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한 번 고약하네~~~~
이 거 봄이 맞기는 맞는가??'
아침에 일어나니 아파트 지붕에 무동력환풍기 돌아가는 소리 요란하고
창문을 파고드는 바람소리 옥타브높다.
거기다 눈발이 섞여서 휘날리니 한겨울 추위가 따로없다.
어제 고향친구들 모임에 과음을 했는 지 화장실도 들락거리고~~
그래도 친구들에게 ''낼 샘봉산 갈껴~~~''
이랬는 데 반응이 신통치 않다.
가긴 가야겠다.
주변은 몇 번 가 봤지만 이산은 첨이다.
월리사 진입로 입구에 차를 세우고 배낭을 메고 비포장 도로를
따라 갔다.
''어이 추워!''
장갑을 낀손이 얼얼하다.
첨 오르는 산이니 지피에스부터 켜서 이동모드에 놓구~~~~
지피에스가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첨으로 가는 길도 망설임이 없다.
조금 오르니 시멘트포장을 해 놨다.
참, 산세 한 번 직인다.
삥둘러 병풍을 두른듯한 골짜기는 예사롭지않은 서기를
품은 듯하다.
조금 들어가니 새로 지은 빨간지붕의 가옥이 눈에 띤다.
산 밑에 줄을 쳐서 경계표시를 하고 입산을 금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약초를 재배한다고 한다.
이 집의 주인이 집을 짓고 들어와 살면서 재배를
하는가 보다.
요즘 산에 가면 이런 거 많이 눈에 띤다.
좀더 오르니 사방땜이 보인다.
인터넷 검색에서 사방땜이라고 하기에 '제법규모가 있겠구나'
했는 데 콘크리트 구조물은 육중한 데 담수량은
얼마 안돼보인다.
입구에 이정표에 '월리사 2키로'라고 표시돼있는 데 실제로
그런 지 의심스럽다.
얼마 안가서 월리사라는 사찰이 보인다.
부도가 죽 늘어서 있고 자연석으로 석축을 쌓고 사찰을 조성했다.
규모는 그리크지 않은 데 건물 단청이며 구조가 아름답다.
첨이라 사진찍으며 기웃거리는 데 요사채에서 스님이 문을 열고 나온다.
인사하고
"산에 왔습니다."
하니
"여기 멧돼지 출몰이 잦아서 혼자 오르기는 어려운 데~~~~~"
고 만류를 한다.
"그래도 여기까지왔으니 올라야지요"
"오르시다가 뭐하면 바로 내려오세요" 하고 마지못해 대답을 한다.
사찰의 왼쪽으로 골짜기가 이어져 있고 요사채 위쪽
사면으로 등산로가 보인다.
많이 찾지 않은 길이라 길이 희미하다 .
조금 오르니 꽤 넓은 공간이 나타난다.
깊은 골에 대나무 숲이 있다.축대를 쌓은 흔적도 보이고~~~~~~~~~
이 사찰이 위에서 옮겨왔다고 하더니 원래 신흥사라는 사찰이
있었던 자리인가 보다.
덤불은 우거지고 길은 끊겼다.
누가 달아놓았는 지 산악회 리본만이 외롭다.
'그래도 명색이 산꾼인 데 길이 없으면 어떤가
내 가는 발자취가 길이지~~~~~'
골짜기를 조금 오르다가 좌측 능선을 향해서 치올랐다.
낙옆은 쌓여서 미끄럽고 경사는 보통이 아니다.
발목에 부하가 엄청 걸린다.
등산화도 달아서 미끌거리고 경사는 급하고~~~~~
몇 번을 오르다 서다를 계속하면서 능선에 올랐다.
바람은 여전히 거세고 능선에서 맞는 바람은
그 기세가 한층 매섭다.
급경사를 헉헉 거리고 올랐는 데도 땀이 안난다.
조망은 한 마디로 끝내준다.
멀리 신탄진의 강변의 고층아파트의 윤곽이 선명하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경치는 낮은 곳에서 보는 것하고는 천양지차다.
나무들이 시계를 가려서 돌출된 곳을 찾아서 사진을 찍었다.
'산 첩첩 물 겹겹 아름답다 내 고향~~~~'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문구다.
절의 좌측 능선을 타고 올랐으니 시계방향으로 돌아 정상을
어림하면서 이동했다.
