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 제 25권 -운문 광명으로부터 앙상 향남까지-
(1068) 운문광명
운문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고요한 빛이 간디스강의 모래알 수와 같은 세계를 비친다고 장졸상공이 말하지 않았던가’ ‘예,그렇습니다’ ‘말에 떨어졌도다’
(1069) 운문일언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한마디로 다 말해 버릴 때는 어떠합니까’ ‘찢어버릴 것이다’ ‘화상은 어떻게 꿰매시렵니까’ ‘쓰레받이와 빗자루를 집어다오’
(1070) 운문백초
운문이 말하였다. ‘백가지 풀끝에서 한 구절을 말해보라’ 말하는 이가 없으니 선사가 ‘구(俱)’ 하였다.
(1071) 운문만기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만가지 기연이 모두 쉴 때는 어떠합니까’ ‘무덤위에 지초가 나느니라’
(1072) 운문투출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도입니까’ ‘일자투출하여야 하느니라’ ‘일자를 투출한 뒤에는 어떻게 합니까’ ‘천리동풍이니라’
(1073) 운문문외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화상의 가풍입니까’ ‘문밖에 독서인이 와서 소식을 전하리라’
(1074) 운문답파
운문이 하루는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가’ ‘서강에서 옵니다’ ‘짚신이 얼마나 헤어졌는가’ 스님이 대답이 없었다.
(1075) 운문여재
운문이 찬간에 나아가 한 스님을 보고 물었다. ‘그대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가’ ‘공양을 마련합니다.’ ‘전좌와 상좌가 공양을 차리는구나’
(1076) 운문묘희
운문이 추치는 소리를 듣고 ‘묘희세계가 산산히 부서졌도다. 너희들은 발우를 들고 호남성으로 가서 밥이나 먹으라 ’하였다.
(1077)운문답화
운문이 건봉에게 물었다. ‘스님 대답하여 주십시오’ ‘노승에게 왔었더냐’ ‘그러면 학인이 늘겠습니다’ ‘그렇고 그런가’ ‘후백으로 여겼더니 후흑도 있구나’
(1078) 운문건시궐
운문선사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마른 똥막대기이니라’
(1079) 운문반시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오늘 장작을 운반하는가’ ‘예’ ‘옛 사람이 ’한법도 보지 않는 것이 그대의 눈동자라‘하였다, 하고 장작 한쪽을 던지면서 ’일대장교가 오직 이것을 이야기 하였을 뿐이다‘
(1080) 운문염추
운문이 대중에게 말하였다. ‘추를 들고 불자를 세우고 손가락을 튕기고 눈썹을 껌벅이며 일문일답을 다하더라도 모두 이것은 향상종승에 해당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종승에 향상하는 일입니까’ ‘지하염부가 모두 그러하니 시끄러운 시장바닥에 일찍이 앉았는 것과 돼지고기 안주의 술상마저 원갱속의 벌레들에게도 불조를 초월한 이야기는 있을 것이다’ ‘긍정하지 않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누가 긍정치 않는가, 있고 없는 것이 상량에 있지 않다, 만일 그렇게 생각한 다면 본체위에서 안다 할지라도 곧은 말이 되지 못할 것이다, 견해가 편고하기 때문이다’
(1081) 운문감이
운문이 하루는 스님을 돌아보고 말하였다. ‘감’ 스님이 대답하려고 망설이다가 ‘ 이’ 하였다. 덕산 밀 선사가 ‘고자를 떼어비록 추고송’이라 하였다.
