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무조건 갈아타기 금물[초저금리시대 '이자 테크' 전략 ]

[거품제거반鳳春]

직장인 K씨는 지난해 말 대출금 1억 6000만 원을 연기하면서 고민 끝에 대출을 갈아탔다. 사정이 넉넉지 않아 대출금 상환이 어려웠던 K씨는 이자 부담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옮긴 것이다.

K씨는 “1년 만기로 대출을 받으면서 고정금리로 이자를 납부했다”며 “원금 1700만 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1억 6300만 원을 연기해야 했는데, 고정금리로 연기하려고 하니까 최초 대출시점에 비해 2% 이상 금리가 오른 상황이라 이자 부담이 매우 컸다”고 털어놨다.

K씨는 “변동금리는 이자는 낮으나 원금을 수시로 상환해야 하고 이때마다 원금의 1%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향후 1년 정도면 원금을 상환할 것으로 상환수수료 등을 고려해도 변동이자로 갈아타는 것이 효과적이어서 이를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C씨는 지난해 급하게 목돈이 필요해 연 7%대의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최근 기준금리가 파격적으로 인하되고 있다는 소식에 담당 은행에 문의해봤지만 C씨의 금리는 변화가 없었다.

 

C씨는 “현재의 대출형태로는 이자 부담이 커 변동금리 쪽으로 대출을 옮길까 생각하는데 중도상환수수료 등 비용부담이 발생해 어떻게야 할지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 탓에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금리를 갈아탔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관련 수수료의 부담과 갈아탈 때의 시점 등 대출 갈아타기 이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출상품을 갈아타기 이전에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내용을 살펴봤다.

우선 대출상품을 갈아탈 때 들어가는 추가비용을 생각해봐야 한다. 첫 번째가 중도상환수수료의 발생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돈을 갚은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고정금리방식에서는 상환원금기준 1-2%의 수수료가, 변동금리방식의 경우 0.5-1.5% 수준의 수수료가 붙는다. 낮은 금리의 대출로 바꿀 경우 금리 인하로 얻을 수 있는 효과보다 중도상환수수료의 부담이 더 크다면 금리 갈아타기는 고려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출금의 1% 정도를 내야 하는 근저당권설정비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은행을 옮기는 등 근저당권을 신규 설정해야 하는 경우 설정비를 부담해야 한다. 이밖에 1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의 대출 시 발생하는 인지세(15만 원)도 적은 부담은 아니다.

특히 고정금리방식과 변동금리방식의 장단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고정금리의 장점으로는 이자 지급 금액이 정해져 있어 미래의 재무설계가 가능하고 금리상승기에도 추가이자부담이 없으며, 시장금리 변동에 대한 위험요소가 없다. 하지만 금리하락기에는 금리하락의 혜택을 누릴 수 없고 대출시점에 일반적으로 변동금리보다는 금리가 높다는 점이 단점이다.

변동금리의 경우는 금리 하락기에는 금리하락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고 단점으로는 금리상승기에는 추가 이자 부담이 발생하는 있는 점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른 금리 급상승 시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며, 변동금리대출을 신규 또는 다른 은행으로 전환하는 경우 현재방식의 가산금리체계(유동성 프리미엄 등) 적용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다.

이밖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변동금리형 대출자의 경우엔 이자 부담이 덜한 쪽으로 금리 변동 주기를 갈아타는 것도 상황에 따라 효과적일 수 있다.

대전농협의 한 관계자는 “무조건 변동금리로 바꾸거나, 기존 변동금리를 신규 변동금리로 바꾸는 방식보다는 사전에 해당 은행을 방문하여, 금리 및 부대비용 등을 꼼꼼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맹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