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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 내 소유권은 그놈에게 있다 ★★★
▶ 작가 : 노란사과
▶ 팬카페 : 노란색 과수원♡ http://cafe.daum.net/yellowappleculb
▶ 감상메일 : king2time@hanmail.net
#41
₩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어제 술을 너무 과하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아침 일찍 학교로 향한다.
왜냐면... 서일이를 잊기로 한 이상 서일이 옆자리 앉고 싶지 않았다.
학교로 들어선 나는 교무실로 직행했다.
"안녕하세요..."
"어!... 수애가 아침 일찍부터 교무실에는 왠일이니?...ᄋ_ᄋ"
거의 맨날 지각하는 나에게는 담탱이의 이런 반응은 당연한 거다. ㅡ,.ㅡ
난 손을 꼼지락 베베 꼬면서 담탱이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저 자리 좀 바꿔주시면 안되요?"
"왜 그러니? 설마 서일이가 괴롭히니?"
검은뿔테안경 사이로 나를 걱정하는 듯한 담탱이의 눈낄이 느껴진다.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대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요... 제가 며칠전에 안과를 갔는데요...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고 해서... 앞자리에
앉고 싶은데... 선생님! 그렇게 해주시면 안되요?"
담탱이는 잠시 생각을 하는 것 같더니 나의 눈을 슬쩍 한번 쳐다보신다. =,.=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눈 더 나빠지지 않게 조심하고... ^-^"
그렇게 난 서일이의 옆자리가 아닌 교탁 맨 앞자리로 이사를 왔다. ㅡ,.ㅡ
교탁 맨 앞자리면 잠도 못 자는데... 으잉! ㅜ_ㅜ;
난 서일이의 자리를 한번 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잊기로 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러는지...
안되는데... 자꾸만 내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런 나를 달래 듯 교실 앞문이 열리고 유림이가 들어온다.
"홍수애! 니가 왠일이냐? 이렇게 아침 일찍 등교를 다 하고? ᄋᄆᄋ?"
빠른 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와 큰 목소리로 말하는 유림이...
"그냥... =_="
"너 어디 아프냐? 얼굴이 반쪽이 됐어?"
"아프기는... 아니야... ^-^"
유림이를 안심시키려 억지로 미소를 띄웠다.
그러자 유림이는 자기 자리쪽으로 가는가 싶더니,
"잠깐... 너 왜 여기 앉아 있어? 여기 니 자리 아니잖아... ᄋ_ᄋ"
"응... 그렇게 됐어..."
"뭐가 그렇게 됐는데... 너 무슨 일 있지?"
"아무 일도 없다니깐... 아참! 근데 너 우리 오빠랑 언제부터 그런거야?"
말하고 싶지 않다.
아직은 유림이한테 말하고 싶지 않다.
유림이의 집요한 성격을 알기에 난 화제를 돌리려 수혁씨 ㅡ,.ㅡ 이야기를 꺼냈다.
1교시가 시작하기 전까지 우리의 유림냥은 수혁씨에 관해 나에게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았다. -_-;
사랑에 빠진 유림이의 모습 너무나 이뻐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잠시 후 수업종이 땡땡땡 울리고 또다시 교실 앞문이 열리고 서일이가 등장했다.
그와 동시에 나와 눈이 마주친 서일이...
슬픈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자기 자리로 가 앉는다.
수업시간 내내 앞자리에 앉은 나는 밀려오는 잠을 참느라 힘들었다.
가끔씩 뒤돌아 본 서일이는 책상에 엎드려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날 방과후...
유림이는 수혁씨와ㅡ,.ㅡ 데이트가 있다면서
종례가 끝나자마자 휑하니 교실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서일이는 어디로 가버린 건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축 늘어진 팔, 다리를 간신히 지탱하면서 집으로 향하고 나...
어기적 어기적... =_=;
내 머릿속에서 갑자기 제하의 얼굴이 떠오르는 건 왜 일까?...
제하가 미국 가면서 토순이 무덤에 털나면 뽑아주고...
벌레 있으면 잡아주고...
나보고 잘 돌봐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난 방향을 틀어 토순이가 잠들어 있는 학교 뒷산으로 발을 돌렸다.
아이고 힘들다. -_-;
힘들게 산을 올라온 난 토순이의 조그마한 무덤 앞에 다다를 때쯤...
"... 흐윽... 흐윽..."
이 울음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 한데... ᄋ_ᄋ
소리가 나는 쪽은 토순이 무덤이 있는 곳 이였다.
빠른 걸음으로 토순이 무덤앞에 도착한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토순아... 나 왔어... 잘 있었지?... 미안해... 그동안 못 와서...
어제 우리 엄마 죽었다... 토순이처럼 하늘나라로 갔어..."
"제... 제하야...."
서서히 내 눈에는 제하를 만난 기쁨과 원망이 섞인 눈물이 흐리기 시작한다.
난 생각할 것도 없이 제하에게 달려갔다.
제하는 놀란 토끼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제하!!!... 나쁜 놈!!!... 어떻게...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가버릴 수 있어!!!...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얼마나 미안했는데... ㅜ_ㅜ"
"홍시야! 미안해... 제하가 너무 미안해... 그러니깐 홍시 울지마..."
멀뚱히 날 쳐다보던 제하는 천천히 내게 다가와 나를 안아준다.
난 제하품에 안겨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다시는 제하가 슬퍼하는 일따위는 없게 해달라고...
내 친구 제하를 지켜달라고...
#42
우리는 학교 앞 조그마한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전에 한번 와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서일이랑 왔던 네모난 테이블과 하얀 벽으로 가득 찬 커피숍...
에비~ 또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_=;
난 머리가 울릴 정도(?) 고개를 흔들어버렸다.
잊자! 잊자! 잊어버리자! =ᄆ=;;;
내 맞은편에 앉은 제하는 찻잔만 매만지고 있다.
"제하야... 너 나한테 많이 미안하지? ^-^"
나의 말에 고개를 끄떡이는 제하...
여전히 양쪽 볼에 들어가는 보조개가 인상적이다. +ᄆ+
"그럼 나랑 약속해? 아무런 말 없이 어디 안 간다고..."
그때였다.
커피숍 문에 달린 조그마한 종소리에 함께...
무덤덤한 표정의 서일이...
