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야기 21.
나래 이 의순
무더운 계절
땀 흘리곤
우물가에 모여 앉아
차가운 우물물 길어
샤워하던 그 때
참 시원했다
샤워후
보리 미숫가루 한그릇
참 맛났어.
여름 22.
뙤약 볓 피해
참외 밭 원두막
솔솔 불어 오는
산 바람에 온 몸을 맡긴 채
한 숨 자고 나면
최고의 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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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팔 23.
어느새 거리에는
반팔의 옷차림들
속희 지나가는 시간
봄과의 이별도 없이
여름이라니
송글송글 땀방울
그늘 찾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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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목 24.
여름이면
들에 나갔다 오신
아버지
삼베 적삼 젖은 옷
벗겨 내고는
우물가 직행
우물 물 차갑지만
엎드려 자세로
아푸 어푸 아 시원하다
옥수수 김 오르던
뜨거운 것도
맛나게 드셨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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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목욕탕 25.
초저녘 지나
깜깜해지면
어둠에 눈 익숙해지고
논길 따라 개울로 향했지
철버덩 거리며
물속에서
한 여름의 땀 씻어 내릴제
어둠 저 건너에서
짖궂은 남자들
소리치는 소리
화들짝 옷 줏어
뛰며 깔깔 웃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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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이슬 맞으며 26.
뜨거운 하루 보낸 저녁
밥상 물린 후
마당 평상에 누워
밤 하늘에 별을 보며 듣던
엄마의 옛 이야기들
옥수수 감자
모닥불 피워 굽고 찌고
쑥 모깃불 피워 모기를
쫒으며 삼베 이불 덮고
잠이든다
아침 이슬 내리면
또 다시 맞던 새 아침
여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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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풀 27.
토끼 먹일 풀 뜯기위해
너른 잔듸밭 나가 앉아서
마냥 하늘을 보며
꿈을 꾸었지
네잎 클러버 찾겠다고
풀잎 사이 뒤적이며
클러버 향에 취해
행복했어
바구니 가득
꼭꼭 눌러 뜯은 풀
토끼에게 푸짐하게
넣어주면 오물오물
잘도 먹어 기뻤지
밥상위에 토끼고기
조금 슬프긴 해도
모처럼 먹게되는 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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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배에서 28.
여주 남한강
쪽배를 타고
강 저쪽 건너 강변에서
여름 한 낮 보냈어
열심히 일했으니
쉬는것도 열심히
여울목 가까이
배가 기우뚱
동네 사람들 구경나와서
어머 어째~~~
그날 물귀신으로
지구를 떠날뻔 했지.
몸도 마음도 서늘했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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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야기 21~28
나래이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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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0
24.05.24 09:32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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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큰 일 날뻔 하셨네요
여름철 물놀이
늘 사고를 조심해야해요
아름다운 옛 이야기들
들으며 공감합니다 ^^
늘 감사해요 청조님
@나래이의순 저도 감사요 ㅎㅎ
행복한 주말 되세요^^
쪽배의 추억을 소환하시니 멋집니다
엊그제 같은데
까마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