(1082) 운문안첩
운문이 말하였다. ‘속눈썹은 옆으로 시방에 뻗고 곁눈썹은 위로 우주를 꿰뚫었다, 아래로는 황천위로는 수미의 목구멍을 막았으니 누가 알겠는가, 알면 점파할 사람을 끌어다가 신라사람과 박치기 하게 하리라’
(1083) 운문삼가
운문이 말하였다. ‘3가촌에서 점을 치니 동서로 점을 치다가 갑자기 점을 칠 수 없게 되었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갑자기 점을 처질 때는 어떻게 합니까’ ‘복유’
(1084) 운문공양
운문이 공양 때 수저를 들고 말하였다. ‘나는 남쪽 스님에게 공양하지 않고 북쪽 스님에게 공양하겠다’ ‘어째서 남승에겐 공양하지 않으십니까’ ‘바보이기 때문이다’ ‘어째서 북승에게만 공양하시렵니까’ ‘일전에 양타이니라’ 하였다.
(1085) 운문천태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자취를 남기지 않는 것입니까’ ‘천태는 보청하고 남악은 유산하니라’ 하였다.
(1086) 운문염칠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달마가 벽을 향해 앉아 있는 뜻이 무엇입니까’ ‘7을 생각하라’
(1087) 운문등룡
운문이 어느 때 말하였다. ‘등룡은 그대의 자기이나 바리대를 들고 밥을 먹는 것은 자기가 아니다’ ‘밥이 자기일 때는 어떻습니까’ ‘들 여우의 정혼들아 삼가촌한이로다’ 그리도 다시 말하였다. ‘이리 오너라, 네가 밥이 자기라 말하였지? ’ ‘그렇습니다’ ‘삼가촌한을 여년에 꿈가운데서 보리라’
(1088) 운문금일
운문이 운력 끝에 말하였다. ‘내가 오늘은 고단하니 물을 것이 있는 이는 빨리 한가지씩 물으라, 지금 묻지 않고 뒷날 노승이 우리들을 속였다고 말하지 말라’
(1089) 운문주장
운문이 주장자를 들어 세우고 말하였다. ‘범부는 실제 있다고 하고 이승은 분석하여 없다고 하고 연각은 허환으로 있다고 하고 보살은 본체가 곧 공하다 하는 것을 들고 ’납자들은 주장자를 보고 주장자라고만 하며 그저 다니면 다닌다 하고 앉으면 앉는다고 만 할 뿐 전혀 꼼짝도 못한다‘ 하였다.
(1090) 운문착편
운문이 하루는 방장에서 나오시다가 주장자를 집어주는 스님에게 다시 주장자를 주면서 말하였다. ‘내가 오늘부터 편이하게 되었다’ ‘화상께서 어찌하여 편이하게 되었습니까’ ‘나는 입으로 밥을 먹게 되었으니 말이다’
(1091) 운문구우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장마가 계속된다면 어떻게 합니까’ ‘차’
(1092) 운문일합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크게 수행한 사람입니까’ ‘일합이 손에 잡혔다.’
(1093) 운문심천
어떤 스님이 운문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깊은 가운데 얕은 법문입니까’ ‘산하대지이니라’ ‘어떤 것이 얕은 가운데 깊은 법문입니까’ ‘대지산하니라’ ‘어떤 것이 깊은 것입니까’ ‘아침에 서천에 갔다가 저녁은 당토에 돌아오는 것이다’
(1094) 운문조사
운문이 말하였다. ‘조사를 알고자 하는가’ 하고 주장자로 스님들의 머리를 가리키면서 ‘조사가 그대들의 머리 위에서 뛴다,조사의 눈동자를 알고자 하는가. 그대들의 발바닥 밑에 있다’ 하고 또 ‘저것은 귀신에 제사한 차와 밥이다, 그러나 귀신은 만족치 못한다’ 하였다. (1095)운문대지
운문이 말하였다. ‘진댁지가 모두 해탈하였는데 괜히 불법을 아는 척 한다, 어째서 산을 산으로 보지 않고 물을 물로 보지 않는가’
(1096) 운문백해
운문이 단하의 말에 ‘백해는 궤산하여도 한 물건은 영원히 신령스럽다’ 한 말을 듣고 ‘ 주장자는 신령스럽지 않을 수 없거니와 무엇을 백마디 뼈라 하는가’ 하였다.
