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라면 누구나 묵주반지 한두개는 가지고 계시겠지요.
저에겐 조금 특별한 묵주반지가 있습니다
몇년간 터미널성당에서 반주를 했었는데 반주를 했었다는 증표(?)로
신부님께서 해주신 반지입니다.
18k반지는 흔하다고 화이트골드로 특별히 만든 예쁜 반지인데요
터미널성당 패밀리들만이 가질수있는 소중한반지 이지요
그반지를 보면서 훈훈했던 터미널성당을 생각하고
좋으신 신부님, 친오라버니같은 사무장님과 다정한 식복사자매님,
반주를 한다는 이유로 자주 생미사를 넣어주셨던 미사해설 하시던 자매님등등..
좋은 추억에 잠기기도 했답니다.
근데 오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차를 못쓰는 관계로 기차를 타고 성당에 가게됬거던요
남편과 냉전중이기땜에 아들녀석이 중간에서 다리역활을 하고 있는데
어제밤 아들이 제게 살짝 전해준 말로는 일요일에 아빠가 사무실 나간다는거였어요
공무 이외에는 자기차를 안쓰기 땜에 분명 내차를 가지고 나갈거라 생각했지요
냉전중임에도 내딴에 배려한답시고 차를 두고 기차를 타고 성당에 다녀왔는데
마당에 차가 떡 하니 서있는거예요
"아이고~~ 힘들게 기차타고 갔다왔더니 차를 안가져가면 말을 하던지
웬수가 따로 없네...어쩌고 저쩌고 궁시렁 궁시렁..
차 쓴다는말도 안쓴다는말도 안한 가만히있는 남편을 원망했지요
집에 들어와서 시계며 팔찌며 막풀어 놓는데....
엄마먀~~~~~~
묵주반지가 없어진겁니다
분명 내손가락 에 맞게 맞춘 반지인데도 크게 나와서
열손가락 어느 한손가락에도 맞지않아 헐렁헐렁 한채 끼고 있었는데
드디어 없어진겁니다..
거실에 흘렸나 해서 나오는순간 남편이 들어오기에 얼른 쫒겨 들어와서
핸드백을 홀딱 뒤집어보고 주머니를 다 뒤져도 반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기슴이 아파 죽을것같았지요
다른 반지나 목걸이나 이런걸 잃어버렸다면 제성격상 또 하나사지뭐~ 하고
곧 포기를 하는데 이반지는 포기가 안되는겁니다
벌떡 일어나 현관에서부터 찾기로 했습니다
신발장도 뒤져보고.계단도 샅샅이 살피고..
집에서 부터 역까지 다시 되돌아 갔습니다
오던 길 그대로 천천히 구석구석 화단도 살피고 횡단보도 3개를 건너서
왔던길 그대로 되짚어 갔지요
점점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여기까지도없으면.....
꽃을 보느라 꽃집앞에서 서성였기땜에 꽃집에가서도 찾아보고
역앞에서 마가렛을 보느라 한바퀴돌았기에 거기서도 다시 한바퀴...
역안으로 들어서서 플랫홈으로 들어섰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냥 돌아갈까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아까 기차탈때 플랫홈따라 걷고싶다는생각이들어 기차 제일 뒷칸 뒷자리에 탔었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별희망없이 천천히 안쪽으로 땅만보고 걸어들어갔어요
~~~~~~~~반짝~~~~~~~~~~~~
어마나~~~내 반지!!!!!!!!
내 반지가 따가운 초여름 햇빛에 반짝 빛나며 길 한중간에 누워있는게 아닙니까~~~
눈물이 핑돌며 탄성이 나왔습니다. 얼른 성호를 그으며
아이고~ 주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데.........어떻게...
정말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아쉬워 찾을수없을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냥 있을수없어서 무작정 뛰어나왔는데 다시 내손에 들어오다니........
