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토셀리의 세레나데로 봄이 오는 섬
파도는 눕고 싶은 바람의 녹명이다
수평선 가슴 줄에 목을 맨 노을 한 척
그물은 비어 있어야 피아노를 낚는다
가늘고 긴 반지가 어떻게 약속일까
종다리 깃털처럼 대숲이 흔들려도
사랑은 함께 살아야 피는 꽃은 아니다
추억은 섬이 많아 저리도 가려운가
썰물로 옷을 벗고 잔등을 드러낸 펄
긁어서 꽃잠이 들면 어디인들 못 피랴
기억이 빠져나간 조개는 입 다물고
가슴에 붙은 고등 정으로 쪼아내다
갯벌에 숨은 인연이 해감하는 속울음
구름을 낚는 매화 염주를 달고 있다
탄 뼈를 수습하듯 빈 꼅질 줍는 노인
탄식은 희귀 무늬로 한 생애를 새긴다
숨결로 닦은 사진 몽돌로 눌러놔도
돌아온 거리만큼 빨판이 기어 나와
서로가 하나로 묶여 어긋나서 피는 봄
한사발 피를 토한 동백꽃 가슴앓이
술병과 잔 사이로 바다는 떠났는데
서강이 품고 온 달은 유정란을 낳는다
*죽도 여기서는 충남 홍성 남당항 앞에 있는 섬
*토셀리(1883~1926년):이탈리아 출생.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대표
작품으로 통친 탄식의 세르나드로 불리는 세레나드가 가장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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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토셀리의 세레나데로 봄이 오는 섬 / 안태영
착한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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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
23.11.24 11:08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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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착한구슬 선생님, 고맙습니다.
다시봐도 참 좋습니다
감동입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