(1097) 운문수구
운문이 영가의 말에 ‘일체수구는 비수구다 나의 영각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한 것을 듣고 ‘행주좌와가 모두 영각인데 무엇으 ㄹ수구라 할 것인가’ 하였다.
(1098) 운문미료
운문이 아호의 상당법문에 ‘알지못한 사람만이 오랫동안 통핍한 경지에 떠 있다고 하지 말라, 설사 아는 사람이 나아갈 곳이 있는 줄 분명히 알더라도 역시 핍핍한 경지에 떠있다’ 하는 것을 듣고 법당에 내려와 수좌들에게 물었다. ‘서산스님의 말씀에 알지 못한 사람도 핍핍한 경지에 떠있고 안사람도 그렇다 하였는데 무슨 뜻입니까’ 한 수좌가 ‘핍핍한 경지에 떠 있구나’ 하였다, 선사가 다시 물었다. ‘수좌가 나이가 먹고 늙어가지고도 그런 말을 하는가’ ‘상좌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말하려면 곧 말할 수 있고 보려면 곧 본다, 만일 보지 못하였거든 함부로 지껄이지 말라’ ‘당두 큰 스님께서 말씀하신 핍핍한 경지에 떴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머리위에 칼을 얹고 발목에 족쇄를 찬 것이다’ ‘그러면 불법이 없겠습니다’ ‘이는 문수와 보현의 대인경이니라’ (1099) 운문초생
운문에게 경론공부를 마친 스님이 물었다. ‘운문이 오기 전에는 마치 초생달 같이 여기더니 와서보니 활동과 같습니다’ ‘그게 그대의 말인가’ ‘그렇습니다’ ‘매우 좋은 말이다, 내 다시 그대에게 물으니 어던 것이 초생달인가’ 스님이 이마를 젖히면서 보름달 시늉을 하였다. ‘그대가 그렇다면 다음에 눈을 잃으리라’ 스님이 열흘 쯤 지나서 다시 오니 선사께서 물었다. ‘알았는가’ ‘모릅니다’
‘그대가 나에게 물으라’ ‘어떤 것이 초생달입니까’ ‘활등같이 굽었다’ 스님이 어리둥절하다가 나중에는 눈이 멀어버렸다.
(1100) 운문절반
운문이 하루는 말하였다. ‘반으로 꺽고 셋으로 찢으니 바늘통 같은 콧구멍이 어디에 있는가, 나에게 제각기 들어내어 보이라’ 하고 스스로 말씀하였다. ‘상,중.하 이니라’
(1101) 운문래처
운문이 말하였다. ‘이미 온 곳을 알았으니 말해보라, 어느 집에 조사가 없던가’ 하고 자답하였다. ‘내가 오늘 편치 못하다’
(1102) 운문선
스님이 운문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선입니까’ ‘시..(是) ’ ‘어떤 것이 도입니까’ ‘득(得) ’
(1103) 운문평상
운문이 말하였다. ‘가을의 첫머리 여름 끝에 평상도리에 저촉되지 않는 글귀를 한마디 일러보라’ 말하는 자가 없으므로 스스로 대답하였다. ‘첫째는 31이고 중간은 9 끝은 7이다’
(1104) 운문불병
운문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불병과 조병을 어떻게 치료하여야 합니까’ ‘살피면 즉해한다’ ‘무엇으로 고칩니까’ ‘다행이 힘이 있구나’ (1105) 장경여래
복주 장경 혜릉선사가 언젠가 말하였다. ‘차라리 아라한에게 삼독이 있다고 말할지언정 여래에게 이종언이 있다고 말하지 말고 여래가 말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오직 이종언을 하지 않을 뿐이다’ 보복이 물었다. ‘어떤 것이 여래의 말인가’ ‘귀먹은 사람은 들을 수 없습니다’ ‘그대가 제2의 문턱에서 말하는 줄 알았다’ ‘어떤 것이 여래의 말입니까’ ‘차나 마시라’
(1106)장경노호
장경이 대중에게 말하였다. ‘모두가 오늘 저녁과 같다면 노호에게 희망이 있다’ 하니 보복이 ‘오늘 저녁과 같다면 노호는 희망이 끊어졌다’
