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지난 3년의 공부를 끝으로 최종 합격증을 받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처음 임용시험에 발을 들이고 아무것도 모른채 길을 떠났던 순간이 있었고, 재수 때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며 합격을 자신하던 모습도 기억이 납니다. 그런 상황에서 0.06점 차이의 최탈을 경험하고 좌절했던 제 모습도 눈에 선하고, 그 이후 절치부심 하며 다시 볼펜을 잡았던 기억도 제게는 생생합니다. 이런 제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 자못 부끄럽지만, 만약 제 경험이 다른 선생님께 자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의미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쓰게 될 글의 내용은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걸어왔던 공부 방법을 각 주제별로 설명하고 이어서 최종 탈락의 아픔을 극복했던 방법에 대해 공유하는 방향으로 서술하겠습니다. 각 공부 방법을 설명할 때는 제가 만들었던 자료나 스터디 자료들도 사진으로 공유하며 활용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이 수기 속 공부 방법을 정답으로 여기지 마시고, 단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할 때 참고할 지표 중 하나로 삼아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른 합격자 선생님들의 합격 수기를 함께 살펴보시고, 선생님들의 개인 특성을 고려하여 취하실 부분을 취하시고 잘 조합하신다면 이번 시험을 준비하는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2. 1차 시험
1) 공부 습관 확립하기
초수생 분들이시라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공부 습관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김쌤께선 종종 3000시간의 법칙을 말씀하시곤 하십니다. 약 300일 정도의 1차 준비 기간 동안 총 공부시간 3000시간은 채워야 합격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이처럼 일정 시간 이상의 공부시간을 확립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한 자신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⓵기상 시간
저는 초수 시절 주6일, 재수 시절 주5일(하루 시간강사 근무일) 12시 취침, 4시 반 기상하여 공부하는 장소로 갔었습니다. 반면 삼수 때는 오히려 일정량의 잠을 확보할 필요를 느껴 6시간 반 이상 취침하고 학원에 나왔습니다. 즉 얼마나 자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의 특성에 맞게 조정하시면 됩니다. 다만 저는 집중력 유지를 위해 일정 시간 이상 취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수와 재수 시절 많이 졸고, 집중도 잘 안 되고 힘들었거든요.
특히 직강반 선생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앞자리에 앉는 것을 고집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앞, 중간, 뒤 어디에 앉는가는 합불을 가리는 것과 별로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물론 저는 앞자리에 앉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직강반 내에서 앞자리 사수를 위한 경쟁이 붙게 되면 자신의 잠을 극단적으로 줄여가며 앞자리를 사수하는데 집중하시는 분들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루틴에 맞는 규칙적인 취침이 우선입니다. 만약 그 원칙을 깨야만 앞자리를 사수할 수 있다면 저는 원칙을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⓶강의 전 시간대 활용
직강반 기준으로 보통 수업이 9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아침 6시나 7시쯤 학원에 나오신다면 2~3시간 정도 여유시간이 생기게 됩니다. 이 시간이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시간대이며 이를 규칙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 시간대에 매일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하고자 했던 미션들을 수행했습니다. 3년 내내 했던 것은 한자공부였습니다. 학원에 도착하면 곧바로 1시간동안 한자를 외웠습니다. 한자 암기박사 5챕터를 외우고, 지난 이틀치 암기도 다시 점검했습니다.(쓰는 것은 못해도 한자를 보고 뜻과 음을 말할 수 있는지) 암기박사에 30분을 쓴 후 남은 30분은 한자사료를 읽어보는데 사용했습니다. 2021년 구쌤께서 내셨던 한자사료노트를 가져다가 하루에 한국사 사료2개, 동양사 사료 1개를 그냥 무작정 읽었습니다. 일단 사료를 읽어보고 해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아래 한자 해석을 보고 다시 읽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사료 해설본의 해당 부분을 읽어본 후 다시 읽어봤습니다. 이 하루 1시간이 3년동안 모이니 1000시간 동안 한자 공부를 한 사람이 되었고, 한자 사료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자신감도 있고 제법 잘 풀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한시간은 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저는 권지수 선생님 교육학을 들었는데, 초수때는 월, 화를 온전히 교육학에 투자했고, 매일 아침 조금씩 복습을 했습니다. 재수와 삼수 때는 모의고사반 외에 강의를 별도 수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 자습이 꼭 필요했고 그 시간을 매일 1시간이 채워주었습니다. 매일 교육학을 조금씩이라도 보는 것도 저는 나름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수기를 읽으시는 선생님들께서도 한번 고민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⓷강의 들을 때
저는 강의 들을 때 ‘졸아서 내용 놓치기’, ‘핸드폰 및 딴짓’ 이 두 가지만 지양하고, 김쌤 수업 중에 대답만 큰 소리로 잘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시는 내용 중 좋은 암기법이 있다면 필기 해두시고, 중요한 내러티브가 있다면 역시 필기 해두시면 좋겠습니다.
⓸강의 복습
점심 식사 이후에는 그날 배운 내용을 복습해야 합니다. 강의의 흐름에 따라 언급된 내용들을 다시 점검하고, 해당 내용과 관련된 교과서나 개론서, 프린트 등을 읽어나가야 합니다. 큰 틀에서 저는 저녁 식사 전 까지 그날치 복습을 마치려고 노력했고, 저녁식사 이후에는 인출 스터디를 하거나 혹은 그때 제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 공부, 혹은 밀린 복습을 처리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루틴을 유지하며 쭉 해나가는 거죠.
⓹공부 중에 다른 일 하지 않기.
사실 저는 이것저것 굉장히 하고 싶은게 많고 관심 있는 것도 많은 사람이라 이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SNS도 자주 확인하고, 웹툰도 많이 보고, 해외 축구도 챙겨보고, 피씨방에서 게임 하는 것도 좋아하고 코노 가서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 만나 술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말이죠. 그랬기에 나름 통제한다고 통제했음에도 이걸 다 끊어내는 것은 실패했었었습니다. 초수때는 억누르다 조금 챙겨보고 억누르다 조금 챙겨보고 그러다 언젠가 터져서 하루를 날리는 일도 생겨나고 그랬죠. 그래서 재수 이후로는 조금 풀어주되 루틴을 정했습니다. “1주일에 축구 한 경기는 볼 수 있다. 마침 그게 학원으로 가는 시간대니까(새벽 5시 쯤), 학원 가면서 핸드폰으로 보고 도착해서 아침을 먹자.”, “웹툰은 12시 취침하기 30분 전부터 30분간 챙겨본다”, “직강반에 앉아 자습할 때는 공부 외 용도로 핸드폰을 쓰지 않는다. 만약 이게 어렵다 싶으면 9층 사물함에 넣어놓는다” 이렇게 몇가지 루틴을 정하고 그걸 최대한 지키는데 힘썼습니다. 그 결과 습관이 잡히게 되고 자습 시간 손실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공부 중 딴짓의 요소를 차단하고 통제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억누르기만 하기보다는 그 자체를 루틴화 하여서 ‘딴짓으로 인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방향으로 노력해보신다면 조금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제 경험에 비추어 권해드립니다.
