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이야기 수학 클럽에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
이 수업에서는 시험을 치지도 점수를 매기지도 않으니까
마음껏 답하고 실컷 틀려도 좋아요.
-91쪽, 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10월의 추천도서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수학적인 사고력을 넓히는 청소년 책입니다.
저자인 김민형 교수님은 이미 유명한 저자여서
충분히 잘나가는 책을 추천해도 될까 오래 망설였어요.
그런데 허준이 교수님이 한국 수학자 최초로 필즈상을 수상한 이래
어린이 책으로도 수학을 다루는 책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수학을 싫어했던 저도 괜찮은 수학 책이 없을지 눈을 크게 뜨고 살피게 되었어요.
여러 책들 중에서 컨셉과 내용, 만듦새 면에서
이 책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달의 책으로 추천합니다.
그러면 퀴즈!
빨대의 구멍은 몇 개일까요?
저는 도넛을 떠올리면서 1개라고 생각했는데요,
2개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이게 수학이랑 상관이 있나? 싶지요.
이 책은 이러한 엉뚱해 보이는 질문들을 던지는 김민형 교수님과
수학을 아주 좋아하지도 아주 싫어하지도 않는 초등학생 어린이 두 명,
그리고 이 책을 만든 편집자 한 명이 '동대문 수학 클럽'에 모여
나누는 수학적인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빨대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아래 그림처럼 빨대를 양옆으로 계속 잡아당기면서 공 모양으로 부풀린다면
빨대의 구멍은 동그란 공에 난 2개의 구멍처럼 보일 거예요.
그런데 다음번에는 원래 모양의 빨대를
위의 구멍만 사방으로 잡아당기는 거예요.
당기고 당겨서 잔뜩 넓힌 다음에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면
엽전이나 도넛처럼 빨대의 구멍은 한 개로 보이게 됩니다.
이처럼 물건의 모양이 변화할 때 구멍의 개수는 고정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구멍 개수가 명확한 것이라면 모양이 바뀌는 어느 순간에
구멍이 1개에서 2개가 되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구멍의 개수'는 명확히 정의된 '개념'이 아니라는 거죠.
모양을 변형시켜도 보존되는 특성들을 '물건의 위상'이라고 합니다.
엉뚱한 질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위상 수학' 개념을 접하게 되었어요.
<수학 귀신>의 청소년 책 버전 같지 않나요?
뜬금없는 질문으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생각지도 못했던 수학 개념들과 만나게 되거든요.
뫼비우스의 띠의 가운데를 따라 쭉 자르면 어떻게 될까?
같은 질문은 직접 해 보기도 쉽고, 만들면 아주 재미있어요.
때로 복잡해 보이는 공식들이 나와서 긴장하게 하지만
차근차근 읽다 보면 놀라운 이야기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도 약간 망설여진다면 저자의 말을 슬쩍 보여드려야겠어요.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언제나 들려주는 조언>
1.
생각하기 귀찮은 부분은 일단 넘어갔다가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돌아가서 보세요.
2.
이 책에서 추천하는 인터넷 계산기를 마음껏 사용하세요.
3.
별로 재미없는 내용이 있다면 그냥 무시하세요.
수학이 너무너무 싫지만 수학적으로 생각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첫댓글 ㅋㅋ 저는 구멍이 두 개라고 생각했어요
수학을 너무 싫어하고 모르는 저에게도
뭔가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 주는 책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요런 수학책에는 흥미가 생기네요 ^^
감사합니다~!
저도 수학을 너무 싫어해서요ㅎㅎ 약간 복잡해 보이는 공식이 나올 때도 있지만 무척 즐겁게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