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전략이란 것은 꼭 복잡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흔히들 비즈니스와 전략적인 요소가 점점 복잡해져만 간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단순한 사업, 단순한 전략으로도 얼마든지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둘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오늘은 ‘하인리히 법칙’에 소개된, ‘단순화 전략’을 통해 성공한 블랙삭스닷컴(blacksocks.com)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블랙삭스닷컴의 창업자인 새미 리히티(Samy Liechti)는 1994년 어느 날 일본 고객과 함께 미팅을 끝마치고 일본 전통 찻집을 찾았는데, 실내에 들어가기 위해 신발을 벗은 순간 양말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자꾸만 그 구멍이 신경 쓰여, 대화를 나누는 동안 고객의 이야기에 전혀 집중할 수가 없었지요.
찻집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의 머릿 속에 다음과 같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누구나 이런 문제를 겪을 수 있어. 그리고 나처럼 마땅한 해결 방법도 없겠지. 양말에 구멍이 나기 전에 알아서 양말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편할 텐데.. 그래! 사람들이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는 것처럼 양말을 정기적으로 구매하게 하는 거야. 나는 고객에게 정기적으로 배송을 해주면 되고.’
창업자는 양말을 구독한다는 의미로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삭스크립션(sockscrip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양말(socks)'과 ‘구독(subscription)'의 합성어였지요.
리히티는 1998년 회사를 설립하고, 1999년에 양말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를 오픈했는데, 1999년 7월 온라인 런칭을 하고 나서 4개월 만에 1년치 목표를 달성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곧 미국 파트너와 합작하여 블랙삭스USA닷컴(BlacksocksUSA.com)을 설립하게 됩니다.
블랙삭스닷컴의 모토는 ‘단순하게 하기(Keep it simple)'입니다. 이 회사에서는 상품의 구색에서 구매 절차에 이르기까지 자사의 모토를 철저하게 따르고 있습니다.
상호로부터도 짐작할 수 있듯이, 블랙삭스닷컴은 인터넷을 통해 흔히 남성들이 양복과 함께 신는 검은 양말만을 판매합니다. 양말의 소재는 전부 면이고, 디자인은 3가지만 있습니다. 발목 위로 약간 올라오는 것, 무릎까지 올라오는 약간 긴 것, 또 복사뼈가 보이는 아주 짧은 것, 이렇게 세 종류가 제품 카테고리의 전부입니다. 각각의 종류는 발 크기에 따라 7가지 사이즈로 나누어집니다.
블랙삭스 닷컴에서는 양말의 개별 구매가 되지 않습니다. 단지 기간과 수량을 정해서 구매하는 ‘구독’만이 가능합니다. 양말 3켤레를 3회, 4회 또는 6회 배송하는 방법이 있는데 고객들은 이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블랙삭스닷컴의 비즈니스 컨셉은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어 졌습니다. 경제 전문지인 ‘비즈니스 위크’는 블랙삭스 닷컴을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나쳐 버리는 집중 전략을 가장 잘 실현한 기업이자 ’우리가 평생 살면서 계속 겪는 일상의 문제를 재미있고, 멋지게 해결한 기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1999년 처음 온라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 회사는 2001년에는 독특한 웹사이트 덕분에 스위스 디자인 상(Swiss Design Prize)을 받았고, 2002년에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상을 받았으며, 12만 켤레의 양말을 25개국에 판매하여 무려 1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우리는 위의 사례를 통해 ‘단순함’ 역시 얼마든지 훌륭한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예를 들어 ‘힘들이지 않고 제때 양말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구멍 난 양말을 보이지 않을 수 있게.’와 같은)를 발견하게 되면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그저 ‘단순화’시켜 생각해 보세요. 그를 통해 블랙삭스닷컴과 같은 단순하면서도 훌륭한 사업 아이디어가 탄생될 지도 모릅니다.
자기 계발 작가 김보승 드림
* 참고 자료: ‘하인리히 법칙’, 김민주 지음, 토네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