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최초의 국제 사진 아트페어 |
![]() ![]() ![]() ![]() Photo - London 2004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국제적인 사진 아트페어 ‘Photo London 2004’가 열렸다. 46개의 상업 갤러리 및 출판업계가 참여한 이번 아트페어는 뉴욕과 파리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사진 시장의 형성 및 국제적인 사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글·사진 | 한성필 (영국 특파원) www.iseephoto.com /sphan93@hotmail.com) 최근 전 세계의 중요한 비엔날레나 아트페어 (Art Fair) 등에서 차지하는 사진의 위치야 말로 컨템포러리 미술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매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빈티지 프린트 (Vintage Print)나 컨템포러리 사진(Contemporary Photography)을 사고파는 시장의 형성들도 뉴욕이나 파리를 중심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는 느낌이다. 한국에서도 점차 사진 매체만을 다루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으며 매년 서울 옥션에서 사진경매가 생기는 등 사진 시장들이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도 실질적인 사진 거래의 시작은197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 갈 듯 싶다. 물론 50년대에도 뉴욕 MoMA (Museum of Modern Art) 등에서 현존 작가들의 사진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하긴 하였지만 극히 거래는 미약하였으며 따라서 본격적인 사진의 경매를 통한 거래의 시작은 1978년으로 보고 있다. 이 당시 뉴욕의 크리스티 (Christie’s)에서 처음으로 사진경매가 열려 미국 서부 풍경을 완벽한 테크닉으로 사진에 담아낸 안셀 아담스의 작품이 2,310달러에 낙찰되었고 6개월 후 같은 작품이 뉴욕 소더비 (Sotheby’s)에서 2배가 넘는 가격인 5,200달러에 팔렸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에는 소더비 (Sotheby’s), 크리스티 (Christie’s), 본함스 (Bonhams)와 같은 주요한 경매회사에서 1년에 한, 두 번 정도 뉴욕과 런던 등에서 사진 경매를 시행하면서 사진 매매는 더욱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거래되는 종류로는 빈티지 프린트 및 컨템포러리 프린트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컨템포러리 미술로서의 사진 가격은 현재 상당히 고가를 유지하고 있는데 포토런던(Photo-London) 오픈 하루 전인 5월 19일에 런던의 크리스티(Christie’s)에서 열렸던 사진 옥션의 경우 프랑스 작가 피에르와 질 (Pierre et Gille)의 Les Feuilles d’Automne의 작업이 추정가 12,000~18,000 파운드로 (현재 1파운드는 약 2,200원), 몇 년 전 한국의 선재 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을 가졌던 호주작가 트레이스 모펫 (Trace Mofatt)의 작업이 20,000- 30,000파운드의 추정가로 제시 되었다. 반면 샐리만 (Sally Mann)의 The Three Grace(1994) 의 흑백작업은 4,000-6,000파운드, 세바스티안 살가도 (Sebastiao Salgado)의 16×20 인치의 아프리카 말리에서 찍은 다큐멘타리 흑백 프린트 (1985)는 2,000~3,000 파운드로 기준가가 제시되었다. 뉴욕의 포토그래피쇼, 파리의 파리포토에 이어 1991년 미국에서 발행된 한 미술 전문지 기사는 사진의 시장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화가들은 사진을 예술이 아니라고 하고, 아트 딜러들은 사진이 미술시장에서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하였으며, 컬렉터들은 사진이 1,000 달러 가치도 없다고 했지만 그들은 모두 틀렸다." 수십년전 화가들과 아트 딜러 그리고 컬렉터들이 전망했던 1,000달러 가치의 사진들은 반세기도 안되어 오늘날의 뉴욕, 파리, 런던 등 주요 사진 시장에서 100,000달러의 가치를 넘어서는 등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하였으며 미술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매체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컬렉터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로 나타났다. 이처럼 폭넓게 확장되고 있는 사진 시장은 런던에서 첫 번째로 국제적인 사진 아트페어가 열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2004년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런던의 로얄 아카데미 (Royal Academy)에서 열린 포토-런던(Photo-London)이 바로 그것이다. 1979년 조직된AIPAD (the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Photography Art Dealers)가 매년 뉴욕에서 개최하는 포토그라피 쇼 (The Photography Show)와 매년 파리에서 개최하는 파리 포토 (Paris Photo)는 지금까지 사진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고 명성 있는 사진 아트페어였다. 2003년 11월에 4일간 열렸던 제 7회 파리포토의 경우 15개국에서 95개의 상업갤러리와 출판 업체가 참여했으며 2004년 2월 뉴욕에서 4일간 열렸던 포토그라피 쇼(The Photography Show)는 79개의 상업 갤러리 및 출판 업체가 참여하였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46개의 상업 갤러리 및 출판 업체가 참여한 제 1회 포토-런던(Photo-London)은 우선적으로 런던 쪽에 사진 시장을 주목하고 그것을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03년은 유난히도 영국에서 굵직한 사진전시가 많이 열렸던 한 해로 기억되며 이로 인해 영국인들에게 사진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영국 미술의 현재와 과거를 대표할 수 있는 테이트 브리튼 (Tate Britain)에서 볼프강 틸만스 (Wolfgang Tilmans)의 개인전이, 그리고 테이트 모던 (Tate Modern)에서는 사진매체에 헌정한 최초의 대규모 전시가 열렸고 20세기 사진사를 수 놓은 대표작을 보여주었던 “Cruel and Tender : The Real in the Twenieth Century Photograph”가 열렸다는 점은 의미심장한 일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배경들은 런던에서 최초의 국제적인 사진 아트페어가 형성되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마침내 그 결실을 거두게 되었다. 