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터가 알짜 주거지로 탈바꿈 |
지역 랜드마크로 떠오르며 집값 주도 |
대성산업은 지난달 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옛 대성연탄 공장 터에 들어설 지상 최고 51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디큐브시티 524가구를 분양했다. 분양 성적도 좋았다. 청약 1순위에서 최고 71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 가구가 순위 내 마감됐다.
낡은 공장과 주택이 뒤엉켜 어지럽던 서울시 준공업지역내 공장ㆍ물류창고 터가 신흥 유망 주거단지로 인기를 끈다. 공장 이전이나 매각 등으로 공업 기능을 상실한 곳이 아파트나 주거 복합단지로 개발되면서 지역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 등 주거단지로 속속 탈바꿈 공장 터가 ‘아파트 촌’으로 개발된 대표적 사례는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에 조성된 대림 e-편한세상 브랜드타운(1~7단지)이다. 한국타이어 공장 터였던 이곳에는 현재 총 4224가구의 대림아파트가 들어서 일대 집값을 주도하는 등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004년 도봉구 창동 삼풍제지 부지에 들어선 북한산 아이파크(2061가구))도 공장 터 이미지를 털어내고 지역 내 인기 단지로 자리잡았다.
영등포에선 현재 영등포역 앞 경방필백화점 일대의 옛 경성방직과 문래동 방림방적 및 대선제분 공장 터에서 지역 가치를 업그레이드시킬 만한 초대형 복합단지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인근 구로구 신도림동 옛 기아자동차 출하장터와 한국타이어 공장 용지에 각각 들어서는 복합쇼핑몰 ‘신도림 테크노마트’와 오피스텔 단지 ‘신도림 푸르지오’(옛 대우 미래사랑시티)는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분양을 앞둔 단지도 있다. 반도건설은 영등포구 당산동4가 옛 대한통운 물류창고 터에 짓는 아파트 반도 유보라 팰리스 299가구(108∼251㎡)를 이달 말 일반분양한다. 금천구 시흥동 옛 대한전선 공장 터에서는 영조주택이 지상 최고 65층 규모의 주상복합타운 건립을 추진 중이다. 동부건설은 구로구 오류동 옛 동부제강 부지(9만71902㎡)에 호텔ㆍ사무실ㆍ상가 등이 들어서는 매머드급 복합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영세 공장과 낡은 주택이 혼재한 성동구 성수동 일대 준공업지(179만㎡)도 개발 열풍에 휩싸였다. 성동구와 주택공사는 성수동 준공업지와 주변 지역 436만㎡를 2015년까지 고급 주거단지와 첨단 산업시설이 공존하는 직주 근접형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을 기준으로 동쪽은 산업단지, 서쪽은 주거단지로 개발될 전망이다. 중랑구 상봉ㆍ망우동에서는 모두 3곳의 옛 공장부지가 개발 중이다. 2곳은 이미 복합단지 건립 공사가 시작됐다. 상봉동 옛 강원산업연탄공장 부지는 주거ㆍ상업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강남권 금싸라기 땅인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3만3660㎡)도 초대형 복합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이곳에 호텔ㆍ백화점ㆍ주상복합아파트ㆍ뮤지컬센터 등을 지을 예정이다. 서초동 한솔공인 하순옥 사장은 “최근 입주한 삼성타운과 100m 남짓 떨어진 강남권 핵심지역에 자리잡아 투자자들의 관심도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술렁…유의점 많아 개발 기대감에 주변 지역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시티’ 분양 뒷바람을 타고 인근 동아2차아파트 82㎡(25평형)는 한달 전보다 3000만원 가량 올라 3억1000만∼3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당산동 대한통운 물류창고와 가까운 동부센트레빌 102㎡(31평형)의 경우 매매 호가가 5억5000만~6억5000만원으로 한달 전보다 5000만원 가량 올랐다. 당산동 우리공인 최명숙 사장은 “영등포와 당산동 일대 옛 공장 터에 고급 주거단지와 복합상업 건물이 속속 들어설 경우 기존 아파트 몸값도 뛸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 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고 전했다.
‘성수신도시’ 개발의 중심축인 성수동 준공업지역 내 토지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이곳 땅값은 현재 ㎡당 757만~909만원(평당 2500만~3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공장ㆍ물류센터 부지 개발지 인근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개발 기대감으로 시세가 상당 부분 오른 데다 주변 여건이 여전히 낙후된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준공업지의 경우 대부분 고급 주거환경의 ‘필수 항목’인 학군 조성이 미흡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주변에 학교가 많지 않아 인근지역으로 통학할 수 있는 것이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공장 부지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준공업지역이란=공장이 들어서는 공업지역 중 공장은 물론 주택ㆍ상가도 같이 세울 수 있도록 규정한 지역을 말한다. 대개 도심에 자리고 있다. 현재 전국에 산재해 있는 준공업지역은 1억5500만㎡(4688만평)로 일산신도시(476만평)의 10배에 육박한다. 서울에선 영등포ㆍ구로ㆍ금천ㆍ성동ㆍ중랑구 등 9개 자치구에 2790만㎡(844만평)이 있다. 시 전체 면적의 4.6%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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