2) 기초 세우기
언젠가 임용시험에 처음 입문하는 동료 선생님들이나 후배들이 공부 방법을 물어봤을 때, 저는 늘 기초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답변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초수 시절 제가 그러지 못해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고, 초수 말 재수 초에 이를 보완하여 기초를 세워둔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냈기 때문입니다. 초수 시절에는 급한 마음에 암기에 치중하며 뼈대가 되어줄 기초를 쌓는데 소홀했었고, 이는 제게 치명적인 한계선을 그어버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초수 9월부터 이 문제를 인지하고 나름대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시간이 부족했고, 재수 초반 1~2월반에 그 작업을 완료한 후 제 실력을 유의미한 폭으로 늘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기초를 쌓는데 초수, 재수, N수의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스스로 진단하기로 기초를 쌓는데 소홀했다라는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우선 그 기초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초를 몇 가지로 나눠서 설명드리겠습니다.
⓵역교론 구조도 외우기
김쌤게서 항상 하셨던 말씀이지만 사실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이를 잘 지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당장 암기해야 할 것들이 보이고, 처음 책을 읽어나가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역교론 구조도를 외우지 않고 하는 모든 역교론 공부는 효율이 극도로 떨어집니다. 제가 그 실수를 저질렀던 초수생 시절 역교론에서 10개 문장을 적확하게 암기하면 한 달 후, 1~2개 정도 머리 속에 남아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초수 9월 이후 구조도 암기를 시도하고, 재수 시절 이악물고 구조도부터 정확하게 암기하고 다시 외워보았을 때, 10문장을 암기하면 1달 후 8문장은 머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암기를 하면서 머릿속 나뭇가지에 해당 내용을 연결해두고 이를 체계화 해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후 인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최근 기출 트랜드가 점점 여러 영역 혼합형 문제가 늘어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1개 문제에서 각 작성방법이 어떤 영역에서 출제된 것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의 중요성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역교론 구조도를 암기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요?
구조도를 외운다는 것은 윗 박스 오른쪽에 보이는 노란 형광펜 부분 까지를 외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혹은 그게 너무 힘들다 한다면 적어도 1~2월반 기간 내에 파란 밑줄 부분 까지는 암기가 되어야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남색책 1장의 목적론이 어떻게 서술되어 있더라?” 라고 물어본다면 “남색책 1장 목적론은 먼저 그 자체의 개념을 설명하고, 역사교육의 목적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을 설명한 후 우리나라 목적론 논의의 한계를 이야기 하고 있어. 목적론을 세부적으로 나눠본다면 전통적 목적론 5가지가 뭐뭐뭐뭐 있고, 파팅톤의 경우에는 문화유산의 전승, 도덕 교육,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해 증진이라는 3가지 전통적 목적이 있다고 말하고 각각에 대한 비판을 했어”라고 술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말 어렵고 힘든 작업이지만 이 노력이 없이 이루어지는 역사교육론 공부는 효율이 정말 안 나옵니다. 혹시 아직 역교론 구조도가 머리 속에 안 그려진다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구조도부터 외우시길 간곡히 권하고 싶습니다.
⓶시대별 흐름 파악하기(한국사, 서양사, 동양사)
이 역시 김쌤과 구쌤께서 정말 강조하시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역시 세부적인 내용 암기에 치중하다보면 놓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초수 시절 한국사 근현대사의 흐름에 대한 이해도가 정말 낮았습니다. 나름 역덕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한국사 전근대사에 한정된 수준이었죠. 그랬기에 9월 모의고사에 들어간 이후 제 한국사 점수는 널뛰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근대사는 (비교적)잘 맞추고, 근현대사는 아는게 나오면 맞추고 모르면 다 틀리기를 반복하고 있었죠. 사실상 기도메타였던 것입니다. 모의고사반에 이르러서야 저는 이게 내 발목을 잡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급히 한국 근현대사 간이 연표를 만들어 흐름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3개 역사 과목 모두 추론 능력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시대 구분 및 세부적 시대 특정이 기본입니다. 작년 김쌤께서 수업 중에 모의고사 성적 등위별 특징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만약 모의고사 점수가 30점대에 머무른다면 그것은 시대구분에 실패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는 바꿔말하면 시대 흐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다면 암기량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겠지만 모의고사 점수에서 40후반~50초반 까지는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따라서 시대에 대한 이해는 정말 중요하고 저는 김쌤께서 기본이론반에서 말씀해주시는 시대별 내러티브를 녹음하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암기 및 반복 연습하는 것을 권하겠습니다. 이 작업도 4월 이후 하려면 따로 시간을 내야 합니다. 따라서 정말 권하기는 기본이론반 기간에 각 과목의 시대 흐름을 잘 파악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⓷교과서 읽기(고등학교 한국사, 중학교 역사2)
서양사, 동양사와 달리 한국사 영역에서는 교과서 지식 내에서의 출제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특히 전근대사 영역에서는 교과서 내에서 출제되는 비율이 90% 후반대가 될 정도입니다. 그만큼 한국사 교과서에는 깊이 있는 내용이 체계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사 공부에 있어 교과서 읽기는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출판사가 많아 한번에 모두 읽기는 어려운 현실입니다. 따라서 학원 커리에 따라 한달에 한 개 출판사 교과서 정도는 읽고 그 내용을 ‘선생님을 위한 한국사’에 단권화 까지 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단권화 방법은 후술하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면 모든 출판사 교과서를 읽고 정리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한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번에 모든 출판사 교과서를 읽으려 한다면 지치고 힘들어 중간에 포기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장기간 시간을 두고 한 개씩 읽어나가시길 권해드립니다.
