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의 정적에서 깨어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새로운 하루가 평화롭고
낭만적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산 찾아 물 찾아 나선 걸음이 어느새 설악산 오색의
품안으로 들어섰다. 보면 볼수록 웅장하고 아름다운 조국의 강산이다.
베레모 선두대장을 따라 무작정 올라간다! 얼굴에는 땀이 방울져 흘러내리고 온몸을 적신다.
신선한 새벽 어둠속에서 헤드렌턴만 밝은 빛을 내고 있다. 지금 내가 어느 만큼에 서있는지,
뒤돌아 보니 렌턴의 불빛 뿐이다.가다 쉬고, 쉬면 다시 가고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발걸음은 내 인생 삶의 애환이련가? 온몸이 지쳐 간다. 쓰러지지 않기위해 봄부림을 친다.
이정표를 카메라에 담아 보지만 흐릿하다. 절반은 왔나 ? 이제 제대로 된 극기훈련의 시작이다.
하늘을 향해 설치된 천국의 계단(?)을 어금니 악물고 가쁜 마음으로 오른다.
내가 선택한 나의 길, 한참을 오르니, 서서히 여명이 온다. 대청봉의 웅장한 모습이 들어온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대청봉 이정표를 바라보니 마음이 가라앉는다. 다~ 올~라왔~구나 !
0.5 Km라고 하지만, 설악산에서의 거리는 생각보다 가깝지 않구나....
설악산의 모든 풍광을 동서남북으로 조망 할 수 있는 설악산의 가장 높은 곳!
대청봉 정상석에서 인증샷하나 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주위를 둘러보니 중청봉 ! 서북능선, 용하장성, 공룡이 훤하게.오색도 아득하게 보인다.
지난주에 첫서리가 내렸다는데,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서서히 단풍익어가는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기암괴석, 우뚝우뚝 솟은 암봉과 계곡이
받쳐주는 설악산 단풍은 국내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데.....
아 하 이처럼 아름다움과 장엄함과 화려함의 걸작품을 주신 창조주께 감사를 드린다.
중청봉대피소에서 아침을 먹는다.萬 乘 天 子라도 食 以 爲 大 라.....하지않던가 ?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은 먹는 것이 최고라 했다.>
각자 먹 거리를 내민다 .....이것저것 함께하니 산해진미가 되었다.
나누는 정! 이것이 사람 살아가는 정이 아니겠는가?
<거지는 황덕불에 살찌고 산객은 다뜻한 라면국물에 살찐다는데....>
막걸리 한잔 주고 받는 마음속에, 정성어린 산행의 맛과 함께 우정이 깃든다 !
소청을 지나 희운각.무너미고개에 도착하였다.이제부터 마등령까지가 공룡능선 !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는 용아장성! 우리가 계속 진행해야 할 공룡의 주봉인1,275봉!
앞을보니 가파른 산사면이 나타난다. 창조주는 등산객을 위해 어딘가에 발 디딜곳을
마련해 놓았음을 실감케 한다. 드디어 발자국 모양의 바위가 있는 공룡능선 봉우리들의
하나인 1,273봉 정상에 도착!
산뜻하고도 매끄러운 감각이 내 머리 끝에서 부터 등산화 속 까지 휘휘 드리운다.
지침도 아픔도 젖은 땀까지 모두 사라져 버린다. 감정은 인생 항로의 반주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우뚝 솟은 바위들이 자기의 위용을 뽐내며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운해속의 기암 절벽과
웅장한 모습들을 어히 표현 할까? 운해가 감싸고 돌아 가는 산, 과연 설악이로구나 ! ! !
오랜 세월 비.바람에 깎인 바위는 온갖 형상으로 선비의 모습, 개구리의 모습, 오리의 모습!
나름대로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멀리 보이는 바위들도 살아 숨 쉬는 듯 하다.
이렇게 수많은 바위들과 함께 어우러진 설악을 볼때마다 대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아름답고 웅장한 설악산에서 대자연의 위대함 앞에 경건하며 숙연해지고 겸손과 인내를 배우는
또 하나의 의미를 배운다.
이제 급경사의 산허리를 올라간다. 웅장하게 늘어선 바위 위 우뚝 선! 눈앞에 늘어진
거대한 바윗덩어리 산! 어마어마하게 크게 눈앞에 서 있다. 어쩌면 흉측한 괴물덩어리
같기도 하고 신비스러운 영물 같기도 한게 가관이다.
마등령에서 마등봉을 오르니 울산바위, 황철봉,그리고 공룡능선이 더욱 속 깊게 나타난다
오세암을 수호하는 나한봉! 이곳에서 바라본 중청봉, 대청봉은 두개의 뿔로 보인다.
세존봉을 지나 비선대, 장군봉,금강굴에 이르면서 하산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본다.
