의하도록 한다.” 결국 제71회 총회(2021년)는 화란개혁교회와 맺은 자매교회 관계를 한 단계 낮춰 우호 관계로 변경하는 헌법개정 청원을 하게 된다.
이같은 국외 교회와의 교류는 서로를 감독하고 세우는 역할을 한다. 한때 고신교회는 섭외부를 통해 캐나다개혁교회로부터 성찬식 시행과 관련해서 예배지침을 따라 엄격히 시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제60회, 2010년). 성찬에 참석한 비회원과 손님에 대해 참석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총회와 노회에 참석한 방청객과 찬양대원에게도 1주일 전에 예고하고, 성찬을 하는 중에 성찬의 의미를 훼손하는 중창단의 찬양은 지양함으로 성찬을 거룩히 지키고 형제 교회 간에 거리낌이 없도록 요청한 것이다. 우리 총회는 그렇게 하기로 가결했다.
고신교회는 개혁주의 신앙고백 안에서의 교회일치를 귀중하게 여기기에 세계기독교연합회(WCC)는 물론 개혁교회연맹(ARC), 개혁주의 에큐메니컬협의회(REC), 국제기독교협의회에도 가담하지 않았다. 대신 1982년에 창립한 국제개혁교회협의회에는 처음부터 관계를 맺었다. 이 단체는 고신을 포함하여 회원 교단이 15개고, 참관인을 파송하는 교회는 18개인데, 회원교회들은 대부분 고신교회와 교류하는 교회들이다. 특히 고신교회는 1997년 10월 15-23일에 서울 서문교회에서 제4차 개혁교회국제협의회를 주관했고 회장에 허순길 박사가 봉사했다. 이는 고신교회가 50년 사상 처음으로 주관한 국제회의였다. 세계에서 전통적인 신학과 신앙을 파수하고 살아가는 교회의 수가 많지 않은 중에 우리 교회가 내적인 성장과 선교뿐 아니라 세계교회 속에서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파수하고 전하는 일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하므로 세계교회 개혁주의교회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3. 국내 교회(단체) 교류
일찍이 고신교회가 국내에서 교회적인 친교관계를 공식적으로 가진 교회는 예장 합동 교단이다. 한때 합동했다가 상대방의 공약 파기로 다시 환원하게 되었지만 제13회(환원, 1963년) 총회에서 신앙과 신학이 같으므로 우호 관계를 갖기로 했다. 그러다가 고신교회는 제59회 총회부터 교단과의 교류에 적극적으로 임한다. 제59회 총회(2009년)는 타교단과의합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백석 교단과 교류했으며, 제61회 총회(2011년)는 합신과의합동을위한합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서 합신 교단과 교류했고(이후 난항을 겪고 합신과의교류추진위원회[64회, 2014년]), 대외교단과의교류위원회[68회, 2018년]로 전환된다), 또 대신측과의 교류를 허용했으며(64회, 2014년), 현재 순장 교회와도 교류 중이다(67회, 2017년에 순장총회교류위원회가 설치). 무엇보다 제65회 총회(2015년)는 고려 측 교회들과의 통합을 결정했다(총 8개 노회, 271개 교회, 목사 222명, 선교사 16명, 시무장로 120명). 고려 측은 제26회 총회(1976년 9월)에서 ‘신자 간의 사회법정 소송’에 관한 이견으로 분열되어 생성한 교단으로 제51회 총회(1991년 9월)에서 당시 고려 측에 속한 58개 교회로 구성한 서경노회가 이보다 앞서 영입된 적이 있다.
고신교회는 신학과 교리를 초월한 교회일치운동은 반대해왔지만 건전한 연합 운동에는 적극적으로 가담해 왔다. 현재 고신교회가 가담하여 활동하는 국내 교회연합기구에는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대한성서공회, 찬송가공회 등이 있다. 고신교회는 본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회원이었으나 금권선거와 변승우 장재형의 이단성 부정 등을 이유로 제61회 총회(2011년)에서 탈퇴 청원을 논의하다가 마침내 제64회 총회(2014년)에서 탈퇴를 허락했다. 이후 제68회 총회(2018년)는 2017년 1월에 출범한 한국교회총연합(현재 제5기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통합) 가입을 결정했다. 이 단체는 현재 고신을 비롯해서 34개 교단이 소속해 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는 장로교회 26개 교단이 회원인데 고신교회 총회장을 역임한 윤희구 목사가 본 기관의 대표회장일 때인 제61회 총회(2011년)는 100주년기념대회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한국장로교회의 날(2012. 7. 10), 한국장로교 총회설립 100주년 기념대회(2012. 9. 1)를 주관했다.
4. 평가 및 과제
첫째, 국외 교회들과의 관계는 상호방문을 넘어 공교회적인 교제 차원으로 심화시켜야 한다. 특히 국외 교회 사절이 우리 총회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통역을 제공해서 총회 모든 일정과 토론에 참여하고 경청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 총회도 적극적으로 해외 교회에 사절을 보내어 보고해서 신학과 생활에서 상호 교제를 넓혀야 한다.
둘째, 섭외위원회는 현재 국외 교회들과의 교류만 담당할 뿐 국내교회나 연합기관과의 교류는 사무총장이나 특별위원회가 다루는 실정이다. 헌법 교회정치 제14장(선교 및 교단[단체] 교류)과 총회규칙에서 정한 섭외위원회의 직무에 의해서 할 수만 있다면 섭외위원회가 이 모든 일을 관장하고 감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대한성서공회에 총회가 이사를 파송하고 있으나 총회가 제대로 감독하고 보고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은 속히 시정돼야 한다.
출처 : 고신 뉴스 K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