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은 시집 <하얀 새>책 구입 가능 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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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새>의 비상(飛翔)을 위하여
문학평론가 金宇鐘
권오은 시인이 <하얀 새>를 푸른 하늘 높이 높이 날려 보내고 있다.
모든 작품은 작자가 있고 작자는 저작권이라는 소유권을 지니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사유재산 같은 것은 아니다. 문학에서는 사유물로서의 특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누가 뭐라고 칭찬을 해도 시비를 걸어도 해석이 마음에 안 들어도 그것은 그 독자의 자유다. 독자의 해석에 잘못이 있다면 항변할 수는 있지만 항변이 안 통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만인의 것이다. 일단 발표하고 나면 만인의 것이 된다. 인쇄물로 찍어 낼 권한은 작자에게 있지만 일단 발표된 이상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사랑하고 또는 잊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권오은의 <하얀 새>는 그야 말로 그 이름대로 자유로운 새가 되어서 그의 새장에서 나와 멀리 멀리 그리고 높이 높이 날며 넓은 세상과 만나게 된다.
그의 <하얀 새>가 누구와 어떻게 만나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문인은 다만 자기 자신의 창작의 욕망을 발산하고 충족시키는 행위로만 만족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작품을 써 놓고 그저 한 번쯤 그 계절에 특정 문예지에 발표해서 읽히고 끝내는 경우들이 그렇다.
그런데 이것이 모이고 또 모여서 책이 되어 나온다면 더 멀리 그리고 오래도록 많은 독자들과 만나게 된다. 그것은 작자로서는 기쁘고 설레이는 일이기도 하지만 모험의 길이기도 하다. 비판도 당연히 받게 될 터이니까.
권오은의 <하얀 새>는 그런 넓은 세상에 많고 다양한 독자들과의 만남을 위해서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것이다.
권 시인이 <하얀 새>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상재(上梓)하게 된 것은 언젠가 하얀 새와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며 숲 속 터널을 뚫고 나오자 새들의 노래소리 바람 소리 숲속 향기가 온 몸을 휩싸게 된다. 파란 하늘이 보이고 산과 들이 보이고, 그러는데 하얀 새 한 마리가 앞 유리 창에 부딛혀 떨어지게 된다.
그는 이 새를 살려서 날려 보내고 그후 <하얀 새 한 마리>의 연작 시를 쓰게 된다.
창작의 동기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사건 하나에서 마치 실타래가 풀려 나가듯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연작물을 쏟아 내게 할 때가 있다.
작자에게 있어서 이런 창작의 모티브는 새 한 마리의 많은 속성에서 연유된다. 위기에서 살아 남은 새를 통해서 발견한 생명체의 소중함에 대한 의미, 작은 생명체의 가냘픔, 그 몸매의 아름다움, 그 목소리의 아름다움, 도시의 메마른 삶 속에서 잠시 벗어나 그 길을 운전하며 지나갈 때 만나게 된 자연의 세계등이 모두 시가 되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자연에 대한 사랑과 생명체에 대한 사랑, 특히 아주 작은 생명체에 대한 발견등 아름다운 심성이 투영되어 있다.
이 시집에 나온 작품이 모두 여기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달픈 삶을 시 속에 담기도 한다. 그리고 남녀간의 사랑의 정열도 상징적 우회적인 언어로 많이 써나가고 있다.
이런 시작활동을 하면서 그는 항상 바쁘게 문단의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한다. 안산문협에서도 큰 행사 작은 행사마다 모두 이끌어 나가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계간 문예<휴먼메신저>의 사업에도 동참한다.
