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분진 민원은 물론 예상 못한 암반까지…'.
부산지역 주요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이 크고 작은 민원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는 판에 공사 관련 애로까지 겹치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다.
소음·분진은 기본
11일 부산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 연제구 연산자이 아파트 신축 공사장 주변 주민 500여 명은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분진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최근 별도의 대책위를 구성한 주민들은 연산자이 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1598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지으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GS건설 측은 이에 따라 중립적인 기관에 의뢰해 주민 피해 정도를 확인한 뒤 피해보상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내 초고층 주상복합 신축 공사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최근 법원에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냈다. 신설 예정인 초등학교가 심각한 일조권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도 제대로 된 심의과정이 없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주민대책위는 앞서 마린시티 입구 해운대소방서 옆 공터에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차량 수십 대를 동원해 공사 반대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뜻밖의 암반까지 발목
연제구 거제동 롯데캐슬 피렌체는 '복합 애로'에 시달리고 있다. 신축 현장을 둘러싸고 있는 H아파트 주민들은 일조권 침해를 주장하며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M아파트는 롯데캐슬 피렌체의 주 출입구를 변경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 출입구가 계획대로 설치되면 통행에 불편이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다. 그뿐 아니다. 최근에는 터파기 공사 중 대형 암반이 나타나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당연히 발파를 해야 하지만 '소음 우려'를 제기하는 주민 반대에 부딪혀 손을 놓고 있다.
부영건설이 사하구 당리동에 짓는 부영벽산블루밍 아파트 신축 공사장도 지름이 수십 m에 달하는 대형 암반이 나와 수억 원의 공사 비용이 추가로 소요됐다.
3000가구 규모의 오륙도SK뷰는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난관에 부딪혀 있다. 분양 조건과 관련해 법원에 소송을 진행 중인 상당수 계약자들이 '사용승인 불가'를 주장하며 연일 시청과 구청을 오가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시가 이른바 씨사이드의 완공이 사업승인 조건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자 주민들은 반발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거지 인근 공사장에 민원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건설사들은 자재값이 오른데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까지 발생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