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 토요일 저녁 한가한 시간에 동기 여러분들 얼굴을 떠올리며 소식을 전합니다.
이제는 집에 인터넷을 설치해서 학교까지 안가도 되고 참 편하네요. 이곳에는 대중교통이 덜 발달되서 자가용 아니면 움직이기가 영 불편합니다. 집 얻은데가 시내에서 한 30분정도 떨어져 있는 곳인데 시내가는 뻐스는 약 30분 간격으로 있고 그것도 저녁 6시가 막차. 자가용 끌고 시내 나가면 주차료가 시간당 4불(약 3천원). 그러니까 웬만해서는 시내나가기가 쉽지가 않지요. 그런 저련 연유로 시내(downtown)라 하더라도 저녁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조용하기만 합니다.
이곳 뉴질랜드 사람들을 키위(kiwi)라 하는데 대부분의 키위들은 저녁 5시쯤 되면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고 아침에 출근하고... 한국에서 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저녁에 한잔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수 없어 한마디로 밤문화라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좋게 보아 착실하고 가정적이지만 우리가 보면 별 재미 없는 사람들이지요.
오늘이 우리 부부가 여기 도착한 지 만 한달이 되는데 아직까지도 이곳 날씨는 비가 자주 오면서 날씨가 으슬으슬 춥습니다. 이곳 사람들 말로는 금년 겨울이 특히 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곳 6,7,8월은 겨울철이면서 우기이기 때문에 혹시 이쪽으로 여행계획을 세울려면 이 시기는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달이 지난 지금 이곳 뉴질랜드의 첫 인상은 추워서 고생했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 대부분의 주거형태가 개인주택이고 이들 개인주택의 대부분이 별도의 난방시설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전기난로나 벽난로로 필요할때만 히팅하는데 전가료나 벽난로 때는 나무값이 만만치가 않아 계속해서 가동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런데도 이곳 키위들은 별로 추위를 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수년간 이곳에서 지낸 교민들 얘기로는 처음 한국에서 왔을때 추위땜에 고생하고 한두해 지나면 여기 기후에 적응이 되서 지금은 오히려 이게 더 상쾌하고 건강에 좋다고들 합니다.
오늘 아침에는 동네신문(우리나라의 교차로 같은) 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게라지세일(garage sale)하는데 가서 냄비 몇개, 찻잔, 슬리퍼 등을 사 왔습니다. 모두 남이 쓰던 중고제품이지요. 여기에서는 집에서 쓰다가 필요없는 물품들, 특히 이사가는 집에서 잡다한 생활용품들을 각집마다 있는 차고에다 모아 놓고 일정한 날을 정하여 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게라지세일이라 부릅니다. 이곳 사람들은 생활용품이 더 이상 필요 없다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처럼 그냥 버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볼때 뭐 저런 구질구질한 걸 돈 받고 파나 싶지만 심지어 숟가락, 신던 양말까지 깨끝이 빨아서 팝니다. 어떤건 10쎈트도 않되는 것도 있지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곳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고, 또는 교환하기도 합니다. 전혀 창피하지도 읺고 자연스럽게 일상화 되어 있지요. 소득수준은 높지만 검소한 생활습관은 우리가 분명히 본 받을만 합니다. 우리도 생활용품이라고는 등산 코펠과 숟가락만 가지고 왔는데 대부분을 게라지세일을 찾아 다니면서 조달했지요. 재수가 좋으면 꽤 비싼 물건을 매우 싸게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꽤 큰 스텐냄비를 단돈 2불에 주워왔으니까요.
이런 저런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몇자 적다보니까 벌써 지면이 많아졌네요. 오늘을 이만 적을게요. 이제 날씨가 차츰 좋아진다고 하니까 다음에는 이곳 좋은것들을 소개하지요.
쌍육동기분들 안녕.. 오클랜드에서 윤 평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