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문단 현실을 걱정하는 선배 문인들이 많다. 독자보다 시인이 더 많다든지,
시가 아니라 시인이란 호칭을 즐겨 달기를 좋아한다든지,
시집 내는 일이 쉬워지다 보니 별의별 시집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고개를 흔든다.
시가 한 시대의 등불이며,
희망적 전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냉철한 성찰의 안목이 필요한 이유라 할 것이다.
-<머리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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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수록 시인
김강호 김나비
고정선(회장) 강성희
강대선 강경화
최양숙 정경화
이택회 이승훈
이순자 이성구
이상익 유헌
용창선 염창권
백숙아 박정호
박현덕 문제완
김혜경 김종빈
김수엽 김민하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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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호수 크로키/ 고정선
설풍이 휘모리로 수면을 치고 있다
마른 호흡 사이사이 기억이 실눈 뜨자
얼음이 우는 소리를
가뒀다가 푸는 수초
세상 밖 그림자로 떠난 사람 걸어온다
상처가 아직 아파 손 내밀지 못하자
호수에 내린 눈 위를
발자국 없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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