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은 대승불교의 경전으로 일반적으로 축불념(竺佛念)이 전진(前秦)시대인 374년에서 요진(姚秦)시대(384-417) 사이에 번역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전의 번역자에 대해서는 이설이 있으며,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일 것이라는 학설도 있습니다.
<보살영락본업경> 은 상 · 하의 총 2권 8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보살의 단계 ·수행과 그에 따라 증득되는 수행의 결과 또는 과보를 설한 경전입니다. 이 경전은 특히 10신(十信) ·10주(十住) ·10행(十行) ·10회향(十廻向) ·10지(十地)와 무구지(無垢地) ·묘각(妙覺) 등 보살 52위(位)를 설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영락(瓔珞)은 보석 구슬을 꿰어서 만든 귀중품을 말합니다. 따라서 '보살영락본업경'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불과(佛果)를 장엄(莊嚴)하는, 여러 보석 구슬을 꿰어서 만든 귀중품으로서의 '보살의 본업(本業)'에 대한 경전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경전은 불과를 증득할 수 있게 하는 수행이자 또한 그 수행을 통해 성취하는 공덕인 42현성에 관한 경전입니다.
이 경전에서는 42현성을 또한 본업영락(本業瓔珞)이라 칭하고 있는데, 본업영락은 영락본업(瓔珞本業)이라고도 하며 '화엄경' 계통의 용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경전의 내용은 화엄교학과 일치하는 부분이 아주 많은데, 42현성 즉 영락본업 또는 본업영락은 <60권 화엄경>의 10주(十住) · 10행(十行) · 10회향(十廻向) · 10지(十地) · 등각(等覺)의 41위(四十一位)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화엄경전류가 보살 42위를 설한 것과는 달리, 이 경전은 10주의 첫 10주의 첫 계위인 초주(初住)에 들기 위한 예비적인 수행으로 10신(十信)을 포함하고 있어 총 52위(五十二位)의 수행계위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전에는 52위에 대한 명칭과 뜻이 하나하나 잘 정리되어 있어 대승불교권에서는 이 경전에 나타난 52위를 보살 즉 대승불교의 수행자의 수행계위로 널리 채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살영락본업경> 또는 줄여서 <영락경(瓔珞經)>은 대승불교의 수행론을 다룰 때는 거의 언제나 빠짐없이 언급되는 경전입니다.
그 중 대중수학품(大衆受學品)에서는 삼취정계(三聚淨戒)를 설하는데, 삼취정계의 섭선법계(攝善法戒)는 8만 4000의 법문이라고 하며 섭중생계(攝衆生戒)는 사무량심(四無量心:慈 ·悲 ·喜 ·捨)으로 섭률의계(攝律儀戒)는 십바라이(十波羅夷)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십바라이는 <범망경(梵網經)>의 십중계(十重戒)와 같아, <범망경>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은, 특히 계(戒)는 마음을 체(體)로 하며 마음이 무진하기 때문에 계도 무진하다는 계체무진(戒體無盡)을 말하는 등 계에 대한 특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어 중요시되어 왔습니다.
<영락경>외에도 <보살영락경(菩薩瓔珞經)>, <본업경(本業經)>, <영락본업경(瓔珞本業經)>이라고도 불리는데, 본 명칭이 <보살영락경(菩薩瓔珞經)>이라 불리는 총 14권으로 이루어진 별도의 대승경전이 있고, 이 경전도 약칭으로 <영락경>이라고도 불리므로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보살영락본업경> 중에 부처님의 서원에 대한 게송을 아래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현인(賢人)에 안주하기 위한 발원을 해
광대한 서원을 일으켜
금생에 부처에 이르는
일체 원에 들어가더라도
내 서원 가운데에 있어
성취하지 않는 것이 없으면
스스로 부처 증득하는 일을 가지고
자기 서원의 근본으로 하리라.
내 이제 보시를 행하며
마땅히 원하나니,
중생이 탐욕의 뜻을 버리고
공도위(空道位)에 들어가 지이다.
항상 법계(法戒)를 실행하면서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행을 섭수하여 깨뜨리지 않고
바른 해탈을 얻어지이다.
여섯 가지 인[六忍]1)을 항상 받들면서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다툼이 없는 마음[無諍心]을 얻어
적멸한 법인(法忍)에 머물 지이다.
커다란 정진의 힘을 일으키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항상 머문 바 없음[不住]을 행하여
자각과(自覺果)에 들어가 지이다.
고요한 선정심(禪定心)에 머물면서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신통을 구족하여
유위(無爲)에 스스로 안주하기를.
바른 법의 지혜[正法智]를 수행하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지혜 바다의 흐름에 들어가
보살위로 이어지이다.
