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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찬균 백두대간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오른쪽)가 100% 강원도산 콩을 통째로 갈아 만든 ‘콩의 꿈’ 전두부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영월=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 | ●탐방-백두대간조합공동사업법인
“빨리 경영을 정상화해 침체된 고랭지농업에 활력을 불어넣겠습니다.”
백두대간조합공동사업법인의 목찬균 대표이사는 “마구 밀려드는 중국산 배추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랭지배추농가들이 콩을 희망적인 대체작목으로 여기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4년 이 같은 목적으로 영월과 평창·정선·태백 등지의 지역 농업계 인사들이 백두대간농업포럼을 만들었는데 때마침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농업클러스터 사업자로 선정돼 사업 추진에 큰 힘을 얻게 됐다. 참여농협별로 동력분무기와 퇴비살포기·파종기·관리기·제초기·예취기·탈곡기·선별기·정선기·건조기 등 일관기계화 체계를 갖추는 등 기반 조성을 할 수 있었다. 서울에 판매 자회사도 설립했다. 농가와 계약재배한 콩을 CJ나 풀무원 등에 두부 원료로 납품했다. 첫해 70억원의 실적을 올렸으며 이듬해에는 130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사업을 진전시켜나갈수록 콩 자체를 팔기보다는 식자재로 만들어 대형 유통업체와 급식시설·식자재업체에 납품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전부두다. 콩물을 받아 응고·압착하는 일반 두부와는 달리 콩을 통째로 갈아 두부를 만들기 때문에 식이섬유가 많고 영양성분이 손실되지 않아 풍부하다. 또 비지로 빠져나가는 양이 없어 같은 원료로 두부를 2배 가까이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원료콩은 〈대풍콩〉으로 통일했다. 콩으로 내다 팔면 값이 떨어지지만 수량이 일반 콩보다 50% 이상 많이 나오는 까닭에 두부 원료콩으로 적합했다. 시설은 일반 유통업체용과 단체급식용, 2개 라인을 설치했다. 안타까운 것은 설비 과정에서 투자자금 유치가 생각처럼 안돼 지금까지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콩의 꿈〉이란 브랜드로 생산된 전두부는 특히 젊은층의 기호에 잘 맞았다. 주부들 사이에선 전두부 요리 동호회가 생겼고, 학교급식에서는 먹고 남기는 아이들이 없었다. 일반 유통업체 판매는 쉽지 않았다. 현재 GS마트와 현대백화점 등에 납품하고 있는데, 두부 한품목으로 일배식품(매일 배달해야 하는 식품) 유통망을 유지하고 판매사원을 두려니 비용이 다른 업체의 몇배나 소요됐다. 판촉행사 등 치열한 경쟁도 큰 부담이었다.
현재 법인은 930여농가와 1,000㏊ 정도를 계약재배하고 있는데 올해는 사업성과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학교급식 공급이 몇배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을 지을 때 자금이 모자라 위해요소중점관리(해썹·HACCP) 기준을 갖추지 못했는데 올 상반기 중 인증을 받으면 안전성을 인정받아 훨씬 많은 학교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석 공장장은 “현재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와 수입콩 제품이 2.5배 정도 값 차이가 나는데, 경영만 정상화된다면 1.5배까지 값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033-375-1002, www.soydream.co.kr
영월=윤덕한 기자 dkny@nongmin.com
<용어설명>
전두부란=일반 두부는 콩을 씻어 불린 다음 이것을 갈아 끓여서 만든다. 여기에 바로 응고제(간수)를 넣으면 바로 굳어져버려 두부모의 모양을 잡고 포장하는 작업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끓인 콩국을 여과해 비지를 걸러내고 콩물을 받게 된다. 여기에 응고제를 넣고 압착해 두부를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콩의 식이섬유와 영양성분이 많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생산량도 줄게 된다.
반면 전두부는 콩을 곱게 갈아 물에 섞어 끓인 다음 바로 응고제를 넣고 포장상자에 담아(충진) 응고, 숙성시킨다. 이 같은 방법이 가능한 것은 콩국이 특정 온도일 때 특정 응고제를 일정 시간 주입하면 굳어지는 과정을 다소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 짧은 사이에 충전작업을 마치면 식이섬유와 영양성분 손실이 전혀 없는 전두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최종편집 : 2009/03/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