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의 언어정담]사랑받기를 포기한 당신에게
출처 서울경제 : https://www.sedaily.com/NewsView/29YMFPS7H7
우리 가슴은 '더 많은 사랑' 갈망
주변과 차단·은둔 외톨이 있다면
홀로 내버려두지 말고 관심 갖길
[서울경제]
사랑받기를 포기한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첫 번째 기억은 ‘부모는 날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했던 어린 시절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부모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지만, 내 안에 ‘아직 사랑받지 못한 영원한 내면아이’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 안타까운 내면아이를 일깨워준 작품이 바로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아이’다.
주인공은 아직 어린 소녀지만 어른들의 감정을 매우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엄마가 다섯 번째 아이를 임신한 뒤, 소녀는 친척집인 킨셀라 부부에게 맡겨진다. 킨셀라 부부는 지극 정성으로 아이를 보살펴주고, 아이는 킨셀라 부부에게 죽은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녀에 대한 사랑은 단지 잃어버린 아들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세상에 하나뿐인 이 소녀’ 그 자체를 향한 사랑으로 바뀌어간다.
이 소설에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아이가 부모에게 돌아와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장면이다. 아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재채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녀의 아버지는 골칫거리가 하나 더 생긴 듯 귀찮게 여긴다. “그 꼴로 돌아오다니, 잘한다.” 집안에서 환영받지 못한 소녀는 이제 막 소녀를 데려다주고 떠나려 하는 킨셀라 부부에게 일체감을 느낀다.
세 사람의 이별 장면은 독자의 눈물을 쏙 빼놓는다. 참고 또 참던 눈물이 마지막에 터지는 순간, 내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내 안의 또 다른 소녀를 꼭 안아주는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은 왜 그토록 뜨거운 갈망으로 가득했을까. 부모가 있었지만 왜 ‘더 다정하고, 더 친절하고, 더 나를 사랑해주는 또 하나의 부모’를 갈망했던 것일까.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더 깊이, 더 열렬히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이 소녀가 건드린 것이다. 어려운 형편에 줄줄이 많은 아이를 낳아 기르다보니 자연스럽게 엄격해진 엄마를 보며 소녀는 엄마에겐 아무것도 부탁할 수 없음을 깨닫지 않았을까. 조르지도 않고, 칭얼거리지도 않는 아이. 그래봤자 아무것도 나올 것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린 소녀는 사랑받기를 체념한 아이였다.
그러나 킨셀라 부부에게서 느닷없이 따뜻하고 거침없이 환하며 지혜롭고 사려깊기까지 한 배려와 교육을 받고 나니 아이는 어느새 훌쩍 자라 어른들의 짐작을 뛰어넘어 행동하는 존재로 변신한다. 자신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부모를 이해한 것이다.
당신 주변에 홀로 은둔하며 그 누구의 관심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날 건드리지 마’라고 온몸으로 외치면서 주변의 관심 자체를 차단하는 사람이 있는가. 부디 그 사람을 홀로 내버려두지 말기를. 무관심을 요구하는 마음조차 실은 더 깊고 진정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우리 모두 똑같은 본능에서 우러나오는 것임을 모두가 잊지 말았으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절, 부디 우리 곁에서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내면아이를 돌봐주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여론독자부(opinion2@sedaily.com)
빛명상
내면의 그릇에 ‘사랑의 꽃’을 꽂아라
못난 그릇이 있습니다.
그 그릇에 예쁜 꽃을 꽂았더니 예쁜 꽃병이 되었습니다.
예쁜 그릇이 있습니다.
그 그릇에 담배꽁초를 담았더니 쓰레기통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그릇의 모습은 전혀 달라집니다.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우리들의 마음은 어떤 것을 담으면 좋을까요?
당신은 자신을 못난 그릇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쁜 그릇이라고 생각하는가? 위의 학회장님의 메시지에 따르면 당신이라는 그릇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중요한 건 자신의 내면을 무엇으로 채우느냐 입니다. 증오와 시기와 이기심으로 채워진 사람의 일생은 악취가 나는 쓰레기통이나 다름없습니다. 반면에 사랑으로 채워진 사람의 일생은 주위의 향기를 퍼뜨리는 화분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에 인색하면 할수록 우리 생은 점점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통이 되고 맙니다. 때문에 우리 내면의 그릇에 매일 사랑의 꽃을 채워나가도록 해야 합니다.”
당신은 이처럼 자신의 내면을 사랑의 꽃으로 채워야 ‘순수(純粹)’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학회장님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자신에게서 초광력超光力을 받은 혜명 스님 일화를 통해 가르쳐준다.
