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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시뗄레 [2막11장] 따시뗄레.
2009년 6월 9일. 若爾盖 縣城. - 로께 습지. - 郞木寺. 자전거 탄 거리 42.17 km. 탄 시간 04:06:02.
늘 그래듯이 아침에 일어나자 창밖을 내다보니 고원에 차가운 이슬비가 내린다.
길동무의 비자 기간이 며칠 남지 않아서 여유를 부릴 수가 없는데....
아침을 먹고 나니 비가 그만해 졌고...
길을 나섰지만 그친 것이 다 내린 것이 아니였다.
한 타임도 못 나가 무시무시한 짱오가 드글 거리는 홍위엔으로 가는 209성도 삼거리에서 자전거를 세웠다.
로께에서 213국도와 209성도가 만나는 삼거리까지 3.55km.
++++ 가야하는데.... 쏟아지는 비를 원망하면서 달려야 할 길을 쳐다 본다. ++++
한 식당 처마 밑으로 비를 피했는데...앉지도 못하고 서 있기도 그렇고.. 괘종시계 거시기모양으로 왔다갔다 하다가 밖으로 나온 식당 사장이 관심을 보이더니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선심을 베푼다.
++++ 티벳 아줌마가 들어와서 국수를 시켜 먹고... 이내 우리를 위한 차 두 잔이 나오다. +++
자전거 여행담을 풀어 놓기는 했지만... 하릴없이 죽치고 앉아 있기도 미안코...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콜라를 시켜 마시고...
그렇게 점심 때가 되었다.
맛있는 양고기 국수를 시켜 먹는 다는 것이.... 씹히지도 않는 질긴 고기만 들어 있는 거시기한 요리가 되어 식탁에 오른다. 헐! 알아야 면장도 헌다니께...!
삼거리 해발 고도 3,465m. 12시 44분 물이 질펀한 길에 나섬.
+++ 길을 나서자 바로 언덕이고 오르니 비에 젖은 초원이 그림같이 펼쳐 진다. +++
비는 멎었지만, 추워서 비옷을 벗지 못함.
++++ 213국도 72 km 지점. 로께에서 10.67km. 13시 38분. 세찬 바람에도 꿋꿋하게 피어난 한 떨기 야생화. +++
+++ 쉼! - 달려라 멈추면 쓰러진다[跑! 不然就倒]. ++++
++++ 야생동물의 흔적. 곳곳에 굴이 수두룩하다. - 이 높은 산에서 무엇을 먹고 살까! +++
++++ 하얗게 핀 야생화 밭에서 찍사가 되어... +++
++++ 가도가도 푸른 초원에 야크와 양떼들이 풀을 뜯는 풍경이 이어진다. ++++
따시뗄레!
아마도 인도와 네팔 지역에서 쓰는 "나마스떼"와 같이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을 진대....
무지한 기행자는 '안녕하세요'쯤으로 알고 있을 뿐...
티벳인들을 만날 때마다 그 인삿말을 마구(?) 남발하면서 달렸다.
일반적인 중국의 마을을 달리다보면 악동들이 뛰어 나오며 하루오[哈囉 - hello ]라면서 기행'인'을 반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기행자가 "니 하오[你好]"라며 먼저 인사를 하면 시큰둥하거나 쭈뼛거리기도 하고... 마지못해 '니 하오' 하기도 하는가 하면, 어떤이는 이거 뭐야 하는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티벳 사람들은 "따시뗄레"하면서 손을 흔들면 매우 반갑게 "따시뗄레"라고 복창을 하며 인사를 받아 준다. - '레'를 높이면서 길게 뽑음.
2005년 여름 씨닝에서 라싸로 넘어 갈 때 배운 이후, 다시 동쪽으로 차마고도를 타고 따리로 나올 때, 티벳 사람들 만날 때마다 "따시뗄레"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번에 티벳으로 넘어와서도 마치 오랫만에 귀국하여 모국어를 쓰는 느낌으로 "따시뗄레"라며 인사를 주고 받고 나누었다.