그리고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있는 윤희가 들어온다.
나도 모르게 테이블 밑으로 얼굴을 숨겼다.
제하를 향해 뻗었던 내 손에 힘이 다 풀려버리고,
매말라 버린 줄 알았던 눈물이 턱을 타고 흘려 내린다.
차라리 이렇게 울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면.... 그랬으면 좋겠는데...
채서일... 너 나쁘다... 정말 나쁘다...
난 너 잊는것 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넌 아무렇지 않은 거구나...
심장을 도려내는 듯 숨이 터억하고 막혀온다.
바보같은 내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서 망가져 버렸다.
"홍시!... 왜 그래?... ᄋ_ᄋ..."
제하는 내가 우는 모습에 놀라는지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난 애써 손등으로 계속해서 흘려 내리는 눈물을 움쳤다.
"홍시야!... 왜 우는거야?..."
"아니야... 울기는 누가 울었다고... 그래..."
"니 눈에 있는 그 사람이지?... 그 사람이 너 이렇게 아프게 하는 거지?..."
내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내 가슴이 너무 아파서... 주저 앉아 버리고 싶다.
순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제하의 눈동자가 엷게 흔들린다.
"... 나가자!!! 홍수애... 나가자고...!!!"
갑자기 나의 손목을 잡아끄는 제하의 굳은 표정이 미세하게 떨려온다.
그리고 내 온몸을 휘감았던 불안함 예감은 적중하고 말았다.
일그러진 얼굴의 제하가 내 이름을 부르는 큰소리에 이미 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있던 서일이는 시선을 우리쪽으로 돌린다.
그와 동시에 나와 눈이 마주쳐버린 서일이가 나에게 다가온다.
숨통이 조여오는 것 같아 미쳐버릴것만 같다.
"홍수애..."
차갑게 변해버린 눈으로 서일이가 내 어깨의 손을 얹으며 말한다.
초조하게 달싹거리는 내 입술이... 서일이를 밀어내며 말했다.
"내 몸에 손대지마... 이제부터 너란 사람은 나한테 없어..."
내 말에 경직된 얼굴의 서일이는 고개를 떨군다.
아무리 입술을 깨물어 보아도 흐르는 눈물은 멈출 줄 모른다.
아직도 내 어깨에서 서일이의 손길이 느껴지지는 것만 같다.
나는 그냥 내 감정을 흘러보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어느새 제하의 손에 이끌려 커피숍을 나와 있었다.
제하는 내 눈에 글렁글렁 눈물이 맺혀 있는 눈물을 닦아준다.
그리곤 살며시 나를 안아준다.
"울지마... 제발 부탁이니깐... 울지마...
나... 이럴려고 너 보낸 거 아니란 말이야...
너 행복하라고... 니 옆자리... 난... 안 된다는 거 아니깐...
그래서 너 보내 준건데... 지금 니 모습... 나 정말 화나게 한다...."
정말 내 가슴이 갈기 갈기 찢겨나갈 만큼 울어뎄다.
이기적인 내 눈에는 제하의 얼굴이 보이질 않았다.
온통 내 머릿속을... 지배 해버린 서일이...
나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못 잊겠어... 잊을수가 없어... 잊고 싶지 않아...
서일이를 잊겠다는 내 다짐이 다 무너져 산산조각 나버린다.
얼마나... 울면 되는거지... 나 얼마나 울면... 웃을수 있는거지...
나 웃고 싶어... 하지만 내 눈에선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헐떡거리는 낯익은 숨소리와 함께... 나를 보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제하의 품에서 살짝 벗어나 올려다 본 그곳엔...
슬픔이 가득 고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서일이가 서 있었다.
나를 향해 원망 섞인 엷은 미소를 보이고는
발길을 다시 커피숍쪽으로 돌리는 서일이...
그런 서일이의 모습에 내 손끝부터 온몸의 신경세포가 마비되는 것 같다.
지금이라도 서일이가 돌아선 그곳으로 힘껏 달려가고 싶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래서... 그게 날 더 미치게 슬프고 괴롭게 만들어 버린다.
이미 돌아서 버린 서일이를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눈물은 나를 감싸려고만 한다.
버턱버턱... 금방이라도 쓰려버릴 것 만 같은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집으로 향하고 있다.
내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제하는 내 어깨를 살짝 다독거려 준다.
"홍시... 잘자... ^-^"
난 웃음 띤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제하의 눈을 일부러 피해버렸다.
제하한테 미안해서... 내가 서일이를 좋아하는 내 마음을...
영영 알지 못하고 살았다면... 그러면 내가 제하옆에 있었을까....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서일이가 아닌 제하였다면...
나 지금 이렇게 우는 일 같은건... 없었을까...
#43
그 날 밤 난 시름시름 앓아 누웠다.
그래서 다음날 아무것도 먹지도 못했다.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천장 구경(?)만 했다. ㅡ,.ㅡ
하루에도 몇 번씩 서일이의 얼굴을 그리다 지웠다...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자꾸만 멀리 달아나버리는 서일이...
서일이한테 나란 얘 어떤 존재였을까...
그냥 연기처럼 스쳐 지나가는 사람중 하나였을까...
하룻밤 사이에 많이 수척해진 내 얼굴... 이제 웃는 거조차 힘들다.
웃고싶은데... 얼굴은 웃고 있는데...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려 내린다.
딩동.
요란스러운 초인종 소리와 함께 열리는 내 방문...
난 눈물을 감추려 두 눈을 비벼댄 후 문 쪽을 바라보았다.
"홍시야! ^0^"
검은 비닐봉지를 한손에 들고 내방에 들어온 제하는
나에게로 쪼르륵 달려와 내 이마를 한번 짚어본다.
"홍시 많이 아픈거야?...ᄋ_ᄋ..."
"아니.. 이제 괜찮아... 하나도 안 아퍼... ^-^"
"아프면 안되... 정말 아프면 안되...
홍시 아프면... 제하랑
하늘나라에서 토순이가 울단 말이야..."
제하의 말에 난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보니, 내 옆에서 많은 힘이 되줬는데
난 제하한테 해준게 하나도 없네...
"제하가 주는 약이야! 이거 먹고 아프지 말아야해! ^0^"
들고 온 검은 비닐봉지를 주섬주섬 뒤척거리더니
약이라면서 스크류바를 나에게 건낸다. -_-;
스크류바를 한입 배여 먹을려는데 미친 듯 울려대는 내방 전화...
