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론(文學理論)
1. 문학의 정의
1) 광의의 정의:
가. 서양의 경우, <문학(literature)>이라는 용어는 라틴어의 ꡐ문자(litera)ꡑ에서 온 것으로써<기록된 것>이라는 뜻을 지닌다.
나. 동양의 경우, 논어(論語)의 선진편(先進篇)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를 주자(朱子)는 ꡐ시서예악(詩書禮樂)ꡑ을 배워 그 뜻을 능히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최초의 문학이란 용어는 <학문>, <문장>,<문헌>이란 뜻이었다.
2) 협의의 정의
문학을 협의로 정의할 때는 <매재(媒材)>․<제재(題材)>․<표현(表現)의 태도(態度)>․<구조(構造)와 조직(組織)> 등을 고려하는 것이 보통이다.
첫째, 매재면에서는 <음악>․<미술>․<무용>과 같은 다른 장르와 구분하기 위해 언어 예술(言語藝術)이라는 조건을 붙인다. 협의로 정의하면서도 이와 같이 음성 언어까지 포함되는 ‘언어 예술’이라는 조건으로 확대하는 것은, 아직 문자로 정착되지 않은 구비문학(口碑文學)까지 포함시키기 위해서이다.
둘째로, 제재(題材) 면에서는 ‘인생의 문제’를 다룬 글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 이 세상 문제는 크게 〈당연(sein)의 문제〉와 〈당위(sollen)의 문제〉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서 인생의 문제는 당위(當爲)의 문제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당위’의 문제라는 조건을 붙이는 것은 당연(當然)의 문제를 다루는 자연과학적(自然科學的)인 글들과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셋째로, 표현의 태도 면에서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허구화(fictionalize)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 다 같이 인생의 문제를 다룬 글이라고 해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인문과학(人文科學)이나 사회과학(社會科學) 논문과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마지막으로 구조(構造)와 조직(組織) 면에서 정의할 때에는 ꡐ문학다운 구조와 조직ꡑ을 지녀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 그러나 무엇이 ꡐ문학다운 구조와 조직이냐ꡑ하는 질문 앞에 서면 각기 다른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구조와 조직은 문학적 관습에 의하여 실현되며, 관습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또 어떤 단위로 나누어 분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문학(文學)이란 작가가 체험을 통해 얻은 진실을 언어를 통하여 표현하는 언어 예술로서,
인생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창조의 세계이다.
- 문학은 언어 예술이다.
- 문학은 개인의 체험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 문학이 추구하는 세계는 허구(虛構)와 개연성(蓋然性)의 세계이다.
- 문학 작품은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독자적 구조물로서 일정한 짜임새를 지닌 조직체이다.
2. 문학의 기원
문학의 기원은 인류의 역사와 때를 같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기원에 관한 학설도 다양하다.
1) 모방본능설(模倣本能說) : 인간은 모방 본능을 가지고 있고 이 본능 때문에 문학이 생겼 다는 설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가 ‘시학’에서 주장하였다.
2) 유희본능설(遊戱本能說) : 인간은 유희 본능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문학이 발생하였다 는 설로 칸트(I.Kant) 가 주장하였다.
3) 흡인본능설(吸引本能說) : 인간이나 동물에게는 보편적으로 남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흡인 본능이 있고, 이 때문에 문학이 발생하였다는 설로, 다윈(C.Darwin) 등의 진화론자 들이 주장하였다.
4) 자기 표현 본능설(自己表現本能說) :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에서 문학이 발생하였다는 설로, 허드슨(W.H.Hudson)이 주장하였다.
5) 발생학적 기원설(發生學的起源說) : 문학이나 예술은 심미성(審美性)보다는 실용성(實用 性) 때문에 발생하였다는 설로, 그로세(E.Grosse)가 주장하였다.
6) 발라드 댄스설(ballad dance 說) : 문학은 음악, 무용, 문학이 미분화된 원시(原始) 종합 (綜合) 예술(藝術)에서 분화, 발전하였다는 설로, 몰톤(R.G. Moulton)이 주장하였다. 현재 는 이 설이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3. 문학의 본질
1) 언어 예술: 문학은 언어를 표현 매체로 하여 동시에 그것을 예술적으로 가다듬은 것이어야 한다.