(1107)장경무찰
장경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고려스님이 관음상을 조성하여 명주에서 배에 실으려 하는데 여러 사람이 끌어도 들리지 아니하므로 개원사에 모시고 공양코저 합니다, 몸을 나타내지 않는 곳이 없다 하였는데 어째서 고령 가시려 하지 않았습니까’ ‘몸을 나타내는 곳을 두루하나 모습을 보는 이에게 치우침이 생기느니라’
(1108) 장경합성
어떤 스님이 장경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성현에 부합된 말씀입니까’ ‘점잖은 장경이 그대 질문에 광주리 같은 일이 되었다’ ‘왜 그렇습니까’ ‘아까 무엇을 물었던가’
(1109) 장경묘봉
장경이 보복과 산 구경을 하는데 보복이 손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기가 모란봉이로구나’ ‘그렇기는 하나 아깝다’ 이 이야기를 나중에 경법에게 하니 ‘만일 손공이 아니었다면 해골이 들에 가득 찬 것을 볼 뻔하였다’ 하였다.
(1110) 장경상봉
장경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유문유답은 빈주가 역연하지만 무문무답은 어떻습니까’ ‘만나는 이 마다 모두 벼슬을 그만두고 떠난다, 하지만 임하에선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1111) 장경도반
장경이 대중에게 말하였다. ‘도반을 만나 어깨를 겨누고 공부하면 일생의 참학을 마칠 것이다’
(1112) 장경부지
장경이 어떤 수재에게 물었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날마다 쓰되 알지 못한다’ 하고 유교에서는 ‘백성들이 날마다 쓰되 알지 못한다’ 하였는데 모른다는 것이 무엇인가‘ ‘대도입니다’
(1113) 장경법안
장경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정법안장입니까’ ‘소원이 있는 이에게 모래를 뿌리지 말라’ 하니 보복이 ‘ 다시 더 뿌리지 말라’ 하였다.
(1114) 장경정결
장경이 대중에게 말하였다. ‘깨끗이 청소하였으면 나에게 와서 한 방망이 맞으라,방망이가 그대에게 닿으면 그대들은 모름지기 부끄러운 생각을 내야 하거니와 그렇지 못하면 그대들은 어디서 깨칠 것인가’
(1115) 장경초이
장경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영양이 뿔을 걸기 전에 어떠합니까’ ‘초이한이다’ ‘건 뒤엔 어떠합니까’ ‘어지러이 부르짖는 사나이다’ ‘결국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나귀의 일이 끝나기 전에 말의 일이 다가 오느니라’
(1116) 장경도금
장경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여러사람이 금을 캐고 있는데 누가 얻겠습니까’ ‘재주있는 이가 얻는다’ ‘학인도 얻을 수 있습니까’ ‘너무 멀도다’하였다.
(1117) 장경예출
장경이 당에 오르자 대중이 모였다, 선사가 한 스님을 나오라 하여 대중더러 절을 하라 하였다, 그리고 물었다. ‘말해 보라, 이 자가 무슨 장한 일이 있기에 절을 하라 하였는가’ 하였다.
(1118) 도부성치
순덕선사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학인이 그 원을 통달하지 못하였으니 스님께서 방편을 베풀어 주옵소서’ ‘그게 무슨 근원인가’ ‘바로 그 근원입니다’ ‘만일 그 근원이라면 어떻게 방편을 받아들이겠는가’ 하였다.