아무생각 없이 제하를 향해 한번 웃어주고는 귀에 갔다댄 전화에서는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흘려 나왔다.
"여보세요..."
아무 말이 없는 전화에 잘못 걸렸을 거란 생각에 끊으려는데...
"...홍수애"
임가희다. -_- 갑자기 내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 같다.
제하는 스크류바를 먹던걸 멈추고는 나에게 바짝 다가와 앉는다.
"서일이 어디 있는지 알아?"
순간 저번에 나를 이용했던 가희의 얼굴이 떠올라
두 귀를 막아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때와는 다른 말투...
"여기 병원이야... 서일이 지금 병원에 있어..."
병원이라는 말에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아 버리는 것 같다.
"나 니 말 안 믿어... 거짓말 하지마..."
"성민병원 608호실이야... 믿던 안 믿던 그건 니 자유야..."
그리고는 끊어져 버리는 전화...
잠시 정신이 몰롱해지는 걸 느낀다.
난 제하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두 눈을 손으로 감싸다.
설마 가희 말이 사실은 아니겠지...
난 대소롭지 않게 가희의 말을 흘려 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홍시야! 무슨 전화덴... 표정이 어두워졌어?...ᄋ_ᄋ?"
"어... 아니야... 잘못 걸린 전화야..."
"홍시야..."
"........."
"...홍시야..."
"...응..."
이기적인 나에게는 제하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를 부르는 제하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을 해버렸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난 옷을 챙겨입고 있었다.
"홍시... 어디 가는데...?..."
가희의 말이 사실이건 아니건 지금 내게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오늘에서야 확실히 알게 된 사실...
난 죽어도 서일이를 잊을 수 없다는 거다.
보고싶다... 미치도록 서일이가 그립다.
"엄마! 나 잠깐만 나갔다 올께..."
넋이 나가버린 난 제하를 남겨둔 채 뛰어나온 미세하게 조금 열린
현관문틈 사이로 제하의 목소리가 들린다.
"가버렸네... 또 나 혼자 남겨두고 그 사람한테 가버렸네..."
조마조마하게 떨려오는 손을 부여잡으며 두 눈을 꼬옥 감고야 말았다.
그리고 빠르게 달려가 택시를 잡아탔다.
#44
택시 안에서 난 엉엉 우는 일밖에는 할 수 없었다.
속력을 내면 성민병원에 다 다랐을때쯤 시력이 좋은 내 눈을 원망했다.
택시 밖 도로변... 다리에는 기브스를 한 채 목발에 의지하고 있는 서일이...
그리고 그런 서일이를 부축하는 윤희가 내 시야에 들어온다.
순간 내 눈에는 툭 하고 눈물이 턱을 타고 흘려 내린다.
"아가씨! 다 왔습니다"
"아저씨... 죄송한데... 차 좀 다시 돌려주세요..."
"네...?..."
너무 울어서 잠긴 목소리... 터져 버릴 것 만 같은 심장...
항상 좋아하고... 걱정 하는 건... 나 혼자 하는 거네...
하긴... 서일이 곁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데...
바보 같은 난 그걸 알면서도...
내 슬픈 마음을 아는지 하늘에서는 갑자기 힘찬 빗줄기가 내린다.
집 앞에 도착한 난 부들부들 떨려오는 내 몸을 가누지 못했다.
휘청휘청... 금방이라도 탈진해버릴 것만 같다.
"파악!"
갑작스레 내 뒤로 커다란 무언가가 감싸는게 느껴졌다.
낯익은 숨소리... 따스한 손길... 서일이였다.
"홍수애..."
"... 이거 놔줘..."
애써 눈물을 감추려 낮은 목소리로 서일이에게 말했다.
하지만 날 안은 서일이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진다.
"미안해... 내가 다 말할께... 가지마..."
순간 불현듯 윤희의 얼굴이 생각나 서일이의 품에서 벗어나보려
해보지만 남자인 서일이를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뭐가 미안한데... 뭘 다 말해준다는 건데...
우리가 무슨 그렇고 그런 사이도 아닌데...
지금 니 행동 너무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냐?..."
날 멍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일이의 얼굴에는 온통 상처투성이다.
다행이다... 비가 와서... 내가 흘리는 눈물을 서일이는
내리는 비라고 생각하겠지... 정말 다행이다.
"그래... 근데... 난 일방적인 나 혼자만의 사랑이라도 괜찮은데..."
그 말과 함께 서일이는 날 놓아준다.
하늘에서는 비가 더 세차게 퍼붓기 시작한다.
나 어떻하지... 너와 함께 한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많은데...
내가 서일이를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우리 이렇게 어긋나지는 않았겠지...
날 향해 힘겹게 웃어주는 서일이를 뒤로 한 채
굳게 다문 입술과 함께 집으로 들어버렸다.
난 또다시 나오려는 눈물을 손등을 닦아내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너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오빠의 말을 무시한 채 내방으로 들어가 문이 부서져라
닫아버린 후 침대에 꼬그라져 울음을 터뜨렸다.
쾅쾅쾅!
"홍수애!!! 당장 문 못 열어?!!!"
부셔져라 문을 두드리는 오빠 때문에 난 손으로 두 귀를 막아버렸다.
지금은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아... 아무하고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오빠! 제발 나 혼자 있게 해줘... 나 오빠가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힘들어"
방바닥으로 툭 떨어져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리고 날카로운 오빠의 음성이 내 귓가를 미친 듯 울려댄다.
"너 나중에 말 안 했다고 나 원망하지마! 너 후회해도 난 몰라!"
오빠가 내 방 앞에서 사라지는 소리가 들린다.
내 심장은 이미 끝없이 아래로 추락해버렸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내 머리를 짓누르고,
멍하게 초점을 잃어버린 내 눈에서 또 눈물이 흘려 내린다.
온통 뿌옇고 어두운 이상한 세상에 나 혼자 갇혀 버린 것만 같다.
턱 끝으로 흘려 내리는 눈물이 내 목을 막혀오는 고통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내 머리에서 필름처럼 스쳐 지나는 지난날 서일이의 모습...