++++ 휴식 - 14시 46분. 213국도 66km 지점. 로께에서 14.44km. 15.6 ℃. 해발 3,390m. ++++
+++++ 짱오와의 만남. ++++
로께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젊은 사장이 이르기를 그족에는 방목지역으로 짱오가 엄청 많고 사납다고 일러 주었다.
그래! 그럼 반갑지 않은 그들을 어떻게 퇴치하느냐니 돌을 던지란다.
주머니에 돌을 두둑하게 넣고 탈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왔는데....
아마 100여 m는 될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커먼 짱오 두 마리가 그 특유의 우렁찬 소리로 짖으면서 달려 나왔다.
잽싸게 자전거를 세우고 돌을 주워 힘껏 던졌더니, 그 돌을 쫒아가 냄새를 맞으며, 더 이상 거리는 좁히지 않는데...
남달리 궁금증이 많은 기행자는 짱오를 테스트 해 보자면 길동무와 작당.
자전거 탈 준비가 끝나면 하나둘셋하고 달려보자며... 하나둘셋 출발을 하려고 등을 보이는 순간 벼락 같이 짖으며 따라 오더라는... 달려 보기는 커녕 다시 내려 방어 태세를 갖춘다는 것이 신발이 벗겨져 우수운 골을 보였다는....
뒷걸음으로 그들의 영역을 안전하게 벗어 났다.
짱오의 용맹성을 테스트 해 보려다가 하마터면 개 밥(?)이 될 뻔 하였다.
이전 기행기에서 뽑아다 박음.
++++ 하늘과 맞 닿은 로께 습지. +++
++++ 다리 위의 기행자. ++++
죽음의 직각 바람.
다행이 띵펑[頂風 - 맞 바람]은 아니였으나....
둘이 다 주눅이 들다.
하늘에 닿은 로께 초원.
온 길이 끝이 없는 평지 저어도 저어도 앞에 보이는 길이 줄어 들지 않는다.
자꾸 쉬기를 반복. 그렇지만 쉰다고 길이 줄어드나...
한 타임을 가도 그 자리 또 가도 그 자리.... 팔공년 여름. 논산 훈련소에서 한 시간 내내 뙤약볕 아래서 제자리 걸음하면서 팔을 힘차게 흔들던 기억이 살아나게 한다.
+++ 두 번이나 쉬면서 지나 온 길.... 그 높은 하늘 바로 아래 드 넓게 펼쳐진 로께 습지. ++++
아침에 길을 나서기 전에....
랑무쓰[郞木寺]가 가는 길에 있다면, 들리고 아니면 그냥 달리자 합의.
다리 위에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주눅이 든 기행자....
특히 첫 기행에 나선 길 동무에게 갑자기 미안하다는 느낌이 밀려 온다.
목적지가 어딘지 정하지도 않고 차를 탈까고 물으니 당연 대답이 '내'다.
차를 세우기 서너차례.
저 가물거리는 뒤쪽에서 큰 카고 트럭이 섯는데 사람이 타고 내린다.
올타꾸나!
세우니 선다.
그 차에는 어딘가로 집회를 다녀오는 라마승들이 짐칸에 가득하다.
서로 나서 자전거거 들어 주고 당겨 주고 가볍게 차에 올랐다.
+++ 바람을 가르며 로께 초원을 내닫다. ++++
마당 쓸고 돈 줍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얼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지화자!
차가 랑무쓰로 간단다.
모든 여행서에소개되는 랑무쓰
모든 여행자가 꼭 들리는 랑무쓰를 덤으로 보게 된 것이다.
++++ 313 성도가 갈리는 화후[花湖] 도로 요금 징수소. ++++
+++ 차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불어 닥치는 바람 때문에 납작 엎드려야 했음. +++
커다란 홍씽[紅星]사원.
중국 공산당의 인민해방군이 철통 경계를 하는 검문소가 있다.
