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덕밴드에 올린글 옮겨왔습니다)
오늘은 일찌감치 집을 나선다.
너무 설쳐 연산역에서 잠시 휴식하고 부산진역 집합처로 가니 벌써 많이들 왔다.
오늘 등산은 용마산악회와 합동산행으로 영남알프스 간월재다.
지난 월례산행시 승철후배가 용마산악회 산행 일정을 얘기해 주는데,
아득히 옛날 영남알프스 산행이 생각나서 함께 하기로는 했는데,
막상 날짜가 닥아오니 30도를 넘나드는 더위와 5시간이나 되는 산행시간에 걱정이 앞선다.
이제 나이도 있으니 홀가분히 갈 수 있어야 되는데 만용을 부린 것 같다.
버스가 배내골 사슴목장에 닿아 9시반에 산행을 시작하니 다행히 초입부는 완만한 임도길이다.
어제 내린 비로 더위도 한풀은 꺽인 것 같다.
그래도 임도길은 언제나 그렇듯 지루하다.
그늘진 임도길에서 간식으로 잠시 휴식,
아직 간월재까지는 3km나 남았다네요.
쉬엄쉬엄 올라가니 저멀리 간월재도 보이고 전에 없던 대피소랑 휴게소건믈이 보인다.
벌써 12시가 되어 임도길보다는 휴게소에서 중식을 먹기로 한다.
산행중에 밥을 먹기가 얼마만인가 ?
둘러앉아 이것 저것 나누어 먹으며 옛날 영남 알프스 산행얘기로 꽃을 피운다,
간월재에서 신불산 정상은 너무 멀어 후배기수 몇몇은 간월산정상으로 향하고
우리는 일약 하산~~
하산길에 무릎은 괜찮아야 하는데~~
한참을 내려가니 임도길과 샛길의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한다.
먼저 왔던 후배들이 임도길로 내려가도 조금 있다 길이 합류한다니 서영대,박종호회원 나,이렇게 세사람은 임도길로 하산한다.
한참을 내려가도 길이 계속 왼쪽편 간월산 계곡쪽으로 간다.
갈림길에서 내려가는 샛길과 만나려면 신불산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주구장창 왼쪽길이다.
뭔가 잘못된 것 같지만 여기서 다시 올라 가기는 너무 많이 내려왔다.
이제는 쉬는 시간도 없고 하염없이 내려 가는 수밖에.
열심히 달리니 멀리 집들이 보이기 시작해 안도의 한숨.
그러나 도착해보니 우리의 하산지점이 아니다.시간은 벌써 3시가깝다.
승철대장에게 전화하니 다른 지점이라네.
근처의 가게에서 길을 물으니 자기가 지금 내려 가는 길이니 자기 차로 데려다 준단다.
깡촌같은 시골에서 잠시 알바로 일하는 아줌마도 SUV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시대.
박종호회원이 아줌마에게 전생얘기로 농사리까면서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
신문에서만 들었든 영남알프스 온천이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니 산행후에 하는 목욕도 오랜만이라 몸이 개운하다.
온천탕 가까이에서 저녁을 불갈비로 용마산악회 회원들과 푸짐하게 먹는다.
오늘 용마산악회 최고참은 13회 부부와 14회 선배.
고령인탓에 간월재 오르막 중간에서 출발점으로 회귀했지만 그야말로 80중반의 나이에 노익장이다.
7년뒤에 나도 할 수 있을까 ? 고개가 흔들어진다.
얼큰한 술한잔과 같이 부산으로 왔는데 우리가 그냥 헤어지면 구덕이 아니지~~
수정시장터 횟집에서 농어회로 간단히 뒷풀이.
옛날 영남알프스 등산이바구를 안주삼아 쏘맥에 막걸리로 피로를 가시고 마무리한다,
이렇게 산행기를 쓰니 몇십년전에나 쓰던 기억이 새롭다.
이젠 나뭇가지에 걸린 낙엽같은 인생길에 옛날을 돌이켜본다.
웃고 떠들며 인생을 논하고 같이 땀흘려 올랐던 등산길.
마무리 술한잔이 아쉬워 헤어지지 못했던 날들.
우리 그날까지 열심히 산을 오릅시다.
첫댓글 산행 후기를 보니 한편의 영화 보듯이 스크린이 눈에 선하게 들어 오네요 그렇게 자주 다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