2) 개인 체험의 표현: 개인의 특수한 체험이면서 인류의 보편적 삶과 합일하는 체험이 어야 한다.
3) 사상과 정서의 표현: 미적으로 정화되고 정서화된 사상의 표현만이 문학이 될 수 있 다.
4) 상상의 세계: 작자의 상상에 의해 허구화된 세계의 표현이다.
5) 통합된 구조: 모든 구성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작품이 이루어진다.
4. 문학의 특성
뛰어난 작품은 시대와 민족을 초월하여 모든 사람들이 즐겨 읽고, 또 감동을 받는다. 그래서 문학 작품은 흔히 시대를 초월하는 <항구성(permanency)>, 개개인의 심리와 입장을 초월하는 <보편성(universality)>, 그러면서도 다른 작품과 변별성을 유지하는 <개성(individuality>의 세 특성을 지녔다고 본다.
1) 항구성(恒久性) :위대한 문학 작품은 시대를 초월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문학은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정서를 다루어 감동을 준다.
2) 보편성(普遍性) : 문학이 모든 인류의 공통적인 정서(情緖)를 다루기 때문에 위대한 문 학 작품은 공간을 초월하여 모든 인류에게 감동을 준다.
3) 개성(個性) : 문학은 주관적 체험이며 그 표현이기 때문에 개성적이며 독창적이다. 문 학은 이러한 주관적이고 개성적이며 독창적인 삶의 표현을 통하여 보편성을 추구하고 획득한다.
5. 문학의 요건
문학의 요건이란 어떤 문학 작품을 좋은 문학 작품이 되게 하는 일련의 속성을 말한다. 이러한 속성에는 감동성, 평이성, 쾌락성, 언어성, 개연성 등이 있다.
1) 감동성(感動性) : 작자의 사상, 감정의 요소가 독자에게 감명을 줄 수 있어야 한다.
2) 평이성(平易性) : 전문적이거나 일부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 쉽 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3) 쾌락성(快樂性) : 독자에게 예술적․ 미적 감동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4) 언어성(言語性) : 언어가 가지는 미적(美的) 요소(要素)에 주목해야 한다.
5) 개연성(蓋然性) : 있었던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있음 직한 사건을 언어적으로 형상 화한 것이어야 한다.
6. 문학의 구성 요소
1)정서(emotion): 자극(刺戟)을 지각(知覺)하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를 인식한 뒤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서는 문학 작품의 항구성(恒久性)과 보편성(普遍性)을 부여하는 요소로서 정서는 사람에 따라 반응하는 양식이 다르지만, 시대와 민족을 초월하여 보편성과 유사성을 지닌다.
사랑에 대한 정서만 해도 그렇다. 시대와 민족과 개인에 따라 구애와 결혼 풍습이 다르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감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아무리 역사가 진보해도 예술의 주제가 <사랑>․<이별>․<미움>․<불의에 대한 저항>과 같은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정서를 이용하여 항구성과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라 할 수 있다.
2)상상(imagination): 문학에서의 상상력은 현재의 지각과 과거의 체험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것으로부터 동일성(同一性)을 발견하여 유기적(有機的) 통일체(統一體)로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을 읽을 때 경이감과 청신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러한 상상력에 의하여 작중 이미지와 에피소드들이 서로 분열(分裂)하고 결합(結合)하고 변형(變形)되기 때문인데 이것은 개성이나 창조성을 형성하는 요소이다.
3)사상(thought): 신념적(信念的) 정서에 지적(知的) 통제(統制)를 가하여 체계화(體系化)한 것이다. 과학과 예술의 차이는 진술(陳述)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과학적 진술은 언어의 지시적 기능을 중시한 반면에 시적 진술은 의사주체를 내세워 객관적(客觀的) 진위(眞僞)와 관계없이 함축적으로 진술하기 때문이다.
