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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아이폰의 인연은 2007년 1월의 맥월드에서 스티브잡스가 그동안 많은 루머가 있었던 아이폰 제품을 발표를 하면서 시작됩니다. 잠을 설치고 새벽 시간에 문자 중계를 보고 또 VOD가 올라가서 본 아이폰 제품은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iTunes에서 Apple Keynotes를 검색해서 나오는 비디오 팟캐스팅을 다운로드 받으시면 볼 수 있는 이 발표는 지금 봐도 정말 충격적입니다.
아이폰 발표를 위해 2년 반을 기다렸다는 스티브잡스의 말대로면 2007년 6월 29일 출시된 아이폰은 3년의 준비를 거친 그야말로 준비된 스마트폰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제품들보다 5년을 앞서고 있다는 스티브잡스의 이야기는 그 때에도 충분히 믿었지만 지금 윈도우 모바일 6.5도 릴리즈하지 못하고 7.0은 내년 말에 나온다는 MS를 보면 5년 이상의 차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 제 글을 보고 많은 분들이 우리 나라 이통사는 그런 놈들이 아니다, 현실성이 전혀 없는 순진한 착각이다 이 정도의 말씀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얼마 후 KTF의 단말기와 데이터 서비스를 담당하는 임원들을 만나면서 아직 나오지도 않은 아이폰을 도입하라고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연말에는 와이브로 사업본부에 계신 분께서 와이브로 국제 활동을 통해 알고 있는 AT&T Wireless의 부사장의 도움으로 애플과 접속을 시작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아직 3G 단말기도 안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KTF 분들이 적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 때부터 KTF와 애플의 접촉은 시작됐습니다.
어쨌든 예상 못했던 WIPI 때문에 늦어지기는 했지만 2-3월 중에 WIPI 적용에 예외가 되는 법인용으로라도 출시하려는 KTF의 노력이 애플의 호응을 얻지 못해서 무산됐고 4월 1일자에 맞춰서 출시하려는 노력은 새로운 변수 때문에 불발로 끝나게 됐습니다. 그 새로운 변수는 새로운 아이폰 제품의 출시입니다. 곧 새로운 제품이 나올텐데 구기종을 팔면 안되니까요. 제가 들은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로는 SKT가 막판 뒤집기를 할까봐 걱정하는 KTF 사람에게 애플 사람이 그랬다는군요.
하루 이틀 장사할 것 아닌데 거 한 두달 먼저 낸다고 뭐가 틀려지느냐고요... ^^
그리고 무엇보다도 궁금한 것은 GSM/GPRS/Edge의 2.5G 통신망을 쓴 첫 제품의 이름은 iPhone이었고 두번째로 나온 2세대라고 불어야 했을 제품은 3G 통신망을 썼기 때문에 iPhone 3G였는데 세번째로 나와서 3세대라고 불러야할 제품은 여전히 3G 망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름을 뭐로 할까하는 점입니다.
3G 통신망의 G 역시 세대를 뜻한는 Generation의 약자이기 때문에 혼선이 있을 것 같은데, 저는 iPhone 3G+에 걸어보려고 합니다. 4G 통신망인 LTE는 상용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iPhone 4G라고 할 수도 없고, 고가형 제품을 의미하는 iPhone Pro도 있지만 그보다는 HSDPA와 HSUPA의 합쳐서 부르는 HSPA에서 속도가 7.2Mbps부터 20Mbps까지의 속도를 제공하는 개선된 통신망을 HSPA+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전파연구소의 전문가 분들에게 배워서 알게된 사실인데 애플이든 HTC든 외국 제품들이 KCC 인증을 받으면 해당 제품의 IMEI 번호들에 대한 DB를 제출하고 그 DB는 무조건 SKT와 KTF의 White List에 등록된다고 하더군요.
통신사는 무조건 그렇게 하도록 되어 있답니다.
현재까지 아이폰의 IMEI가 문제가 된 것은 애플이 FCC나 CE 인증은 받았으면서 KCC 인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었고요.
하긴 애플이 팔지도 않는 한국의 KCC 인증을 받을 리가 없지만요.