3) 단권화
단권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는 것을 알고 있고 필수 사항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단권화를 할 경우 가질 수 있는 이점은 분명합니다. 시험을 앞둔 하반기 봐야 할 자료량이 확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우리 학원의 경우 매주 엄청난 양의 프린트 자료가 제공됩니다. 그리고 역사과 특성상 기본적으로 봐야 할 교과서와 개론서의 양도 어마무시하죠. 『서양사개론』, 『서양사강좌』, 『동양사개론』,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에다가 추가적으로 한국사의 교과서들 『시민의 한국사』, 『서양사총론』등등등등 너무 많습니다. 때문에 9월달(빠르면 7월) 시험을 앞두고 이 자료들을 모두 본다는 것은 시간적으로 정말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따라서 저는 ‘선생님을 위한’ 시리즈 기본 교재 혹은 하나의 개론서에 단권화를 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는 재수시절 역교론,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 모두 기본교재에 단권화를 하였고, 이를 삼수때 까지 교체 없이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비교적 사양사 흐름에 조금 약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양사는 『서양사개론』에 다시 단권화를 하였습니다. 단권화 교재는 초수 기준 6월 까지 사실상 완성되어야 그 이후 계속 빠르게 읽으며 암기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7월부터는 반복해서 단권화 교재를 읽으며 중요 표시 내용들을 암기 해나가야 합니다. 따라서 전반기 6월가지 부지런히 만드셔야 하겠습니다. 아래는 제 단권화 교재 일부를 사진으로 공개하며 그 방식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단권화에서 각 표식들은 자신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윗 사진에 나온 제 표식은 다음과 같습니다.(이번에 시험에 나왔던 사융론도 어디선가 본 사료를 단권화 되어 있었네요.)
지금 보니 조금 지저분한데 연차가 늘어가면서 문풀, 모고 등 표식이 많아져서 그렇습니다. 재수 시절에는 제법 보기 좋게 깔끔했습니다. 이렇게 출처 까지를 적어줘야 하는 이유는 훗날 단권화 교제를 읽어나갈 때 중요도 비중에 차이를 두기 위해서입니다. 모두 알아두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너무 깊이있는 개론서 내용 같은 경우는 동개나 한중 등에 비해서 중요도를 낮게 두고 읽어야 되겠죠. 그 중요도에 차등을 두기 위해서라도 출처 표기는 꼭 필요합니다. 다만 주변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그 내용이 몇 페이지에 나왔는지도 쓰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장을 옮겼다고 해도 그 맥락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는 개론서 해당 부분을 찾아 읽어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적어둔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페이지를 적어두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미관상 보기 안 좋다. 둘째, 개론서 회독 수가 점점 많아지만서 기본적인 맥락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제 상황에 맞게 취사선택한 것이기에 이 수기를 읽으시는 선생님들께서도 본인의 인지적 특성과 상황에 맞게 결정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 스터디
스터디는 필수적인 사항이 아닙니다. 그러나 잘 활용할 경우 분명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제가 해왔던 스터디 방식을 소개하고, 그 장단점에 대해 논하겠습니다.
⓵당일 수업 인출 스터디
제가 초수 7월 이후, 재수 3~10월 까지 했던 스터디이며 일반적으로 스터디를 한다고 할 때 가장 보편적으로 떠오르는 방식일 것입니다. 저는 4명이서 스터디를 구성하고 매일 짝을 바꿔가며 1:1 짝스터디로 서로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 했습니다. 그러다가 재수 5월달 이후 서로 문제를 쪽지에 적어서 그걸 보고 즉석해서 구두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바꿨는데 그때 만들었던 쪽지는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두 방식은 몇 가지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왼쪽 방식을 따르면 하루 1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지만 오른쪽 방식을 따르면 2시간~2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둘째, 왼쪽 방식의 경우 물어볼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어 중요한 부분에 치중하게 되지만, 오른쪽 방식의 경우 다양한 내용들을 물어볼 수 있으며 사진과 같이 지도 문제 등도 출제가 가능합니다.
저는 이 스터디를 진행할 때 일부러 학원 문 닫는 시간에 끝나도록 시간을 잡았습니다. 당시 학원은 21시 30분에 문을 닫았기 때문에 오른쪽 방식으로 진행할 당시에는 7시에 만나도록 했습니다. (인출 스터디가 아니더라도)이 방식의 좋은 점은 공부하기 싫어도 도망을 못 가게 강제된다는 점입니다. 복습이 잘 안 되어도 문제를 출제하고 본인이 그걸 다 외우려면 복습 시간을 상당히 밀도있게 가져가야만 합니다. 따라서 암기하고 인출한다는 근본적인 목적 외에도, 복습의 집중력 밀도를 높여주고 빨리 집에 가고자 하는 욕구를 강제로 억눌러 준다는 점에서 굉장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암기와 인출, 그리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역사 속에서도 삼국지나 초한지 등 중국 고대사 영역에 흥미가 있어 옛날부터 취미로 공부를 많이 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중국 고대사 수업을 들은 날에는 개론서 맥락 내에서 조금 더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문제를 좀 더 많이 냈습니다. 반면 같이 스터디 했던 선생님 중에는 측천무후를 주제로 졸업논문을 쓰셨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수당 영역에서 문제를 내주실 때 더욱 깊이 있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이처럼 각자 자신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들을 출제하다보니 폭넓은 내용 이해 및 암기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문답하는 과정에서 자주 틀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낸 문제를 상대 선생님께서 답변을 못 하시고 제가 정답을 물어보셨을 때 제가 까먹고 정답을 말씀드리지 못할 때면 너무 부끄러워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여러번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다 보니 장기 기억에 저장되는 내용양이 많아지게 되고 이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인출 스터디를 운영할 때 권해드리고 싶은 유의사항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적확하게 암기해야 합니다. 구두로 답변한다고 자신의 표현으로 바꿔서 외우는게 아니라 개론서 및 교재 문장을 적확하게 암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인출해야 합니다. 그렇게 적확하게 내용을 암기하고 인출하는 노력을 해야만 모의고사 및 실전에서 ‘정답의 범주에 들어갈 정도로’ 적당히 뭉게서 답안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처음부터 정답을 자신의 표현으로 바꿔서 적당히 암기한다면 실제 시험에서 구체적 조건을 요구하는 문제를 만났을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인출 스터디를 진행할 때 그 순간만큼은 정말 적확히 암기하기 위해 노력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둘째, 문제를 받고 고민하는 시간을 최소화 해야 합니다. 질문을 받고(혹은 쪽지를 고르고)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스터디 전체 시간이 너무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문제를 받고 가급적 즉답하고, 조금 고민이 필요하더라도 1분을 넘어가는 것은 지양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⓶기출 변형 문제 출제 스터디
이건 제가 재수 때 3월~6월 까지 진행했던 스터디입니다. 5명이서 온라인으로 진행하였고, 3~6월 기출 분석 및 개론서반 진도에 맞춰 1주일에 역교론,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 기출 문제를 변형하여 각 1문제씩 출제하고 공유하는 스터디였습니다. 그 중 3명이 직강반에 계셔서 3명은 따로 시간을 내 만나서 그 문제들을 함께 풀어보고 사고과정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아래는 제가 출제했던 문제들 중 일부와 그 예시입니다.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 역교론 예시를 하나씩 표로 제시했습니다. 그 옆에는 출제 근거, 출처, 정답, 해설 등을 달아두었고 스터디원들이 풀어볼 때 도움이 되도록 별첨하여 밴드에 공유했습니다. 이 스터디는 초수 분들께는 크게 추전드리지 않습니다. 이 스터디가 도움이 되는 시기는 기출문제로 뭐가 나왔는지 그 자체는 많이 살펴보아서 익숙해진 이후입니다. 다양한 기출 지문 및 선지 내용과 형식을 이미 살펴보아 알고 있어야 변형하여 문제를 출제하는게 유의미한 활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런 분들이 이 스터디를 진행할 경우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의미있는 성장이 가능한 스터디 방식이었습니다. 첫째, 출제자의 관점과 출제 방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 출제를 위해 지문을 찾고 밑줄을 긋고 괄호를 뚫어보는 과정에서 출제자가 어떤 고민을 하게 되는지를 알게 되고, 이후 사료를 접할 때 어디에서 문제가 나올 수 있겠다는 것을 추론해볼 수 있는 역량이 길러집니다. 그리고 그 역량은 모의고사나 실전 문제를 접할 때 답안을 키워드 중심으로 간결하게 쓸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좋은 점들이 있는 스터디 방식이라 시간적 여유를 조금 만들어볼 수 있고 기출 그 자체는 좀 익숙하다 하신다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⓷모의고사 사고과정 복기 스터디
이 스터디는 재수와 삼수 시절 9~11월에 진행하였고 4인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의고사를 보고 해설강의를 들으며 채점한 직후 직영상반에 모여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각 문항별로 각자 어떤 답을 왜 적었는지, 어떤 함정 때문에 틀렸는지를 구두로 나누었고 상호간의 문제를 접근하는 접근법이나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서로 나눔하는 방식을 작년 1차 시험 문제를 예시로 설명하겠습니다.