무상원(無相願)을 행하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일체 원이 원만하여
부처의 바다에 흘러들 지이다.
커다란 지혜의 방편을 쓰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진리의 강[法河]에 거침이 없고
이제(二諦)의 가장자리에 다다를 지이다.
큰 위신력으로 신통을 일으키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의 변화가 나에게 있어서
두려움 없음[無所畏]을 얻게 하 여지이다.
변제지(邊際智)를 원만하게 하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금강지(金剛智)를 성취하여
보리도량의 극과(極果)에 올라 지이다.
무구지(無垢地)에 들어가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불도(佛道)의 나무 아래에 앉아서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지이다.
나 이제 이미 깨닫고 나서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상속하는 가법[相續假]을 이해하고
단견에 떨어지는 마음을 멸할 지이다.
법화(法化)를 오롯이 반조[覺照]하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모든 법이 인연으로 이루어짐을 깨달아
상견을 헤아리는 마음을 없앨 지이다.
아(我)의 체를 충분히 알아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상대법(相待法)을 깨달아
아를 헤아리는 마음을 없애 지이다.
인연 없는 대비심을 일으키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거짓 인연 생겨남[假因生]을 이해해
견도심(見盜心)2)을 없애 지이다.
제일멸도(第一滅度)를 깨달으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진실한 법의 인연[實法緣]을 깨닫고
계도심(戒盜心)3)을 없애 지이다.
십력(十力)의 과를 증득해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이제(二諦)를 깨달아 밝히고
사견심(邪見心)을 없애 지이다.
금강의 힘으로써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십이연(十二緣)을 깨닫고
의견심(疑見心)을 없애 지이다.
홀로 방정함 없이 비추오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법의 무상(無常)을 알아
간탐심(慳貪心)을 없애지이다.
오안(五眼)과 삼달(三達)4)을 증득해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삼명의 깨달음을 닦고
어리석은 어둠의 마음을 없애 지이다.
무엇에도 걸림 없이 화합하며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삼보를 이어 잘 이해하고
성내어 다투는 마음을 없애 지이다.
대명혜(大明慧)를 증득해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일체공(一切空)에 들어가
무명(無明)의 창고[藏]를 없애 지이다.
삼십이상(三十二相)을 갖추어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온갖 상호가 단엄하고 좋아서
의보(依報)의 과를 없애 지이다.
응신(應身)의 용(用)을 얻어서
마땅히 원하오니,
중생이 대법선(大法船)에 올라타고
불법의 바다에 들어가 지이다.
나의 인과(因果)의 원을
이미 다 구족하게 되면
일체 행원이
그 속에 섭수되어 존재하나니
이 스물네 가지 원이
헤아릴 수 없는 행을 모두 섭수하여
믿음과 서원의 첫 관문이 되는지라
마침내 큰 지혜의 근본이 되느니라.
이제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이러한 큰 서원을 얻음에
서원이 지금 이미 원만하여졌음이라.
나머지 행[餘行]을 닦아 나아가면
그 중에 얻는바 공덕으로
백천 겁토록 행하리니
나도 원을 곧 버리고
헤아릴 수 없는 온갖 세계에 들어가리라.
일체 온갖 보살이
만약 이 원에 들어가기만 하면
살바야(薩婆若)의 바다에
들어감을 얻지 않음이 없으리라.
1) 신인(信忍), 법인(法忍), 수인(修忍), 정인(正忍), 무구인(無垢忍),일체지인(一切智忍)을 말한다.
2) 생사계(生死戒)가 즐겁고 청정하다고 견취견(見取見)을 말한다.
3) 잘못된 원인에 집착하는 계취견을 말한다.
4) 삼명(三明)에 통달하는 것을 말한다.
불자여, 이 지위에 머물러 큰 서원을 이미 일으켰으면 다른 일체 범부의 경계를 넘어서게 되느니라. 십신(十信)을 행하는 자는 이제 또 무량공덕을 수행하나니, 이른바 십바라밀(十波羅蜜)ㆍ삼공(三空)ㆍ무상(無相)ㆍ무작(無作)이니라. 유공(有空)ㆍ무공(無空)의 공관(空觀)을 성취하면 곧 아인(我人)ㆍ주자(主者)ㆍ중생을 없애고, 마침내 모든 견해를 버리고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을 얻고 삼계의 계박(繫縛)과 무명을 점점 깨뜨리게 되느니라. 모든 업보의 습기를 단절하기 때문에, 두텁게 모든 선법과 팔만 사천의 반야바라밀을 모으고 일체의 온갖 법문을 내 마음 속에 섭수하여 생각 생각에 마음을 떠나지 않느니라.
부처님의 큰 서원을 우리도 함께 서원하여,
불도를 이루고자 합니다.
밝게 깨어있기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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