그리고 예를 들어 HTC가 이통사와 계약을 하지 않고 리테일로라도 판매하려고 하면 KCC 인증을 받으면서 IMEI DB를 제출하면 이통사는 무조건 등록해야 하고 SIM Free 제품이면 어느 통신사에서나 쓸 수 있다고 하네요. 저도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실제로 전파연구소에 계신 전문 연구원의 말씀이니 믿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여러가지 일든은 외국 제조 업체들이 수요가 없는 한국의 KCC 인증을 받지 않다보니까 생긴 일이고 그 회사들도 시장이 없는 한국의 인증을 받을 이유가 없으니 결론은 우리 나라가 힘이 없어서라고 하시더군요.
나중에 기회 되면 이 부분은 자세히 배우고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에서도 아이폰이 안 들어오는 이유라고 이야기 되는 것 중에서 사실이 아닌 것들에 대해서 설명을 드렸는데 다음의 페이지들을 보시면 80여개국에서는 다 되는 일이 왜 한국에는 안되는지를 천천히 생각해보시면 전세계의 모든 이동통신사 중에서 대한민국 이동통신사들이 가장 머리가 나쁘고 가장 악당이 아닌 다음에는 안 들여올 이유가 없을 겁니다.
혹시 그런 이유나 논리가 있으면 댓글을 달아주십시오. 제가 아는 범위에서 최대한 답해드리겠습니다.
또 최근에 KT 개인사업부문의 부문장으로 삼성전자의 이기태 부회장을 모신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혹시 친정인 삼성전자와의 의리를 생각하시느라 아이폰을 배격해서 KT에게 해가되는 일이 생길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봅니다. ^_^ 하긴 그러면 KT가 모셔오지를 않겠지만요...
KT와 KTF가 합쳐지면 가장 큰 경쟁자는 SKT이고 SKT의 가장 큰 힘은 50%를 넘는 사용자 기반입니다.
KT가 과당 혹은 출혈경쟁을 하지 않으면서 SKT를 훌쩍 뛰어넘고 이익을 높일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IPTV나 와이브로 혹은 SoIP 같은 사업일까요? 이 사업들은 모두 답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설사 답이라고 하더라도 올해나 내년초의 일은 아닙니다. 적어도 2-3년은 두고 봐야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면 해외진출이 답일까요? 최근에 KTF가 해외진출에서 손해를 보고 철수한 일이나 KT가 해외진출에서 나름의 성과는 있었지만 그림을 바꿀 수 없는 소소한 수준인 것도 아는 사람들은 다 압니다.
그러면 현대자동차와 제휴를 해서 와이브로를 팔거나, 와이브로와 HSDPA를 묶어서 팔면 될까요. 역시 아닙니다.
그 다음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결합상품입니다. 브랜드까지 바꾼 QOOK 인터넷, TV, 전화, 인터넷 전화를 총동원해서 SKT 가입자를 뺐어오면 될까요?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요즘 어지간한 네 식구 있는 집의 핸드폰 요금은 20~30만원입니다.
거기에 초고속인터넷, IPTV, 유선전화 요금은 다 합쳐봐야 3~4만원입니다.
그걸 다 공짜로 주면 모를까 SKT 사용자가 KT로 바꿀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SKT도 대응을 할거고 이석채 회장이 말씀하신 출혈경쟁을 하지 않고 서비스로 경쟁을 하겠다던 합병의 변은 새빨간 거짓말이 될 겁니다.
경쟁 통신사들은 난리가 아닐 거구요.
그러면 출혈경쟁을 하지도 않고 정도를 걸으면서 SKT 사용자를 뺐어와서 50% 대 30%로 거의 20% 격차가 나는 점유율 차이를 줄일 방법을 무엇일까요? 예 맞습니다.
한 1년에서 2년 정도 아이폰을 독점하는 겁니다. 출혈경쟁을 벌일 필요도 없이 업계 평균 수준의 보조금만 써도 아이폰을 기다리는 사용자들은 만족할 겁니다.
