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 그 혼자있음이 금방 들켜버리는 /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 시인의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전설상의 물고기‘ 비목’을 소재로 사랑을 노래한 시의 주인공은 바로 광어나 가자미 종류이다.
비목어(比目魚)는 외눈박이 물고기로 두짝이 붙어 ‘눈(目)’을 ‘나란히( 比)‘해야 하는 물고기라는 뜻이다.
가자미는 가자미목 가자미과 어류의 총칭. 긴 타원형의 납작한 생선으로 우리나라 전 연해에 분포한다. 씹는 감촉이 좋고 맛이 좋아 회, 구이, 찜 등을 주로 해먹으며 기억력 증강에도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태어났을 때는 대부분의 다른 어류들처럼 좌우 대칭형이지만 며칠 뒤부터 몸이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며, 기우는 쪽의 눈은 나중에 물고기의 가장 윗부분이 될 위치로 이동한다.
뼈와 신경, 근육에도 여러 복잡한 변화가 생기고, 얕은 바다에 옆으로 누워서 살기 때문에 몸의 아래쪽은 색깔이 없어진다.
앞을 보지 못하게 되고 두 눈은 모두 머리 쪽에 붙어 있다. 가자미는 눈이 오른쪽에 있고, 넙치, 광어는 눈이 왼쪽에 있다. 성비(性比)도 나이에 따라 다른데 물가자미의 경우 1∼2년어는 수컷이 약간 많고, 3년어는 암컷이 59%, 4년어 이상은 거의 암컷이다. 이는 수컷이 암컷보다 단명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가자미에는 비타민B1, B2, 콜라겐이 풍부하다. 비타민 B1은 뇌와 신경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따라서 뇌질환의 예방과 더불어 각기병, 멀미, 현기증 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가자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다.
비타민 B2는 설염이나 구내염, 질염 등 각종 염증을 예방, 치료하며 성장발육을 도와준다. 기초화장품 성분으로 쓰이는 콜라겐 성분은 세포막을 튼튼하게 하고 피부를 팽팽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동의보감>에서는 동해의 가자미를 ‘접어’라 칭하면서, 성질이 평안하고 맛이 달고 독이 없고, 허약한 것을 보강하고 기력을 세게 하며, 많이 먹으면 양기를 움직이게 한다고 해 그 가치를 높게 산다.
노르스름한 참가자미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제철로 맛이 좋다. 좋은 것을 고르는 법은 비늘이 단단하게 붙어있고 윤기가 있으며 눈이 붙어있지 않은 쪽 배가 하얗고 탄력 있는 것을 고른다.
마른 가자미를 고를 때는 색이 뽀얗고 냄새가 나지 않으며 겉이 약간 쪼글쪼글할 정도로 마른 것이 좋다. 너무 바짝 말라 단단하고 소금이 뽀얗게 앉은 것은 좋지 않다.
가지미요리 중에 별미는 ‘가자미식해’(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엔 ‘식혜’로 표기)다.
엿기름을 발효해 음료로 먹는 음식을 식혜라 하고, 생선을 토막내서 삭힌 반찬은 식해라 하는데 전혀 다른 음식이다.
가자미식해는 가자미를 절여 뼈째 조밥, 무우 등으로 버무려 삭힌 음식이다. 안주나 반찬으로 좋은 일종의 젓갈이다. 조는 예부터 말하는 오곡 안에 들어갈 정도로 중요한 곡식으로 이북지방에선 보릿고개를 넘는 주식으로 이용되었다. 조에는 차조, 메조 두 종류가 있는데 가자미식해에는 메조를 쓴다.
메조는 열을 다스리고 대장을 이롭게 하며 조혈이 빠르고 당뇨와 빈혈에 좋다고 전해진다.
한방적 관점에서 볼 때 곡식 중에 가장 따뜻한 곡식이 조이므로 속이 냉한 사람들이 먹으면 좋다. 그래서 가자미식해는 여름 보다는 겨울철 별미로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