이 산의 식생은 능선 쪽에는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옆의 사면에는 참나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마치 호랑이의 무늬를 보는 듯 능선에서 아래로 줄무늬가 져 있다.
90도 정도 돌아가니 눈아래 소전리의 풍경이 동화속의 나라처럼 아득하다.
구불거리는 길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경사면을 일궈서 이뤄논 밭들~~~~~~~
한지체험마을이라고 들어본 거 같다.
도시의 일직선의 길에 식상해 있는 눈이 곡선의 유려함에 한 껏 호강한다.
저 멀리 회남대교가 선명하다.
호수와 산이 연출하는 곡선의 진면목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래서 산에 오르는 건가 보다.
측량의 깃점이 보이고 나무에 걸려있는 샘봉산461.7m 라고 써있는
표지판이 보인다.
바람은 매섭고 산새도 바람을 피해 숨죽이고 있는 산에~~~
나 혼자 만이 오롯이 서서 머릿속을 비워내고 있는 것이다.
일 주일동안 까맣게 오염돼 있는 머리를 햐얗게 탈색을
시키는 것이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
가다가 보니 월리사로 이어진 능선으로 갈림길이 있다.
차를 월리사 들머리에 뒀으니 절로 갈 일은 없다.
그냥 주능을 타고 이동했다.
가다가 살짝 치켜든 봉우리에서 다시 사방을 조망해본다.
중간쯤에 어느 처사의 산소도 눈에 들어온다.
처사 가끔 듯는 말인 데 정확한 뜻은 모르겠다.
세상을 달관한 사람???
저 멀리 북서쪽에 구룡산 현암사가 가물거린다.
이정표에는 이산도 구룡산이라고 했는 데~~~~~
거지반 아래로 내려와 들머리와 절의 중간 쯤에 있던 빨간지붕
일반주택 쪽으로 이어진 갈래길에 왔다.
그런데 일반주택 반대 편 산기슭이 궁금해진다.
궁금하면 못 참으니 골로 내려서 덩굴이 우거진 곳에 무엇이
있을라나 기웃거려 봤지만 눈에 들어오는 건 칡덩굴
명과나무덩굴등이 태반이다.
묘 가장자리이 차조기가 말라 지난 계절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로 내려설 때는 힘이 안드니 좋았는 데 다시 되집어
가기도 그렇고 아까 삼거리에서 이어진 능선의 봉우리쪽으로
가파른 사면을 오르기 시작했다.
두송의 백골간이 눈에 들어온다.
세월의 풍상에 주간과 지간 몇가지가 절제의 미를 더하고 있다.
가랑잎이 수북히 쌓인 산사면을 기를 쓰고 오르다 나무에
기대서 숨을 고르고 다시오르고 하기 여러번~~
서봉 산정에 올랐다. 운동은 제대로 하는 거 같다.
차에 도착하니 오후 한 시가 넘었다.
집에 오니 두시가 다됐다.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나니 기분도 개운하고
컨디션도 업되는 거 같다.
이 번 주는 내 가슴의 하얀 도화지에 어떤 그림으로
채워질 지 궁금해진다.
첫댓글 좋은 곳을 다녀 오셨네요도 나오지만, 백하수오가 참 많이 나온 곳입니다^^*
몇 년전에는 그 곳을 자주 갔다 왔는데, 최근에는 가보질 않아서
뱝바우님의 산행기로 보니 무척이나 반갑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그 곳은 산
감사합니다.
산정에서 올라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었습니다.
늘 이렇게 챙겨주시니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산과 물이 어우러져 절경이네요.
댐이 생겨서 이루어진 호수지만 아주 좋았습니다.
건강하세요
뱜바우님~아래 내려다 보이는 곳이 대청댐 물줄기인가요? 즐감하고 갑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예,회장님은 이미 다녀 갔으리라 생각됩니다.
풍경이 정말 멋졌습니다.
건강하세요
사진과함께 시적이면서도 상세한설명으로 함께산행하는 기분입니다 구경 잘하고 갑니다~~~♬
즐감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그 날따라 바람이 어찌 거세게 부는 지 ~~
오래 머물지 못하고 내려왔습니다.
건강하세요
대청댐 주변길도 좋은 곳이 참 많아요. 밤바우님 글에선 푸근한 마음이 느껴져 좋아요^*
예,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이 일품이었습니다.
다른 산에서 느껴보지 못한 경치였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