이런 느낌으로 서로 문제를 어떻게 접근했는지를 공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김쌤께서 이런 스터디를 강력히 권해주셨고, 저는 열심과 능력을 두루 갖추신 좋은 동료 선생님들을 만나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단 이 스터디를 진행할 때에도 유의점이 있습니다. 첫째, 모의고사 기간에는 수험생들이 많이 민감해지기 때문에 서로간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모의고사의 어떤 문제를 틀린 분이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본인 역시 가급적 지나간 것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잘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저 역시 너무 쉬운 문제를 실수로 틀리는 경우 정말 기분이 많이 상했는데, 스터디에 임할 때는 앞으로 잘하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했던 것 같습니다. 둘째, 모의고사가 끝난 직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고과정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시험을 보고 시간이 지나면 많이 망각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급적 텀을 두지 않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⓸시험 직전 주제 찍기 스터디
시험 2주 전쯤 재수 때는 4인, 삼수 때는 2인이서 예상 주지 찍기 스터디를 했습니다. 각자 본격적으로 기출을 분석하여 앞으로 나올 주제들을 간략하게 추리고, 그걸 서로 공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참여해주신 선생님들께서 각자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주제를 뽑아주셨고, 적중도 많이 되었습니다. 아래 표에 제시된 목록은 2023년 시험을 앞두고 제가 찍었던 주제들과 적중도입니다.
표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런 문제 예측 스터디는 마지막 점검할 내용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저렇게 찍은 주제가 몇 개라도 그대로 나와 줄 경우 적확하게 쓰고 넘어가면서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며 자신감도 생기게 됩니다. 단, 이 스터디를 진행할 때 유의점도 두 가지 정도 있습니다. 첫째, 기출 분석의 기본기를 갖추신 상태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기출분석을 하는 방법은 후술하겠지만, 만약 기출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스터디를 진행할 경우 오히려 혼선이 생길 우려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스터디를 위해서라면 3월부터 기출분석의 방법론을 익히고 연습하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둘째, 찍어준 내용은 적확하게 암기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2주 전에 일정을 잡는 이유는 그걸 암기할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저도 “이 유의사항을 잘 지켰다면 작년에 수험생 생활을 그만둘 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를 삼수 생활 내내 계속했던 것 같습니다. 부디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고 잘 암기하셔서 좋은 성과를 거두실 수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셋째, “이건 안 나올 것 같아요”라는 말을 지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이건 제가 함께 공부했던 선생님들께 몇 개 주제에 대해 꺼냈던 말이었습니다. 특히 재작년 문제를 고려할 때, 이번에 정복왕조는 나오기 어렵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이번에 거란이 연운 16주의 할양을 요구했던 내용을 묻는 문제가 나왔을 때 저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시험 끝나고 나가서 그 선생님들 얼굴을 어떻게 보지?”, “만약 나 때문에 그 주제를 안 보셔서 틀리셨다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이 계속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시험에 어떤 주제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뭐가 나올 것이다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되 “무엇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 주시길 권해드립니다.
이상으로 제가 했던 스터디들을 소개드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자신의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스터디를 진행하는데 자신의 공부 특성과 맞지 않거나, 사람들이 불편해서 도리어 공부가 잘 안 된다거나 하신다면 단호하게 스터디를 그만두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는 스터디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주변에는 스터디 없이 합격하신 선생님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항상 자신의 공부를 우선순위에 두시길 권해드립니다. 아울러 스터디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는 것은 지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터디는 공부를 하고 나서 그것을 점검하는 것이지 그 자체만으로 유의미한 공부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만약 스스로를 돌아볼 때, 스터디를 준비하고 진행하느라 복습하고, 개론서나 교과서 읽을 시간 확보가 불가능하다면 스터디보다는 기본 복습에 시간을 더 투자하시길 권해드립니다.
