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꽃을 보니
꽃대 세대가 시들어 있구나
깜짝 놀라서 살펴 보았다
1월 20일 결혼 기념일 날
아내에게 배달시킨 꽃인데
제자 꽃집에 특별히 부탁했더니
제일 오래 가는 꽃 봉오리 맺힌 거로
보내줄 테니 가지고 갈라냐고 했다
지금 갈 수 없다고 했더니
전주 거래처 꽃집에 부탁한다고 했다
제일 아름다운 꽃으로 보내라고 했다
보내는 글도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 -라고 썼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1월 21일 집에 왔을 때
꽃이 환하고 집안도 환하고
마음도 환하다고 해서 고맙다고 했다
그런데 아내가 오래 보고 싶은데
꽃이 다 피었다고 했다
내가 강조해서 더 오래 필 것을 보내라고 했다며
제자의 말만 믿고 그냥 지나쳤었다.
오늘이 27일이니 7일 돼간다
그런데 벌써 꽃이 세대가 져 버렸고 나머지도 곧 질 것 같았다
깜짝 놀라
죽은 꽃대 세개를 치우고 죽은 잎사귀를 따고 생각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꽃집에 전화해야겠다고 아내에게 말하니
아침인데 조금 있다가 하라고 했다
급한 마음에 전화를 했다
깜짝 놀라는 것이였고
군산 꽃집에 가야 전주 꽃집 전화번호가 있으니 연락을 해 보겠다고 했다
나는 전화해서 다른 꽃으로 바꾸어달라고 했으면 했다
모처럼 아내에게
기쁘게 해줄려고 한 꽃이 벌써 시들다니
다시 관찰하니 전주 꽃집에서 동해를 입은 것 같았다
원래 동해를 입은 상태의 꽃을 모르고 배달 한 것 같다.
그때는 괜찮은 것 같았으니 꽃집에서도 몰랐을 것 같다
이해는 되지만 안타까워하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32년만에 같이 살아준 아내에게 처음 보낸 화분인데
내 마음과 다른 꽃이 와서 서운하고 미안하다
다시 좋은 꽃으로 바꿔주면 좋겠다
바꿔주지 않으면 다시 사 보내겠다
더 오래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을 떠 올리면서 기대해본다.
얼마후에 전주 꽃집에서 전화가 왔다.
상태기 어떻냐고 했다 오셔서 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후 1시쯤 집에 와서 보겠단다.
하나 바꿔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잠간 집을 비우고 은행에 들려서 집에 오고 있는데
나에게 전화가 왔다. 집앞에 와서 기다란단다.
5분안에 도착했다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는 춘난을 가지고 있었다
거실에 들어와 양난을 보고는 온도차이 때문에 꽃이 폭삭 익었단다.
아파트에서 가끔 볼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
정초부터 기분 좋게 하기를 원하고 은사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대신 배란다에 양난의 꽃대를 베고 놓아두면 6개월 있으면 꽃대가 올라오는데
그때는 잘 피울거라고 하면서 가져온 춘난은 그냥 주고 가겠단다.
고마운 사람이다고 생각이 들었다. 고맙다고 했고 아내가 오면 덜 미안할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해진다.
양난이 죽는 바람에 춘난이 생겨서 옛날 고사성어 새옹지마가 생각이 난다.
난을 하나 더 얻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난을 잘 키워야겠다.
이번에는 써니 케이지 난이라고 해야할까?.
첫댓글 화분인데 7일밖에가지 않았으면 선생님의 마음이 요란할만 하네요 ... 그러나 꽃집의 마음을 잘 헤아려 보네요 ... 그렇다면 그들도 모르고 보냈고 또 값도 제대로 치렀을 테니까 손해 가지 않게 해요 ... 한쪽 손해 가게 하면서 까지 아내를 행복하게 한다고 해도 그것은 참 행복은 나일 것 같아요 /...자주 뵈니 좋네요
당신이 마음먹고 보내 준 꽃이 꼭 얼어있는 것 처럼보이면서 시들어가니 정말 마음이 안 좋았어요. 오래 두고 보고 싶고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는데. 교무님과 약속한 후로 일기 많이 올리니 너무 너무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