2만원 정도에 1GB를 제공하고 4만원 정도에 무제한 정액제를 적용하면 기쁜 마음에 4만원짜리 요금을 쓰는 사람이 늘어날 겁니다. 또 아이폰을 쓰고 이런 정액제를 쓰는 사람들은 음성통화도 많이 쓰는 사람들입니다. 이건 OZ가 입증을 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SKT에서 가입자 100만을 뺐어서 KT로 옮겨오면 200만의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되면 점유율 차이가 한자리 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많은 가입자를 아이폰 하나로 뺐어올 수는 없습니다. 아래 이야기한 것처럼 다른 폰도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SKT가 가만 있을 리도 없고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방법이 가장 비용도 적게 들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겁니다. 이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신 분은 KT 개인부문 사장 공모에 응모해 보십시오. 분명이 되실 겁니다. ^_^
작년 아이폰 3G가 나왔을 때에는 저도 초기 가입자를 5만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 도입이 늦어진 9개월 동안에 고스톱도, 뉴스도, 라디오도, 지하철 노선도도 나왔습니다. 다음TV팟도 나왔고 로드뷰까지 되는 다음지도도 나왔습니다. 앗뜨거하고 이제는 네이버까지 뛰어들었습니다.
헤비메크를 만든 변해준씨도 있고 아쿠아리움을 만든 황의범씨도 있습니다. 그 외도 여러분이 모르시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좋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작년의 KT는 아이폰을 독점하기 위해서는 부담이 되고 SKT는 방해하고 혼자 아이폰 붐을 일으키려다가는 역풍을 맞을 염려를 했는데 이제 그 단계는 지난 것 같습니다.
가능하면 독점을 하고 독점이 안되면 6개월 정도의 선점 기간을 통해서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과 유요한 킬러어플리케이션들을 선점해야 합니다.
개발자들에게는 앱스토어의 미국 시장도 좋은 타겟마켓이지만 그보다는 KT가 훨씬 큰 시장이 될 겁니다.
또한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수많은 사업 기회가 있습니다.
제가 '터치커넥트'라는 이름의 자회사를 만들고 지금 투자를 유치하고 하는 이유가 이런 무궁무진한 시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2년 약정을 해서 $200에 사려면 한 달에 4만원 정도의 데이터정액 요금제를 가입해야 합니다.
이렇게 비싼 제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애플과 AT&T의 성공은 이런 비용을 기꺼이 내고 아이폰을 사는 고급 고객들을 유치하고 또 그들이 낸 돈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모든 이통사들이 해결하지 못한 데이터 사업의 딜레마를 해결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1년에 20만대~30만대 정도씩 팔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상황에 적합하고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가격과 용도의 안드로이드폰과 거기에 필요한 비지니스 모델들을 만들어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안드로이드폰에는 애플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양성과 유연함을 적절히 섞어서 월 1만원, 2만원, 3만원 그리고 4만원의 정액제 요금을 제공하고 단말기도 공짜서부터 50만원 정도까지의 범위 내에서 게임폰, 음악폰, 교육용폰, 네비게이션폰 등을 만들어내면 됩니다. 이 모든 기회는 삼성과 LG 그리고 팬택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기회는 아이폰의 도입이 낳아주는 결과입니다. 실제로 애플과 구글은 이런 그림을 함께 그려가고 있을 겁니다. 구글의 에릭슈미츠 회장이 애플의 이사회 멤버인 것을 알고 계시나요?
아이폰의 성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회사는 구글입니다. 구글맵과 유튜브가 없는 아이폰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애플과 구글은 경쟁상대가 아니고 천하를 MS와 노키아로부터 빼앗고 모토롤라와 소니에릭슨을 빈사상태로 몰아넣은 혈맹입니다.
제가 하는 일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 주셔야 하지만 지적만 하지말고 함께 참여해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시는 주인공들이 되주십시오
. 그리고 KT는 이런 모든 일들의 기반이 그리고 생태계가 되어 주십시오.
[칼럼]아이폰은 과연 국내 출시될 것인가?
