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들어 달러-원 환율 11.23% 상승..1200원대 육박 - 대표적 수출업종인 車는 '수혜'..철강은 '직격탄' - 철강, 원재료 대부분 수입에 의존..환율에 '민감'
지난 26일 국내 증시는 이틀 연속 대폭락의 쓴 맛을 봤다. 심지어 코스닥 종목에선 하한가만 190개가 나올 만큼 투자심리는 위축될대로 위축됐다.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 '이제 20~30포인트씩 빠지는 것이야 예사'라고들 하지만 지수 하락은 여럿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종목들이 있는가 하면 지수 하락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아내고 있는 종목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주와 철강주다. 두 업종 모두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이다.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이들 업종의 주가는 하향일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동차주들의 낙폭은 그다지 크지 않다. 반면, 철강주들의 낙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왜 일까.
달러-원 환율은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11.23% 상승했다. 심지어 지난 26일에는 전일대비 2.56% 나 오른 1195.8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31일 기록했던 1198.1원(종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려했던 달러-원 환율 1200원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주가,차트)(005380)의 주가는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3.20% 하락했다. 기아차(주가,차트)(000270)도 3.59% 내렸다. 최근 현대·기아차(주가,차트)의 글로벌 판매실적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주가도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하지만 철강주의 경우에는 낙폭이 더욱 컸다. 같은 기간 포스코(005490)는 12.02%, 현대제철(주가,차트)(004020)이 24.33% 하락했다.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종합주가지수가 9.23%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철강주의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매우 큰 편이다.
자동차주와 철강주의 희비가 엇갈리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율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대표적인 수출 종목인 자동차주의 주가는 환율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원료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야하는 철강업종들은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상훈 교보증권(주가,차트)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상승은 자동차주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며 "수출은 물론이거니와 해외법인 실적도 원화로 환산되는 만큼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는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주가,차트)의 해외법인 실적이 크게 향상돼 환율 상승은 수익향상에 큰 기여를 한다는 분석이다.
박영호 대우증권(주가,차트) 애널리스트도 "대표적인 수출 중심 업종인 자동차주는 환율이 상승할수록 채산성이 높아진다"면서 환율상승이 자동차주에게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철강업종은 암울하다.
박현욱 HMC투자증권(주가,차트)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완만히 하락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추석 이후 상승하고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주요 철강업체들의 영업이익의 민감도를 분석해보면 환율 10원 상승시 포스코가 3% 감소, 현대제철(주가,차트)이 2%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정업 대신증권(주가,차트) 애널리스트도 "철강금속업종 주가가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내 철강업체는 원재료 수입액이 제품 수출액보다 많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