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성당 입구에는 성수대가 있어서 신자들은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성수aqua benedicta를 찍어 성호경을 그으며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주님, 이 성수로 저의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몰아내시며 악의 유혹을 물리쳐 주소서. 아멘," 또는 "주님, 이 성수로 세례의 은총을 새롭게 하시고 모든 악에서 보호하시어 개끗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아멘."
성수는 매우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거룩한 장소에 들어가면서 성수로 개인을 정화▪축복하고, 세례 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미사 첫 부분에서 참회예절 대신 성수예식으로 신자들에게 성수를 뿌리기도 합니다. 성당 밖에서도 사람을 축복할 때 (대표적으로 병자성사), 사물을 축복할 때, 가정과 일터를 축복할 때 성수를 뿌립니다. 이처럼 성수는 준성사(축복, 축성, 구마 등)에 사용됩니다.
성수는 미사 때 또는 미사 외에 필요할 때마다 사제나 부제가 축복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수를 많이 만들어 장기 보관할 때는 물의 부패를 막기 위해 소금을 넣기도 합니다.
성수와 혼동하기 쉬운 세례수aqua baptismalis는 성수와 확연히 다른 용도로 사용됩니다. 성수가 준성사를 위해 필요하다면, 세례수는 성사(세례성사)를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따라서 파스카 성야 미사 중 세례예식 때나 세례성사 전에 성사 집전자는 세례수 축복기도문을 바치며 세례수를 축복합니다. 파스카 성야 때는 파스카 초를 물에 담갔다 들어올리고, 다른 때에는 오른손을 물에 집어넣으면서 축복합니다. 세례성사를 거행하고 세례수가 남은 경우에는 성수 축복기도문을 통해 성수로 축복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성유는 일년에 한 번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둔 성주간 목요일 오전에 주교와 사제단이 모여 봉헌하는 성유축성미사 때 축복하거나 축성합니다. 미사 중에 주교는 세 가지 기름을 축복하거나 축성하고, 사제들은 이 기름을 나누어 가지고 갑니다. 이렇게 교구 내 각 본당과 수도회 공동체로 가져간 기름은 세례와 병자성사 때 사용됩니다.
이 세 가지 기름은 일반적으로 올리브기름(식물성 기름이면 다른 기름도 사용할 수 있음)을 사용합니다.
세 가지 기름 중에 축복하는 기름은 예비신자 성유O.C.: Oleum Cathecumenorum와 병자 성유O.I.: Oleum Infirmorum가 있습니다. 예비신자 성유는 예비신자들이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고, 교회의 일원이 되기를 청하는 예식을 할 때 바릅니다. 병자 성유는 이름 그대로 병자 성사 때 사용하는 성유입니다.
그리고 축성 성유S.C.: Sanctum Chrisma가 있는데, 이 성유는 다른 두 성유와 달리 기름에 발삼향을 첨가하여 축성합니다. 축성 성유는 세례▪견진▪성품성사 때 사용합니다.
기름은 예식을 통해 사람을 온유하게 하거나 굳세게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기름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기름의 유익함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쳤을 때 바르는 연고도 여기에 포함되죠. 그렇다고 병자 성유를 약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성유는 사람의 마음을 열어 하느님께 향하게 하고, 악의 유혹에 대항할 힘을 주며, 성령이 주시는 치유의 은총을 드러냅니다.
- 교회상식 속풀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