시간을 돌릴 수 만 있다면 서일이를 처음 만난 7살 유치원생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눈은 울고 있는데... 왜 자꾸만 머리로는 서일이가 보고 싶은 건지...
갑자기 울다 지친 난 무언가 사라져 버릴 것 만 생각에 두려워져,
그 길로 미친 듯 무의식중에 맨발로 현관을 박차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하지만, 어디에도 서일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서일아... 니가 기뻐하고 있는 날에도... 슬픈 날에도...
내 눈은 항상 널 향해 있는데...
난 아직... 널 보낼 자신... 없는데...
나 이제는 너무 늦었다는 그런 바보 같은 생각 안 할께...
네가 너에게 고백했던 것도,
내가 너에게 그런 마음 가졌던 것도...
너, 그리고 너와의 추억, 그리고... 너에 대한 사랑.
우리가 다시 못 본다면,
그 모든것과 헤어져야 한다는 거잖아.
서일아... 우리 다시 못 보는건 아니지...
내일이면 너 다시 볼 수 있는 거지...
지금 내 머리를 헤집고 다니는 불길한 예감... 틀린 거지...
"서일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리는 비를 가로질러 이리 저리 서일이를 찾아 헤메이던 나는
길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을 박고는 크게 소리쳤다.
#45
"여기 내 자린데?...ᄋ_ᄋ"
"어... 미안한데... 나 오늘만 이 자리에 앉을께...
선생님한테는 내가 말해놨어..."
난 맨 앞자리가 아닌 본래의 내 자리인 서일이의 옆자리로 돌아왔다.
어제... 밤새 비를 맞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머리가 질끈질끈 거린다.
약해지지 말자고 몇 번이나 다짐했는데...
불길한 예감은 아직도 내 온몸을 휘감고 있다.
아무생각도 하기 싫어 잠을 자보려고 하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다.
주인을 잃고 텅 비어 있는 서일이의 빈 책상...
그리고 서일이의 남은 흔적...
「바보 홍수애」
바보... 그래... 니 말대로... 나 바보 맞어...
너 때문에... 나 바보가 됐어...
이번 시간만 끝나면 오늘 수업도 다 끝났는데...
서일이는 아직까지 학교에 오지 않았다.
여러번 걸어봐도 받지 않는 서일이의 전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거지...
아침에 학교 오는 길에 서일이네 집에 가봤지만,
어젯밤에 집에서 나간 후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갑자기 내 뇌리를 스쳐가는 한 사람... 임가희...
항상 가희는 서일이가 어디 있는지 나한테 전화해서 알려줬는데...
난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선생님을 찾아가
가희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컬러링으로 나오는 최신가요와 함께...
쉴새 없이 쿵쿵거리는 내 심장...
"여보세요..."
"가희니?... 나... 수애... 서일이... 서일이가 없어졌어...
넌 알지?... 서일이 어디 있는거지..."
"씨발! 그년이야... 홍수애! 내가 너한테 서일이 보내줬으면...
그년한테 뺏기지 말아야 할거 아니야?"
알 수 없는 말을 해대면 흐느끼기 시작하는 가희...
더 아파오는 듯한 머리를 한 손으로 감싼 채
전화기에 귀를 기울였다.
"임윤희 찾아!!! 임윤희 찾으라구!!!
서일이 지금 임윤희랑 있을꺼야..."
서일이가 윤희랑 같이 있다고...
불길한 예감으로 가득 찼던 머릿속이 백지처럼 하얗게 변해 버린다.
잔인하다... 채서일... 너 끝까지... 너무 잔인하다...
두려움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내 몸...
그냥 이 자리에서 흔적 없이 녹아버렸으면 좋겠다.
"홍수애!!!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교실바닥에 떨어진 전화기 너머로 가희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야 이해가 간다.
서일이가 왜 윤희랑 가희를 찾으러 갔는지...
어제 왜 서일이가 윤희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을 나섰는지...
하나... 하나... 떠오르는 지난 날 서일이의 잔인했던 모습...
"수애야!... 홍수애!"
그렇게 정신을 잃은 날 일으켜 세우는 유림이...
걱정이란 단어가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유림아! 나 어떻게 하지... ㅜ_ㅜ"
유림이는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나를 달래준다.
차라리... 가희한테 전화하지 않았으면... 그랬으면...
아무것도 모르고... 힘든 짝사랑이라도 했을 텐데...
터벅터벅...
몇 시간째 울다 지친 나는 유림이의 부축으로 집으로 향한다.
어젯밤 계속 내린 비로 인해 온통 흙탕물 투성인 길바닥...
흙탕물이 다리에 튀기는 것 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이란거 하지 말걸...
이렇게 아프고 힘든 거라면... 하지 말걸...
아픔이... 뼛속까지 시려오게 한다.
나도 모르게 약해져버린 내 마음은...
난도질은 한 듯 찟겨 나간다.
나... 앞으로 누굴 보면 웃어야 하지...
유림이는 나의 얼굴을 닦아주면 말한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너무 울지 말고... 너 그러다가 쓰려져..."
"유림아!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기집애.. 나한테 뭐가 미안한데... 잘 들어가..."
한없이 초라해진 모습으로 집으로 들어섰다.
축 늘어진 몸을 방안으로 옮기려는데,
"홍수애 너 여기 앉아봐."
일그러진 얼굴로 오빠가 나를 불러 세운다.
".... 아니, 나 지금 아무와도 이야기 나누고 싶지 않아"
"아주 중요한 이야기니깐... 좀 앉아보라고"
오빠의 살기 어린 눈빛에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앉아버렸다.
#46
- 가희 번외 -
내 앞에 그 사람이 서 있죠
그리고 그 사람 옆엔 그 사람을 웃게 하는 나 아닌 다른 여자가 서 있네요
우리 부모님은 결혼한 지 3년이 되도록 아기가 생기지 않아,
고아원에서 여자아이 하나를 입양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뱃속에서 내가 자라고 있는걸 알았다.
그 여자아이는 어려서부터 지나친 애정결핍증을 보였다.
항상 뭐든지 자기가 더 좋은걸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
자기가 나보다 더 좋은걸 얻어야지만 울음을 그치는 그런 아이였다.
"가희야! 윤희한테 잘해줘야해...
우리 가희는 똑똑하니깐 엄마말 무슨 말인지 알지?"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임윤희... 그녀는 나의 동갑내기 언니다.
