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 소탈함, 소소함을 먹고 자란 여자 -
어떤 드라마에서 나왔던 대사.
외동이기에 나에게 모든 관심과 애정이 집중된 채 컸고 -
(맛있는 건 무조건 내 차지였고.. 그래서 싸울 필요가 없었고-
꼬맹이가 백화점에서 비싼 옷을 골라놓고는 부담스러워 하는 엄마에게
'그럼 카드로 계산하면 되지'라는 말로 엄마의 뒷목을 잡게 했던...
그렇게 갖고싶은 것은 떼를 써서라도 가져야 했고,
무리해서라도 왠만하면 나에게 맞춰주려하셨던 우리 엄마..
결국 우리 엄마는 그 비싼 원피스를 카드로 사주셨다...ㅋ)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최고의 리액션을 보여주시는,
엄마와 목사님, 그 외에도 많은 분들 속에 둘러쌓여 있었고 -
TV에서 스포츠 중계도 마음을 졸이며 보고,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휴지를 잔뜩 쓰고,
무섭거나 잔인한 내용은 꿈에 나올까 해서 보지도 않고 채널을 돌리고,
(한마디로... 엄마와 난 Show를 하며 TV를 보았다...)
엄마 퇴근 후 밥과 풋고추, 후식으로 오렌지만 먹고도 맛있다고 좋아하고,
TV드라마를 보며 무한 수다를 떨던 우리 모녀의 정답던 시간도 있었고,
밥보다 잠, 지각을 해도 샤워는 꼭 했던 나로 인해,
아침마다 전쟁에.. 부끄럽지만 엄마가 밥그릇을 들고 쫓아다녔던 시간도 있었고 -
집에서 소꿉놀이하며 놀기보단 -
밖에서 축구, 농구, 야구, 골목대장 노릇을 하며 놀았고 -
그러다 나 스스로 차가운 벽을 세운 채 -
모든 다가옴을 튕겨냈던 시간도 있었고 -
삭막할 수도 있었던 고등학교 시절 -
서로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손을 잡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던 시간이 있었고 -
대학교도 고등학교처럼 빡쌨으나 마음 맞는 친구들과 -
시험기간에도 일탈을 하며 스트레스도 풀었었고...
공동체를 하며 - 야식도 많이 먹고...
수다도 떨고, 배꼽잡고 뒤집어졌던 기억도 있고...
비싼 레스토랑도 좋지만,
길거리에서 이것, 저것 사먹는 쏠쏠한 재미를 선호해서
누군가에게 '뭐 먹고싶다'라는 말을 달고살아
주머니를 가볍게 했던 시간도 있었고...
요즘은 그 따뜻함, 소탈함, 소소함이 많이 그립다 -
그 따뜻함, 소탈함, 소소함을 함께한 사람들도 -
물론 에티오피아에도 따뜻함, 소탈함, 소소함이 있지만...
나랑 너무 닮은 우리 엄마 - 아직도 소녀 같은 우리 엄마-
(나도 우리 엄마처럼 나이가 더 먹어도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며 살고싶다)
엄마가 차려준 밥이 먹고 싶고 -
항상 내 편이 되어 주셨던 우리 예사랑 교회 목사님, 사모님도 뵙고싶고 -
보고싶었다고 내 손을 꼭 잡으며 쓰다듬어 주시던 -
우리 효사랑 할머니들도 그립고 -
교회 입구에 들어가면 '새롬아'라고 부르며 관심을 가져주는
우리 남사랑 식구들도 그립고 -
교회에서 여름 수련회를 가면 아주 나를 타겟 1번으로 물에 빠뜨리려고 달려들고...
중학교 때 굴욕사진을 울궈먹으며 나를 놀려대는 -우리 교회 꼬맹이들...
지금은 너무나 멋지게 커버린 우리 동생들도 보고싶고 -
병원다닐 때 -
그냥 교회에 가서 앉아 강대상만 보고 있어도,
평안해지고 행복했던 에덴교회도, 에덴교회 식구들도 그립고 -
가서 딱히 뭘 샀던 적은 없지만 ... 그냥 인사동의 거리가 걷고싶고 -
길거리에서 파는 수박 꼬치를 사들고 청계천가에 앉아서 수다도 떨고싶고 -
동대문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쇼핑도 하고 싶고 -
영화관에서 치즈팝콘을 먹으며 영화도 보고싶고 -
그렇다 -
호르몬의 영향으로 갑자기 감성지수가 확 올라가서...
한국이 너무너무 그립다 -
그래도 반이 지나간다 -
돌아가는 날까지 없는 것을 찾기보다는 -
이 곳에서의 따뜻함, 소탈함, 소소함을 찾으며 살아야지!... 해야하는데;
쉽지 않다...;
그래도!
오늘까지만 이렇게 어리광 피우고 -
내일은 다시 힘을 내어 살아야지 -
사실... 감성에 나를 내어맡기기엔 -
해야할 일들이 많다 -
Mind Control !
첫댓글 새롬아!
글도 너무 잘 쓴다
생생하게 마음을 읽으니 내마음이 짠~~
귀한 일 잘 마치고 와서 맘껏 누릴 수 있는 일상이잖아
힘내고 그런 감성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
새롬이 힘!!!!
Mind Control !
울 딸 새롬이가 잘 하고 있는것 같죠?? 꽃비언니 늘 ~~ 고맙습니다. 사랑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