지난 해 3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기 얼마 전에... 티벳에서는 대단위 독립시위가 일어나 수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고... 이 곳도 그에 따라서 통제가 되다가 풀린지가 얼마 되지 않았단다.
혹시하여 눈을 좌우로 바삐 굴리며, 납작 엎드려서 통과 함.
<칭하이는 티베트 북동 국경에 있다 . 이 곳은 현대에 일어난 지도상의 큰 변화 중 하나이다. 수 세기 동안 이 곳은 티베트 세계의 일부였는데 요즘은 티베트 자치구에서 분리되어 중국 지도 안에 한 색으로 구분될 뿐이다.> - Lonely Planet 2005년 1월 25일 3쇄 1006 쪽에서...
이와 같이 칭하이성 거의 전체와 깐쑤성의 서남부, 쓰촨의 서부, 원난의 서북부가 티벳으로 티벳은 중국 땅의 5분지 1에 해당하는 넓이다.
평시에도
티벳은 배낭 여행객들과 기행자들의 자유 여행을 허락지 않는다. 단체 관광으로 CITS에서 요구하는 경비를 내고 그 들이 안배를 하는대로 버스면 버스 비행기면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것은 허락이 되는데, 티벳은 우리같은 외국인이 자전거를 타고는 들어 갈 수가 없는 곳이라는 말씀이다.
+++ 랑무쓰 아래 티벳인이 운영하는 짜시루쟈[扎西鹿家]게스트 하우스. +++
+++ 맛있는 티벳 요리를 먹자함이 또 그렇고 그런 훠궈[火鍋 - 일명 샤브샤브, 신선로 요리]를 먹게 되다. - 단 '샤러'라고 부르는 고사리와 소고기는 소고기인데 등산용품 메이커로만 알고 있던 야크(yak, 牦牛 - 해발 3천 m 이상에서 사는 티벳의 소.)고기를 먹음이 특별하다면 특별. ++++++
자전거 탄 거리를 보면 42.17 km이고 자전거 위에서 보낸 시간은 4시간이 넘는다.
아침나절에 비를 피하느라 회족 식당에서 차를 얻어 마시면서 보낸 시간이 길어서 그런데... 평지라면 자전거 탄 시간이 한 시간이라면 17,8km는 무난 한데... 해발 고도가 3천 m가 훨씬 넘어가는 고원이므로 페달질은 부지런히 하였으나 시간당 이동 거리는 10km가 겨우 넘어 간다.
로께에서 숙박업소를 소개 받아 명함을 받아왔지만, 절 바로 아래 티벳인이 운영하는 짜씨루쟈반점에 여장을 풀었다.
2층 집이지만 바닥은 나무마루로 된 집.
이미 거쳐간 여행자들이 보내준 사진으로 곳곳을 게스트 하우스다운 장식으로 아기자기 꾸며져 있다.
소학교 3학년이라고 했던가? 눈이 서글서글하여 귀엽게 생긴 큰 딸은 1학년 부터 배운다는 한족말(우리가 중국어라고 알고 있는 말을 이름)을 하고 한자도 능히 써 낸다.
그녀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먹은 조금은 삶은 콩 맛이 나는 런썽궈[人生果]는 쭈메, 고사리와 똑 같이 생기고 색이 조금 다른 산 나물은 샤러[蕨菜-줴차이]라 불린다는 것을 알았다.
길동무가 받은 중국 비자는 30일. 비자 기간이 코 밑에 다가서니 자전거 타기는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여야 할 일이다.
날이 밝으면 서둘러 랑무스를 관람하고 버스를 타고 란저우까지 단숨에 이동을 하기로 하고 다락 같은 티벳집 2층에 곤한 몸을 뉘였다.
2009년 8월 24일. 주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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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금지구역까지 이렇게 다니시는 외국인도 거의 없을 것 같네요. 대단하십니다.
아! 이 곳은 금지 구역이었다가 가기 얼마 전에 풀렸다고 현지에서 들었읍니다. 나이가 있어 그런가 겁이 나지요. 하지말라는 것은 하지 못하는 소심쟁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