정淨한 문학의 샘물이 솟아난다
깊은 나무뿌리,
단단한 바위 틈새를
졸졸 슴새여 나온 물처럼
가치있는 문학은 인간의 혼을 맑고 영원하게 한다
혹독한 문학의 가뭄이 온다고 해도
귀 기울이면,
설성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방울 소리 들을 수 있고
정한 문학의 샘물을
그렁그렁 가슴에 채울 수 있을 터인데
혹시라도 멈추지 않는 시간 속으로
비바람 불어와
설성(雪城)이 무너지면
옹달샘의 샘물이 솟아나는 그 이유조차도
모두가 잊을까 두려워서 우리는,
눈 내리는 밤에도 문학의 성을 쌓고 있다
정한 문학의 혼을 담고 있다
이것은 <휴먼메신저>의 휴머니즘 문학운동에 참여하면서 그 운동의 취지가 시가 되어 나온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모든 삶을 시로 재창조해내고 싶은 것같다. 그리고 새 장에 갇혀 있던 새를 풀어 주듯이 이렇게 그동안에 써 온 많은 작품들을 하얀 새처럼 넓은 세상에 내놓고 있다. 드높은 창공을 향한 힘찬 비상(飛翔)을 축하해 마지 않는다.
▶권오은 시인의 詩세계◀
요즘 시인이 쓴「하얀 새 한 마리」라는 詩들은 애잔하면서도 희망을 제시하는 글로써 천상을 넘나드는 날갯짓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시에서 시인의 깨끗하고 정결한 詩心을 엿볼 수 있고 탐욕적이며 이기적인 세상을 살아가지만 자연 속에서 사랑과 희망을 찾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는 고운 언어들로 가득 차 있다. 시인은 「하얀 새 한 마리」를 9편까지 연재했다. 이 詩는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상생이라는 큰 틀도 상기하게 된다.
하얀 새 한 마리[1] 전문을 보면
..................(중략)
눈은 영롱하나
날개는 기력이 없다
가녀린 목 떨구며
가쁜 숨을 몰아가며
헐떡거린다
잠시,
물로 목을 축여
고른 숨소리를 찾은
하얀 새는
빵 부스러기를 먹고서
숲 속으로 날아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궁금하고
답답하기만 한데...
하얀 새는 보이지 않는다
.....................(중략)
시인은 인생의 여정을 그려내면서 하얀 새를 통해 삶의 이치를 표현하고자 했을 것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중에 느끼는 허기진 삶을 채우려는 몸부림, 가정 안에서 안식을 찾는 인간의 참모습을 시詩속에 담아내었다.
하얀 새 한 마리[5]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략
도로 가장자리를 지키는
이름 모를 야생화 무리는
나를 향해 춤을 추었지요
....중략
가슴엔 푸른 멍이 들었고
여전히, 큰 날개 한쪽은
흰빛으로 눈이 부셨습니다
핏빛의 흔적도 보였답니다
.....중략
어린아이의 눈으로 돌아가 있다면
늘 곁에 있겠다하고도 약속도 했었지요
그리고 홀연히 떠나갔어요
어린아이의 눈으로 돌아가 있다면
늘 곁에 있겠다하고도 약속도 했었지요
그리고 홀연히 떠나갔어요
「하얀 새 한 마리 5」에서는 자연의 평화로움 속에 인간의 삶은 늘 상처와 그늘로 얼룩진 모습들을 표현하고 있다. 처음 태어났을 때 인간의 순수한 모습이 혼탁한 세상에 살아가면서 고뇌의 연속인 삶의 모습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어린아이의 눈으로 돌아가라”는 말로 처음 있던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자연처럼 인간들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길 권하고 있다.
하얀 새 한 마리[7]에서는 밤이 오면, 습관처럼 하얀 새를 찾으며 하얀 새가 멍들어 떠난 이유를 알고자 하는 시인의 애절함을 그렸다. “언제나 환청처럼 들려오는 하얀 새의 울음소리”에 가슴 아파하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임을 글로 나타내 주었다. 하얀 새는 욕심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에서 천지를 오가며 인간의 삶에 지침이 될 방향을 설정해 주고 항상 자신의 곁에 남아 불의한 삶을 살지 않도록 보살펴주는 꿈의 새 ‘불사조’가 되어 있을 거라는 희망을 남기며 선생은「하얀 새 한 마리」8편을 마무리 했다.