(1119) 경청우적
경청이 스님에게 말하였다. ‘문 밖에 이 무슨 소리인가’ ‘비오는 소리입니다’ ‘중생이 뒤바뀌어 자기를 잃고 물건을 찾는구나’ ‘화상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기를 잃지 않을 뻔 하였도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물을 빼내기는 쉽지만 물을 벗어나기는 더욱 어렵느니라’
(1120) 경청사교
경청이 스님에게 물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가’ ‘뱀이 개구리를 먹는 소리다’ ‘중생이 괴롭다고 여기었더니 다시 괴로운 중생도 있구나’
(1121) 경청신년
경청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새해 머리에도 불법이 있습니까’ ‘있다.’ ‘어떤 것이 연두법문입니까’ ‘설날 아침에 복을 비는 것이다’ ‘화상께서 대답하여 주신 데 감사합니다’ ‘경청이 오늘 손해를 보았도다’ 또 어떤 스님이 명교에게 물었다. ‘연두법어가 있습니까’ ‘없다’ ‘연년시호년이 요. 일일시호일인데 어찌하여 없다 하십니까’ ‘장 노인이 술을 마시는 데 이 노인이 취하였다’ ‘노노대대가 용두사미가 되었습니다’ ‘명교가 오늘 손해를 보았도다’
(1122) 경청줄탁
경청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학인이 속에서 줄하겠으니 스님께서 밖에서 탁하십시오’ ‘살 수 있겠는가’ ‘살지 못하면 남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역시 풀 속의 사나이로다’
(1123) 경청삼봉
경청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삼봉에서 왔습니다’ ‘여름은 어디에서 지냈는가’ ‘오봉에서 지냈습니다’ ‘그대에게 30방을 치리라’ ‘저의 허물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대가 이 총림에서 나와서 저 총림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1124) 경청석교
경청이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가’ ‘석교에서 옵니다’ ‘본분일은 어떠하던가’ ‘저는 요즘 석교에서 왔습니다.’ ‘나는 그대의 석교와 관계하지 않는다, 본분의 일은 어찌 되었느냐’ ‘화상께서는 왜 말귀를 못알아 들으십니까’ 선사가 때렸다. ‘제가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는 방망이나 맞아라, 나는 이야기가 퍼지기를 바랄 뿐이다’
(1125) 경청종자
경청이 승당앞에서 손수 종을 치면서 ‘ 현사가 말할 것이다’ 하였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현사가 무엇이라 하였습니까’ 선사가 일원상을 그려 보였다, 스님이 말하였다. ‘오랫동안 참구한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그런 것을 알겠습니까’ ‘나에게 짚신값을 돌려주라’
(1126) 경청만이
경청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는가’ ‘음천사에서 옵니다’ ‘뱀장어를 보았는가’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대가 뱀장어를 보지 못하였는가, 뱀장어가 그대를 보지 못하였는가’ ‘그런 것 모두가 아닙니다’ ‘처음과 끝이 다르다’
(1127) 경청지남
경청이 영운에게 물었다. ‘행각하는 큰 법을 일러 주십시오’ ‘절중의 쌀값이 어떤가’ ‘만일 제가 아니었다면 쌀값이란 견해를 지울 뻔 했습니다’
(1128) 취암일하
취암영참이 여름이 끝날 무렵 대중에게 말하였다. ‘한 여름동안 형제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으니 보라, 취암의 눈썹이 있는가’ 보복이 ‘도적질 한 사람이 마음이 허전하다, ’하자 장경이 ‘살았다’ 하고 운문은 ‘관문이다’하였다, 그런데 법진일은 ‘아껴야 좋다’ 고 각기 달리 말하였다.
