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기축통화국 가능” 발언, 온라인에서 난타당해!
“대장동처럼 자기 사람들 돈 벌게 해주고, 서민들 집 없고, 돈 없게 만들어서 가축처럼 키우려는 거 아닙니까”
조샛별(조갑제닷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한국 원화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조롱했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국채를 과도하게 발행하면 국가 신용도가 떨어지고 외국 자본이 유출돼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다고 지적하자,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경제력 수준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기축통화국처럼 국채를 많이 발행해도 된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윤 후보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정 국채 비율을 놓고 논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국제기구는 (GDP 대비 국채 비율이) 85%까지 적절하다고 한다”면서 “지금은 매우 낮아서 충분히 (추가로 국채를 발행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에 “비기축통화국인 경우는 50~60%를 넘어가면 어렵다. 스웨덴은 40%를 넘어가면서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국채 (발행량이) 많아질 때 무슨 일이 생길 지 생각해봤나”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우리나라는 국채비율이 GDP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경제력 수준이 높다”고 주장했다. 국채발행 규모를 기축통화국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후 안 후보도 관련 논쟁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이 후보에게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이 (GDP 대비) 100% 넘어도 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나”라고 물었고, 이 후보는 “그렇게 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이 후보에게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의 차이점을 아나”라고 물었고, 이 후보는 “당연히 안다”면서 “우리도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할 정도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후보는 “낙관적으로 보면 우리도 발전하면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지만, 지금 현재 기축통화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게 문제”라면서 “재정운영은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기축통화란 미국 달러화, EU 유로화, 일본 엔화 등 국가 간 무역거래 결제수단으로 활용되는 통화를 의미한다. 달러화, 유로화 등은 원유 거래의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엔화는 일본의 대외 금융자산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많아 국제적으로 통용된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썼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고요?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라고 썼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지난해 8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원화가 기축통화국 반열에 근접했다는 주장을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애초에 화폐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기축통화국이 되니 마니 하는 말을 저렇게 쉽게 내뱉을 수가 없다”라며 “집권당의 후보가 기본적인 경제학 지식조차 없이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는 망언을 내뱉은 것도 우스운데, 그 발언을 주워 담으려는 공당의 해명 또한 허접하기 그지 없다. 저런 민주당에게 5년을 맡겼기 때문에 나라 경제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기축통화 발언이 논란이 되자 토론회 도중 공지를 통해 “이재명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다섯 가지 근거를 제시했는데, 이를 인용했다는 것이다. IMF의 SDR은 IMF 회원국들이 외환위기 등에 처할 때 담보없이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한국 원화를 SDR 바스켓에 포함시키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개발하는 것과, 원화가 실제 세계 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취급을 받는 것은 별개 문제다. 현행 SDR 바스켓 포함 통화는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위안화 5개 통화에 불과하다. 또한 글로벌 패권국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국제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는 사실상 미국 달러화뿐인 점을 고려하면 IMF SDR을 기축통화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전경련의 관련 보도자료는 올해 중반 재검토되는 IMF SDR 바스켓에 원화가 포함될 수 있는 근거로 GDP 10위, 시가총액 9위 수준의 한국 경제의 위상, SDR 편입국을 제외시 글로벌 수출 최대 규모, 통화스와프 확대 등 정부의 원화 국제화 노력 등을 꼽았다.
그러나 한국 원화는 대외 무역거래에 사용되는 빈도가 낮고, SDR 바스켓에 편입되기 위한 국제화 수준도 미약하다. 당장 외환시장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만 개방된다. 원화 국제화에 필요한 외환시장의 역외 거래 또한 거래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온라인상에서도 이 후보 기축통화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원화 기축통화 되는 법 찾아 옴’이라며 조선이 세계를 정복한 합성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기축통화국? 가축통화국!’이라는 패러디 게시물을 통해 “대장동처럼 자기 사람들 돈 벌게 해주고, 서민들 등골 빼먹어 집 없고, 돈 없게 만들어서 국가에 의존하게, 가축처럼 키우려는 거 아닙니까”라고 했다.
2017년 대선에서 ‘파란을 일으키자’등 정치 관련 이미지 제작으로 유명한 트위터리언 ‘더레프트’도 “이재명의 귀축통화, 가축통화 시리즈”를 통해 이 후보의 발언을 조롱하는 패러디를 계속 게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