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올려 죄송합니다. 위험한 관계 1편은 저~~~아래로 떠내려가 있습니다ㅜㅋ 못 보신 분들은 뒤져보시면 나올 겁니다..^^;;
전편의 내용을 대충 설명드리자면.. 듀바리 부인은 마리 앙트와네트에게 앙심을 품고 베르사유 최고의 바람둥이인 제로델 백작을 불러 그녀를 유혹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제로델은 시시하다고 거절하며 대신 근위대장 오스칼을 유혹해 보이겠다고 호언한다. 둘 사이엔 내기가 성립되고 제로델은 행동개시를 위해 그녀의 부관 자리를 청탁한다. 머 이런 내용입니다.
2편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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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클레망 드 제로델?"
추천장에 써있는 이름을 본 오스칼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부관 제라르는 숨을 죽이고 그녀의 눈썹이 서서히 내려오는 걸 보고 있었다.
"...알았어. 수고했다. 나가서 일 봐."
"...예, 그럼."
다음달에 전역을 앞둔 제라르는 궁금함과 어쩐지 말려들고 싶지 않은 기분 사이에 살짝 갈등을 느끼며 경례를 붙이고 물러섰다.
복잡한 표정의 그녀를 힐끔거리며 입을 떼려다 말기를 반복하던 그는 역시나 가만히 있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는지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이 모든 상황을 모르는 척 지켜보고 있던 앙드레가 방문이 닫히자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싫으면 싫다고 해, 오스칼. 최종 결정권은 너한테 있잖아."
"...싫다니? 내가 왜?"
앙드레는 한숨을 쉬었다. 이럴 때마다 참 섭섭하다. 나한테는 좀 솔직해져도 좋잖아..
"뭐... 좋은 것도 아니지만."
무언의 압박을 느꼈는지 마지못해 입을 여는 오스칼이다.
"딱히 명분도 없잖아... 부이에 장군이 이리 강력히 천거하시는데..."
오스칼은 하릴없이 서류를 넘겼다. 펄럭이는 표지 아래로 부이에 장군이 친필로 쓴 추천서가 나타난다.
"그리고 싫은 건 아냐. 불편한 것 뿐이지."
'그게 그거잖아....' 앙드레는 생각했다. 오스칼은 턱을 괴고 상념에 잠겼다.
"단지... 납득이 안 간다고... 이 자가 왜 내 부관 자리를 자처했을까."
'사관학교 수석에... 여전히 잘 나가고..
한 때 나와 근위대장 자리를 놓고 다투던 인물인데...'
피식, 그녀의 얼굴에 썩소가 떠올랐다.
'그리곤 졌다고 삐져선 오스트리아로 날랐지!'
위험한 관계 #2. 악연
ㅡ마드모아젤, 그 예쁜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햇빛에 아른거리는 실루엣, 알싸한 숲의 향기와 차가운 공기. 생각난다. 그 날의 기억이... 물결치던 갈색머리와 느물느물한 목소리. 한 대 갈겨주고 싶었고 보기 좋게 날려버렸지.. 후후. 그러고는 여자한테 져서 자존심 상한다며 근위대 입대를 안하고 파병신청을 해서 오스트리아에 3년인가 가있었다던가? 지지난 핸가 귀국했었지 아마.. 그러고 보니 베르사유에서 그닥 마주치는 일은 없었던 것 같군.
어쩌다 봐도 먼 발치서 목례만 까딱. 뭐랄까, 딱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미소 가운데 느껴지는 이 거북함은. 호감가는 인물은 아니었다. 나랑 마주치는 게 여전히 달갑지 않은가보다 했는데...
'어째서??'
앙드레는 생각에 잠겨있는 오스칼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근위대장 선발 문제로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와 빅토르 클레망 드 제로델, 가장 각광받는 십대 유망주 두 사람이 길거리 결투를 했다는 것은 너무도 유명한 사건이었다. 그녀의 베르사유 입성을 전설로 만들어준.
그러나 사실상 그녀 자신에게는 별 놀랍지도 않은 일이었다. 근위대장직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오늘날에 와서는 없어졌지만, 사관학교 생도 시절부터 그녀 주변에는 늘 그렇게 객기부리는 남자들과 그로 인한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넘쳐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성정상 일단 붙으면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주었으나, 돌아서면 그 길로 다 잊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편이었다.
'근데 왜 저렇게 신경쓰는 거지?'
앙드레는 어쩐지 초조해서 더 참지 못하고 결국 물었다.
"구설수에 오를까봐 걱정되니, 오스칼?"
오스칼의 눈이 커지며 그를 향했다. 이크, 잘못 짚었군!
"아. 그렇지...! 그 문제도 있었군.... 골치아프게 생겼는걸."