어느날, 내가 짝사랑하는 서일이에게 선물하려고 러브장을 꾸미고 있는데,
불쑥 내방에 들어온 임윤희...
"뭐해? ^-^"
"어... 아무것도 아니야..."
난 황급히 러브장을 책상서랍에 넣고 재빨리 닫아버렸다.
하지만, 윤희는 내 책상위에 놓인 액자를 발견하고는,
"얘가 너가 좋아하는 얘지? ^-^"
뭔지 모를 잔인한 웃음섞인 윤희의 말...
항상 내가 좋아하는 남자는 윤희에게 넘어갔다.
나... 서일이한테 좋아한단 말도 못했어...
아직 친해지지도 못했단 말이야...
부탁할께... 서일이만은... 제발 나한테서 뺏어 가지마...
난 돌아선 윤희에게 마음속으로 애원아닌 애원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예상대로 윤희는 서일이의 다정한 연인이 되있었다.
"임윤희!!! 너 뭐야?!!!"
"왜?... ^-^"
천연덕스럽게 나에게 묻는 임윤희...
엄마는 왜 이런 얘를 입양한 거야...
"짝"
이미 극도로 흥분한 나는 이성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힘이 들어간 내 손이 윤희의 얼굴을 내리쳤다.
"임윤희!!! 너 서일이 안 좋아하잖아?
언니라는 사람이 동생한테 그래도 되는거야?"
"그래... 나 채서일이란 얘 안 좋아해... 근데 뺏고 싶어...
부모한테 사랑 받으면서... 나랑은 다르게 사는 니가 정말 미웠어...
그래서 뺏고 싶었어... ^-^"
처음 보는 윤희의 눈물... 윤희는 내게 눈물을 보였다.
윤희의 눈물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한편으로는 동정심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여기서 내가 약해지면...
그래서 내가 주저앉으면...
... 서일이는...?...
"... 니가 자초한 거잖아"
"응?... 뭘... ^-^?"
정말 너무도 자연스럽게...
한쪽 입 꼬리를 살짝 올린 채 내게 되물어오는 임윤희...
"... 난 너 때문에 항상 양보만 하면서 자랐어,
너한테 다 주면서 자랐어... 그러면서도 난 그냥 웃었어,
언니니깐... 그래... 그래도 우린 가족이니깐..
근데 결국 돌아오는 게 이거니? 다르게 자랐다고?
그래서 뺏고 싶었다고?... 그건 너무 이기적이잖아!!!...
그건 우리 가족 모두를 불행해지게 하는 거잖아!!!
가족끼리 어딜 가면 넌 니 스스로 빠졌잖아,
너 스스로 가족이 될려고 노력은 해봤어?"
항상... 주기만 했다... 그렇게 뺏기는 쪽은... 언제나... 나였다...
...더 뺏어갈게 있었니?... 그래서 그랬니?...
...내가 정말로 미치도록 사랑하는 서일이까지...
그래서 가져간 거니?...
"니가 뭘 안다고 그래!!!"
악을 쓰며 말하는 임윤희 앞에서 울지 않으려 아랫입술을 깨물었지만,
눈물은 볼을 타고 흘러 내려온다.
그리고 주저앉아서 소리를 지르는 임윤희...
서일이를 정말 사랑한다... 그래서 가슴이 찢겨나가는 것처럼 아프다...
"...임윤희... 서일이 사랑하는거 아니면 놔줘,
... 나중에 서일이 아프게 하지말고 놔줘..."
그말과 함께 난 그곳을 빠져나왔다.
내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려 내리고 있다.
..... 아파서 눈물이 흐른다,
사랑 때문에 내 가슴에는 커다란 멍이 들어 버렸다.
... 너만 보면 두근거려서 이름 부르지도 웃지도..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렇게 한마디 말도 전하지 못하고 나 혼자서만 널 사랑했어...
...그래서... 내 마음 전하지 못한 아쉬움에 난 지금 숨을 쉴 수가 없나봐...
... 널 사랑하지 말걸... 널 미워할걸...
... 차라리 너와 나... 모르는 남남 이였으면..
그럼 나 안 아프잖아... 그럼 나 안 울잖아...
어쩌면... 눈물은 언젠가 마르겠지...
... 아니 내 스스로 멈춰야겠지...
하지만, 아픔은...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널 사랑하는 마음은... 사라질 수 없겠지...
... 그래서... 나 지금 더 많이 아프고 힘든 거겠지...
#47
"서일이 어디 있어?"
"........."
"홍수애, 너 내 동생 홍수애 맞아?"
"장난 칠 기분 아니야..."
"앞뒤불문 안 가리고 이렇게 아무렇게나 의심하면서
자신 혼자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바보 멍청이가
내 동생 홍수애가 확실하냐고..."
"........."
"지금 아파서 얼굴 찡그릴 사람은 니가... 아니고 서일 이야..."
오빠가 아랫입술을 지긋이 깨물면서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오빠의 얼굴은 심히 찡그러졌다 가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홍수애, 너 전세계가 널 그동안 왜 그렇게 힘들게 한 줄 모르지?"
오빠가 전세계를 아는 거지?
오빠의 입에서 전세계라는 말이 나오자
나의 손에서는 심한 경련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와 동시 전세계와 나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서 파로나마처럼 지나간다.
오빠, 지금 서일이 이야기하는 거잖아.
그런데 왜 오빠의 입에서는 전세계의 이름이 나오는 거야.
왜 그 자식의 이름이 나오는 거냐고...
"서일이 니가 아는 채서일보다 훨씬 강한 놈이야...
그래서 옛날에 한번 채서일과 전세계의 싸움이 있었어..."
서일이하고... 전세계의 싸움이...
그건 전에 유림이한테 들은 것 같은데...
내 머릿속의 혼잡스러워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도 당연히 서일이가 이겼지...
맞아, 어쩜 그때는 그게 당연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것부터 잘못 되었건 거야.
남자는 한번 싸움에서 지면 그걸 잊지 못 해.
특히 전세계 같이 승부 욕이 강한 비겁한 놈은
더더욱 잊지 못하지."
오빠의 입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나오면 나올수록 나의 왼쪽부터
서서히 경련이 일어나고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진다.