5) 기출 분석 방법
기출분석은 기본적으로 김쌤과 구쌤께서 수업 중 계속 도와주십니다. 그러나 그 배움을 토대로 자신의 관점에서 기출 문제를 분석할 수 있게 된다면 시험을 앞두고 전체 암기량을 줄이면서도 예상 주제를 정확히 암기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제 기출 분석 방법에 대해 예시와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⓵기출문제 익숙해지기.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기출문제를 꼼꼼하게 자주 보는 일입니다. 저는 상기한 단권화에서 본 것과 같이 기출 지문과 선지는 녹색 형광펜으로, 정답으로 나왔던 내용은 주황색 형광펜으로 색칠하고 몇 년도 어디서 나온 문제라고 표기를 해두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출문제를 꼼꼼하게 읽을 수 있었고, 대강 몇 년도에 어떤 주제와 형식의 문제가 나왔었다라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기출문제를 읽고 자신의 교재에 나름의 표시를 해두는 것, 기출문제를 펴놓고 자주 보며 공부를 해나가는 것이 기출분석의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⓶기출을 통해 다음 문제 예측하기
위 사진의 프린트를 가지고 예측의 예시를 설명하겠습니다. 올해 저와 1:1로 실제 시험 주제 예측하기 스터디를 했던 선생님과 저는 이 표를 보고 분석하며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안사의 난 이후, 율령체제가 붕괴하는 내용(20년 소금전매제, 23 부병제)은 정말 많이 다뤄졌기에 이번에 다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22년에 문화사도 이미 건드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당 전기 정치사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보이고 그렇다면 측천무후 부분이 가장 유력하다.” 그리고 다행히 예상이 적중하여 준비했던 한자 사료 문제가 나왔고, 준비했던 답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우선 해당 시대가 몇 년 텀을 두고 출제되는 편인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그 이후 과거 출제되었던 주제가 다시 출제된 적이 있는지, 그렇다면 몇 년 텀을 두고 출제되었는지, 반복되어 나왔을 때 형식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기출 반복이 잦은 시대라고 한다면 과거 나온적이 있는데 아직 반복되지 않은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그 주제가 어떻게 출제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관련 개론서와 단권화 교재, 관련 사료 등을 찾아 읽고 체크 해둡니다. 기출표와 기출문제를 놓고 계속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점점 어떤 문제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 감각이 생기게 되고, 이는 시험 직전 암기량을 줄이면서도 필요한 부분을 적확하게 암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작업과 동시에 스터디 부분에서 언급했던 기출 변형 문제 만들기 스터디와 예상 주제 찍기 스터디를 진행한다면 공부하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 모의고사에 대해
학원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기출분석반 기간 동안 2회 총괄평가가 진행되고, 9-11월에 9~10회 정도의 모의고사를 치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 일부(총괄평가 및 1, 4, 9회 모고)는 채점도 하고 성적표도 나옵니다. 여기서는 모의고사를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를 해석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석해야 하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⓵ 모의고사 점수에 연연하지 않기.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의고사는 유력한 출제 가능 주제를 점검하고, 자신의 시험 대처 능력과 문제 접근 방법을 점검해보는 기회일뿐 모의고사 점수가 실제 점수를 보장해주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모의고사 점수가 그대로 실전으로 이어진다면 저는 재수 시절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아들고 수험생 생활을 마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컷+2점으로 1차 합격 후 최종 탈락의 고배를 마셨죠. 모의고사 등위만 따지면 올해의 저는 작년의 저보다 훨씬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컷+5.66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1차 합격과 최종 합격까지 성공했죠. 즉 모의고사 점수 자체는 합격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까지 본인이 올라왔다라고 하는 것을 확인하는 지표로는 유의미하지만 그 이상 선에서 합불을 가늠하고 자신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김쌤과 구쌤께서 종종 말씀하신 것과 같이 40 후반~50 초반 정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합격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꾸준이 60점대 까지 나와준다면 시험에 임할 준비가 잘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아주 고득점이 나온다고 하여 시험에 임박하여 준비를 소홀히 해서도 안 되고, 초반에 점수가 잘 안 나온다고 좌절하는 것도 지양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매 회 모의고사를 채점 해보고, 영역별 점수를 체크하고, 향후 공부 방향을 조정해가며 꾸준히 준비하면서 의연하게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필요 없습니다. 50점 초반대 이상의 점수대를 안정적으로 확보했음에도 주변을 보면 60점대, 70점대 동료 선생님들이 많이 보이면 불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점수대 이상에 자리하셨다면 이미 합격이 가능한 선에 계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때부터 중요한 것은 시험 막판에 준비도, 시험 당일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운도 크게 작용하죠.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성장 곡선을 그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고득점이 나온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가장 큰 효과는 기분이 좋고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감이 많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모의고사 고득점을 원동력으로 삼아 더욱 열심히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제 실패 경험을 통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습니다. 이 합격 수기를 보시는 선생님들께서는 저와 같은 아픔 없이 이 긴 싸움을 잘 마무리 하실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⓶모의고사는 실전처럼
학원 모의고사의 최고 장점은 적정한 긴장감 속에서 시험에 임하는 자신의 모습을 점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지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대충 보시거나, 시간이 남았음에도 그냥 포기하시거나, 답안지를 비워두거나 하지 마시고 정말 실전이라 생각하며 시험에 임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 긴장감 속에서 문제에 온전히 집중해본 경험은 실전에서 큰 힘이 됩니다. 저 역시 작년에 몸이 아파 시험 도중 나와야 했던 모의고사 1번을 제외하면 항상 끝까지 펜을 놓지 않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험의 경험이 2번의 1차 시험 합격과 이번 최종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선생님들께서도 모의고사를 볼 때는 최선을 다해 실전과 같이 임하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⓷모의고사 복습 방법
저는 모의고사를 보고 해설을 들을 후, 사고과정 복기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남는 2시간 정도와 다음날인 토요일 오전 시간대에 복습을 했습니다. 복습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모의고사 문제 지문 밑 정답 꼼꼼하게 읽고 암기하기. 둘째, 상기한 단권화 규칙에 따라 단권화 교재에 옮기기. 셋째, 출제된 부분의 개론서 내용 정독하기. 저는 이 순서대로 복습을 진행했습니다. 가급적 토요일 오전 전에 이 작업을 마무리 했고, 오후에는 부족한 영역이나 혹은 제가 세워둔 계획에 따라 추가 공부를 진행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도 자신만의 복습 루틴을 만들어 모의고사의 효과를 극대화 하실 수 있으시다면 좋겠습니다.
7) 실전
1차 시험 3번을 봤던 경험 속에서 느꼈던 유의사항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⓵실전은 모의고사처럼 접근하자.
저는 재수 시절 시험장에 가서 문제를 풀 때 평소 모의고사 때보다 꼼꼼하게 체크하고 점검했었습니다. 실수를 해선 안 된다는 강박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각 문제별로 그런 시간들이 조금씩 조금씩 쌓이다 보니 나중에 시간이 너무 부족해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모의고사를 볼 때는 대부분 5분 이상 남아서 최종 점검 까지 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제가 평소와 다른 루틴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그러다보니 오히려 점검이 필요했던 영역을 점검하지 못하였고 실수를 잡아내지 못해 결국 안 좋은 결과를 얻고 말았습니다.
⓶나한테 어려운 것은 남들에게도 어렵다.
우리 시험에서는 매년 아무도 풀지 못하는 악마의 문제를 1~2점 출제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보지 못한 사료, 처음 보는 형식의 문제로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만들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준비하신 선생님들께서 어렵게 느끼시는 문제가 있다면 그건 남들에게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혹은 아무도 못 푸는 문제일지도 모르죠. 어려운 문제가 나왔다고 좌절하거나 패닉에 빠지지 않도록 침착하셔야 합니다. 표시 해놓고 넘어간 후 다른 문제를 먼저 풀고 돌아와 풀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몇몇 문제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끝까지 침착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⓷마지막에 쉬운 기입형 문제를 한 번 더 점검하자.
