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섬호정에서 외롭게 한참 굽이치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내려다 보다 산을 내려와 구례방면을 향해 걸었다. 아름다운 강가를 바라다보며 걷는 재미는 말할 수 없이 좋았으나, 인도가 제대로 없는 곳에서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을 피해가며 걷자니 신경이 곤두섰다.
강물엔 작은 나룻배들이 한가로이 떠 있고, 철새들이 어느새 날아왔는지 무리를 지어 앉아 조잘대고 있는 듯 하다. 도로를 확장 한답시고 공사가 한창이다. 언젠가 도로확장 문제로 아름다운 벗나무를 뽑아 낸다고들 하였었는데,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여론의 좋지 않자 벗나무를 그대로 살려두고 주변으로 공사를 하기로 한 모양이다. 건너편 저 멀리 광양의 아름다운 경관과 백운산과 억불봉의 모습도 보인다. 그곳을 올라 본지도 정말 오래 되었다.
한가운데 조그만 섬이 생겨났다.
하동의 집들은 시내를 제외하곤 강가를 따라 가파로운 산 언덕에 서있다.
갈림길에서....
재첩을 잡는 배들인지?
왼편의 두개의 봉을 가진 산이 억불봉이고, 오른편 멀리 뒤에 보이는 것이 백운산 정상이다.
이것은 배와 감 그리고 매실을 많이 재배하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배는 그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길가에는 여기저기 과일들을 파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재첩과 참게를 파는 식당들이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다.
나는 이곳을 지날 때면 자주 재첩국이나 참게탕을 사먹었었다. 섬진강물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자연 그대로 보존된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제발 이곳은 4대강 사업같은 공사를 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이 아름다움을 정말 해치지 마시기를 기원한다.
배와 감을 파는 곳이 줄지어 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집들
추수를 끝낸 논에는 까치들이 날아들고...
여긴 유명한 식당인 듯 한???
설명이 필요한 곳인데...
강건너 광양의 모습
드디어 멀리 성제봉의 모습이 나타났다.
벌써 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어났다.
길가엔 벌써 동백꽃이 피어나 있었다. 갑자기 날씨가 흐려져 빗방을이 떨어질 것만 같다. 일기예보에서도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온다고 하였었다. 마음이 조그해지기 시작하여 걸음을 재촉하였다.
처음의 이곳을 올때의 계획은 악양을 지나 남도대교를 건너 광양을 거쳐 섬진강 다리를 건너 하동으로 돌아오려고 마음 먹었었다.
그런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열심히 다가가 보지만 아직은 멀었다 악양이 가까워지지만 목적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 차를 타고 오면서 친구와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한 탓에 돌아가는 시간도 정해져 버렸다.
악양면소재지를 앞두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한참동안 화개쪽을 향하여 쳐다보다가 드디어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나 돌아가는 것도 만만치는 않았다. 나는 길을 나서면 항상 반환점을 너무 멀게 잡아 돌아갈 때는 반쯤은 뛰다시피 하는 경향이 있었다.
배낭의 무게와 상관없이 등에다 무엇을 메고 뛰는 것은 허리에 부담을 가져온다. 그래도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달리기를 계속했다.
반쯤이나 돌아 왔을까? 지나가던 할머니 한분이 나를 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나는 알 수 없었지만 내가 올라갈때 나를 보았나보다. 어디서 왔느냐?, 뭣하려 다니냐?고 물었다. 내가 자세한 이야기를 해 드렸더니 이해를 할수 있다는 표정이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길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지만 뜻대로 되지 않음이 안타깝다.
시내로 들어와 재첩국을 파는 식당으로 가서 재첩국을 샀다. 이곳에 와서 혼자만 먹은 것이 마음에 걸려 조금 사가기 위해서였다. 재첩을 파는 식당 여주인이 오토바이로 재첩국을 주차장까지 실어다 주었다. 드디어 5시가 가까이 되어서야 진주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조금은 아쉽고 씁쓸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또 나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남은 건 내일을 기약해야지 생각하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2011. 12. 2)
첫댓글 하동 가본지가 참 오래 됐네요,,애들 어릴때는 담아 실고 물길따라 벛꽃보러 매년 갔더랬는데,,저는 주말에 나흘 연속
마라톤연습 했습니다 ㅋ 다리가 묵직합니다~
너무 무리하시지 마세요. 무엇이든 적당해야 좋답니다.
맞습니다,,그래서 이번주는 좀 쉴라꼬예,,무리하다가 얼굴 판때기도 갈고 그랬는데,,혼자 길을 걷는 습관은 정말 대단하시네요,,조만간 한잔함서 뒷애기좀 듣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