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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 코너 스크랩 수필 기능과 미 ` 만년필 뚜껑`
황종원(중앙대) 추천 0 조회 648 11.04.15 11:2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기능과 미로 나타나는 브랜드를 담은 만년필의 캡 /뚜껑

 

만년필 뚜껑은 브랜드의 상징이다.

60년대 멋쟁이들은 양복 상의 윗주머니에 파카를 꽂고 다녔다.

 

 

파카 51, 우리 시대의 로망이었다.

화살 모양 클립이 달린 만년필을 꽂은 사람은 생활수준이 기본 이상이었다.

그 수준을 짝퉁 흉내라도 내려면 하다못해 클립이 똑 닮은 영웅만년필이라도 꽂고 다녀야 했다.

몽블랑의 흰 눈 표시는 사실 80년대에 들어서서 몽블랑이 알려지고 나서야 일반인들이 몽블랑을 알아봤다.

 

쉐퍼 만년필 흰점은 평생 보증 약속이다.

 

쉐퍼는 흰점 표시가 상징이다. 펠리컨의 클립이 펠리컨의 부리모양이듯이 만년필 뚜껑만 보아도 유명 브랜드를 단박 알아볼 수 있다.

저가품은 뚜껑이 단순하나 한정품일 때는 금은보석 단장에다가 각인까지 한다.

 

 

 

몽블랑 번스타인 한정판

 

특히 몽블랑에서 한정품 (Donation Special Edition)에서 번스타인에서 클립은 높은음자리표 모양이고, 뚜껑 반지의 두꺼운 부분은 번스타인 작곡의 "West Side Story"의 악보 일부분이 각인되어 있으며, 얇은 쪽에는 그 가사 중 일부분인 "I've just met a girl named Ma-Ri-A! Ma-Ri-A!"가 적혀 있다. 배럴의 뒷부분 링에는 PHILHARMONIA OF THE NATIONS-Montblanc이라고 적혀 있다.

펠리컨의 톨레도에 있어 몸통을 감싸는 펠리컨의 독특한 문양이 매력적이고 더구나 클립에 새겨진 펠리컨의 모양도 멋스럽다.

 

 

 

펠리컨 톨레도 노랑 만년필

 

지금 나오고 있는 톨레도는 옛날 것의 복제이니 옛 펠리컨 새가 지금 다시 복제되어 나온다.

만년필에는 한 가족이 모여 산다. 만년필 뚜껑은 만년필 가족 가운데 아버지이다.

자존심 강한 아버지(뚜껑)와 자식들에게 온갖 지극 정성 다하는 어머니 (몸통)에 부모의 사랑을 받으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아들딸(펜촉)이다. 명예(브랜드)를 내세우며 우쭐한 허세(금장, 은장 등)에 가끔 밖에서 실연의 아픔을 음모하기도 하고(뚜껑이 헐거워서 열릴 때도 있으니), 그래도 가장으로 책임(잉크가 마르지 않게 밀폐)을 진다.

만년필 촉은 활동이 많은 아들딸이니 그것을 지켜주는 것은 아버지의 역할이다.

뜻하지 않은 큰일을 겪어 속수무책일 때 아버지가 있으면 울타리가 된다.

그렇듯이 뚜껑이 끼고 있을 때는 만년필이 책상 위에서 굴러 추락하여 중상을 입을 일이 거의 없으며 떨어져도 뚜껑은 제 몸을 다쳐서 촉을 보호한다.

이런 뚜껑에는 똑딱단추 식과 나사식이 있다.

저가품은 똑딱 하며 고정되는 똑딱단추 식, 고가품은 돌려서 풀고 잠그는 나사식이 대부분이나 고가품에도 똑딱단추 식이 있다.

똑딱단추 식은 똑딱 하고 뚜껑을 열면 더러 잉크 트림이 생기고 어떤 만년필은 그 증세가 심해서 촉과 뚜껑 속이 더러워진다.

이름깨나 알려진 브랜드 가운데 촉이 큰 비싼 만년필도 똑딱 하고 뚜껑을 열면 성질이 급하게 잉크를 토해서 펜촉을 아예 푹 적시는 성질 급한 녀석도 있다.

그럴 때 하는 짓은 엄마인 몸통을 괴롭히는 못된 아비 같다.

만년필 뚜껑은 열고 닫을 때 만년필 몸통에 작게나마 충격이 온다.

이 충격에 당당하게 이겨낼 자신이 있는 재질로 만든 펜은 똑딱 단추식으로 만들고 자신감이 부족한 재질로 만든 만년필은 나사식으로 만든다.

파카, 쉐퍼나 워터맨은 기본적으로 대부분이 똑딱 뚜껑식이나 제품 가운데 레진으로 만든 만년필들은 나사식 뚜껑이다.

그러기에 몽블랑 마이스터스튁제품들은 모두 몸통이 레진이라서 나사식 뚜껑이다.

그러나 만년필이 단단한 소재라도 나사식으로 만드는 일도 있다.