또한 문학의 사상은 작자의 인생관(人生觀)이나 세계관(世界觀)의 반영으로 작품 속에 숨겨진 의미(意味) 내용이다. 따라서, 작품의 사상성이 뛰어나고 독창적이면 그 문학은 위대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사상성은 문학의 위대성(偉大性)을 결정해 주는 요소(要素)이다.
4)형식(form): 문학 작품에 개성이나 창조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는 하는 요소로서 예술 작품은 형식과 내용이 일치해야 하며, 미적(美的) 사실(事實)은 오직 형식-작가의 사상, 정서, 상상력을 표현하기 위한 틀-뿐이라고( P.Valery) 할 수 있다.
7. 문학관의 갈래
문학관은 <문학적 대상(object)→작가(writer)→작품(work)→독자(reader)>로 이어지는 축(軸) 가운데 어느 단위를 중시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에이브럼즈(M.H.Abrams)는 이와 같은 관점의 유형을 나누기 위하여 작품을 중심으로 각 단위와 연결하고, 작품과 대상의 관계를 중시하는 관점은 <모방론(the mimetics)-문학 작품은 특정한 삶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므로 그 현실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작품 이해의 지름길이라고 보고, 작품이 창작된 당대의 삶의 현실, 사회적 상황 등을 살핀다.>, 작품과 작가의 관계를 중시하는 관점은 <표현론(the expressive)-문학 작품은 작가가 자신의 개인적 체험, 사상, 감정 등을 표현한 것이므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내는 것이 작품 이해의 관건이라고 보고, 작가의 전기적 사실을 연구하여 이것이 작품에 어떻게 나타나고 어떤 여향을 미쳤는가를 살핀다.>, 작품과 독자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관점은 <효용론(the pragmatics)-문학 작품을 읽고 그 의미를 획득하고 감동을 받게 되는 주체는 독자라는 사실을 중시하여 문학 작품이 독자에게 미친 미적 쾌감, 교훈, 감동 등을 살핀다.>, 작품 그 자체의 구조와 조직을 중시하는 관점은 <객관론(the objectives)-문학 작품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존재이므로 작가, 독자, 사회와의 관계를 일절 배제하고, 작품을 이루고 있는 언어와 그 언어의 유기적 관계, 작품의 구조 등의 분석에 주력한다.>으로 나누고 있다.
우 주 |
(Universe)
↓
모방론
↓
작 품 |
→ 객관론
(Work)
↗ ↖
표현론 효용론
↗ ↖
예술가 |
청 중 |
(Artist) (Audience)
♧ 관점에 따른 감상의 실제( 이육사의 ꡐ 광야ꡑ를 대상으로)
- 모방론적(반영론적) 관점 : 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는 일제의 광폭한 탄압이 극에 달해 있던 시점이지. 암울한 식민지 상황에서 우리 민족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까? ꡐ지금 눈 내리고ꡑ라는 시 구절은 바로 이러한 식민지적 상황을 함축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어.
- 표현론적 관점 : 작가 이육사의 호가 죄수 번호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열렬한 독립 운동가야. ꡐ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ꡑ, ꡐ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앗을 뿌려라ꡑ 등의 시구는 조국 광복을 위한 시인의 노력과 희생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할 거야.
- 효용론적 관점 : 이 시는 나약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는 작품이야. 앞으로 우리가 더 힘든 순간들을 만날 때, 이 시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돌파구를 찾아가도록 도와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 객관론적(절대론적, 내재적) 관점 : 각 연 모두 3행으로 규칙적이며, 1행보다 2행과 3행이 길어 안정감을 보이고 있군. ꡐ과거 - 현재 - 미래ꡑ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대륙적이고 웅혼한 기상을 드러내는 시어를 많이 사용해 남성적 어조가 진하게 느껴지는군.
8. 문학의 목표
새로운 인간상(人間像)을 탐구(探究)하여 제시하는 작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와 같은 작품은 독자의 전인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작품만이 문학사 속에서 변별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고전 소설에서 「홍길동전(洪吉童傳)」이나 「춘향전(春香傳)」을 백미(白眉)로 꼽는 것은 선대나 당대 작품에 비하여 이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전혀 새로운 인간상이라는 데 원인이 있다.
