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에 대하여
나훈아
https://youtu.be/9iPZqtCWLhQ?si=iCZABZZkn6HPhPf3
최백호
https://youtu.be/CKrybgx_l3E?si=3W58z5DLq85Q32_G
옛버전
https://youtu.be/MoS0sOyfDMA?si=MfMpl0ykfnmCcbk0
■ 세월의 잔영 殘影, 낭만에 대하여 / 24.02. 04.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낭만은 어느 순간 슬그머니 다가와 마음 한 켠을 촉촉히 적시는 비와 같다.
그것은 때로는 궂은비 내리는 날,
옛날식 다방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도라지 위스키 한 잔과 함께 찾아온다.
은은하게 퍼지는 짙은 색소폰의 소리는 먼 곳으로 떠난 청춘의 흔적을 되새기며, 잠시나마 우리를 그때 그 시절로 데려간다.
나이가 들어가며 우리는 종종 과거를 돌아보게 되고, 그 속에서 잊혀진 낭만을 다시금 발견하곤 한다.
그것은 마치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마담의 웃음 속에서, 실없이 던진 농담 사이로 숨어 있는, 잊고 있었던 젊음의 향기와도 같다.
그렇다,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우리는 그 달콤함을 진정으로 알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한 곳이 비어 있는 듯한 가슴 속,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밤늦은 항구, 연락선 선창가에서 울려 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리는 가버린 사랑과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애절한 회상을 불러일으킨다.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그 소리는 잊혀진 첫사랑, 그 소녀가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가고 있을지, 가버린 세월이 얼마나 서글퍼질지를 상상하게 한다.
이제 와서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을 되새길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는 여전히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다.
왠지 모르게 한 곳이 비어 있는 듯한 가슴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낭만에 대한 미련을 간직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나이 들어가며, 잊혀진 꿈의 잔영 속에서 낭만을 찾아간다. 낭만은 결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의 삶 속에 더욱 깊이 뿌리내린다.
때로는 궂은비 내리는 날,
오래된 다방의 한 켠에서, 잔잔히 흐르는 색소폰 소리 속에서 우리에게 다시금 속삭인다.
목포발 상행으로 너를 보내고 무인 카페 툇마루 등 붙이는 ‘나 홀로 오후’, 텅 빈 멘탈로 잦아드는 찰나 어럽쇼, 칸막이 저쪽 웬 기타리스트 사내 등장으로 가슴이 쿵, 내려앉으니 이런 풍경 오랜만이다 가을에 떠나지 말라는 쉰 소리도 쏟아지는 낙엽과 찬바람 탓이다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라며 소매 끝 놓지 않겠다는 노심초사인데
그 사내 ‘낭만에 대하여’로 이어지면서 옛날식 다방 뺀니 바른 여자 백설기 팔뚝과 실없는 농담 도깨비방망이처럼 솟아오른다 그러나 어쩌랴, 혼자뿐인 객석에다 완행버스 시간 달랑달랑 나부끼니 ‘팔리지 않는 내 시집’처럼 안타까운 발걸음 떨어지지 않는다 시민들이여 여기 무명가수 제발 집중하라고 외치고 싶어서
선창가 갈매기 날개짓으로 ‘낭만에 대하여’ 새하얗게 빠지고 싶다 그 늦가을 사랑방에서 민화투 치던 문자 누나도 ‘저 바다의 이별’이나 ‘현해탄 작별’가사로 낭만적 눈시울 적시며 뜨개질했었다 지금은 소도시 차부 화장실 치우다가 지난한 사연 까맣게 잊었을까 은행 이파리 노란 사태 바라보다가 이제 짐 내리고 느린 인생 살아야겠다며
낭만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러나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삶의 아름다움과 꿈을 상기시켜 준다.
최백호가 부른 <낭만에 대하여>는
1995년 발매된 트로트 곡이다.
가버린 세월의 서글픔과 실연의 아픔과 함께 낭만을 그리는 노래다.
최백호는 1950년생 부산 출신 가수로,
1976년 노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데뷔했다.대표곡으로는 '낭만에 대하여', '입영전야', '영일만 친구' 등이 있다.
https://youtu.be/znHnfR0wdXU?si=6ei1oyipbuF1sS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