맑았던 날씨가 서서히 검은 구름이 밀려오면서,
이제 비가 내릴 듯 싶다.
대체 오빠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서일이 널 진심으로 좋아했어,
그래서 널 지키려는 거야.
그건 알지? 그 녀석이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신의 몸을 버려서라도 널 지킬 놈이야.
그런 녀석에서 조건이 들어왔어..."
알아... 근데... 서일이가 날 좋아한다는 말은 과거형이야...
서일이는 임윤희를 좋아해...
나 혼자만... 서일이를 좋아해...
나도 모르게 그 녀석을 좋아하게 됐어.
지금 내가 이렇게 괴로운 것도 어쩜 그 녀석을
많이 좋아해서 그런지도 몰라.
하지만 오빠 지금은 내가 너무 아파.
나만 그런 것 같아서 너무 아프단 말이야.
"전세계... 미치도록 지독한 놈이야,
자신과의 싸움에서 한번만 더 이기면.. ..
널 괴롭히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세웠어..."
순간 모든 게 마비되어 버렸다.
서서히 고여들던 눈물도 심한 파동을 일으키면
심장도 그리고 서서히 전해지던 경련도
저 멀리 검은 구름을 몰고 오던 구름도 그리고 나의 머리까지도...
아주 고요한 정적이 우리를 휘감았다.
조건? 나를 괴롭히지 않겠다는 조건?
무슨 소리야?...
아니야,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닐 거야...
"나, 나 그... 그만 들을래!"
"더 들어! 홍수애!!!!"
"그 녀석 그래, 니가 지금 생각하는 대로 그 싸움에 나갔어...
그랬어, 그래서 그 너무나도 말도 안 되는 그 싸움을 했어..."
오빠 지금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고?
전세계 패거리가 얼마나 많은데 얼마나 싸움을 잘하는데...
하하, 그 패거리랑 혼자서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임윤희랑 다정스럽게 병원 앞에 서 있을 것 같아?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마...
채서일 지금 임윤희랑 하하호호 거리면서 지낼걸?
나에게 고백해도 대답이 없자 얼씨구나 좋구나 하면서 임윤희랑 지낼걸?
그리고 나를 괴롭히지 않겠다는 조건에서 싸운다고?
후, 그게 과연 임윤희는 아닐까?
나 안 믿을꺼야... 아무 말도 안 믿을 거라고...
어차피 많이 좋아하지도 않았으니깐... 이제 생각하지 않을 거야...
"안 믿어! 아무 말도 안 믿을 거야! 채서일은...
임윤희를 좋아하잖아!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잖아!"
"홍수애!!! 이 미련 곰탱아!!! 서일이 지금 많이 아파...
그 녀석 찾아다가 병원에 박아둬야 한다고."
그래... 아프겠지... 나란 얘는 잊어버리고...
윤희 때문에... 많이 아프겠지...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오빠의 말을 듣지 않으려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하지만,
이어지는 오빠의 말에 내 심장이 끝없이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
#48
"하... 홍수애..."
"그만 하자..."
"니가 듣던 말던 이 한마디만 해줘야겠다..."
"........."
"서일이 그 싸움에서 졌어... 그래, 그 많은 인원하고 싸워서
이긴다는 사실 자체가 불가능한 소설의 영웅이나 가능한 일이지...
그래서 엄청 맞았어. 정말 지독하게 맞았어.
그리고 맨주먹으로 싸우자던 전세계가 칼을 들고 왔더라...
근데... 마지막에 전세계가 찌른 칼에 맞았어.
병원에서 임윤희랑 같이 있었어, 서일이가 그 싸움에서 나올 때
임윤희가 서일이 발견해서 병원으로 데리고 온 거야,
그리고 그 곳에서 서일이도 널 봤어...
그래서 너 오해할까봐... 그 아픈 몸으로
널 보겠다고 찾아 온 거야..."
비가 내린다.
먹구름이 완전 하늘을 뒤 덮어버리더니 이제는 비가 내린다.
그리고 내 눈에서도 조금씩 투명한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
바보였잖아... 나 지금까지 너무 바보였잖아..
"그 녀석 지금 많이 아파... 너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칼에 맞아 몸이 아파... 니가 찾아, 너 아니면
아무도 못 찾으니깐... 그 녀석 니가 찾아서 병원에 데려다 놔..."
쾅★
심한 소음을 일으키며 오빠는 그렇게 빗속을 달려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다시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나 때문이래... 내가 서일이 그렇게 아프게 만든 거래...
말도 안 돼, 나 때문이라니. 채서일 너 나... 안 좋아하잖아...
임윤희를 좋아하잖아, 바보야...
이러면 내가 너에게 너무 미안하잖아...
바보야... 니가 이러니깐... 내가 널 더 좋아하게 되어버리잖아...
서일아, 서일아, 서일이를 찾아야겠지?
나 이제 말할래. 서일이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을래.
그렇게 나는 문을 박차고 나갔다.
아직도 비는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나의 살을 뚫고 지나가 듯 서일이를 아프게 했다고
하늘에서 나를 질책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렇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빗속을 나는 달리고 또 달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그 빗속을 나를 달렸다.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시선 또한 난 느낄 수가 없었다.
이미 내 머릿속에는 채서일이란 한 남자의 얼굴로 꽉 차서
더 이상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얼굴은 내 시야를 벗어난 지 오래였다.
턱★
그렇게 빗속을 달리다 누군가와 부딪혔다.
가야한다... 이렇게 지체할 시간이 없다.
나는 서일이를 찾아야 한다.
나 때문에 울고있는 서일이를 찾아야한다.
"홍수애..."
서일이니? 서일이야?
나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따뜻하여 잠시 초점을 모았다.
빗속에서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다.
서일이 인가보다... 서일이가 다시 나에게 왔나보다...
하지만 모든 초점이 맞춰지고 내 시야에 보이는 사람은
서일이가 아닌 제하였다.
제하... 너무나도 바보 같은 아이..
나 때문에 바보가 되어버린 제하...
"어디 가?"
"서... 서일이... 서일이..."
"하..."
"제하야! 너 서일이 어디 있는 줄 알아?"
지금 이 순간 나는 너무나도 이기적이다.
한사람에게 다가가기 전 다른 한사람에게 비수를 꽂고 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빗속에서 나는 제하에게 손목을 잡힌 채 서 있었다.