하얀 새 한 마리[8]
내 영혼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하얀 새 한 마리
불사조不死鳥되어 날아간 이후 아직 소식이 없다
아름다운 숲이 만들어지고 계곡의 물이 너무나 맑아
붉은빛으로 물이든 단풍은 물거울로 볼 수가 있는데
날 부르는 곡조의 노랫소리는 들을 수가 없다
기쁘고 행복할 때, 마음에 상처가 깊을 때,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언제나 내 곁으로 다가와
모르는 가사의 곡조로 노래 불러주던
하얀 새 한 마리
상처 난 나무는 새살로 다시 돋아 오르고
울창한 푸른 숲은 붉은 단풍으로 물들고
계곡의 물은 또롯한 박자로 춤을 추며 흘러가는데
하얀 새 한 마리는 돌아오지를 못하나 봅니다
아름다운 꿈의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나 살아 숨을 쉴 수가 있는 한, 희망으로 기다릴 테니
제발, 어서 돌아와 그 노래를 들려주오
가사가 없는 영혼의 곡조로…
시인은 “하얀 새 한 마리”를 향한 애정은 남다르다. 잠시 왔다가는 이 세상에서 아옹다옹 살아가는 삶의 아픔과 역경을 디뎌 나가는데 필요한 사랑과 관심, 손끝에서 멀어져 가는 희망을 시 속에 가두어 놓고 자연을 사랑해야 할 이유와, 인간의 삶의 이치를 논하며 인생을 표현한 의미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시인이 詩와 맺은 인연은 처음부터 자연이었다. 등산을 하며 출, 퇴근길에 보았던 일출과 일몰, 바람이 나부끼던 작은 들꽃들은 선생을 시인으로 만들었고 시인의 삶에 이정표가 될 순간순간들이 모두 자연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리라. 앞으로의 모든 삶도 자연을 통해 순리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깨달을 것이라는 시인의 표현에서 보더라도 소박하고 진솔함이 묻어난다.
또한 시인은 자신이 근무했던 (주)경방 내의 사원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시인은 사원들의 힘든 작업광경을 지켜보면서 써온 詩가 여러 편 된다. 그중에 혼탁한 세상에도 섭씨30도를 넘는 산업현장(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한 젊은 여성의 모습을 보고 쓴 詩 「산업 처녀」가 있다.
나는 꿈을 꾸었다
거울 속 너의 모습을 보았다
화장을 한 너의 얼굴에는
소나무 거미줄에 아침이슬 맺히듯
뽀송뽀송, 또르르
땀 이슬 솟아올랐다
흰색 스카프에는 붉은 띠 하나를 하고
색 바래 속이 비치는 푸른색 작업복에
흰색 운동화를 신은 처녀를 보았다
圓의 흔적을 남기며 맞물려 돌아가는
치차의 야무진 소리는
없이 살아온 환경적 운명을 애써 감추며
억지순응에 울분을 삭히는 소리로
떨어져 내렸다
하루에도 수천만번 반복되는
빠른 손놀림 따라가다 그 손길은 놓치고
굵은 손마디에 손바닥의 굳은살만 또렷이 보았다
혼으로 만든 제품들, 혼자서 들어 올리고
2대의 운반차를 앞뒤로 밀며 끌고 가는
산업처녀를 보았다
탱탱하게 솟아오른 듯이 드러난
가슴의 뚜렷한 땀자국의 작업복 보며
붉은 수줍음으로 얼굴을 숨기는 산업처녀를
꿈속, 네 거울 속에서 보았다
한국 산업사회를 이만큼 일으키고 발전시키는 데 큰 몫을 담당한 산업 역군들의 노고를 한눈에 그려내는 한편의 詩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산업처녀」는 관리자로서 그들의 노고를 늘 마음에 새기며 감사를 나타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 詩를 쓰면서 흘린 눈물에서도 시인의 풍부한 감성과 포근한 내면을 감지할 수 있다.