9. 문학의 기능
1)교시적(敎示的) 기능(機能): 교시적(敎示的) 기능을 중시하는 관점은 아주 오래된 견해 가운데 하나이다. 시인의 의무는 독자에게 교훈을 주는 것이라는 로마 시대의 호라티우스(F. Q. Horatius, B.C. 65-8)를 비롯하여, ‘시란 사람의 마음속에 사특(邪慝)한 생각을 없애 준다’는 공자(孔子)의 문학관이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입에 쓴 약을 먹기 편하게 꿀을 바르듯, 유익한 사상을 재미로 감싼 것이 문학이라는 시드니(P. Sydney)의 당의정설(糖衣錠說)을 꼽을 수 있다. 또, 독자들을 계도하기 위하여 글을 쓴다는 계몽주의(啓蒙主義), 현실을 고발함으로써 사회를 개조하려는 대응론적(對應論的) 사실주의(寫實主義), 특정한 이념을 구현하는 데 앞장서는 목적주의(目的主義) 문학관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이런 관점에서 쓰여진 작품들은 무엇보다 사상성(思想性)을 중시한다. 그리고 그런 사상은 보편적 가치(普遍的 價値)나 집단적 이념을 옹호하고, 이상세계를 건설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 것들 가운데에서 선택된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테마주의 내지 소재주의로 떨어져 작품의 자율성(自律性)이 부족해지기 쉽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 나라의 1920년대 <KAPF> 문학이나, 1980년대에 ‘①노동자의 ②노동자에 의한 ③노동자를 위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노동 문학>이 치열한 주제를 선택했으면서 예술적으로 승화된 작품을 남기지 못한 것은 이처럼 작품을 이념이나 교훈의 도구로 본 데 원인이 있다.
2) 쾌락적 기능 : <작가-독자>의 관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또 다른 관점은 미적 쾌락을 중시하는 견해이다. 다시 말해, 작가가 작품을 쓰거나 독자가 작품을 읽는 행위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라는 관점이다. 이런 관점을 취하는 사람들은 지식이나 교훈은 철학과 과학을 비롯하여 학문에서도 얻을 수 있으므로, 이들로부터 변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문학 작품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수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쾌락설의 효시는 플라톤의 ‘시인 추방론(追放論)’을 반대하면서 모방(模倣)의 즐거움을 내세운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시인의 임무는 ‘가르치거나, 즐거움을 주거나, 이 두 가지를 겸하는 일’이라고 주장한 호라티우스를 비롯하여, 예술 행위는 놀이이기 때문에 그 자체의 목적에만 적합하면 그만이라며 예술의 ‘무목적의 합목적성(purposeless of purposiveness)'을 내세운 칸트(I. Kant)등을 꼽을 수 있다. 또, 문학을 개성의 표현으로 보는 낭만주의자들, 작가의 창작이나 독자의 독서 행위는 모두 정신적 결핍증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현대 심리주의(心理主義) 문학관도 이런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쾌락적 기능을 중시하는 작품 역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무엇이든 아름답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관점은 유미주의(唯美主義)로 이어지며, 그것이 극단에 이르면 악마주의(惡魔主義)로 바뀌고, 그런 작품들은 반사회적(反社會的) 기능을 띠기 쉽다. 그리고 개성의 분출에서 미가 발생하는 관점을 취하다보면, 보편성을 상실하고 전달과 공감이 차단된 작품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진다.