물론 실행 파일은 '지갑 열기'이다. 지름신까지 겹치게 되면 '예약 주문'과 '매장 앞 줄서기'라는 초강수도 마다지 않는다. 그런 필자가 돈을 쌓아두고 지르고 싶어도 지르지 못하는 물건이 하나 있다. 바로 아이폰(iPhone)이다.
아이폰의 국내 출시에 대해서는 수많은 설이 난무했고 지금도 그렇다. 지난해 초부터 '곧 출시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1년이 넘도록 드러난 것은 없다. 올 들어 4월 출시설이 있었지만, 막상 4월이 된 지금도 아이폰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요즘엔 7월 출시 소식이 들린다. 이쯤 되니 필자도 반 포기 상태다.
아이폰의 국내 시장에 선보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 위피(WIPI)가 걸림돌이다', 'IMEI 때문이다', '애플과 협상에 실패했다', '환율 탓이다' 등등 수많은 해석과 관점이 있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다. 기술적으로 위피가 걸림돌이 될 수 있고, IMEI 정책이 아이폰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애플이 무리한 요구를 해 이통사가 곤란할 수 있고, 치솟는 환율 때문에 가격 정책을 수립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폰이 국내 출시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아이폰이라는 세련된 단말기가 아닌 아이폰이 가진 치명적인 혁신성에 있다.
즉, 아이폰으로 인해 이통사 중심인 국내 모바일 시장이 송두리째 뒤집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 밥그릇을 빼앗을 게 뻔한 단말기에 이통사가 적극적일 리가 있겠는가.
■ 이통사의, 이통사에 의한, 이통사를 위한 국내 모바일 시장
단말기에는 해당 이통사의 각종 서비스(요금제, 무선인터넷, 음원 등)가 탑재된다. 따라서 제조업체와 이통사는 눈치 보기를 넘어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는 밀월 관계를 구축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도 이통사가 주는 대로 받아쓸 뿐이다. 특정 단말기를 쓰고 싶다면, 그 단말기를 채택한 이통사에 가입해야 한다. USIM 개방이 된 지 꽤 시간이 흘렀건만 여전히 단말기를 자유롭게 교체하는 사용자는 드물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만 써야 하며, 다른 좋은 서비스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가입한 이통사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림의 떡이다.
CP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도 마찬가지다. 게임이나 콘텐츠 하나를 개발하려도 단말기는 물론 이통사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만들어 놓고도 이통사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소비자의 손을 거치기도 전에 사장되기 일쑤다.
망을 장악하고 엄청난 영향력과 자금을 무기로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이통사가 중심에 서서 국내 모바일 시장은 성장해왔다. 이러한 닫힌 시장 구조는 적지 않은 모순과 불합리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결정적인 외부의 충격이 없는 한 변하지 않는다.
그러는 와중 아이폰이 등장했다. 아이폰이 바로 닫힌 시장에 주는 결정적인 충격 그 자체이다. 아이폰이 지닌 혁신성과 서비스 중심의 구조는 그동안 이통사들이 누렸던 기득권과 수익 구조를 모두 부정하고 있다.
■ 이통사와 제조업체 모두를 위협하는 아이폰
디자인과 기능을 넘어 하나의 패션/문화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을 능가하는 제품은 없다. 단말기 자체의 경쟁력만으로도 아이폰은 소비자의 시선을 끈다.
이통사 입장에서 잘 만들어진 단말기를 마다할 리 없다. 그런데 아이폰은 이통사도 무시하고 있다. 아이폰의 관점에서 이통사는 그저 음성과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망을 제공하는 업체일 뿐이다. 이통사와의 밀월 관계를 구축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서 이통사의 고민이 시작된다.
일례를 들어 보자. 국내 이통사의 주요 수익 모델이 SMS나 벨소리, 게임, 음원 다운로드 같은 부가 서비스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MP3 음악 파일 하나를 내려받기 위해서는 1) 이통사가 제공하는 채널이 탑재된 전용 단말기나 소프트웨어를 통해 2) 이통사 전용 음원 서비스에 접속한 후 3) 접속료와 음원 사용료를 지불하고 내려받는다. 이 모든 과정에 이통사가 개입되어 있고, 각 과정마다 이통사에게 수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아이폰은 다르다.