사용자 측면에선 쓰기 편한 것은 똑딱단추식, 다소 불편한 것은 나사식이다.

유럽과 미국을 살펴보면 유럽은 플랜저방식에 나사식, 미국은 뚝딱 단추식에 컨버터가 많다.

파커의 경우는 듀오폴드 정도가 나사식이다. 듀오폴드는 재질이 레진이 아니라 더욱 단단한 아크릴이다.

약한 재질로 만든 만년필은 플랜저방식에다가 나사식 뚜껑으로 레진 몸통을 한 번 더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똑딱 식으로는 보호기능이 약하고 뚜껑을 길게 하여야 하나 길게 되면 압력차가 많이 발생하니 나사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똑딱단추식이나 나사식 만년필로 제품이 좋다 나쁘다 하는 우열을 매길 수는 없다.

누가 와서 내 만년필을 보자면서 무심히 뚜껑을 잡아당길 때가 있다.

잘 안 열리면 이빨을 악다물면서 안간힘까지 써서 사람을 놀라게 한다.

 사람들은 만년필이 대부분 똑딱단추 식으로 알고 힘을 줘서 잡아당기면 당연히 나사골이 부서진다. 그러니 만년필을 상대방에게 보여 줄 때는 뚜껑을 만년필 주인이 상대방에게 뚜껑을 여는 요령에 대한 안내의 말씀을 드려야 할 일이다. 그래야만 만년필의 안녕에 도움이 된다.

만년필을 뚜껑을 끼고 쓸 때가 있고 벗기고 쓸 때가 있다. 원래 만년필을 뚜껑을 끼고 써야 만년필의 풍미가 나는 법이다.

 글을 쓸 때 뚜껑 벗긴 만년필로 쓰면 어딘가 균형이 안 맞고 만년필 풍미는 사라지고 볼펜을 잡고 쓰는 자세가 된다.

뚜껑을 끼고 쓸 때와 벗기고 쓸 때와 어느 편이 편한가를 비교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먼저 펜 뚜껑을 벗겨서 책상에 두라. 그리고서 다시 펜을 들고 펜의 무게와 균형을 점검한다.

 좋은 느낌인가.

펜촉이나 각 부분의 디자인은 좋은가.

필기할 때 펜을 가진 손가락을 움직여서 글씨 쓰는 시늉을 하니 균형이 잘 맞던가.

그러고 나서 책상에 놓았던 뚜껑을 몸통에 결합하니 무게와 펜의 균형이 뚜껑을 벗길 때와 비슷한가, 아니면 더 나은가.

이런저런 연습을 하다 보면 뚜껑을 끼고 글씨를 쓰는 것이 한결 편하다.

고급 만년필은 뚜껑에다 브랜드의 상징을 표시하고 제품의 제조일련번호를 음각으로 새겨놓는다.

 

일부 고급품에는 금장과 은장 뚜껑의 클립 옆에 소유자의 서명을 각인하는 부위가 있어서 어떠한 문양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각인 충동을 부추긴다.

제조사에서는 문자체, 크기, 배열, 위치 등을 고려한 각인 자체가 아름답다.

이에 대하여 자신이 영문이나 국문으로 이름을 새겨 넣을 때는 상당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백 년 동안 동고동락하자는 동기에서 발동이 걸렸으나 사랑도 석 달이면 사라지고, 3년 살면 지겨운 판이다.

언제 어떤 때 마음이 변해서 지금 가진 이 만년필이 장터에 나갈지도 모른다.

아니면 남에게 줄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의 이름을 새긴 각인이 낙인처럼 느껴진다.

그래도 자신의 이름을 꼭 새기겠다는 일편단심이라면 만년필 뚜껑에 있는

다른 부품이나 글씨의 모습을 깨트리지 않는 조치를 궁리해서 보일락 말락 한 크기로 새겨야 후회가 덜하다.

그러나 한정품 등 고가품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하는 일은 없으리라.

 나중에 급할 때 처분하려 해도 각인한 만년필은 집안 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되니까.

 

 

 몽블랑 한정판 만년필 아가사 크리스티

 

캡엔 작가의 서명이 각인돼 있다

 

각인된 서명이 더 멋진 아주 예술적인 만년필은 몽블랑 작가 시리즈로 한 예로 몽블랑 아가사 크리스티에는 클립 옆에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서명이 들어 있다.

크기 1mm5mm 정도 길이로 위아래 두 줄로 각인 돼 있다.

이 정도의 크기가 적당해서 아름답다. 각인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각인하기보다 아버지의 함자를 새기는 일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아버지 같은 뚜껑에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간직하는 것이 참으로 정답다.

 

아버지께서 생존하여 계시면 아버지께 드릴 준비가 된 만년필이며, 세상에 안 계신 아버지라면 늘 곁에 모신 듯하다.

행여나 애인 이름은 아예 새기지 말라.

애인은 늘 이별이 약속된 실연의 존재이며 다투다 헤어지면 만년필까지 집어던지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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