바람이 분다.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추울 만도 할텐데 춥지 않다.
"나 이제 정말 홍시... 보내줘야 하네..."
"응?"
"감사합니다. 그동안 사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하야, 왜 그래?"
"나는 여기까지야. 이제 나의 모든 사랑 할 수 있는 기간은 끝났나봐..."
제하의 눈에서 빗방울인지 눈물인지
분간 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떨어진다.
그리고 그의 볼을 타고 흘러
저 멀리 시멘트바닥으로 떨어져 버린다.
그리고 그의 손에 쥐어져있던 작고 여린 한 송이의 장미꽃이
하염없이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곧 죽어버린다.
"... 고마웠어... 그동안 너무나도 고마웠어...
그리고 널 만나서 정말 행복했어..."
"제하야..."
저 멀리 제하가 손을 흔들며 사라져간다.
나는 그를 잡지고 못하고 그렇게 멀어져 가는
그의 형체만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작은 어깨를 들썩거리며 그는 작아져간다.
"사람을 찾고 싶어? 그럼 처음 그 사람을 만났던 곳으로 가봐...
그 모든 것을 그곳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는 거야..."
사라져 가면서 나의 귀에 작게 울음에
묻히어 속삭였던 그의 마지막 한마디...
어쩌면 제하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있는 지도 모른다.
#49
나는 제하의 말대로 처음 그때를 생각했다.
서일이를 처음 보았던 그 때...
작고 어렸을 때 유난히도 하얗고 예쁘장하게 유치원 복을 입었던 아이.
매일같이 내가 키가 큰 게 싫다며 나를 괴롭혔던 아이.
그렇게 나는 다시 달렸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달래가며 그렇게 달리고 또 달렸다.
조금만 기다려... 서일아...
얼마나 달렸을까?
신발이 벗겨져 신발을 붙잡고 얼마나 달렸을까?
내가 도착한 서일이랑 나랑 다녔던 "세명유치원"
그곳에... 저 멀리 사람의 그림자가 보인다.
비에 젖은 채 하늘을 보면서
그리고 커다란 꽃다발을 가슴으로 감싼 채 앉아있는 작은 그림자가 보인다.
"너는 안 아프지? 비에 맞지 않아서 아프지 않지?"
눈물에 목이 메어버린 그 아이는 한없이 꽃에게 말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의 눈에서는 더욱더 비가 내린다.
"바보야... 꽃이 물을 먹어야 살지
그렇게 비를 막아주면 꽃이 어떻게 사니?"
너무 울어서 두 갈래 세 갈래 갈라져 버린
너무나도 추잡한 나의 목소리와 모습...
그리고 나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를 돌아보는 바보 같은 아이...
그 옆에는 하얀 목발이 놓여져 있다.
바보야... 꽃은 지켜주기만 해서 자라나는 게 아니야...
가끔은 바람의 차가움도 느껴봐야 하고
가끔은 비의 아픔도 맞아봐야 한다고...
그래서 너무나도 그 꽃이 아파 할 때,
햇님이 나타나줘야 꽃이 예쁘게 크는 거야...
"홍수애..."
나는 다가갔다.
처음으로 내가 먼저 그 애에게 손을 뻗었다.
"이 바보 같은 자식아, 네가 무쇠인간이야?
네가 마징가야? 왜!!! 왜 네가 날 구해!!!
왜 그 싸움에 나가는 거야!!! 으헝! ㅜ_ㅜ"
그렇게 나는 서일이를 쳐다보며 목놓아 울어버렸다.
서일이는 손이 나를 감싸려다 다시 내려간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비를 묵묵히 맞는다.
"넌 정말 바보멍청이 미련 곰탱이 해삼 말미잘이야!!!
누가 그러래, 누가 그렇게 착하고 바보 같으래!!!
너 어렸을 때 나 많이 괴롭혔잖아!!! 그랬잖아!!!
그 못된 심보는 어디로 간 거야. 엉엉! ㅜ_ㅜ"
"... 미... 미안해...."
서투른 그 아이의 입에서 "미안해" 란 사과가 나왔다.
바보 같은 자식... 그 말은 해야할 사람은 나인데 왜 니가 하는 거야...
비가 더 세차게 내렸으면 좋겠다.
세차게 내려서 이 녀석이 아플 때까지 내려...
이 녀석이 제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에게 너 때문에 아프다고 너를 너무 좋아하는데...
너는 안 그래서 내가 너무 힘들다고...
투정이라도 부렸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나 지금 화났어..."
"응?"
"너랑 임윤희랑 너무 다정스럽고
행복해 보여서 너무 화났었단 말이야..."
서일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나도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체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단지 그 동안 마음 속에 품고있던 모든 말들을 이제 하려한다.
이 바보 같은 녀석에게 내가 먼저 말을 하려한다.
"너 솔직히 지금부터 말해? 너 나 안 좋아했지?
전에 나 좋아한다고 한 말 다 거짓말 이였지?"
"... 아니야.. 그게 아니야..."
이 녀석의 눈동자가 많이 흔들린다.
주먹도 흔들린다. 나의 주먹도 흔들린다.
아직도 경련이 일어난다.
이제 조금씩 추위가 다가오는 듯 싶다.
시원하게 오는 비가 이제는 조금씩 아파 온다.
"사실 흔들렸어... 임윤희랑 너... 사이에서
너무나도 많이 흔들렸어..."
점점 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무서워하지마... 홍수애... 언젠가 겪어야 할 말이야...
"윤희는 내가 너무나도 보고싶은 사람이야."
내 얼굴은 다시 눈물이 떨어뜨린다.
어쩌면 지금은 내가 이 녀석을 짝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나에게 너무 지쳐, 내가 너무 아프게 하여 이 녀석은
임윤희란 여자의 남자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내가 너무 아플 텐데...
하지만 당연한 벌이잖아... 홍수애...
네가 서일이를 처음에 아프게 했잖아...
그래서 벌받는 거야... 그런 거야...
보내주자... 이제 서일이 아프지 않게 임윤희 앞으로 보내주자...
#50
"맞아... 윤희는 나에게 그런 존재야..."
서일이의 따뜻한 "윤희" 라는 이름이...
나의 마음 속에 비수처럼 박힌다.