혜명 스님은 청송 주왕산 백련암의 주지였다. 스님은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일곱 살부터 행자생활을 했으며 열 두 살에 정식 비구니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일흔 살에 임종할 때까지 육십여 년의 시간을 불도를 닦으며 보냈다.
그런데, 이 스님에게는 ‘걸뱅이 왕초 스님’이라는 별칭이 따라붙었다. 안동, 청송, 영주 일대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세상에 품위 있는 이름도 많은데 왜 하필 이런 별칭이 붙었을까?
그 이유는 스님이 주변에 어려운 이가 보이면 앞뒤 가리지 않고 가진 것을 다 내어주는 기이한 버릇 때문이었다. 절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어렵게 탁발하러 갔다가도 돌아오는 길에 저녁인데도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 집을 발견하면 서슴없이 가진 것을 툭 털어주고 빈손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면서 ‘아무개가 주는 것입네’하고 가타부타 말 한마디 하는 법이 없었다. 그저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버리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때로는 절 주변에 참께나 고추 같은 작물을 심어 판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했다. 이런 스님의 행적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분을 존경하고 따르게 되었고, 사심도 욕심도 없는 이분을 ‘왕초’라는 애칭으로 부르곤 했다. 이처럼 혜명 스님은 평생을 무주상보시(無主相布施)로 일관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학회장님으로부터 초광력超光力을 받고 얼마 전 작고한 이태석 신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젊은 나이인 48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 마을에서 10여 년간 사랑의 씨앗을 뿌렸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지어 직접 가르쳤고,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환자들을 치료해주었다.
왜, 그는 안정된 직장인 의사의 길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떠났을까? 그가 선교사의 삶을 걸어가게 된 것은 『마태복음』 25장 4절의 말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분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두 분이 실천한 사랑의 삶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그토록 성스러운 삶을 살던 분들이 병에 걸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게 됐다는 사실에 우리는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비록 두 분의 삶처럼 사랑을 나누기에는 부족하지만 아직도 우리 내면에는 희미하게나마 사랑의 촛불이 타고 있다.
당신은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테레사 수녀처럼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거나, 남을 위한 선행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 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1998년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에서 실험을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일례로 마더 테레사 일대기를 보는 사람들은 침 속의 면역 항체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남을 돕는 봉사와 사랑을 하면 심리적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혈압과 콜레스태롤 수치가 현격히 낮아질 뿐만 아니라 엔도르핀이 3배 이상 분비가 된다고 한다.
이 같은 ‘마더 테레사 효과’를 보면 남을 위한 봉사와 헌신 즉 사랑을 실천하는 당사자는 물론 사랑을 간접적으로 책이나 다큐를 통해 접하는 사람에게도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사랑은 삶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강력한 향수임에 틀림없다.
당신은 삶이 공허하고 삭막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만약 그랬다면, 실제 삶이 그렇기 때문이 아니다. 당신의 몸에서 사랑의 향기를 뿜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랑의 향기를 뿜어낼 수 있는 기회는 널려 있다. 당신은 오래도록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묻은 사랑의 향수병을 닦고,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지 뿌려보라.
꼭 거창한 일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우선, 사랑을 실천한 분들의 삶에 진솔하게 감동을 받길 권한다. 그리고 나서 아주 작고 사소한 배려, 관심에서 출발해 할 수 있는 만큼의 봉사와 기부를 시작해서 자신 속에 감추어진 사랑의 촛불을 더 크고 환하게 키우길 바란다. 사랑의 촛불이 더욱 환하게 타면서 사랑의 향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퍼져나갈 때 우리들은 비로소 하나가 될 것이다.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이자 새들백 밸리 커뮤니티 교회의 담임 목사인 릭 워렌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사랑을 강조한다. 그는 당신에게 지금 당장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이 지속되는 한 다른 사람 사랑하기를 절대로 멈추지 말 것을 권한다. 또한,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오늘이 이 땅에서 나의 마지막 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릭 워렌은 『더불어 삶』에서 다음처럼 당신에게 ‘진정한 사랑’을 권한다. 이기심, 물욕이라는 악취가 풍기는 내면을 씻어내고 향기로운 사랑의 꽃으로 장식해보길 바란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보다 먼저 다른 사람의 필요를 생각한다.
진정한 사랑은 다른 사람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여긴다.
진정한 사랑은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아무런 보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고 나누어준다.
진정한 사랑은 받을 만한 아무런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준다.
이렇듯 사랑은 열정을 불러일으키기만 하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사랑은 선택이고 실천이며, 행동이고 헌신이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을 감수한다.
출처 : 해독제 2012년 7월 7일 초판 1쇄 P. 167~172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그릇이 달라진다....내면의 그릇에 사랑의 꽃을 꽂아라....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저에게도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우주마음과 학회장님께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