이번 2024년 시험에서 2차 준비 기간동안 제가 가장 후회했던 문항은 바로 A형 4번 문제였습니다. 한국 고대사 한자사료 문제였는데, 딱 보고 한자 사료가 술술 읽히고, 정답도 바로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자신있게 답안지에 ㉠선화, ㉡사택지적 이라고 적었죠. 시험장을 나오고 해설 강의를 듣기 전 까지 저는 당연히 이 문제를 맞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문 맨 아래 출전에 ‘( ㉡ )지적비’ 라고 적혀있었죠. 너무나도 황당하게 1점을 날렸습니다. 시험을 다 보고 시간이 남으면 보통 사람들은 어려웠던 문제로 넘어가 고민을 시작합니다. 저 역시 그랬죠. 하지만 가능하다면 저는 쉬웠던 기입형 문제로 돌아가 한 번 점검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3. 2차 시험
2차 시험 준비는 우리 학원에서 정말 체계적으로 잘 안내를 해주시는 만큼 제 합격수기에서는 구체적인 방법론 보다는 준비할 때 도움이 될 조언들 위주로 몇 가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1)스터디 구성
2차 시험을 아무런 스터디 경험 없이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수업이나 지도안, 면접에 있어 스터디 경험은 2차 시험 기본기를 쌓아가는 이정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저는 작년 12월과 1월 모두 지도안+수업실연,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고, 올해는 12월에 지도안+수업, 면접 스터디를 진행하고 1월에는 스터디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스터디 방식과 많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들에 대한 제 의견을 이 합격 수기에서는 다루고자 합니다.
⓵ 스터디 내에 2차 경험자가 꼭 필요한가?
최탈 경험이 있는 스터디원이 있다면 스터디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시험을 치열하게 준비하고 실패 경험을 통해 개선해야 할 방향을 고민해본 시간이 어떤 스터디를 어떻게 지행하면 좋겠다는 명확한 관점을 가지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2차 수업실연, 지도안, 면접 등의 실력이나 피드백 능력과는 아주 큰 상관관계를 가지지 않습니다. 1차 최탈 경험이 있어도 수업이나 면접 등 특정 영역에 약점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처음 해보지만 큰 재능으로 처음부터 대단한 수업과 면접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2차 경험자를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 그런 경우 김쌤, 구쌤을 비롯한 주변 선배나 동료 경험자 분들게 스터디 방향을 어떻게 짜면 좋을지 고민하는 단계에서 많은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⓶ 스터디는 꼭 마음 맞고 성실한 사람과!
2차 스터디는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무래도 예민한 시기, 거의 매일 만나 서로 피드백을 하다보니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겠죠. 따라서 스터디원을 찾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 맞는 사람을 고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올해 12월에 너무나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스터디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2차 준비를 잘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원래 계획했던 스터디 시간 외에도 아침 일찍 기상 스터디를 하면서 서로의 동기부여 촉진자가 되어주기도 하고, 중간 식사 시간이나 휴식시간에도 교류하며 심적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서로 돕는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좋은 관계가 형성된다면 2차 스터디 과정에서 흔히 나오는 피드백 과정에서의 갈등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스터디원이 나를 위해 해준 피드백이다”라는 것을 신뢰할 수 있게 되니 다시 날카로운 피드백이 있다 하더라도 아프지 않고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상대 수업이나 면접을 보고 피드백을 제공할 때에도 최선을 다해 분석하고 피드백을 제공하게 되기 때문에 스터디 전체의 실력도 빠르게 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스터디는 관계가 우선이지만 특히 2차 스터디가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올해 시험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께서도 좋은 스터디원 만나 행복하고 큰 도움 받는 스터디 운영 하실 수 있으시다면 좋겠습니다.
⓷ 지도안+수업 스터디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저는 12월에 4인(남2, 여2)이 주 4회(월, 화, 목, 금) 만나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수업실연 문제가 있는 교재의 영역을 날자별로 나누고, 스터디 당일 모여서 해당 영역 내 서로 다른 주제로 (동시에)1시간 동안 지도안을 쓰고 그 후 15분 구상, 20분씩 수업실연을 진행했습니다. 피드백은 처음에는 구두로 하였으나, 스터디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문제로 인해 수기로 작성하여 그 종이(혹은 사진)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이런 방식을 활용할 경우 피드백의 디테일이 조금 떨어질 수 있는 반면 스터디 시간을 1시간 30분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도안은 월, 화// 목, 금 각각 이틀 간 스터디 시간에 작성한 지도안들을 스터디가 없는 수, 토에 피드백 하여 카페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했습니다. 단, 이렇게 할 경우 피드백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습니다.(수요일에 월, 화에 작성된 총 6장의 지도안을 피드백 해야 하니까...) 따라서 이틀 중 하루치만 피드백을 하거나 하는 방식 등으로 변환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수업실연은 스터디룸이 있는 카페와 대학 강의실에서 진행했습니다. 학교 강의실 칠판이 화이트보드였기 때문에 분필 칠판 활용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서울 2차 시험장이 화이트보드 학교로 결정이 났지만 그동안 대부분 분필 칠판이었기에 분필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노량진 내 분필 칠판이 구비된 스터디룸에서도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스터디 당일 작성한 지도안을 가지고 동시에 15분 수업 구상을 하고, 수업실연과 피드백을 진행했습니다. 수업실연에서 주요 피드백 사항은 “유의미한 발문과 강화를 시행했는가?”, “자료의 활용이 적절했는가?”, “조건을 잘 지켰는가?”, “태도와 유창성, 자연스러움은 어떠한가?” 정도를 중요한 척도로 보았습니다.
⓶ 면접 스터디는 어떻게 진행했나요?
면접 스터디 역시 주4회 진행을 하였습니다. 면접 교재에 있는 실전 모의고사 문제를 하나씩 맡아서 동시에 15분(점차 줄여서 10분 정도)동안 구상하고, 1명씩 면접을 실시하고 피드백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수업과 달리 면접은 비언어적 태도의 영향이 더욱 크다보니 즉각적인 구두 피드백으로 진행했습니다.
표정은 어떠한가? 두괄식으로 말하는가? 구체성이 살아있는 답변인가? 시책을 자연스럽게 잘 녹였는가? 등을 중요한 평가 척도로 잡았고 깊이있게 피드백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면접도 수업과 마찬가지로 공부가 절반입니다. 면접 책 자주 보고 열심히 암기하고, 이후 스터디를 통해 연습한다면 좋는 결과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⓷판서 스터디는 어떤가요?
