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할매가 자정이 넘어갔는데도 안온다
아래위 검정색 옷입고 갔는데..
불안하다, 전화를 걸자니 망설여진다
동거할매는 아직도 남편에게 통제받는 여인
나는 친구들에게 좁쌀영감으로 비춰질까봐
그래도 걸었다
목소리가 새나갈거 같아서 최대한 온화한 목소리로
니 어데고? 와 안오는데?
어떤 남학생이 술취한 목소리로 열변을 토하는게 들려온다
우리 인쟈 마지막 정리하고 있어예 영미차타고
곧 갈께요!!
응~ 알았다
그리고선 나는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았고
동거할매는 12:40분에 돌아왔다
오늘은 무슨 집에서 모였노?
골프장옆 오리집
주남저수지 오리집하고 거기하고 어디가 맛있더노?
나는 북면이 맛있더라
오늘 오랫만에 창규가 왔는데 머리가 하애졌고
요리하다가 손가락을 크게 베어 피를 엄청 흘렸다 하더라
와? 고기가 모자라서 보탤려고 짤랐는가베?
몰라~ 피가 안멈춰서 혼자서 식겁잔치했나보더라
그리고선 나는 조용히 하라하고 그알을 보았다
근데 잠시후 오리와 창규얘기를 처음 하는거 처럼 또 하는거다
오늘은 골프장 옆 오리집에 갔다와 창규가 손가락 칼로 벤 얘기를
니 와 그라노? 쫌전 나랑 했던 얘기를 마치 처음
얘기하듯이 하네?
내가 언제? 처음하는데?
순간 정말 너무너무 무서워서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놀라니까 나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면서 마치
싸우듯이
뭐라캐샀노? 쫌전에 니가 저기서 거울볼때 오리
얘기했잖아? 니가 주남저수지게 더맛있더라 했고 창규는 고기가 모자랐나 왜 지 손가락을 짜르려 했노? 라고 내가 말했고, 기억 안나나? 정신줄 단디잡아라!!
목소리 큰데서 무안하고 기분나빠하는 표정이더니 말없이 안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더라
일부러 저라나? 애 둘 하교시간, 학원 이쪽저쪽
가는 시간, 카톡에 메모도 되어 있지만 안 헤깔리고
귀신같이 잘 외우는데 설마?
인쟈는 공포 스릴러 영화보다 저런게 한500배는 더 무섭다, 같이 손잡고 보건소에 치매검사가봐야 하나? 정말 늙어서 죤게 뭔가? 나는 60살 넘으면 모든거 다 내려놓고 편하게 살줄알았다
아니다, 그 나이부터 나는 사는게 더 힘들고 더 무섭다
지딴엔 나 놀래주려고 개그 찍었는데 내가 너무
다큐로 받아들였나?
암튼 쫌있다 동거할매 이거슬 면밀히 검토해봐야 쓰것다
첫댓글 아, 그럴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저도 요즘 깜빡깜빡할 때가 있어요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나 봅니다
(원래도 장사는 아니지만... ㅜㅜ)
술 안마시던 사람이 그날 소맥 세잔을 마셨데요
술취해서 그렇다고 믿고 싶어요 후덜덜~~!!
할배요! 할매께서 웃자고 하셨나 봅니다! 너무 과민 반응 아니신지!
웃자고는 아니었어요
12시 넘어서 그러니 순간!! 전설의 고향보는거 보다도 더 무서웠어요
소름 오소소~~!!
ㅎㅎ
요즈음 할매님들
전성기입니다
울...할매도 어제 망년회하고
11시에 귀가 했어욤....^^
저는 모임도 없고 있어도 간다고 했다가
핑계대고 번복합니다
집떠나면 밤주헤 컴백할일이 개고생 같아서요
동거할매는 신나게 싸돌아다닙니다
젊은시절하고 완전 역전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