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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특별시 양천구에 위치한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2018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서울 남부리그 2라운드 동대부고 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한 중동고 김성겸 의 모습 ⓒ 사진 이 기 동 기자
서울 북부리그와 함께 양대 '죽음의 권역'인 서울 남부 리그에서의 초반 출발이 제법 상쾌하다. 고교축구 전통의 강호 중동고를 두고 하는 얘기다. 난적 동대부고를 물리치고 2연승의 휘파람을 불면서 경쾌한 발걸음을 계속 이어갔다. 센터백 김성겸의 그물망 수비는 초반 중동고 상승 기류에 날개를 달아주는 요소다. 물샐 틈 없는 수비와 위협적인 공격 가담 등으로 팀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중동고는 30일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2018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서울 남부 리그 2차전에서 동대부고에 2-0으로 승리했다. 최근 김용범 감독 체재로 새롭게 전환된 중동고는 첫 경기 용산FC U-18 전 4-0 대승에 이어 이날도 난적 동대부고에 '클린 시트'를 기록하며 2연승을 내달렸다. 이와 더불어 경신고, 재현고, 경희고 등 경쟁팀들과의 남은 레이스에 대한 전망도 더욱 밝힐 수 있게 됐다.
첫 경기 용산FC U-18 전 4-0 승리로 워밍업을 성공적으로 한 중동고에서 센터백 김성겸은 확실한 '보배'와도 같은 존재였다. 김성겸은 전반 초반부터 187cm의 큰 키에서 뿜어져나오는 타점높은 제공권과 뛰어난 맨마킹 등으로 상대 공격라인의 움직임을 적절하게 틀어막았다. 한박자 빠른 예측을 통해 상대 선수들의 패스 루트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했고, 탄탄한 파워와 적극적인 몸싸움 등으로 상대 템포 또한 둔화시켰다. 세컨드볼 경합에서도 극강의 우위를 자랑하는 등 전체적인 밸런스 안정에도 힘을 실어줬다.
김성겸의 가치는 맨마킹과 제공권 등에만 국한될리 만무했다. '캡틴' 김태연, 골키퍼 김광희 등 수비라인 선수들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압박 타이밍을 유기적으로 가져가며 거대한 수비 숲을 형성했고, 사이드 어택커들의 오버래핑 시 양 측면을 재빨리 커버하는 넓은 수비 범위도 나머지 선수들의 수비 부담 최소화에 큰 밑천이 됐다. 장신임에도 안정된 볼 키핑을 통해 전-후방 빌드업을 매끄럽게 이끌어줬고, 볼을 잡고 난 뒤 파워풀한 움직임으로 상대 타이밍을 뺏으면서 에이스 정민우 등을 향해 뿌려주는 볼 줄기도 나쁘지 않았다.
스트라이커 못지 않은 위협적인 공격 가담은 상대 수비의 넋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김성겸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인 공격 가담으로 상대 수비 분산을 꾀하면서 큰 위협감을 심어줬고, 볼이 날아오는 궤적에 맞게 포지셔닝을 잘 찾아가는 등 직접 득점 욕심을 서슴치 않았다. 실제로 김성겸의 높이와 파워 등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동대부고 수비라인에 큰 쥐약이 되기에 충분했을 정도였다.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음에도 공-수 양면에서 전방위 활약을 숨기지 않으면서 팀에 큰 공헌을 세운 자체만으로도 역량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훈련 때 선수들 간 커뮤니케이션이 미진하다보니 감독님께 많은 지적을 받았다. 오늘 역시도 100%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수비에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부분도 존재했고, 경기 자체도 의도한대로 풀렸다고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동대부고가 압박이 빠른 팀이라 선수들끼리 어떤 움직임과 볼 전개 등을 가져갈지를 요구하면서 플레이를 펼치는데 주력했는데 이를 토대로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면서 득점도 쉽게 터졌다. 팀 전체의 준비가 잘 되면서 우리 플레이를 보여주다보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김)태연, (김)광희, (박)상원이 등 수비라인 선수들과는 이제 서로 어떻게 해야될지를 잘 안다.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하면서 서로 성향에 맞게 플레이를 펼치다보니 초반보다 호흡이 많이 좋아졌다. 앞에서 보는 것과 뒤에서 보는 시야는 다르다. 그런 측면에서 광희 얘기를 수렴하면서 플레이를 맞춰가고 있다. 다행히 오늘도 '클린 시트'를 기록할 수 있었고, 선수들끼리 좀 더 집중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개인적으로 동계훈련 때 세트피스로 많은 득점을 하고도 정작 실전에서는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 키커들에게 볼 궤적과 타이밍 등을 수시로 얘기하는 편이라 집중력을 더 높여서 득점에도 적극 기여하겠다."