정말 어찌나 감사한지 말로 표현할수가 없었습니다
날아갈듯한 기분으로 돌아오면서.......
이런때 정말 신앙심깊고 착한 신자라면
다시 찾게해주셔서 감사한 맘으로 남편과 화해해야지...하겠지만
저 같은 사람은...
반지도 찾았으니 우짜든지 내가 이겨야지.....
요러고 집에 왔습니다
반지 안빠트릴려고 주먹 불끈 쥐고서요
잃어버린줄만 알았던 묵주반지가 다시 제게로 돌아와서 얼마나 기쁜지...
성모성월에 이반지로 묵주기도 많이 할겁니다
이런맘으로 기도해도 될른지 모르겠지만요*^^*
첫댓글 *^^* ...언니~~~울 신부님께서 못 이길 싸움은 하지 말라시던데요...걍 져드리셈~~~
음~~생각해 보고.....^^
소중한 것을 잃었을때의 허탈감~~ 다시 찾게 됐을때의 감격~~ 이루형언 할수 없지요...?..ㅋㅋㅋ
아이고~~진짜 감격했다는말이 맞네요!!
우아~ 진짜루 감격하셨겠어요.. 집도 아니고.. 차 안도 아니고.. 길 한복판에서 허둥지둥 찾고 다니시던 언니의 눈에 쏘~옥 들어온 묵주반지.. 정말 주님께서 인도해주셨네요^^* 묵주반지도 찾으셨는데.. 꼭 이기세요~ 아자아자 파이팅!! 헤헤~
묵주반지도 찿았는데...꼭 이기고 말아야겠쥐~ㅋㅋ
저도 18K 묵주반지 냇가 물웅덩이에 빠트렸거든요,낚시간 친구찾아 경기도 어디엔가로 친구가 사업이 안되서 낚시간다는 다른친구로부터받고 먼저가면 도시락 싸온다기에 할줄모르느는 낚시던지다 그만 물묻은 손가락에서 빠져버렸지요,떨어진곳을 가늠하여 찾아보았지만 허사 친구위로는 잘했지만 잊어버린반지 잊을수없지
좋은일 하시다가....^^:: 친구분~ 비싼 위로 받으셨군요!!
저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잃어버린 것 같아요...
오잉~~ 왜그랴?? 경지에 올라간거야?
에잉~! 무슨~!
ㅎㅎㅎㅎㅎㅎ지는게 이기는거죠 머..^^*
이론적으론 지는게 이기는거라고 하더만....실제상황엔 질수없어서리....^^
*^^*ㅋㅋ우쨋든 이기셨나요?????? 궁금해용~~~~~~~~~ㅋㅋ형제님과의 결과도 여기에 올려야하는 거 아시지요??? 기다릴께용~~~~~~~~ㅋㅋ
애공~ 우째 관심이 딴데로 쏠려버려서....클났네^^::
세실이 반지 찾던 심정보다 더 간절하게 하느님께서 우리 영혼을 찾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랑가 모를랑가~~ 남편 이기면 누가 상주나??? 존심 고만 세우고 이제 고만 화해 하세요~~ 오는 주일 복음, 잘 묵상해보면 도움이 될텐데...
몇일전 직원식당 벽에 묵주반지가 붙어있더라구요~ 주인찾는다며~ 몇일동안 매달려있어 안타까웠는데 오늘보니 없더라구요. 그 분도 아마 누님같이 행복했겠죠? 모두 모두 행복합시다요~~
ㅎㅎㅎ...햇빛에 반짝이는 반지를 발견한 순간 얼마나 기뻤을까요...찿고자 하는 마음과 잃어버린 안타까움이 컸기에 더 기쁨도 컷었겟지요....축하드립니다,,남편분과는 화해는 하셨어요?...저도 남편에게 섭섭한 마음은 잘 안풀리는데..결국은 하루를 못넘기고 헤헤거리는 철없음을 발견하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