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걸어야 하는 길의 날씨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분명 출발지점에서 걸음을 시작할때만 해도 예보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비는 저녁에 내리는걸로.
그렇게 걸음을 시작한 길위의 회색 짙은 하늘에는 태양이 구름뒤로 숨어 있다, 문득문득 낮달처럼 나와 길 위를 걷는 우리들의 시선을 잡아 놓읍니다. 며칠 동안 잊고 있던 그리움처럼 낯선 이름의 '흐림'이 대기를 축축하게 적시고, 바람은 허공을 맴돌다 자취를 감추어 더 없이 걷기에 좋으니, '아! 좋다'가 슬며시 입 밖으로 툭 튀어 나옵니다.
굽이치는 들길을 지나고, 산 허리를 휘휘 돌아 걷다 보면 다산의 남해바다가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와 인사를 건넵니다.
오전의 시간 내내 오와열을 맞추듯 우리의 긴 행렬은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대뜸시끌벅적하게 하곤 합니다. 해창만오토캠핑장에서 도시락으로 옹기종기 앉아 점심을 먹고나니 안심하고 있었던 날씨가 누구를 시샘하는건지 비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잠시 잊고 있던 겨울에 촉촉하게 내리는 비가 낭만과 운치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우리의 걸음에 무거움이 매달립니다. 비 오는 길 위의 우리는 비옷으로 단장하고 축축하고 무거워진 쟂빛 세상에 풍경이 되기로 합니다. 마치 일렁이는 물결처럼 길 위를 채색하며 속도를 내어봅니다. 내리는 비는 소리도 없고, 튕기지도 않으며 순하게 우리의 걸음에 동행합니다. 따뜻한 남쪽의 겨울에는 눈 대신 비가 내리니, 어쩌면 이 또한 선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종일도록 걷는 내내 마른나뭇가지 적시듯 나의, 우리의 마음을 촉촉히 적시며 걸음을 마무리합니다.
응원도보 오셔서, 은발 휘날리며 우리의 걸음에 힘을 보태며 보폭을 같이 해 주신 백마강님과 물매화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첫댓글 맛갈스런 글과 아름다운 사진들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풍광 잡기위해 뛰시며 선두와 후미 오가시며 담는 모습이 멋지셨어요.
맛갈스런 후기글도 그 정성만큼 멋지십니다.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겨울비와 쪽빛바다. 그리고 빨간 파랑 .. 우의입의 길벗들. 비오는 날의 수채화입니다.
수고많으셨어요 ~😄
비긴어게인님 감사합니다!^^
동행의 즐거움을 누립니다.~~^^
감성적인 글로써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동분서주하며 수고로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즐감하며 화이팅입니다^^~
우중의 우산, 우비 사진 멋있습니다.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늘 그렇지만,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종일 도보 길에 걷기만도 힘드는데
앞, 뒤 종횡무진 가벼운 봉사걸음
놀랍고...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러게요. 도보 걷기도 힘든데
앞,뒤 뛰어다니시는 열정수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