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시간 : 10시
도착시간 : 2시 40분
걸은거리 : 13.5km
함께하신 분 : 14분
강화풍물시장 주차장 - 용흥궁 - 청하동 약수터 - 남장대 - 찬우물약수터 - 철종외가
사람이 술에만 도수가 있어 취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20도가 넘는 봄볕에 취해 완전 퍼저버린 숙취를 아는 할머님표 고추장을 맵게 풀어 끓인 배추국으로 해장을 하고 겨우 제정신 차려 어제의 강화나들길 기억에 느낌을 입혀 추억으로 만드는 시간을 이제야 가진다.
14코스 출발지 용흥궁
철종 원범이가 살던 초가집터에 왕이 된 후에 강화유수가 기와집으로 다시 지은 집이라는 데
이름은 궁이지만 일반 대감집보다도 규모가 작다.
용흥궁 길 건너 언덕에 대한성공회 강화성당이 보인다. 이곳이 풍수에서 말하는 명당인가보다
성공회의 초석이 되는 성당과 왕이 되실분이 사신 집이 서로 마주보고 있으니...
심도직물 공장 굴뚝 윗부분과 방직기 일부가 과거를 잊어버린 고인돌 처럼 나무아래 우두커니 서있다.
강화도는 1970년대까지 대구, 수원과 더불어 국내 3대 직물도시였다고 한다.
용흥궁을 나서니 70년대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마을길로 이어진다.
솔터우물
일반 우물보다는 큰 규모의 우물인데 왕의 어진이 봉안된 진전에서 제사를 지낼 때 이 우물물을 사용했다고 한다.
강화도령이 첫사랑을 나눴다는 숲길을 찾아 들어 가는 길, 마치 호리병 입구같이 좁은 골목길을 곰이네님이 천재적인 진행자의 감각으로 한번에 찾아낸 곳 (박수~♡)
첫사랑의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표현한 듯
파란 하늘에 하얀 새털구름이 가볍게 샤르르~
펼쳐져 있다. 파랑 노랑 빨강의 삼원색 대비가 물이 덜 오른 마른 나뭇가지에서도 봄 풍경이 보이게 한다.
가야산님 애정김밥을 점심으로 먹을 예정인 식사 장소 남장대 지붕이 왼쪽 산등성이에 손톱만하게 보인다.
야자의 거친 섬유질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새로 깔아 놓은 야자 깔개가 더러워질까 (? ㅋ) 옆으로 피해서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우리 단원들
저번에 알바하느라고 두번이나 지나쳐서 친숙한 장소가 된 이층 누각 쉼터
여니님~~ 나눠주시고 되돌아 간 간식 덕분에
입이 심심하지 않게 쉬었지만 많이 불편한 상황이 아니기를 짠한 마음으로 이야기했어요.
원범이와 봉이(일명 양순이) 그때는 남녀칠세부동석이라더니 하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지도 못하고 곁눈질로만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나뭇꾼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임금님...
그것이 헤어져야만 하는 이유라는 전대미문의 첫사랑 스토리, 이후 철종부터 시작된 망국의 스토리보다 더 애닲다.
거북바위
한양으로 간 원범이를 위해 봉이가 치성을 드렸다는 큰바위, 혹시 임금이 되어 가버린 후 한번도 찾지 않는 원범이가 미워서 굵고 짧게 살게 해달라고 봉이가 바위신령님께 빌었을까?
안동김씨 세도정치의 소용돌이 속에 34살 젊은 나이게 병으로 돌아가셨으니 어쩐지 그런 상상이 간다.^^
거북바위 밑에 약수터
봉이의 눈물같아서 차마 마셔 볼 수 없었다.
강화성벽을 뒤로 하고 대장의 아우라를 뿜고 계시는 가람님...
오케스트라 깃발이 작고 빳빳해서 바람에 휘날리지는 않지만 장군의 수자기처럼 크게 펄럭이는 듯한 그때가 많이 그립습니다. ^^
빽빽한 잣나무 숲길
작년 늦가을에 떨어진 솔잎들이 다시 제몸을 키울 영양분이 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중
이번에 처음오신 동하님
다음부터는 꽉 채운 큰 배낭대신에 세상의 근심걱정 모두 짊어지고 와서 강화의 맑은 바람에
모두 날려버리시고 빈 배낭으로 가시기를...
남장대의 은밀한 입구 남암문
시대마다 강화도가 온 몸으로 겪은 전쟁에
저 좁은문은 얼마나 많은 병사들의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문이 되었을까.
갑자기 뜨거워진 햇볕때문에 투덜거린 내가
부끄러워진 겸손의 문
남장대 입구에 작은 꽃봉오리만 내밀고 있는 진달래
저번주는 추웠고 이번주는 덥고 언제 꽃을 피어야하는지 날씨의 변덕에 헷갈리는 중인가보다.