저는 수업실연 스터디 분들과 함께 판서 스터디도 진행했습니다. 2023년 2차 시험에서 지도안에 ‘판서 계획을 그려라’라는 조건이 나오기도 하였고, 본래 서울 지역은 유목화된 체계적 판서를 요구하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랜덤으로 소제목 2개씩 배정하고, 30분간 기타 자료 참고 없이 판서 계획을 그려 공유한 후, 이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했습니다. 이 스터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교과서를 분석하고 빠르게 암기를 해나가야 합니다. 그 공부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2)판서 노트 만들기’에서 자세하게 설명 하겠습니다. 저는 이 스터디가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 지도안에서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및 지도안 지역 선생님이시라면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2) 판서 노트 만들기
최근 5년 간 2차 시험의 수업실연 주제는 매년 예측하기 어려운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사 임진왜란, 프랑스혁명, 세계대전, 조선 가족사, 전후 일본사였죠. 서울 지역은 지도안과 수업에 있어 내용지식에 대한 요구가 강한 편이고 체계적인 판서를 요구하기 때문에 교과서의 구성과 체계,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용과 체계를 알면 어떻게든 쓰고, 어떻게든 수업을 하지만, 그걸 모르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2023년 시험과 같이 판서를 지도안에 그리라는 요구를 받을 수도 있죠.
제가 재수 때 2차 시험장에서 지도안 시험지를 받고 느낀 감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 번도 읽거나 연습해본적 없는 주제였고, 1차 시험 지식은 있었지만 그 중 얼마만큼이 교과서 내용인지를 몰랐죠. 정말 뭐라도 써야 한다고 이것저것 쓰긴 했지만 그때부터 패닉이었습니다. 속으로 볼펜을 집어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10번도 더 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수업은 관리번호 1번을 뽑았죠. 열심히 준비했던 수업 장치들? 자신있던 유창성? 내용을 모르니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자신이 없으니 말을 절게 되고, 몇 가지 좋은 수업 장치들을 썼지만 그것으로 부족한 제 내용지식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도안과 수업에서 큰 감점을 당하고 0.06점의 탈락 고배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올해 12월을 시작하면서 재수 당시 제가 겪었던 그 충격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교과서, 모든 소단원의 교과서를 철저하게 분석하며 판서노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12월, 1월 정말 바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2차 본 시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수면 시간을 확보하기 시작한 1주일을 제외한 1달 반의 시간동안 매일 새벽 4~5시에 일어나 학원 혹은 공부 장소로 나갔고, 각 과목별 5개 정도 출판사 교과서를 비교, 분석하여 판서노트를 만들었습니다. 하루 2차 준비 시간이 15시간 정도 된다면 7시간 정도는 교과서 내용지식 공부와 암기에 쓴 것 같습니다.
그렇게 12월까지 역사2,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판서노트 95%를 완성했고, 1월부터는 주구장창 외우는데 시간과 공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효과가 있었죠. 후술할 이유 등으로 수업에서는 점수상 아쉬움이 있었지만 내용지식을 잘 알고 있던 영역인만큼 지도안에서는 어느정도 선방했다 할 정도의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이 유독 내용지식을 강하게 요구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교과서 체계와 내용을 아는 것은 모든 지역에서 중요합니다. 그리고 12월 안에 여러 출판사 교과서를 읽고 판서노트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많이 촉박합니다. 따라서 1차 시험이 끝나고 하루이틀 정도 휴식 후 곧바로 판서노트 제작에 들어가시길 강력히 권해드립니다. 판서노트는 단원 및 소제목, 계열화된 체계, 적정량의 내용량, 현실적인 판서 소화 가능성를 고려하며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에 추가로 여러 교과서르 읽어보며 어떤 내용에 대해 어떤 ‘확산적 발문’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판서노트에 추가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으로 첨부한 제 판서노트에도 다른 색깔 펜으로 발문들이 적혀있습니다. 지도안과 수업에서 발문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한번쯤 다양한 발문을 구성하는 방법을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3) 웃는 연습
수업과 면접에서 제 가장 큰 장점은 잘 웃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웃는 얼굴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연자, 면접자가 긴장하지 않았구나 하고 느끼게 하는 비언어적 요소로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수업이나 면접을 진행하면서 면접관과 지속적으로 눈맞춤 하고 미소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현직 선생님들과 스터디 분들께 좋은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이제 마스크를 벗고 시험을 치는 시대가 왔고, 미소는 좋은 무기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2차 준비를 시작하고 수업과 면접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자주, 자연스럽게 웃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4) 수업실연 자료 활용 방법
수업에서 자료를 쓰는 방법을 많이 연습 해보셔야 합니다. 우리 2차 시험에서 <자료>로 제공되는 사료나 사진, 그림들은 그 자료를 확실하게 활용했을 때 점수가 부여됩니다. 이번 시험 문제로 예를 들자면 “그렇게 해서 맥아더 사령관이 GHQ를 통해 전후 일본에서 군정을 실시하였어요. <자료1>맥아더와 히로히토 천황 모습이 보이죠? 멋있네요.”라고 하는 것은 <자료>로 제공된 사진을 활용하였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을 해야 할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진을 가지고 학생들이 확산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당시 일본인이었다면 이 사진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학생들의 답변을 수업에 녹여낸다면 사료를 명확하게 활용했다는 점이 드러나겠죠? 이런 방식으로 주어진 자료를 명확하게 활용하는 연습을 수업 실연을 준비하면서 많이 연습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5) 몸관리
몸관리가 너무너무 중요합니다. 2차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수액도 많이 맞고, 목에 좋다는 캔디나 스트렙실도 허용량 넘지 않는 선에서 잘 먹어주고, 독감과 코로나 백신도 맞았지만 2차 시험 이틀 전에 감기에 걸렸습니다. 심지어 목감기가 크게 와서 시험 이틀 전에는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죠. 깜짝 놀라서 이비인후과 뛰어가서 주사 맞고, 약 받고, 집에 와서는 계속 꿀물 마시고, 생강차 먹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목이 어느 정도는 회복되어서 시험에 응했지만 목 컨디션은 좋지 못했고, 이는 제 시험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재수 시절 수업 실연은 내용을 몰라서 깎였고, 올해 수업 실연과 면접은 내용을 잘 짜고도 목소리가 마음대로 안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감, 그로 인한 집중력 분산, 시간 관리 실패가 좋지 않은 점수의 요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손목 관리도 중요합니다. 지도안은 많이 쓸수록 실력이 느는데 지도안 작성이 손목에 큰 무리를 줍니다. 저 역시 12월 까지는 잘 버텨주던 손목이 1월에 말썽을 무리기 시작했고, 시험 10일 전부터는 손목 힘줄에 염증이 생겨 지도안을 1편도 못 써봤습니다. 병원 가서 물리치료 받느라 십수만원 깨진 것은 덤이고요.