가장 비싼 작품은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30만 달러 포토-런던(Photo-London)에서 소개 및 판매되었던 사진들은 19세기 중반의 빈티지 프린트 (Vintage Print)부터 파파라치의 사진들, 컨템포러리 사진 (Contemporary Photography) 및 필름 & 비디오까지 다양하다. 작가들도 줄리아 마가렛 카메론 (Julia Margaret Cameron), 만 레이(Man Ray), 빌 브란트(Bill Brandt) 등 고전적 작가들부터 신디 셔면 (Cindy Sherman), 안드레아스 거스키 (Andreas Gursky) 등 현대 컨템포러리 작가 및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다양한 범위에서 소개 되었다. 가격 범위 또한 500 파운드부터 백만 파운드 이상까지 전시가 되었는데 가장 비싸게 소개되었던 작업으로는 역시 안드레아스 거스키의 작업으로서 300,000달러 (Edition 6)에 선보였다. 더욱이 주목할 사실은 1970년대 베허 부부(Bernd & Hilla Becher)의 뒤셀도르프 학파(Dusseldorf Academy)에서 수학한 안드레아스 거스키와 토마스 루프(Thomas Ruff), 그리고 토마스 스트루트 (Thomas Struth)는 - 혹자는 이 세 명의 이름을 통칭하여 스트루프스키 (Strufsky)라고 부른다 - 현재 현대 미술계의 흐름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예술가들의 선두 주자들로서 이들의 작업들이 대체적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토마스 루프의 작업은 75,000 유로(Edition 2)에, 토마스 스트루트 (Thomas Struth)의 작업은 165,000 유로 (Edition 10) 그리고 이들의 스승이었던 베허 부부의 작업은 60,000 유로 (Unique Edition)에 가격이 형성되었다. 얼마 전 뉴욕의 필립스 (Phillips de Pury & Company)에서 있었던 컨템포러리 아트 (Contemporary Art) 경매에서 안드리아스 거스키의 ‘Klitschko’ (제작년도 : 1999, 프린트 : Chromomegenic Colour Print, 인화 사이즈 : 81×102inch)는 추정가격이 250,000 ~ 300,000 달러 (U.S)였지만 실제로는 465,500 달러 (U.S)에 낙찰되기도 하였다. 사진의 시장가격은 여러 변수와 함께 상업갤러리의 개입과 마케팅의 결과 이에 비해 독일 작가군들 만큼 널리 알려진 필립 로르카 디 코르시아(Philip-Lorca dicorcia)의 Head 작업의 경우 25,000 달러 (U.S)로 형성되어 있었으며 앤디 워홀의 흑백 프린트의 경우 6,000 달러 그리고 컨셉적인 예술 (Conceptual Art) 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에디 루샤의 작업은 4500 - 8000달러 (U.S) 선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었다. 사진의 시장가격은 에디션 및 사이즈, 전시의 노출 빈도 등 물리적인 변수와 함께 수 많은 상업갤러리의 개입과 마케팅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변수로 인해 대부분의 경우가 사진가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상업갤러리에 의해 중재된 임의의 가격 형성으로 볼 수가 있지만 이를 배제하고 본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도 상업적 면에서 독일 사진가들의 힘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금번 포토런던의 경우 뉴욕 갤러리의 참여가 부진했다. 미국의 경우 사진에 관세가 붙지 않지만 영국의 경우 17.5 %의 관세가 붙어서 가격 경쟁력에서 약점이 되기 때문에 참여를 꺼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는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전시를 위해 사진을 들여올 때 ‘작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포토 런던 (Photo-London)과 같은 대규모 상업적인 국제 사진 아트페어는 한 사람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앞에 언급한 것과 같은 보이지 않은 밑받침들과 노력들이 숨어 있다. 물론 올해 처음 시작한 이 사진 아트페어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두었으며 앞으로 얼마나 갈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모르는 미지수지만 사진이 사고 팔리는 시장의 형성 및 시장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다는 것에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언젠가 이와 같은 대규모의 국제적인 사진 아트페어가 생기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사회적 제도 및 예술로서 사진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분위기를 만들어 놓는 것이 급선무일 듯 싶다. 수많은 사진 컬렉터 (Collector)의 등장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또한 국제적인 사진 아트페어에서 한국 작가들의 사진이 소개되고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와 함께 미국 및 유럽과의 사진시장의 네트워크가 기본적인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수많은 굴곡이 예상되지만 예술로서의 사진 및 예술사진으로서의 상업적인 성공을 위한 노력과 함께 한국 사진가들의 국제화를 위해 길을 열어야 할 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 Photo-London의 특별 전시 Johnnie Shand Kydd의’Shuttered’ 뉴욕과 런던에 있는 세계적인 상업갤러리 Gagosian Gallery의 전시 모습. 필립 로르카 디 코르시아(Philip-Lorca dicorcia), 앤디워홀, 에디 루샤 등의 작업을 선 보였다. Photo-London이 열린 로열 아카데미(Royal Academy) 모습. 18세기에 지어진 이 건물에서는 항상 수준 높은 전시를 기획하여 보여준다. Photo-London이 열린 로열 아카데미(Royal Academy) 내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