너무 개성적인 작품이 전달되기 어렵다는 것은 이상(李箱)의 시를 살펴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정서 위주로 쓰여진 김소월(金素月)의 시나, 이미지 위주로 쓰여진 정지용(鄭芝溶)의 시보다 훨씬 개성적이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고 공감하며 즐거워하는 독자들은 드물다. 그것은 지나치게 개성을 강조한 나머지 보편성을 상실하고, 그로 인해 전달성이 약화된 데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3) 종합적 기능: 가장 좋은 작품이란 독자에게 유익한 교훈을 주는 동시에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최소한의 보편성을 확보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10. 문학의 언어
과학의 언어를 비롯한 일상의 언어가 전달적 기능에 치중하는 것이라면, 문학의 언어는 함축적 기능에 치중한다. 따라서, 문학에서의 언어는 그 활용의 폭과 넓이가 좀더 두드러진다. 물론, 문학의 언어도 일상의 언어처럼 객관적, 지시적 의미와 함축적, 정서적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다. 이처럼, 문학의 언어는 일상 언어와 아주 별개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학의 언어는 일상 언어의 용법 중 특정한 측면에 치중하는 것이다.
◇ 일상 언어와 문학 언어의 공통점과 차이점
구분 언어 | 일상 언어 | 문학 언어 |
공통점 | ① 의사 전달과 감정 표현, 현실과 사실의 재현, 선전과 설득, 삶의 표 현을 목적으로 한다. ② 함축적, 일상적, 정서적 의미까지 활용한다. | |
차이점 | ① 생각이 순서대로 나온다. ② 자세하고 설명적이다. ③ 군더더기 말이 많이 끼어든 다. ④ 구체적인 의사 전달이 목적이 다. ⑤ 사실적인 표현이다. | ①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② 생략과 함축이 있다. ③ 꼭 필요한 말만 있다. ④ 정서적인 감정 표현이 목적이다. ⑤ 새로운 의미를 창조한다. |
11. 문학과 현실
1) 문학과 현실의 관계 : 문학 작품에 반영된 현실은 현실을 반영하되, 작자에 의해 취사, 선택되고 상상력에 의해 재구성되고 창조된 현실이다.
◈ 문학과 현실의 관계 비교
문학의 세계 | 허구, 언어로 표현됨, 긴밀하게 압축됨, 구체적으로 드러남. |
현실의 세계 | 사실, 있는 그대로임, 평범하고 산만함, 추상적임. |
2) 작가적 현실 : ꡐ작가적 현실ꡑ이란 작가가 현실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현실이 우리 삶에 전해 주는 중대한 의미를 찾아내어 그것을 작가의 미적 태도로 그려내고 더욱 의미 있는 것으로 부각시켜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을 말한다.
12. 문학 연구의 방법 : 오늘날의 문학 연구의 방법으로는 역사주의, 심리주의, 신화주의 , 형식주의, 사회학적 방법 등이 있다.
1) 역사주의 방법 : 문학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는 완전히 이해 될 수 없고, 그 형성 배경이 되는 작자와 사회 환경 등을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
가. 원전의 확정, 작자의 생애 연구, 시대 상황 연구가 중점을 이룬다.
나. 작품의 외적 요소에 치중하여 작품 자체의 미적 가치를 등한히 하는 경향이 있다.
2) 심리주의 방법 : 정신 분석학의 이론을 도입하여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방법
가. 심리주의 이론에 의해 작중 인물의 성격을 분석하거나 작자의 개인적 상징을 해명하여 그 속에 숨은 의미를 파악하려 한다.
나. 심리 분석은 작품 뒤에 잠재된 개성과 비밀을 드러내는 장점이 있으나, 작품의 미적 가치를 손상시키기도 한다.
3) 신화주의적 방법 : 인간의 원시적 경험의 유형이 작자에 의해 어떻게 재현되는가를 탐구하는 방법(=원형 비평)
가. 문학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사고, 행동 체계가 원시적 제의나 그와 관련된 신화적 우주․세계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본다.
나. 문학 작품을 신화적인 요소로 환원하여 작품의 독창성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
4) 형식주의적 방법 : 작품을 외적 조건에서 분리시켜 작품 자체의 내적 구조에 의해서 분석․해명하는 방법
가. 언어의 분석에 의한 정밀한 독서를 중시하며, 언어의 운용이 문맥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고찰한다.
나. 문학을 작품 내부의 문제로만 한정하려는 데 문제가 있다.