▲1라운드 용산FC 전 4-0 승리에 이어 2라운드 동대부고 전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중동고 최후방을 지키는 김성겸은 남은 경기에서도 무실점 방어로 팀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 사진 이 기 동 기자
신장중(경기) 출신인 김성겸은 2학년 2학기이던 지난 시즌 후반 현대고(울산 U-18)에서 중동고로 보금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다름아닌 최전방 스트라이커에서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전향하게 된 것. 전임 고현호 감독(現 고려대 여자축구부 감독)은 장신임에도 볼 다루는 센스와 준수한 스피드 등을 지닌 김성겸의 이러한 특색에 주저없이 센터백 전향이라는 카드를 빼들었고, 중학교 시절 촉망받는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울산현대 U-18 유스 현대고에 진학하는 등 남다른 행보를 이었지만, 팀 적응력에 다소 문제를 보이며 전학의 아픔을 겪은 김성겸 역시도 새 포지션 정착을 목표로 스텝과 보폭 훈련 등을 집중적으로 소화하며 재기의 칼날을 가꿔가기 시작했다.
무한 반복 훈련의 성과는 나름 짭짤했다. 시즌 첫 대회인 협회장배 대회 때부터 팀의 부동의 센터백으로서 고군분투하며 김태연, 김광희 등과 파트너십을 형성했고, 막강한 스쿼드의 그늘에 가렸던 현대고 시절과 달리 플레이의 자신감과 면역력 등이 한껏 고조되면서 잃었던 안색의 웃음도 하나둘씩 찾아갔다. 최근 팀 자체가 김용범 감독 체재로 개편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은 와중에도 김성겸의 가치는 도드라진다. 기존 공격적인 색채 유지에 밸런스 안정 등을 새 스타일로 입혀가는 팀 색채 적응을 위해서도 분주한 움직임을 잃지 않고 있고, 동료 선수들에게도 유스 물의 경험과 노하우 등을 아낌없이 전수하는 등 어느새 중동고 맨이 다 된 모습이다.
"확실히 현대고에 있을 때 못한 부분을 중동고로 전학오면서 말끔히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이전까지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다가 중동고에 오면서 센터백으로 전향하게 됐다. 타이밍 잡는 부분에서 초반 어려움이 있었지만, 스트라이커를 보면서 어떻게 해야 수비가 유리한지 등에 대해 유심히 연구했었다. 신장이 있다보니 볼 소유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단점을 채우는데 집중하면서 센터백 포지션의 필요한 훈련과 스텝 훈련, 보폭 훈련 등에도 집중적으로 투자를 거듭했다. 센터백 포지션 자체가 스텝이 좋아야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키에 비해 느리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신장이 있다보니 공중볼 경합에도 자신있고, 이제는 공격보다 수비가 더 편하다."
"전임 고현호 감독님이 계셨을 때는 빨리 뺏고 공격하는 스타일이라면, 현재 김용범 감독님 체재에서는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볼을 뺏은 뒤 패스 게임과 측면 전환 등으로 플레이를 이어가는 패턴을 띄고 있다. 권역 리그 개막에 맞춰서 감독님이 부임하셨는데 아직은 새 스타일 적응에 어려움이 있다. 이 부분을 좀 더 맞춰가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다. 이전까지는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찾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요구하시는 사항을 동료들과 맞추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팀 스타일에도 녹아들 수 있었고, 선수들과 호흡도 좋아지는 단계에 있다. 팀 분위기가 지금 내가 처음 왔을 때에 비하면 많이 살아났다. 프로 산하 유스팀에서 나름 많은 경험을 해봤기에 이 부분을 토대로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팀이 하나로 뭉치는 부분에 좀 더 집중하겠다."
리그 초반 2연승으로 경쾌한 발걸음을 거듭하고 있는 중동고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당장 4월 6일 경신고와 홈 경기 뿐만 아니라 경희고, 재현고, 여의도고, 중랑FC U-18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매치업을 앞두고 있는터라 매 경기 덜컹덜컹한 레이스가 불가피하다. 경쟁팀들과 매치업을 그르칠 때 1패 이상의 데미지를 입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심리적인 중압감 또한 상당하다. 그럼에도 김성겸은 이를 유연하게 대처할 태세다. 학교 자체가 개교 100년이 넘었다는 'PRIDE'는 김성겸 뿐만 아니라 팀 자체 결속력을 더해주는 촉매제고, 선수들 자체가 하고자하는 의욕과 열의 등이 충만하다는 점도 호재다. 잠시 '새드엔딩'이었던 고교생활도 '해피엔딩'으로 반전을 써내리려는 김성겸의 활약상을 기대케하는 요인이다.
"초반 2연승을 거뒀어도 여전히 갈 길은 험하다. 경신고, 재현고, 경희고 등도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했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우리가 목표하는 권역 리그 챔피언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될 상대들이다. 선수들도 이 부분을 인지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학교 자체가 100년이 넘은 학교라 나 뿐만 아니라 팀 자체의 'PRIDE'가 강하다. 전통이 워낙 깊다보니 기 싸움에서 항상 밀리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매 경기 팀 자체 'PRIDE'를 간직하면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권역 리그 챔피언 뿐만 아니라 전반기 왕중왕전과 하계 전국대회 중 한 개 대회에서 상위 입상을 찍는 것이 목표다. 항상 부모님들께서 우리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기에 꼭 목표 달성을 이뤄서 고교생활의 피날레도 멋지게 장식하겠다." -이상 중동고 김성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