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통신] 3차대전, 제2의 6·25는 일어날 것인가?
기자명 김태수 LA특파원/ 자유일보
2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는 본격적 신냉전 시대에 들었다. 2년이 흐른 후 세계는 이제까지 못봐왔던 암울한 전운의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최근 여러 외신과 외국 연구기관에서 잇달아 제2의 6·25전쟁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만 침공설 이후 이제는 시선이 한반도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세계는 3차대전으로 향해 가고 있으며, 더욱 중요하게는 제2의 6·25전쟁이 임박하고 있는 것일까? 이 두 전쟁 발발 가능성에는 전 세계적 연관성 및 다발적 요소들이 내재해 있다.
최근 미국 38노스 연구기관의 두 연구자가 ‘한반도 전쟁 임박’ 글을 발표했다. 북한이 한국을 주적의 교전국으로 설정한 것 등을 이유로 김정은이 전쟁을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는 주장이다. 이 글들은 커다란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38노스의 제니 타운 소장은 최근 남캘리포니아 대학 강연에서, 이 글들에 설득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으며 전쟁 임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은 구조상 북경이나 또는 북경·모스크바의 사전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한국에 대한 일대 전쟁을 감행할 수 없다. 이것은 1950년 6·25 직전 김일성이 북경과 모스크바를 연달아 방문, 사전 동의 과정을 거친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김정은도 중국·러시아와의 사전 협의, 승인 없이 독자 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중론이다. 김정은은 2019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하노이 회담 때도 북경에 들러 시진핑 주석과 사전 조율을 거쳤다.
하지만 김정은이 독단적 행동을 할 수도 있으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지난 연평도 포격처럼 제한된 포격 아니면 더 나아가 휴전선 부근에서의 국지전 도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같은 상황은 충분히 가능한 것이며, 이미 한국의 군 장성들과 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온 사항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또 3차대전이 임박하고 있다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그 근거로,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지역에서의 무력 분쟁이 2차대전시 나치 독일의 체코슬로바키아 강제 합병과 뒤이어 발생한 사태들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태와 2차대전 직전 상황을 비교할 때 유사성이 있음은 틀림없다.
하지만 보다 더 깊이 들어가-북한은 단독 행동이 불가능하다고 보고-당시 주 침공자였던 나치 독일의 히틀러와 현재의 시진핑·푸틴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당시 히틀러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독재자 정복자였다. 시진핑과 푸틴은 70대 초반이다. 반드시 전쟁을 벌여 어떤 목적을 성취하겠다는 요소가 히틀러에 비해 결핍돼 있다.
푸틴의 경우 전쟁을 하는 한편으로 계속 전쟁 종결과 휴전협상을 제시해 오고 있다. 더이상 유럽 전역으로의 전쟁 확대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시진핑도 같다. 최근 전 주미 중국대사가 한 강연회에서 중국의 국가적 최우선 목표는 근대화이며, 중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 대상국은 아직도 미국이라고 말했다.
세계는 분명 불에 타오르고 있으며 불길이 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은 다분히 외면상 상황일 뿐 본질적으로는 뚜렷한 3차대전 돌입 원인이 존재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앞으로 어떤 변수와 새로운 상황이 더해질지 모르는 일이다. 3차대전이나 제2의 6·25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한반도의 경우 김정은이 섣불리 독단적 공격행위를 할 수 없고, 중국·러시아도 3차대전을 벌일 파괴적 원인이 있다고 결론낼 수 없다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나 언론 보도에 과잉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단지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대대적 보복을 준비해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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