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이 출시한 '기본요금 제로(0) 요금제'의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새해들어 이 요금제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바람에 사업자가 업무를 제 때 처리하지 못해 신청 접수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불러왔는데요,
지난 1월 초에 이곳 '요금제 정보' 카테고리에서 한 번 다룬 바 있어서 다시 [관련글]로 가져와 봅니다.
관심 있는 독자님의 참조를 기대합니다.
[관련글] 기본료 없이 50분 음성 무료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 등장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3일, 우체국을 통해 알뜰폰 가입자를 모으는 에넥스텔레콤이 밀려드는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신청을 제때 소화하지 못해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죠.
이동통신 사업자가 밀려드는 가입 고객을 처리하지 못해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한 경우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우체국 창구로 접수를 다시 받는 건 설 연휴가 끝나는 11일부터나 가능하다고 알려졌는데, 그 시점이 바로 오늘이라 신청이 폭주하리라는 예상에 업체 측에서는 긴장과 걱정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네요.
위 [관련글]에서 언급했듯이, 에넥스텔레콤의 이 'A제로 요금제'는 기본료가 없고 발신 통화량이 월 50분을 넘지 않으면 요금이 아예 공짜라는 게 특징이죠.
휴대전화를 주로 수신용으로 쓰는 어르신이나 어린이 가입자 등이 몰리면서 말 그대로 ‘알뜰폰 대박’을 터뜨린 거라고 보여지는데요,
연초에 출시한 A제로·A2900·A6000 요금제 가입 신청자가 2월 3일 기준으로 7만7천명에 이를 정도로 가히 폭발적인 고객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건데, 해당 요금제 별 현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A2900’ 요금제는 월 3290원에 음성통화 100분과 문자메시지 400건을 제공하죠.
‘A6000’ 요금제는 월 6600원에 음성통화 230분과 문자메시지 100건, 데이터 500메가바이트까지 제공하고, 음성통화 초과 사용분에 대한 요금도 초당 1.8원으로 기존 이통 3사보다 쌉니다.
에넥스텔레콤 측의 설명에 따르면, 'A6000 요금제'는 이통사의 월 3만3천원짜리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조건이 같죠.
그렇기에 이 요금제에는 20~40대의 청장년층도 많이 가입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이통사 요금제와 견주기 위해 예를 들자면, SKT · KT · LGU+ 등 이통 3사는 주로 수신용으로 휴대폰을 쓰는 어르신들에게 월 기본료 9900~1만6500원짜리 요금제를 권하고 있어 비교가 가능합니다.
65살 이상의 어르신들을 가입 대상으로 하는 SKT의 ‘뉴실버 요금제’는 월 기본료 9000원에 음성통화와 영상통화 각각 30분과 문자메시지 30건을 기본으로 제공하죠.
초과 통화에 대해서는 100분까지는 초당 2원씩, 그 이상은 2.9원씩 부과됩니다.
KT의 ‘효 요금제’는 월 기본료 8800원에 음성통화 30분과 문자메시지 50건을 기본으로 제공하고요.
초과 통화 요금은 초당 2.5원이니 우체국 알뜰폰 'A 요금제'와 쉽게 비교가 되지 않습니까?
알뜰폰이 값싼 요금제를 단말기와 분리해 구성한 것도 상품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고요.
우체국알뜰폰은 단말기 판매금액이 고정돼 있어서 마음에 드는 단말기를 고른 후에 사용량에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통3사의 대리점에서처럼, 직원의 은근한 강요에 실랑이를 벌이지 않아도 되고 지원금을 받으려고 비싼 요금제를 고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죠.
인터넷우체국으로 사전에 상품을 한 눈에 비교한 후에 방문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최근에는 번호이동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알뜰폰 업계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말 알뜰폰 가입자 가운데 번호이동 가입자 비중이 61.4%였었는데 새해 들어 63.9%로 수치상으로는 소폭 늘었지만, 그 추세를 볼 때 알뜰폰이 젊은 층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번호이동이 늘어나는 건 실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알뜰폰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죠.
국내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현재 10% 수준입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알뜰폰 점유율이 12~13%에서 머물고 있는데요,
연간 8000억원 정도의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알뜰폰이 연내에 사업자들이 내세우는 점유율 목표치 15%까지 높아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사안입니다.
한편, 금융가에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알뜰폰의 저가 경쟁이 오래 가지 못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서 또 다른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합니다.
‘50분 무료 통화 요금제’ 같은 파격적인 요금제를 유지할 경우 알뜰폰 사업자들이 수익을 맞추기 어려울 거라는 이유를 들고 있는 거죠.
9일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체국에서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넥스텔레콤과 이지모바일의 부채 비율이 2014년 말 기준 각각 700%와 1400%에 달했다는 겁니다.
순익 구조도 취약해 일부 회사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는 거고요.
요금제의 부진한 수익구조 등을 고려하면 알뜰폰이 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될 거라는 게 금융가의 시선인데요,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추이를 보이게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네요.
다만, 단기적인 측면에서 알뜰폰 요금제는 일단 출시하면 기본적으로 3개월 동안은 가입자를 받도록 돼 있다는 점을 거론하고 싶습니다.
즉, 적어도 4월3일까지는 'A 제로 요금제' 등의 가입 신청 업무가 이어진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기본요금이 없는 요금제를 포함해 이통3사 보다 평균 2 ~ 3만원 정도 싼 알뜰폰 요금제 가입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이라면, 조금 서두를 필요도 있다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