5) 사회학적 방법 : 문학을 사회적 소산으로 보고, 사회․문화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 관계의 반영이나 결과로 해명하려는 방법
가. 이 관점에서는 문학과 사회 제도, 작자의 사회적 지위, 문학의 소재로서 사회의 모습, 문학의 전달과 공급의 문제를 다룬다.
나. 문학을 사회학의 일종으로 종속시킬 우려가 있다.
13. 문학의 해석과 평가
문학의 해석과 평가를 ꡐ비평ꡑ이라 하는데, 그 방법에는 이론 비평, 실제 비평, 제작 비평, 인상 비평 등이 있다.
1) 이론 비평(theoretical criticism): 문학의 본질, 목적, 기능, 방법, 장르 등에 대한 비평이다. 예: 시론(詩論), 소설론(小說論) 등
2) 실제 비평(practical criticism): 실천 비평 또는 응용 비평이라고도 한다.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평론이다. 예: 작가론(作家論), 작품론(作品論) 등
3) 제작 비평(technical cricticism): 실제 작품의 제작 기술에 관한 논의 및 충고를 말한다.
예: 소설(小說) 작법(作法), 시(詩) 창작법(創作法) 등
4) 인상 비평(impressionistic criticism): 한 작품을 대할 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논리나 철학으로 정리함이 없이 오직 자기의 인상을 충실히 표현하며, 비평가 자신의 감정의 상태를 보여 주는 비평이다. 인상 비평은 정확한 의미에서 비평이라기보다는 예술 체험을 주제로 한 감상문 또는 수필이라 할 수 있다.
14. 문학의 갈래
1) 개념: 문학의 갈래란 문학 작품을 유형별로 구분하여 질서 있게 체계화한 문학의 양식 체계를 의미한다. 문학의 갈래를 설정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문학의 갈래에는 크게 상위 갈래(기본 갈래)와 하위 갈래(변종 갈래)로 나뉘어진다.
상위 갈래는 모든 문학 작품들을 형성 원리와 존재 방식에 따라 커다란 범주로 묶어 놓은 것을 말한다. 대체로 언어의 형태, 언어의 전달 방식, 그리고 표현 양식 등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이 일반적인데, 가장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문학의 표현 양식에 따른 갈래이다. 하위 갈래는 상위 갈래가 민족 문학사의 전개 과정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존재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갈래들을 일컫는 것이다.
2) 상위 갈래 구분의 실제
가. 언어의 형태에 따른 갈래
(1) 운문 문학: 언어에 리듬감을 부여하여 정서적, 감성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하는 문학
(2) 산문 문학 : 언어에 리듬감이 없는 산문으로 된 문학이다.
♣ 운문과 산문의 비교
구 분 | 운 문 | 산 문 |
발달 시기 | 고대 | 근대 |
중심점 | 정서의 표출 | 의미 전달 |
효 과 | 정서적, 감성적 | 논리적, 이지적 |
정 신 | 주관성과 서정성 | 객관성과 사실성 |
대표 장르 | 시 | 소설 |
나. 언어의 전달 방식에 따른 갈래
(1) 구비 문학 :문자라는 기록 수단이 발명되기 이전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문학이다.
따라서, 여러 사람에 의해 개작(改作)되기 때문에 민족의 보편적 성격이 반영된다.
(2) 기록 문학 :구비 문학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하여, 본격적인 개인의 창의가 반영되는 문학으로 발전되었으며 현대 문학의 대종을 이루는 문학이다.
♣ 구비 문학과 기록 문학의 비교
구 분 | 구비 문학 | 기록 문학 |
전달 매체 | 말 | 글 |
발생 시기 | 고대로부터 발생 | 문자 발명 후 발생 |
작 자 | 특정한 작가 없다(⇒공동작) | 특정한 작가가 있다. |
전승 방법 | 구전(口傳) | 문헌(文獻) |
내 용 | 보편적, 민족적 | 특수적, 개인적 |
형 식 | 단순하고 기억하기 쉽다. | 복잡하고 기억하기 어렵다. |
향유 계층 | 주로 평민층, 민중 | 주로 상류층, 지식층 |
사적 위치 | 보다 앞섬. 기록문학의 모태 | 나중에 발생함 |
특 성 | 본능적, 감성적, 현실주의적 | 이성적, 지적, 이상주의적 |
다. 표현 양식에 따른 갈래
(1) 3분법(三分法) : 문학을 서정(抒情), 서사(敍事), 극(劇) 양식으로 나누는 방식
가) 아리스토텔레스의 ꡐ시학ꡑ에서 비롯되었다.