1) 아이폰 자체 혹은 iTunes 소프트웨어를 통해 2) 애플이 운영하는 iTunes Music Store에 접속한 후 3) 원하는 음원 파일을 검색해 음원 사용료만 지불하고 내려받는다. 게다가 과정도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여기에서 이통사의 역할은 전혀 없거나 망을 제공하는 최소한의 역할만 하게 된다.
수익 대부분은 애플이 가져간다. 심지어 애플은 사용자가 이통사에 지불하는 데이터 요금 중 일부를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십수 년 동안 이통사 중심의 시장에 익숙한 국내 이통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수많은 CP를 거느리며 콘텐츠를 독점하던 구조도 무너지게 된다. 애플의 App Store는 게임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 공급 채널이다. 애플이 직접 운영한다. 개발자들은 이통사의 환경이나 조건에 따를 필요 없이 오직 아이폰에 최적화된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App Store에 등록하면 그만이다. 애플이 유통과 판매를 책임진다.
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개발자와 애플이 나눠 가진다. 여기에도 이통사의 몫은 없다. 단지 애플리케이션을 전송하는 데 드는 데이터 요금을 더 받는 정도랄까? 이마저 애플은 이통사에게 데이터 정액 요금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통사는 철저히 배제된 시스템이다.
■ 아이폰의 에코 시스템
애플은 멋들어진 단말기와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CP와 개발자는 이통사 눈치를 보거나 골치 아픈 단말기 호환 문제를 걱정할 필요없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 직접 수익을 얻는다. 이로 말미암아 소비자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누리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아이폰의 에코 시스템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특히 그간 소외되었던 CP와 개발자들이 아이폰을 반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모바일 개발자 사이에 애플 App Store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App Store에 등록된 게임 등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으면서 개발자를 돈방석에 앉혀 놓았다.
최고 히트작인 슈퍼몽키볼 게임은 3일 만에 300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아마추어 개발자가 만든 십자말풀이 게임도 하루 만에 2천 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App Store가 모바일 개발자의 엘도라도가 되고 있다. 별다른 마케팅이나 제약 조건, 언어의 장벽 없이 쓸만한 소프트웨어만 개발하면 전세계로 팔 수 있는 유통 채널이 열린 것이다. 그것도 판매액의 70%는 개발자 몫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수익을 갉아먹던 이통사의 횡포는 찾아볼 수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아이폰은 새로운 경험이다. 무선통신망 외에 Wi-Fi와 블루투스, PC/매킨토시와의 자동 싱크 기능을 제공하는 아이폰은 소비자가 통신비 부담없이 마음껏 원하는 콘텐츠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게 한다. 불편 하고 조잡한 UI 대신, 시원스럽고 직관적인 UI와 간편함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동영상 감상과 MP3 재생, 일정관리, 웹서핑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공급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함으로 인해 이통사가 유통 단계를 가로막고 폭리를 취하는 구조에서 벗어났다(물론, 애플이 이통사의 자리를 대신했을 뿐이라는 관점도 없지 않다).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가 바로 아이폰의 에코 시스템이다.
■ 아이폰이 국내 출시되지 않는 진짜 이유
이런 아이폰의 혁신성과 새롭게 조성되는 시장을 국내 이통사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최근 세계 최대의 VoIP 업체인 스카이프(Skype)가 아이폰 지원을 시작했다. 비싼 이통사의 무선망을 사용하지 않고, 사방에 널린 값싼 인터넷망만으로 음성 통신이 가능해진 것이다. 무선망을 독점하고 있는 이통사에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장 아이폰의 에코 시스템에 이통사의 몫이 없거나 현저히 적다는 사실 못지않게, 장기적으로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조차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통사를 곤란케 한다. 이쯤 되니 국내 이통사가 아이폰 도입에 적극적일 리가 없는 것이다.
국내 이통사가 아이폰을 받아들인다면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취해야만 한다.
