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철학(이형진)
공부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 의 문제다!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는 예일대에 재학중인 재미교포2세 이형진은 어떻게 공부하면 1등을 한다는 공부법이 아닌, 공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는 공부철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시작으로 삶과 공부의 주인이 되는 기술, 내가 세운 원칙으로 나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자가 얘기하는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를 통해 우리들 인생에 꼭 필요한 예의를 찾아가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는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탐험?!
어릴 때로 잠시 돌아가보자. 그때 우린 궁금한 게 얼마나 많았던가? “하늘은 왜 파랗지?”, “얼음이 녹으면 왜 물이 되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지?”...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를 반짝이며 엄마아빠를 얼마나 귀찮게 했던가? 그렇다. 그것이 바로 ‘공부’다. 그것이 공부의 ‘시초’고, 우리가 공부하게 된 ‘이유’다. 공부는 세상의 수많은 비밀, 수많은 지혜를 아주 짧은 시간에 섭렵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니 어찌 즐거운 탐험이 아니겠는가!
내가 전미 최고의 고교생이라고?
원래 ‘웬디스 하이즈먼 어워드’는 한 해를 빛낸 풋볼 선수들을 위한 연례행사였다. 미국 전역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웬디스 하이스쿨 하이즈먼 어워드’는 최근에 생긴 것으로, 수상자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이름을 빛내는 명예로운 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기뻤던 이유가 단지 큰 상을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내가 다른 사람들도 인정할만큼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고 뿌듯했다. 내게 상은 ‘목표’가 아니라 나의 노력에 대한 ‘인정’의 증표였다.
공부는 ‘HOW’ 가 아니라 ‘WHY’ 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집안 분위기 덕분인지 나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즐겼다. 누구의 강요나 통제 없이, 그누가 간섭하거나 시키지 않더라도 내가 만들어낸 에너지를 동력 삼아 ‘알아서’ 공부를 해온 것이다. 나는 배움 자체를 나 자신에 대한 예의, 소중한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공부를 잘해서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 사회가 이야기하는 성공에 도달하는 것이, 나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고 접해야만 알 수 있는 ‘수많은 세상’을 내게 좀더 많이 다양하게 보여주고, 그래서 숨어 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놓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나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는 것이다.
‘1등’을 위해서, 혹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서 공부했다면 SAT.ACT만점이나 전미 최고 고교생 선정의 영광은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공부든 운동이든 제대로 된 마인드가 바탕이 되어야만 제대로 된 하우투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확신과 믿음이 서지 않는다면, ‘어떻게’에 대한 답도 찾아내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다.
나의 경쟁자는 오로지 ‘어제의 나’ 뿐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비교하길 좋아한다. 훌륭한 ‘라이벌’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인데, 나는 다른 사람을 제치고 앞서나가기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만족할 만큼 열심히 해내는 데만도 에너지가 부족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러다 보니 경쟁자를 물리쳤을 때 느끼는 짜릿함보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알던 것을 더 깊이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순수한 희열이 나에게는 더 소중하고 기뻤다.
공부는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흔히 공부를 ‘머리’로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공부의 시작은 ‘마음’ 인 것 같다.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로잡아야 비로소 공부를 할 의지가 생기고, 그 의지를 동력 삼아 배움의 페달을 밟아나갈 수 있는 것 아닐까? ‘공부’를 둘러싼 그 수많은 괴롭고 칙칙하고 암울한 것들을 다 걷어내고,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조각조각 이어 붙여 멋진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순수한 의미에서 ‘공부’만을 따져보면, 그리고 좀더 긴 안목을 갖고 보면 공부도 충분히 재밌는 놀이가 될 수 있다.
어머니가 내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 독서습관
사람은 자신이 아는 만큼 보고 아는 만큼 사유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앎’을 풍성하고 다채롭게 채워주는 도구로 책만큼 유용하고 효과적인 것은 없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갈고 닦은 지식을 우리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전수받는다. 그것이 책이 지닌 힘이며, 우리가 독서해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독서력은 모든 학습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뭔가를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관한 이해의 지평이 넓어질 뿐만 아니라, 이해력과 독해력을 길러준다는 측면에서도 아주 중요한 학습능력이다. 어머니가 내게 주신 수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귀중한 선물은 바로 독서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어릴 때부터 세포 하나하나에 책을 사랑하는 유전자를 집어넣어주신 것은 아마 평생동안 나의 중요한 경쟁력이자 밑천이 되어 줄 것이다.