나) 근대 이후에는 서정 장르는 시(詩)로, 서사 장르는 소설(小說)로, 극 장르는 희곡(戱曲)으로 구체화되었다.
① 서정 양식 : 객관적인 세계와 작자의 체험이 자아(自我)에 의해 흡수되고 정서화되어 표현된다. 따라서 가장 주관성이 강하다. 내용은 정서적이고, 운율을 의식한 언어로 쓰여지며 언어의 전개 양상은 감각적이다. 서정 양식의 대표적인 장르는 시(詩)이다.
② 서사 양식 : 일련의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장르이다. 인물과 사건이 있으며, 객관적인 세계와 자아의 대결이 서술자에 의하여 전달된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것이 특징이다. 서사 양식의 대표적인 장르는 소설이며, 신화, 전설, 민담, 서사시 등이 여기에 속한다.
③ 극 양식 : 인간의 행위와 사건의 전개를 직접 눈앞에서 연출하여 보여 주는 장르로 연극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서정 장르의 주관성과 서사 장르의 객관성을 공유한다. 극 양식의 대표적인 장르는 희곡이며, 그 외 극시 등이 포함되고 우리 문학의 경우에는 가면극, 인형극 등이 포함된다.
(2) 4분법(四分法) : 문학의 형태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화됨에 따라 3갈래만으로는 모든 문학의 형태를 다 포괄할 수 없어서 교술(敎述) 양식을 하나 더 설정한 4분법이 대두 됨. 교술 양식의 가장 대표적인 장르는 수필이다.
♣ 시․수필․소설․희곡의 공통점과 차이점
구 분 | 작자와 독자와 관계 | 세계와 자아와의 관계 | 작품 속의 자아와 작자와의 관계 | 언어 구사 방법 |
시 | 직접 만나는 양식 | 세계가 자아화하여 표현된다. | 일치하지 않는다. | 정서 표출 위주의 언어 구사 |
수필 | 직접 만나는 양식 | 자아가 세계화하여 표현된다. | 일치한다. | 실용적이고 공리적인 언어 구사 |
소설 | 간접적으로 만나는 양식 | 자아와 세계가 대결한다.(갈등이 있다) | 서술자가 설정되어 사건을 전개시킨다. | 사건의 서술과 묘사 위한 언어 구사 |
희곡 | 간접적으로 만나는 양식 | 자아와 세계가 대결한다. (갈등이 있다) | 서술자가 설정되어 있지 않고 대화와 행동으로 사건이 진행된다. | 특징-무대 상연을 전제로 한다. |
15. 한국 문학의 이해
1) 한국 문학의 개념 : 한국 문학은 역사적으로 한민족(韓民族)에 의해서 지어지고 읽혀진 한국의 문학을 지칭한다. 이러한 한국 문학은 국어로 씌어진 것을 의미함이 원칙일 것이나 국어를 표기하기 위한 문자로서 한글을 가지게 된 것은 민족사에 비추어 훨씬 후대의 일이었다. 한글을 창제한 15세기 이전에도 한자를 차용한 이두(吏讀) 등으로 문학 활동을 해왔고, 15세기 이후에도 문학의 표현 수단으로서 한문이 우세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한문학도 국문학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따라서 한국 문학의 영역 속에는
가. 국문으로 씌어진 국어 문학
나. 한자를 빌어서 표기한 이두 문학
다. 한국인이 한문으로 표현한 한문학이 포함되는 것이다.