설악산의 능선은 탁 트이고 장엄함과 신비감이 동영상을 보는 듯 생동감을 더 해준다.
또하나의 봉우리를 향한다.온몸에서는 다시 땀이 비 오듯 흐르기만 한다.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다가 되라 절벽 끝에 튼튼하게 뿌리를 뻗은 저 솔가지 끝에 앉은 새들이 되라
절벽을 만나거든 그만 절벽이 되라 기어이 절벽을 기어오르는 저 개미떼가 되라 그 개미떼들이 망망히 바라보는 수평선이 되라
누구나 가슴 속에 하나씩 절벽은 있다 언젠가는 기어이 올라가야 할 언젠가는 기어이 내려와야 할 외로운 절벽이 하나씩 있다
(정 호승 님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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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를때마다 또 다른 느낌을 주고 색다른 감동을 준다. 이것이 산의 매력인가 보다.
설악산의 척추격인 공룡능선은 자체의 아름다움이 일품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공룡의 기괴한 등뼈를 연상시키듯 험봉이 줄기차게 솟아 이어져 있는 설악산 최대의
암릉으로 가파른 등줄기는 빼어난 경관이 밀접한 대표적 능선이란다.
천화대와 일곱 봉우리 칠 형제봉이 천불동을 향해 내리 꽂혀있고 설악 골,
잦은 바위 골 등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
산을 평하는 글에“金剛秀而不雄 이요 地異雄而不秀 이나 雪嶽秀而雄이다”
금강산은 수려하기는 하나 웅장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웅장하기는 하나 수려하지 못한데
비해 설악산은 수려한데다가 웅장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들의 고향이다. 그 자연의 품속에 들어 원초적 마음의 고향을 찾고
고요와 기쁨을 맛보면서 삶이 풍요로워질 때 진정한 우리들의 고향이 될 것이다
내 나이 이순의 중반
후회하지 않으리
살아온 세월이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며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주는 사람과
얘기거리도 있었노라고...
작아서 시시하나 안 잊히는
사건들도 이제 돌아보니 영원히
느낌표가 되어 있었노라며...
두고두고 마음을 비워두리라
더 더욱 마음속 비~인 공간을
洗心으로 채우며 살의련다
산우들에게는 우정과 사랑 아낌과 배려가 있다
어떤 험난한 곳에서도 손을 붙들고 이끌어 주며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살아온 나날들이 허무가 아니요
허탈한 오늘의 삶도 아니리
내일의 살아감이 건강으로 이어져
이내 몸 다할 때까지
환한 웃음을 잃지 않으리라
줄지 않은 맑고 고운 산처럼
知者樂水요 仁者樂山이라 했지 않은가 !
설악은 산이라기보다 위대한 인격에 접하는 숙연함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그 품은 뜻은 무궁하리라.
탄생한 그 날로 부터 억 천만년, 생겨난 모습 그대로 높고 크고 무겁고 또 깊어, 말로 다할 수 없는
뜻을 품고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무박 2일의 설악산 산행은 많은 감동과 추억, 그리고 충동을 주었다.
내 사랑 설악아 ! 너와 나의 마음 아픈 사랑은 이제 그만 멈추기로하자.
다음에 다시 찾아 올런다 !... 여유롭게...1박 2일이면 어떨런지 모르겠구나 !
그 때는 밤새 술 한잔 나누며 세속의 아픔과 고독을 안고 너의 고운 살결을 어루만지며 손을 모아서 ,,,
그래도 부족하면 서로안고 보듬으며 사랑도 나누자..
지나온 날, 그리고 현재, 다가 올 미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감사한 마음이 내 전신을
휩싸고 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이, 내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소중하고 값지다.
그래서 인생은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꿈을 꾸고, 어려움 속에서도 그 꿈을 이루어가며
느끼는 짜릿한 희열 때문에 더 기쁘고 행복하고 가치가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산행 중 그 모든 시간들이 즐겁고 보람되고 흐뭇하게만 느껴졌다.
따뜻하고 온화하면서도 열정으로 감싸주며 넉넉함과 여유로운 분위기로 산행을 이끌어 주신
베레모 대장님, 청개울 대장님, 어려운 산림을 맡아준 노을님 ! 고마음과 함께 산행에서
영원히 보호해주실 분으로 새겨본다. 거듭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함께 고행의 길에서 새로이 오신 신규회원님들과 밀어주고 끌어주며 산행한 산우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중년의 꿈과 사랑, 그리고 낭만을 심어주며, 함께하는 평촌산모롱의 발전과 영광을 기원한다.
오색에서 대청봉, 그리고 공룡종주 ! 이것이 행복이며 살아있음이 아닐런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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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자연속에서
아 ~ 하 대청, 공룡을 안고
황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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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0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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