<권오은의 풍자시 시세계>
‘약장수의 변’
세상을 보는 고차원의 눈
화가 부글부글 끓는데, 폭발 전인데 그렇다고 세상을 깨부술 수도 없고 이럴 때 좋은 방법이 없을까? 우리는 말로서 규탄하든가 항의를 할 것이다. 그런데 규탄과 항의는 직설적이어서 필요 이상 감정을 자극하고 폭력으로 돌변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그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피하면서도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하였는데 그것이 이른바 풍자이다. 풍자의 대가라면 단연 우리는 김삿갓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시 한 수 한 수는 모두가 당시의 세태를 비판한 풍자시라고 할 수 있다. 민중은 이러한 풍자시를 읽으며 통쾌함을 느낀다.
권오은의 ‘약장수의 변’은 이러한 풍자시의 전형으로 보여진다. 처음 몇 구절을 읽을 때까지도 그저 시골 장터 약장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너도 헌재소장 해보려고 그러니?”에서 이야기는 반전하며 깊은 의미망을 형성한다. 아하! 단순한 원숭이 이야기가 아나로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외의 반전이 이 시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여진다.
시골, 5일장 장터
약장사 놀음에 구경을 한다
둥그렇게 구경꾼으로 둘러싸인 한 중앙에서
입담 좋은 약장수는 길 들려진 원숭이 한 마리에게
내려가! 라고 하니 내려가고
기다려! 라고 하니 기다리다가
구경꾼들이
꺼져라! 라고 하니 눈치만 보고 있다
구경꾼들 화가 났다
너도 헌재소장 해보려고 그러니?
제기랄!
대단한 집착이군
이 약에 대하여 말할 것 같으면.....
-권오은의 ‘약장사의 변’ 전문
풍자시의 본질은 재치와 유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흔히 통렬하게 공격하는 것을 풍자시라고도 하는 사람이 있으나 그것은 그냥 욕설이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약장수의 변’은 재치와 유머를 모두 갖추고 있다. 헌재소장과 관련이 있는 모씨를 원숭이로 비유하고 있는 점이 재미있으면서도 통렬하다. 원숭이가 모씨라면 약장수는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하기 바란다. 예전에 이런 글을 썼다면 틀림없이 가죽잠바를 입은 사람들에 의하여 모처로 끌려갔을 것이다. '약장수의 변'에서 변도 그냥 말씀이 아니라 똥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이것이 바로 시인의 뛰어난 재치가 아니겠는가?
이 시가 직설적인 화법으로 씌어 졌다면, 그리하여 상대방을 공격하고 불평하고 규탄했다면 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약장수와 원숭이를 끌어 드린 것이 절묘하다. 장황한 설명도 없다.<이 약에 대하여 말할 것 같으면...... >이라고 간결하게 처리한 뒤 나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그것이 이 시를 한결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우리 문단은 우수한 풍자시인 한 사람을 가질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권오은
시인/수필가/아동문학가
경북 예천 生
섬유,정밀기계,전자통신학,
영어영문학, 기계설계공학, 경영학 전공
한양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 졸업 (경영학 석사)
월간 「시사문단」 시,수필 등단
계간 「문학사랑」 아동문학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세계 한민족 작가연합회 회원
경기시인협회 회원
한양대학교 대학원 원우회 회원
<천상병문학제>추진위원장
전)상록수문학 회장
한국문학방송 대표
한국휴머니즘문인연합 부회장
한국시사랑문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세계한민족작가연합회 회원
경기시인협회회원
한국예총 안산지부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안산지부 부회장
제2회 천상병문학제 문학상 수상
경기도문인협회 문학공로상 수상
한국문학인상 수상
시집;「당신을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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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 번째 시집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서점으로 달려가 하얀 새 한 마리 내가슴에 품고 인간의 한없는 욕망을 내려놓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소외된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