2) 한국 문학의 특성
가. 한국 문학은 고대로부터 우리 민족 고유의 토속 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불 교, 유교, 도교 등의 외래 사상을 주체적으로 수용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발달하였다.
(1) 상고 시대(문학의 태동기부터 신라시대까지)문학 : 토속 신앙과 불교 사상이 배경을 이룸.
(2) 고려 시대(고려 초부터 고려말까지 지어지고 불리워졌던)문학: 불교의 영향을 크게 받음. 한문학이 발달함.
(3) 조선 전기(조선 건국으로부터 임진왜란까지)문학 : 성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유교가 사상적 배경의 근간을 이루며 충의와 자연 친화 의식이 두드러짐.
(4) 조선 후기(임진왜란으로부터 1894년 갑오개혁까지의)문학 :실학 사상을 근간으로 하여 풍자와 해학, 비판 정신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5) 개화기(갑오개혁 이후부터 1919년 3․1운동에 이르는 개화․계몽기의)이후의 문학:
현실과 인간의 문제를 주지적이고 사실적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남.
나. 한국 문학은 한국 문학만의 특질을 지니고 있는데, 조윤제는 이를 ꡐ은근과 끈기ꡑ라 하였고, 조지훈은 ꡐ멋ꡑ이라고 하였다. 또한 충효 사상, 자연 친화 의식, 한과 인정, 풍자와 해학 등이 한국 문학의 특질로 지적될 수 있다.
3) 한국 문학사의 시대 구분
원시 종합 예술에서 비롯된 우리의 문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각 시대마다 다양한 특징적 양식을 산출했으며, 그 표현 방식에도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가. 상고 시대의 문학 :문학의 태동기부터 신라시대까지의 문학을 말한다.
나. 고려 시대의 문학 :고려 초부터 고려말까지 지어지고 불리워졌던 문학을 말한 다.(=중세문학)
다. 조선 전기의 문학 : 조선 건국으로부터 임진왜란까지 문학을 말한다.
라. 조선 후기의 문학 : 임진왜란으로부터 1894년 갑오개혁까지의 문학을 말하는 데 조 선 전기와 후기의 문학을 묶어 근세문학이라고도 한다.
마. 개화기의 문학 : 갑오개혁 이후부터 1919년 3․1운동에 이르는 개화․계몽기의 문학을 말한다.
바. 현대 문학 : 3․1운동 이후부터 현대까지의 문학을 말한다. 이를 세분화하면 다음과 같다.
(1) 현대 문학의 모색기 : 1919년에서 1920년대 말까지를 이른다.
(2) 현대 문학의 정립기 : 1930년에서 1945년 8․15 광복까지를 이른다.
(3) 현대 문학의 전환기 : 8․15 광복에서 6․25 전쟁까지를 이른다.
(4) 현대 문학의 발전기 : 6․25 전쟁이후부터 1950년대 말까지를 이른다.
(5) 현대 문학의 성숙기 : 1960년대 이후의 문학을 이른다.
4) 한국 문학의 갈래
한국 문학은 전승 방법, 시대, 형태에 따라 여러 갈래로 구분되지만, 표현 양식에 따라 서는 다음과 같이 서정(抒情), 서사(敍事), 극(劇), 교술(敎述)의 네 갈래로 나누어진다.
가. 서정(抒情) : 작품 외적 세계의 개입이 없는 세계의 자아화 - 서정 민요, 고대 가 요, 향가, 고려 속요, 시조, 잡가, 신체시, 현대시 등
나. 서사(敍事) : 작품의 외적 자아의 개입에 의한 자아와 세계의 대결 - 서사 민요, 서 사 무가, 판소리, 신화, 전설, 민담, 소설 등
다. 극(劇) : 작품의 외적 자아의 개입이 없는 자아와 세계의 대결 - 가면극, 인형극, 창극, 신파극, 현대극 등
라. 교술(敎述) : 작품 외적 세계의 개입에 의한 자아의 세계화 - 교술 민요, 경기체가, 악장, 가사, 창가, 가전체, 몽유록, 수필, 서간, 일기, 기행, 비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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