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올 해 펜쇼는 그냥 그랬습니다^^; 출장 일정이 촉박해서 펜쇼장만 휘~둘러보고, 줄 섰다 도토리 한 병 사고, 나의소원님께 세일러 펜 하나 분양 받고 끝입니다.
물론 아내가 짧은 시간이지만 흔쾌히 동행해줬고, 부싯돌님 귀한 펜 여러 자루 시필해봤고, 개발자님 소은파파님 만나뵙고, 작은물결님께 아피스 만년필 선물 받은 일은 큰 기쁨이구요~^^ 무엇보다 파카51님이 제 아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건 엄청난 미스테리입니다!
그래서 오늘 소개시켜드릴 펜은 그만큼이나 미스테리한 헨켈만년필입니다. 일본제 길이 12.7mm의 자그마한 호박색 셀룰로이드 빈티지펜입니다. 헨켈사의 심볼과 로고가 배럴, 닙, 크립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쌍둥이칼로 유명한 헨켈사에서 라이센스를 허락해 일본에서 생산했다는 정보는 그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고, 로고에서 마지막에 S가 누락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수 없이 많았던 일본 만년필 제조회사에서 임의로 만든 만년필로 추정됩니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PAT.NO.14803이 배럴에 헨켈 CI와 함께 음각되어 있다는 사실과 만듦새가 너무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서 모방이 횡행했고(심지어 자기 회사의 JIS 인증번호가 떡하니 각인돼 있는 워터맨 금닙모조품도 존재합니다.), 그 방식으로 산업부흥을 일으키던 시기 제품인 듯 한데 하여튼 잘 만들었습니다.^^; 별로 좋아할 것 없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데 만년필 관련해서는 제 생각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금도금 스틸닙, 벌브필러 필링, 스크류식 캡 체결 방식에 캡은 금속제 태쉬 마감입니다. 중결링은 R14k, 즉 14k 금박처리 되어 있습니다. 필기감은 닙 사진에서 보이 듯 잘 벼룬 헨켈사 칼로 쓰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예리한 경성입니다. 닙에 각인되어 있는 3417은 생산년도인지, JIS 인증번호인지 의문입니다. 캡의 스티커에는 헨켈 로고, 심볼과 함께 500엔, 펜도스민이리쥼부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시필 시는 어제 김장 담그다 고춧가루에 된통 당해서 생각난 오탁번 시인의 전혀 동시같지 않은 '잠지'라는 시입니다.
※ 최근 인터넷 써핑중 henckel이라는 상호를 쓰는 일본 만년필 회사가 있었고 품질 좋은 만년필을 만들었었다는 내용의 글을 읽고 몇 자 첨언합니다. 2015, 2, 25
이번 펜쇼에서 가장 뵙고싶은 분이 솔부엉이님이었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도토리 팬분들의 성원에 긴 대기열에서 일찍 포기하고 많은 인파 속에 떠밀려 우왕좌왕 하다가 일찍 자리를 뜨고 말았습니다..다음 기회에 좋은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쌍둥이칼표 펜의 미스테리를 꼭 푸시기 바랍니다. 좋은 펜 잘보았습니다..
첫댓글 말씀 해 주셨잖아요 솔부엉이라는 닉네임이 아내분의 성함에서 기인한다고요^^
그런데 그 걸 유추해내시고, 언뜻 언급했는데 참 대단하십니다!
하긴 아내가 더 신기해하더군요^^
도토리를 구하셨는데 펜쇼가 그냥 그러셨다니요..엄청 성공적인 펜쇼셨네요..--;;;
그리고 헹켈 펜은 정말 미스테리하네요. 아마도 솔부엉이님의 추론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귀한 펜 잘 보고갑니다~ ^^
뒷풀이까지 가서 못 하는 술이지만 부싯돌님 하고 한 잔 했어야 되는데 뭐 그런 아쉬움이죠^^
부싯돌님 펜에 비하면 한참 못 하지만 쓸 맛은 나더군요^^;
이번 펜쇼에서 가장 뵙고싶은 분이 솔부엉이님이었는데 아쉬움이 남습니다.도토리 팬분들의 성원에 긴 대기열에서 일찍 포기하고 많은 인파 속에 떠밀려 우왕좌왕 하다가 일찍 자리를 뜨고 말았습니다..다음 기회에 좋은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쌍둥이칼표 펜의 미스테리를 꼭 푸시기 바랍니다. 좋은 펜 잘보았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펜쇼 참가자 명단에 솥 정님이 계셔서 많이 기뻤거든요. 그래도 인사는 나눴으니 다음을 기약하자구요~~^^ 펜 미스테리는 참 미스테리입니다^^;
색이 예쁜데요. 마음에 드신다니 필기감도 어떨지 궁금해집니다ㅎ :)
딱 제가 좋아하는 세필에 경성입니다^^
전 펜쇼때 솔부엉이님 뵈었나요??
^^ 제가 민트향기님 부스 앞에서 침흘리며 한 30분 서 있었습니다.^^ 도토리 줄 서서요^^; 그 때 많이 죄송했습니다~
ㅋㅋㅋ 그랬었군요..
처음보는 만년필입니다. 신기하네요.^^
샤른님께서 처음 보시는 만년필도 있어요?^^; 펜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신기한 펜이네요! 구경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Live curious! 미스테리는 호기심을 엄청 자극해서 신기한 펜을 좋아합니다^^ 이제, 펜쇼도 끝났으니 움베르토 에코가 가르켜준 기호학에 입각해서 우리나라 만년필의 성배를 찾아 다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