첫째, 아이폰의 에코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애플과의 협상을 통해 기득권을 일부라도 보장받고, 데이터 요금과 콘텐츠 수급,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아이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에 이통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이통사는 무선망 제공자 역할에만 머무르고 애플이 국내 이통사에만 호의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또한, 이통사 나름의 준비 기간도 필요하다.
둘째, 아이폰을 국내 시장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다. 단말기 보급을 막지는 않되, 관련 서비스나 로컬라이징, 전용 요금제 등의 지원을 하지 않거나 등 한시 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다. 일본 시장에서 아이폰의 인기가 예상보다 저조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아이폰을 보이콧하면서 이통사에 호의적인 단말기 제조업체를 통해 아이폰 킬러를 공급받는 전략을 쓸 수 있다.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는 통할 법한 전략이다.
따라서 당분간 아이폰 국내 출시 소식은 접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법.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통사도 모를 리 없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가 지속되는 한 제2, 제3의 아이폰 유혹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아 이폰이 국내 출시되는 날, 필자는 매우 기쁠 것이다.
멋진 새 휴대폰을 가질 수 있어서라기보다, 아이폰이 가져다줄 혁신과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도 보고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아이폰이 한국 소비자의 손에 들어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애플의 아이폰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KTF를 통해 국내시장 도입이 가시화되는 듯 보였지만, 2009년 1분기가 지난 현시점에서도 도입 시기는 불분명한 상태이다.
이렇듯 아이폰의 국내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이동통신사 간의 알력싸움과 불확실한 시장성, 애플의 지나친 고가정책, 고환율 시기 등을 손꼽는다. 또한 3G 아이폰의 후속모델인 뉴아이폰(가칭) 출시 시기를 앞두고 섣부른 도입으로 한국 내에서 기존 아이폰의 재고를 소진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질타를 받게 될 이통사의 고민도 작용하고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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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쟁상대인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함께 T-옴니아를 출시하고 대만 HTC, 블랙베리 등 스마트폰 출시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후발주자인 KTF가 스마트폰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폰이 적합하다는 것이 대다수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이다.
지난 2월 중순, KT 서정수 부사장(현 KTH 대표이사)는 공식석상에서 "SK텔레콤이 블랙베리 등을 도입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KTF는 어쩔 수 없이 아이폰을 도입하려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뉴아이폰 출시 기대감에 '국내도입 가능성↑'
애플이 최근 아이폰3.0 운영체제 발표와 아이폰용 신형 배터리 출시계획, 그리고 아이폰을 판매하는 AT&T 등 주요 통신업체들의 재고 소진 움직임에 따라, 국내 출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美지디넷뉴스에 따르면, 아이폰을 미국에서 독점 제공하는 AT&T가 뉴아이폰이 오는 6월 중순에 등장할 것이라고 확인해 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측과 지속적으로 협상을 해오고 있는 KTF가 지난 4월 1일 위피 의무화 폐지에 이어, 올 6월 2일 통합KT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협상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아이폰 도입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미 KTF는 아이폰용 가입자식별모듈(USIM)을 개발해 아이폰 홈페이지를 만들어 놓은 상황이다.(현재는 KTF의 아이폰용 홈페이지에서 '아이폰' 글자는 삭제했음)
KTF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휴대단말이 나오면 상용화 여부와 상관 없이 USIM을 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폰용 USIM 개발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며 "소문은 소문일 뿐, 아이폰 관련 진행 상황은 현재로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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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아이폰의 국내 출시는 최소한 통합KT 출범 이후인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측에서 KTF의 아이폰 도입을 두고 후속모델 출시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국내 출시는 아이폰 후속모델이 발표될 예정인 6월 중순 이후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음성통화 수익은 정체된 가운데 데이터통신 수익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K텔레콤이 최근 한국형 앱스토어 출시를 발표하는 등 애플 앱스토어의 수익모델을 국내 도입하는 등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서 향후 통합KT로서는 출발이 늦고 투자부담이 있는 자체적인 앱스토어 창출보다는, 아이폰 도입으로 인한 애플 앱스토어의 활용에 비중을 둘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KTF가 아이폰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지만, SK텔레콤 또한 경쟁적으로 아이폰 도입 추진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통사 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국내 산업 및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