그 많던 병사들은 다 어디로 가고 빈 성벽만을 지키고 있는 남장대
성안 가득 도열했을 병사들 대신에 땅을 기고 있는 어린 냉이들이 가득 돋아 있었다.
남장대에서 바라본 북한땅이라는 육지
날이 맑으면 이곳에서 개성땅도 보인다던데
바다가 저렇게 보이면 "오션 뷰"
이수님이 보이면 "알라 뷰"
나의 애물단지가 읽고 있는 책에서 강화도 간척지도를 봤다.
황토색으로 칠한곳이 모두 간척지라니 그들의 초인간적 생명력에 그저 마음이 먹먹했다.
예전에는 해안선도 엄청 복잡했고 마니산도 섬,
석모도도 세개의 섬이였는데 간척으로 두루뭉실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이 되었다고 한다. 강화도에 끌리는 맘이 괜히 생긴 것은 아닌 것 같다.
남장대에서 햇볕을 반찬 삼아 김밥을 먹는
원형파
시원한 성벽을 등받침으로 그늘의 시원한 바람을 반찬으로 김밥을 먹는 일자파
성향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강화나들길 한팀!
남장대가 있는 남산을 내려오는 길
고려 왕릉 가는 길에서 본 가릉과 석릉보다도
훨씬 고급스런 알려지지 않은 무덤
무덤은 죽은 본인들 보다 후손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느냐를 나타내는 척도인 것 같다.
아직 논갈이를 하지 않은 콘크리트 논둑길을 지나고
생강나무꽃이 탐스럽게 핀 들길도 지나고
소나무 잡목이 우거져 한줄기로 빛이 쏟아지는 숲길도 지나고
원범이 시절 외갓집을 오가며 마셨다는 찬우물 약수터
철종이 된 후에도 강화도 봉이를 잊지못해 이곳 약수물로 막걸리를 만들게 했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아무도 보지 못한 떨어진 길잡이 리본을 주워 높은 나뭇가지에 다시 걸고 있는 곰이네 님...
강화나들길의 잔다르크는 뭔가 달라도 많이 달라요.
갈아놓은 밭사이로 멀리 보이는 철종 외갓집
원범이 외숙인 염보길이 살던 가옥을 용흥궁을 지었던 강화유수가 다시 지은 한옥,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누마루가 있는 작지만 고풍스러운 기와집
조카가 하룻밤새 왕이 되었으니 외삼촌은 무지개빛 미래의 꿈을 얼마나 많이 꾸셨을까?
황토벽에 붙어 앉아 있는 개미형 미인 두분
개미허리에 너무 날씬해서 더 길어 보이는 팔과 다리 그리고 옷까지 개미색깔로 깔 맞춤 ^^
미세먼지도 걷히고 바람도 숨죽인 날
강화도령 첫사랑길을 따라
각자의 청춘의 스토리도 회상하며 걸은 날
알고보니 잘 걷는 오늘이 바로 청춘시절
첫댓글 야자의 거친 섬유질이 그대로 살아 있는 새로 깔아 놓은 야자 깔개가 더러워질까 (? ㅋ) 옆으로 피해서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우리 단원들~
벌써 빵~터졌습니당.이제 더위먹은 어제가 해독이 되셨군요.저도 어젠 기절모드였어요~^^소월님의 완성된 후기 기대만땅입니다.
숙취에 해장을 해야될만큼 더위에 지쳤셨다는말씀? 이 아니라 봄 정취에 흠뻑 취하셨다는 말씀이시지요??
사진 하나하나에 딸려있는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덕분에 눈으로 잘 따라 가 봤습니다.같이 못해서 정말 아쉽습니다.
봄의 생기가 강화 나들길에도 채워지는듯 하네요 .4월에 신나게 걸어야겠어요.
후기 감사합니다.너무 멋지세요~
준비없이 맞은 봄 몸살에 후기가 늦어졌는데
쓰는 중간중간에 아이 학원도 보내야하고
글자판 잘못 눌러 내용이 날라가기도 하고
또 저녁식사 준비하는 시간이 겹치기도 해서 성격에 안 맞는 거북이 후기가 되었어요.
늘 수고하시는 곰이네님~ 처음과 똑같은 마음으로 고맙구요.
가야산님 김밥 벌써 10번을 넘게 먹었는데 도 질리지 않는 건 가야산님의 애정 듬뿍 마음이 양념으로 들어가 있어서 그런가봐요.
처음으로 나들길 함께 하신 후린님, 동하님
반가웠어요.
안타깝게 같이 못한 여니님을 위해 기분전환 하시라고 내용을 좀 코믹스럽게 써봤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을까요?
나이스한 우리 길벗님들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길에서 또 뵈어요. ^^
후기가 거듭될수록 문체(文體) 중
<우유체(優柔體); 문장이 온건하고 순하며
우아하고 부드러운 문체>의 진수를 보는 듯 사진들에 대한 해설이 물 흐르듯 유려합니다.