(1129)취암참견
취암화상에 스님이 한 분 찾아왔다가 선사를 뵙지 못하고 지사를 만났다, 지사가 물었다. ‘화상을 뵈었는가’ ‘아니오’ ‘상인이 화상을 만나려 하면 저 개에게 절을 하라, ’하였다. 스님이 말이 없이 있으니 나중에 선사가 돌아와서 듣고 ‘왜 그렇게 말없이 있는 꼴을 보았는가’
(1130) 대원법신
태원부 상좌가 양주 효선사에서 열반경을 강의하는데 어떤 선객이 눈에 막혀 묵으면서 강의하는 것을 듣다가 법신에 대한 대목이 나오자 피식 웃었다, 선사가 물었다. ‘나는 글에 의해 뜻을 풀이하였는데 비웃으니 가르쳐 주시오’ ‘좌주가 법신을 모르는 것이 참으로 우습습니다’ ‘어디가 옳지 못합니까’ ‘좌주께서 다시 한차례 설명하시기 바랍니다’ ‘법신의 이치는 허공과 같아서 종으로 3제를 다하였고 횡으로 시방에 두루하여 인연따라 감응함이 부족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좌주의 말씀도 옳긴 옳습니다, 다만 법신 변두리의 일만을 이야기 하였을 뿐 진실로 법신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선덕께서 나에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잠시 휴강하고 실중에 좌정하여 선악인연을 모두 버리시오’ 선사가 가르침을 따라 초야부터 오경에 이르러 고각성을 듣고 깨달았다.
(1131) 부고시
부상좌가 설봉에게 참문하러 갔다가 방장실 앞에 이르러 설봉을 돌아보기만 하고 바로 내려와 지사를 만났다, 이튿날 방장에 가서 ‘어제는 화상께 무례한 짓을 하여 죄송합니다, ’하니 선사가 ‘그런 일인줄 알고 있노라’ 하였다.
(1132) 부장세
부상좌가 투자를 보러가니 투자가 말했다. ‘스님의 소식은 들은지 오래 됩니다, 부상좌가 아니시오? ’ 선사가 때리는 시늉을 하였다, 투자가 말하였다. ‘노승이 불러서 당하는구나’ 선사가 나가니 투자가 말하였다. ‘제방의 판단이나 들어보라’ 선사가 다시 돌아왔다, 투자가 때렸다, 어떤 스님이 이 일을 현사에게 이야기 하니 현사가 ‘투자가 불러서 당한 것이 아니던가’ 하였다.
(1133) 부부모
부상좌가 고산에게 물었다. ‘부모가 태어나기 전에는 콧구멍이 어디에 있었습니까’ ‘지금 태어난 뒤엔 콧구멍이 어디 있는가’ ‘그대가 나에게 물으라, 내 답해 주리라’ ‘부모가 태어나기 전에 콧구멍이 어디에 있습니까’ 선사가 다만 부채를 들었다.
(1134) 부성전
부상좌가 설봉과 함께 안국사가 고산으로 살러가는 것을 전송하고 돌아와서 법당으로 돌아갔다, 설봉이 말하였다. ‘한개의 성전이 아홉겹의 성으로 들어갔다’ ‘스님.그는 그렇지 못합니다’ ‘그는 깨친 사람이니라’ ‘믿지 못하였거든 내가 가서 감정하리라’ 하고 중도에 나가 붙들고 ‘사형은 어디로 가시오’물으니 ‘구중으로 간다’ 하였다, 선사가 말하였다. ‘만일 삼군에게 포위를 당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거기에는 원래 하늘로 통하는 길이 있다’ ‘그러면 궁궐을 모두 잃겠습니다’ ‘어른 노릇을 못하겠구나’ 하였다. 선사가 돌아와서 설봉에게 말하였다. ‘한 개피의 좋은 성전이 부러졌도다’ 하고 앞의 일을 이에 말하니 설봉이 말하였다. 그에게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이 늙은 고름주머니 같은 노장이 끝내 고향 정을 버리지 못하겼구나’ 하였다.
[조사어록] 선문염송제25권 -운문 광명으로부터 앙산 향남까지-
눈부신 시월의 첫날
음력 9월 초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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