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나들길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은 온수리에서 시작된다. 강화읍을 중심으로 강화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보면 전등사가 있는 길상면은 남쪽에 해당된다.
온수리는 길상면 소재지가 있는 동네다. 시골의 면소재지 동네가 으레 그렇듯 온수리 역시 면사무소를 중심으로 파출소와 농협이 있고 그 주변으로 자잘한 가게들이 길 가를 따라 늘어서 있다.
길포골드라인을 이용해 구례역에 내리고 2번 출구에서 71번 버스로 강화나들길 3코스가 시작되는 온수리에 내려서면서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이 시작된다.
온수리가 개발되면서 몇 년 사이 많은 변화로 시작부터 골목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성공회 온수리성당이다. 강화도에 지어진 대한 성공회의 두 번째 성당인 온수리 성당(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52호)은 강화읍 길상면 온수리 정족산 자락의 야트막한 언덕에 위치하여 눈앞에는 초지들판이 펼쳐지고 염하 물줄기와 서해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이 성당은 강화읍의 강화성당(1900, 사적424호)과 달리 선교본부의 지원이나 선교사들의 주도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신도들 스스로가 땅을 헌납하고, 자금을 마련하고 스스로의 노력봉사로 지은 성당으로 성공회 3대주교가 된 트롤로프(Mark Napier Trollope)신부에 의해 1906년에 건축되었다고 한다.
온수성당은 강화읍 성당과 유사하게 외삼문형식의 종루를 통해 진입하나 당시 무덤이 많았던 주변의 대지조건 때문에 종루와 성당, 그리고 사제관이 일직선 축이 아니다. 한옥성당 옆에는 2004년에 축성된 새 성당이 이다.
뒤돌아보는 전등사를 품고 있는 정족산이다. 온수성당을 뒤로 마니산로를 따르다가 해란길32번길로 들어서면 온수성문교회가 마중 나온다. 곧이어 수령 250년 이상되는 느티나무 보호수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강화학생체육관이다. 겨울에 걸을 때 늘 푸른 보리밭이 편안을 안겨주던 길이다. 그리고 만나는 길정저수지 제방길로 선택을 요구하는 이다. 한동안 저수지 제방길과 저수지 수변길이 좋아 선택의 여지도 없이 들어서던 길인데 주택단지가 생기며 마치 미로같은 길을 찾기 싫어 이규보 묘역길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강화나들길 초기와 달리 많은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는 나들길은 길직로를 가로질러 길직1리 마을회관을 지난다. 그리고 이규보 묘소에 오른다.
고려의 문신이자 문장가인 백운거사 이규보(1168∼1241)선생의 묘소이다. 고려의 무신정권 하에서 태어나 무신정권에 적극 협력했던 문인의 한 사람으로, 명종 19년(1191)에 진사시에 합격한 후 여러 관직을 거쳐 문하시랑 평장사에 올랐다.
시문에 능하였던 선생은 중국의 모방이 많았던 당시에 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왕 이야기를 서사시로 엮는 등 민족정신에 바탕을 두고 글을 썼다. 또한 몽고군의 침입으로 강화도로 천도해서 대장경을 만들 때 민족수호의 충정이 담긴 [대장경각판군신기고문]을 지었다.
선생이 남긴 문집은[동명왕편]을 비롯하여[동국이상국집],[백운소설]등 55권으로, 모두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현재 묘역에는 상석과 장명등(무덤앞에 세우는 돌로 만든 등)이 있으며, 좌우에는 문인석·무인석·망주석이 한 쌍씩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