그리고, 후기의 마지막 문장, ‘알고 보니 잘 걷는
오늘이 바로 청춘시절’에 백배 공감입니다.
카르페디엠!!!
덤으로, 아래와 같은 위트 있는 개그성 해설도
재미있네요;
‘새로 깔아 놓은 야자 깔개가 더러워질까 (? ㅋ)
옆으로 피해서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청풍은 숲길을 걸을때 야자 깔개 같은 인공적인
설치물은 본능적으로 피하는 습관이 있어요)
원형파.일자파 모두 멋진 걸음으로 마무리하셨어요.갑자기 쑤우욱 올라간 날씨덕분에 마니 힘드셨지요~^^소월님.
황토색 모두가 간척지라니~
점점 더 똑똑해지는 강화나들팀 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러게요
간척지 넓이에 허억😲
소월님의 풍성한 후기에 어제 걸었던 길이
그대로 녹아져있네요^^~
바쁜 일상중 열심인 모습이 그려집니다
더위 문턱까지 갔다가
오늘은 옷깃을 여미게 하는 도채비 날씹니다
모든분들 건강 잘보살피세요~
여니님~ 이른 아침에 어렵게 나오셨는데,
몸이 넘 안좋으셔서 간식꺼리만 주시고
가신것이 아쉬웠어요ㅡㆍ
회복은 되셨는지요??
건강잘챙기시고 기쁘게 뵈어요!!!
영겁 永劫 ~~~
문자 그대로 영겁의 세월이 지난후에 다시 만난 분들 모두다 정말 반가왔습니다.
모두들 여전하신데 ~~
저 혼자만 잔뜩 나이 먹은거 같아서 쫌 위축된 기분??
자신감이 결여된 분위기 ?? ~~ 암튼 등등
그렇습니다.
오랜만의 소월님 후기 & 사진 잘봤습니다.
옛날 몽골제국도 정복하지 못한 강화도,,,,
반드시 완전정복 하시기를 바랍니다 ^^*
후린님~
자주 나오셔서 하하 호호 웃으시면 더 영한 미남 될거예요~^^
읽는 내내 사라지지않는 입가 웃음
이런 코믹스러움 못한는게 무엇이신지
남모르게 한 점 더 먹게해주신 매생이꼬막전때문일까요
완죤 개운한 한 주의 시작인 월욜이였지만 보이지않는 소월님 후기에 사알짝~ 걱정 중 이런 잼나는 후기보소 ㅎㅎ 역쉬~ 합니다
개미형 개미색깔 깜장콩 이수도 알~라~뷰~합니다.
건강하세용~♡
소월님 후기 읽으면 참가하지 않은 저도
함께 그 길을 걸었던 듯 정겹네요.
근데 참석하지 못하는 가야산님은
후기에 꾸준히 김밥으로 등장하시는군요. ㅎㅎ
갑작스런 더위에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힘들어 하시더니 언제 이렇게 많은 기록을 남기셨나요~^^
정성스런 후기.. 늘 감사해요~
맛난 매생이전 모두의 입에 넣어 주시던 모습이 참 따듯했어요~^^
소월님의 후기는 드라마 한편을 보고 듣는것 같아요
이렇게 좋은곳을 제가 갔다왔네요
다음편 드라마줄거리가 기대되고 기다려집니다
다음에뵈면 반갑게 인사드릴께요~~^^
동하님 함께여서 길이 시원 시원~
또 같이 걸어요~^^
복분자 덕분에 기운이 펄펄~^^
다음 참가엔 무거운 차도 차고에 냅두고
배낭도 가볍게 매고 맘 편히 술한잔 하기예요.^^
들쭉날쭉 따로 노는 섬들을 이어준
강화도 간척지도를 보니 정말 놀랍네요!
소월님 후기로 걷는 동안 보는둥 마는둥 했던
곳곳의 오래된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네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둔해져 가는 저와 달리
점점 더 총명하고 안색이 밝아지는 소월님 보면
정성스레 만들고 드시는 범상치 않은 음식들이
모두 총명식단 인거같아요!
소월님의 청춘시절~ 브라보!^^
소월님 덕분에 걷고난 길이 더 풍부해지는 후기를 접합니다.
사진도 멋지지만, 사진에 곁들인 설명이 보물이네요~~
소월님과 함께 걸으면 남는 것이 한가득, 다음 길에도 즐겁게 걸어요^^
이번 글은 기행문 형식이군요..ㅋ
일자파와 원형파가 한패가.되어 걸었던 14코스~
다음 길엔 어떤 파가 등장할까요? ㅎㅎ
더위에 이리 약하신줄은...
지금은 괜찮으시지요?
정성후기 감사합니다^^
이른 더위로 힘겨워 하시는 중에도 발길 닿는 곳마다 부지런히 담으시더니 이리 꼼꼼한 후기가 탄생했군요.
그 수고로움을 조금은 알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음엔 날씨가 좀 선선해서 부디 소월님이 가벼게 걸으실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수고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