실력이 있음에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만큼 후회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다행히 저는 1차 점수가 다소 여유가 있어 감점을 극복하고 합격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면 정말 마음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목 관리 평소부터 잘 해주시고, 손목도 손목 보호대 미리미리 착용 해주세요. 선생님들께서는 건강하게 2차 시험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와중에 시험 다 끝나니 그냥 막 써도 멀쩡한 손목...)
4. 최탈 극복기
사실 저는 살면서 그리 실패 경험이 많지 않았고 평탄한 삶을 살아왔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막연히 시험도 잘 되겠거니 했던 것 같아요. 전술한 것과 같이 모의고사 점수도 매우 높았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는 최탈이었죠. 0.06점 차이, 정말 아주 미세한 차이였기에 더욱 아팠습니다. 그때부터는 온갖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아 내가 어릴 때 선덕여왕 드라마만 안 봤다면 그 문제에 선덕여왕이라고 적지 않았을텐데.....”, “아 내가 왜 표면적 읽기 다음에 맥락적 읽기가 올 것을 못 찾아냈지?”, “예상문제 찍기 스터디에서 동료 선생님께서 찍어준 사진 자료 활용 시 장점, 유의점 잘 봐뒀으면 쉽게 쓸 수 있었는데...”, “2차 시험에서 교과서 전 범위 다 준비하라던 선생님 조언을 들을걸...”, “2차 시험에서 내가 다이어트만 했어도 0.06점은 더 받지 않았을까?”, “수업실연 하다가 한번 더 웃었으면 0.06점은 더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온갖 생각이 다 들었죠. 심지어 종교인인 제가 “신이 나를 버렸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가족이, 친구가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안 됐죠. 그나마 밥 사주고 술 사주고 돈으로 해주는 위로가 좀 기분을 나아지게 해주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저는 3가지 방향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⓵ 시간강사 일 병행
재수 시절에도 주 3시간 하기는 했지만, 이 시간을 6시간으로 늘렸습니다. 그리고 결혼 등의 이유로 1주일씩 나오는 시간강사 일도 나오는 대로 다 했던 것 같아요. 반년 기간제가 가능했다면 했을 것 같은데, 서울에서 구하기 쉽지 않아 포기했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제게 선생님이라 부르며 좋아 해줍니다.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잘 대해주시고요. 그 작은 일상이 제 상처 입은 자존감을 조금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게 잡아주었고, 좌절의 실패 속에서 스스로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 시간강사는 추천드립니다! 단, 뭐 갑자기 과목을 하나 통째로 맡긴다거나(시험 출제 및 채점, 세특 작성 요구) 하는 그런 경우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시험 준비한 제 친구가 그런 자리에 들어갔다가 고생만 많이 하고, 공부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는 것을 봐서 추천드리고 싶지 않아 말씀드립니다.
⓶ 운동과 다이어트 : 성공경험을 통해 자존감 키우기!
분명 시험을 시작하던 시절 딱 보기 좋은 체중이었는데, 2년 간 임용을 준비하며 운동량 부족, 스트레스에 의한 많은 음식 섭취 등으로 인해 살이 많이 쪘습니다. 2년 간 거의 14kg이 늘었죠. 사실 재수 당시 2차 준비를 하면서도 다이어트를 조금 시도했었는데, 1~2키로 정도 빼고 혹은 유지하는 정도는 가능해도 그 이상으로 빼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한 시기라 스트레스 요소를 더 늘리는게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체중 감량에 실패하고 시험날 정장도 제 옷을 입지 못하고 면접 정장 대여소에서 빌려 입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탈 후, 1년 더 시험 준비를 할 것을 결심하고 즉시 다이어트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저탄고지(키토제닉) 다이어트를 2달간 진행하며 식이 조절을 했고, 동시에 주 3회 1시간 수영, 매일 런닝머신 등 유산소, 매일 1시간 자전거 타기(한강), 기타 근력운동 40분 이렇게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독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성공 경험이 필요하다는 제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뭐라도 의미있는 성공을 거두지 않으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효과가 있어서 2달 동안 약 17kg 정도를 감량할 수 있었고, 입지 못했던 제 옷들을 다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장 거울을 보거나 사진을 찍어도 제 모습이 마음에 들게 되니 더욱 자신감도 생기고, 쉽지 않은 도전인 다이어트를 완벽히 성공했다는 사실 역시 제 자신감을 키워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전반기에 다이어트를 마무리 하고 다시 하반기부터 공부에 올인할 수 있었고, 올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이어트는 제가 체중이 늘었으니 했던 것이고, 운동은 시험을 준비하시는 선생님들께 모두 권하고 싶습니다. 운동을 통해 길러진 체력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피로감을 이기는 데 필요한 것이 체력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30분 정도라도 본격적인 운동에 투자를 하시거나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운동을 하시는게 당장은 시간을 손해보는 것 같아도 나중에는 오히려 시간을 벌게 됩니다.(병원 가는 시간 절약, 공부 가능한 시간 증가) 운동은 초수, 재수, N수 다 통뜰어서 운동은 꼭 추천드립니다. 다이어트 같은 경우는 그저 제가 원했던 하나의 성공 경험이었습니다. 만약 저와 같이 최탈의 아픔을 겪은 선생님이 있으시다면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좋은 성공 경험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 해보시고, 전반기 조금 여유 있을 때 한 번 도전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⓷ 심리 상담
앞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최탈 이후 정신적으로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신이 원망스럽고 저답지 않게 감정 기복도 커졌죠. 제가 힘들어도 내색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혹시 제가 위험한 상태는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사업]을 발견하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무료로 10회 정도의 전문 상담사 심리 상담을 지원하는 사업인데 저는 여기서 상담을 받으며 최탈 이후 불안정 했던 심리 상태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9월 전에 상담이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올인해야 할 시기,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달려들 수 있었습니다. 혹시 최탈 이후 마음이 너무 어렵다 하신다면 이 사업을 통해 심리 상담을 받아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5. 마치며
지난 3년간의 시간이 제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자유로운 영혼이고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던 제가 한 자리에 앉아 하루의 거의 모든 시간을 쓰고 공부 외에 활동을 최대한 줄여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날 시험의 길을 나서며 돌이켜 보면 제게 큰 성장이 있었던 시기였음을 느낍니다. 단순히 알고있는 역사적 사실이 많아진 것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평생에 없던 실패 경험으로 앞으로 만나게 될 학생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제 잘난 맛에 살던 제가 겸손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년 학원에서 만난 좋은 동료 선생님들과 교류하며 좋은 관계를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시험을 준비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서도 이와 같은 성장의 길을 걷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께서 가지신 열정과 노력은 분명 합격의 선물로 선생님들께 돌아올 것입니다. 선생님들과 교직에서 함께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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