오스칼은 고개를 저었다. 어쩐지 찜찜하더라니... 혼자 웅얼거리던 그녀는 앙드레에게 물었다.
"근데 뭐 이미 5년이나 지났는데 새삼 신경쓰겠어, 사람들이?"
"하긴. 그래도 여긴 베르사유잖아."
"그런가..."
잠시 갸웃하던 그녀는 결국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런데 왜 굳이 내 밑으로 오겠다는 걸까?"
아까와는 사뭇 다른 어조였다.
"그야..." 앙드레는 어깨를 으쓱했다.
"니가 제일 잘 나가잖아?"
큭! 하고 두 눈이 마주쳤다. 웃음기 담긴 오스칼의 눈에 앙드레의 심장도 따라서 빨라지는 듯했다. 결국 소리내어 웃은 오스칼은 경쾌하게 탁! 하고 서류철을 덮으며 몸을 일으켰다.
"오라 그러지 뭐! 빡세게 굴려야겠는걸."
그리고 그녀는 늘 그렇듯이 더이상 생각하지 않겠음 모드로 변해 다른 일에 몰두했다.
앙드레는 아쉽도록 짧은 순간으로 인해 더워진 가슴을 진정시키며 일부러 딴 생각에 몰입하려 애썼다. 사실 아까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이 있긴 하다. 제로델에 대한 소문. 생각해보니 조금 신경쓰이긴 한다. 말해야 할까....
그가 최고의 바람둥이이며 그 능력으로 저 멀리 오스트리아와 이곳 베르사유의 귀부인들을 수없이 농락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오스칼도 모르지 않았다. 일전에 그에 대한 루머를 같이 들은 적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사생활일 뿐, 군인으로서의 그의 업무능력은 흠잡을 데 없었기에ㅡ앙드레는 고민했다. 오스칼은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했고, 가십을 싫어했으며, 잘 믿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본인이 무성한 가십의 주인공이었고, 그 중 반 이상 헛소문이었기 때문에..
'역시.. 말 안하는 게 낫겠지?'
보나마나 근위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일 뿐이라고. 그리고...
'알면 화내겠지. 내가 무얼 걱정했는지...'
그렇다. 그녀에게 다른 여자들과 같은 잣대를 갖다대다니...
앙드레는 쓴 웃음을 지었다. 내 마음이 이렇다 해서...그녀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나.
생각을 돌리자. 무슨 생각을 해도 요샌 그 쪽으로 귀결되서 문제다. 여자인 오스칼을 의식하는 방향으로... 앙드레는 심호흡하며 눈을 감았다. 정신차려 앙드레... 그보단 한 때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이 삐걱이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생산적일 것이다.
'행여라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 불편하니까.."
앙드레는 애써 잡념을 떨쳐내며 그 생각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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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올려 연재라고 할 수도 없겠군요..ㅠㅠ
성실하지 못함 죄송합니다ㅜㅜ 제가 요새 상황이 많이 바쁘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날 때 간간이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픽 쓰는 게 첨인데 보통 일이 아니네요 에구.. 다른 작가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ㅠㅠㅠ
많은 분들이 첫회에 말씀해주신대로, 이것은 소설 <위험한 관계>의 베르 버전입니다.
그러나 인물 설정만 그렇게 했을 뿐, 다른 부분은 원작에서 벗어나 알 수 없는 길로;; 갈 것 같습니다.ㅎ 잘 써나갈지 걱정이네요. 너무 기대는 마시고.. 다른 거 다 읽고 남는 시간에..-_-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
첫댓글 앞으로 재미있어질것같습니다. 작가님 화이팅
재미있어져야 할텐데요.. 감사합니다^^
능글능글 제로델.. 난공불락의 오스칼을 어떻게 유혹할지, 그에 대한 오스칼과 앙드레의 반응도 기대가됩니다ㅎㅎ
사람은 누구나 좀.. 허술한 면이 있죠ㅎ
벙어리 냉가슴 앓게 될 앙드레가 불쌍해질 거 같네요..(그래도 앙군아~ 원래 남주는 너잖냐.. 이런 안드로메다 픽도 있어야지~ㅋㅋ)
재밌어요!!! 저는 젤팬이라 나중에 제로델과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ㅋㅋ
이 커플은 밀당이 포인트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민정님~ 과찬을..ㅠㅠ 감사해요~~!
한번씩 들어와 픽 눈팅만 하고 도망가서..^^ 그래두 잘 읽고 있습니다아~~
다음편은요? ㅜㅜ 제가 못찼는건가요...자까님. 다음편어디있지요?
제가 쓰다가 연재 중단했어요오... 죄송합니다ㅜ
@유리바다 죄송하긴요. 간만에 젤군 나오는 픽을봐서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