어느 정도는 짐작했었지만,
서일이에게 윤희가 그렇게 큰 존재였다니...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내 심장이 요동친다.
아까 내가 제하에게 이렇게 모질게 대했을까?
그런 건가? 갑자기 제하가 생각난다.
제하도 나처럼 이렇게 아파겠지...
그래서... 나 지금 벌받는 건가봐...
"그런데 지금 다른 감정이 생겼어...
봐도 보고싶고... 내 앞에 있어도 불안하고
그 어떤 추한 모습도 예쁘게 보이고,
그리고 그리워하기는 싫어...
언제나 내 옆에서 지켜주고만 싶은
그런 감정이 생겨났어..."
너무나도 간절하잖아...
저 눈빛 너무나도 간절하잖아.
임윤희에 대한 마음이 그렇게 깊었던 거야?
서일아, 정말 그런 거야?
춥다... 이제 온몸이 춥다...
너무나... 추운데도 눈물은 멈출 줄 모른다.
그리고... 내 마음까지... 차갑게 시려온다.
눈물은... 한줄기 비가 되어 흘려 내린다.
오빠... 오빠가 찾으라며 서일이 아프다고 찾으라며...
그런데 오빠 나 너무 늦었나봐...
시간을 되돌리기엔 나 너무 멀리 왔나봐...
서일이는 내가 아니고 임윤희래...
"홍수애..."
"응... 그래... 보내줄께... 나 너 잊기는 쉬울 거야..."
"수애야..."
"갈께..."
그렇게 나는 뒤 돌아섰다.
멈추려던 눈물이 다시 샘솟는다.
그리고... 돌아선 내 어깨의 힘이 빠져지는 걸 느낀다.
이제 나에게는 너무나도 바보 같던 그 아이를 등지고 가야겠지?
그 아이가 행복하게 나는 가야겠지?
그 아이의 옆자리에 나는 안 된다는 거겠지?
저 멀리 번개가 보인다.
무서운 소리를 내며 천둥도 친다.
그리고 사람들은 바쁘게 재촉하며 우산을 쓰고...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 거리를 거닌다.
난 애써 흘리는 눈물을 감추려 고개를 떨구어버렸다.
나 어쩌면... 정말 널 좋아 했나봐...
짧은 시간이지만 널 많이 좋아 했나봐...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눈물을 멍하니 바라보며...
그렇게 나는 한발자국 두 발자국 걸음을 떼었다.
"홍수애, 홍수애, 홍수애..."
나를 부르는 서일이의 환청까지 들리는 걸까...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좌우로 젓어 댔다.
"턱"
차가운 무언가가 나의 손목을 잡고 나의 몸은 힘없이 뒤돌아 선다.
내 앞에 바로 보이는 한 사람...
그리고 그의 품으로 안겨버리는 나...
"정말 불러보고 싶었어... 칼에 찔려서 아플 때도...
임윤희가 나를 부축해 줄 때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나에게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 준 홍수애 라는...
이름을 가진 바보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었어..."
몸에 퍼졌던 차가운 기운이 서서히
멀어져 가면서 따뜻한 기온이 퍼진다.
나를 껴안은 서일이의 체온이
나의 체온과 만나 따뜻한 체온으로 바뀐다.
다시 눈물이 나온다.
이제는 슬퍼서 우는 눈물이 아니라
너무나도 고마워서 너무나도 기뻐서 눈물이 나온다.
그리고 그와 동시... 우리를 질책하던 비가 서서히 그친다.
그리고 우리를 감싸안던 검은 구름도 이제는 그치고...
따스한 햇살이 내리 쬔다.
우리에게로 밝은 햇살이 미소를 지우고,
우리의 작은 기쁨을 하늘에서도 축하해 주 듯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떠오른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보지 못한
너무나도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오른다.
"사랑해... 홍수애... 사랑해..."
나의 귀에 아주 달콤한 그 아이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그리고 서일이가 품에 앉고 있던 그 꽃이 나의 품에 들어온다.
그놈과의 만남으로 행복이란 단어를 알았고,
그놈이 있으므로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지금의 사랑을 만나기 전까지 사랑이란 단어가
이렇게 가슴 벅찬 기쁨으로 다가올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사랑의 아름다움을 알기에... 이별의 아픔도 알지만,
누가 뭐래도 난... 지금 내 앞에 놓인 이 사랑이 제일 중요합니다.
내 소유권은 그놈에게 있다.
홍수애 소유권은 채서일에게 있다.
난 이제 그놈의 소유권이다.
그놈과 처음 만난 이 곳에서 우리의 사랑이야기 START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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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소설]
[내 소유권은 그놈에게 있다] 41~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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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학교마치고 집에와서 컴퓨터 바로켰는데 올라와있어서다행=ㅅ=a 일등=ㅁ=?;;;
재밋다2빠^
4빠 슬픈것같지도않은데 눈물쏙뺏네요 ㅠㅠ
제하는요??
번외편있어여??
재미이써요히힛
헉
재미있어요>_<
슬프기도하고ㅜ_ㅜ 재미있었어요^^
재미있어요^^
제하는어떻게된거지............
제하는요?우리제하는요?........
제하 불쌍해ㅜㅜ
우리제하는 어뜩게 되는거야?_? 이대로 끝나면 어뜩게 제하도 좋은 짝 만나게 해주고 끝내야지 이대로 끝나면 우리 재하는 어뜩게 또 혼자 남아서 어뜩게 ㅠ_ㅜ 작가님 미워ㅠ.ㅠ
나는제하가좋은데~~우리제하불쌍해...ㅜ,ㅜ
흠;;어정쩡하게끝나는....듯 ; 그래도 잼낀재밋음 ㅠㅠ
제........하............... 어떻게 할꺼에요..?ㅡㅡ 일단 제하부터 해결을 해주고 끝을 맺어야죠... 짝을 찾아주던가를 해야지...... 너무 비참한 우리 제..하...+__
헐 제하느은!!!!!!!!!!!!!!!!!!!!!!!!!!!!!!!!!!!!!!!!!!!!!!! 이게 끝???????????????????????????????????????????
제하야~~ㅠ_ㅠ 제하우째 .,............
난 또 수애만 계속 좋아했던줄 알았네;; 그럼 윤희도 좋아했다는 얘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