시간의 주인이 되려면 시계를 잊어라
나의 경우, 시계가 있으면 계속 시간을 의식하게 되는 것이 문제였다. 가령 새벽 2시쯤 되면 사실 아직 그다지 피곤하지 않은데도 ‘시간이 이쯤 되었으니까 나는 이만큼 피곤하겠지? 그러니까 공부는 그만해도 좋아’ 라고 생각하게 된다. 시계 때문에 내가 나에게 의도하지 않은 한계를 지어버리는 것이다. 진정한 시간관리는 시간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내가 주어진 시간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시간에 쫓기거나 초조해하는 게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만큼 마음껏 쓰는 것이 진정한 시간관리가 아닐까? 2시부터 4시까지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중요한 것은 ‘공부를 2시간 하는 것’ 이 아니라 ‘2시간 동안 집중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사 1시간밖에 공부하지 않았다고 해도, 최선을 다해 집중했다면 그것은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 사용일 것이다.
공부는 ‘노력이 필요한 놀이’이다
누구에게나 통용될만한 만국공통의 공부비법이라는 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내 방법이 누구에게나 먹힐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은 분명 있다. 하루 이틀만 하고 말게 아니라 5년, 10년 계속해야 하는 게 공부라면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최선이다. 내게 가장 재미있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원칙만 기억해두길 바란다. 공부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을까?’ 하고 고민하며 찾는 과정만으로도, 공부가 훨씬 재미있어질 거라고 약속한다.
100번의 복습보다 1번의 예습!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예습을 했냐 하면, 그 모든 고통을 ‘보상’해주는 예습의 효과 때문이다. 새롭고 낯선 것, 정체가 파악되지 않은 것은 우리를 두렵고 긴장케 하기 마련이다. 이건 모든 사람의 본능적인 반응이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은 늘 우리를 긴장케 하지 않는가? 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한 번도 배우지 않은, 전혀 알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접하는 것은 당연히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그런데 예습을 하면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내 생각에는 그런 두려움만 없어져도,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만들 때 만나는 진입장벽이 확실히 낮아지는 것 같다.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진다? 연관사고법
학교에서 배우는 각각의 과목들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영어와 수학, 역사가 따로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생한다. 그렇기에 각각의 과목들을 따로 떼어놓고 세계를 이해하려는 것은 바퀴 하나만 보고 자동차 전체를 이해하려는 것과 다름없다. 이와 같은 지식의 연관성이나 지식과 지식 사이의 통로를 모른다면, 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실은 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상태로 진짜 세상에 나간다면 이론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방황할지도 모른다. ‘공부’를 삶에 대입해서 좀 더 의미 있는 행위로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연관사고법이 필요한 이유다.
과정을 즐겼다면 충분해, 랑코니 선생님의 조언
“좋은 결과는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야. 네가 그것을 얼마나 잘 즐겼는지, 즐김으로써 얼마나 의미 있게 만들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거지. 비록 패배했다 하더라도 과정에 충실했다면, 그리고 과정을 충분히 즐겼다면 의미있는 일이고, 그걸로 족해. 난 너를 믿는다. 무엇을 하든지 분명 잘해낼거야. 앞으로도 무얼 하든 이기고 지는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결과에 매달리기보다는 과정을 즐겨야만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다.” 한 세계와 또 다른 한 세계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한 걸음만 옮기면 새로운 세계가 눈부시게 펼쳐질 것만 같았다. 그날 랑코니 선생님의 말씀은 지금까지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세 살짜리 테니스 선수, 〈시카고 트리뷴〉에 데뷔하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고, 그 선택에 책임지는 과정을 연습해왔다. 공부든 운동이든 나 스스로를 이끌어가는 에너지는 바로 나의 선택과 그로 인한 책임감에서부터 나왔다. 애초에 남다른 능력이 있어서 달려들었다기보다는, 무언가를 해보고자 하는 동기와 의지 덕분에 열정을 발휘할 수 있었고 덕분에 결과도 좋았던 것 같다. 그것은 일종의 ‘선순환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첫 단추부터 내 의지와 즐거움으로 시작하면, 계속 그 동력을 이용해서 스스로를 원하는 방향으로 수월하게 끌고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은 소설’이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은 아직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빈 노트 일곱 권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얼마든지 펼쳐질 수 있는 가능성이 가득한데, 아직 시작도 해보지 않고 처음부터 지레 포기하고, ‘못한다’, ‘안된다’ 핑계만 찾아서는 될 일도 안 된다. 나는 무엇을 하든 ‘그 일’ 자체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겨야만 그것을 가장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들과 과거에 했던 일들이 미래의 목표와 직업, 직장 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다. 적어도 훗날 지금 이 시간들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왜냐하면 나는 아직, 내 인생이라는 일곱 권짜리 소설을 내 의지대로, 내가 좋아하는 얘기들로 가득 채워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형진,책,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저자의 글, 인터넷에서 복사함
첫댓글 오래전에 읽으면서 많은 성찰을 하게했던 책이다. 이 친구 덕분으로 쭈욱 공부하고 있기도 하고...